소설리스트

8서클 마법사의 환생-325화 (325/522)

# 325

The New God (4)

붉은 눈동자가 개안되자 주변 공기는 한층 더 차갑게 얼어붙었다.

전에도 이런 상황을 겪어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감히 고개조차 들지 못할 만큼 엄청난 압력이 전신을 짓눌렀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압력이 느껴지긴 했지만 헨리의 행동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오히려 대등한 기세를 내뿜으며 번뜩이는 붉은 안광과 시선을 맞추었다.

야누스.

우주 같은 시커먼 인영에 붉은 눈동자를 번뜩이는 존재는 다름 아닌 야누스였다.

‘그래도 신은 신이란 소리군.’

감히 고개조차 들지 못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개안된 붉은 안광이 이리저리 동공을 굴렸다.

그러더니 곧 헨리의 정신에 직접 침투하여 자신의 의식을 전달했다.

-놀랍군.

야누스의 첫마디였다.

그 목소리는 몹시 무미건조하여 사막의 그것을 떠올리게 했다.

긴장이 전신을 엄습했다.

이젠 아무리 대등한 관계가 되었다고는 하나, 과거에 각인되어 있던 모종의 공포가 무의식 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티를 내진 않았다.

아니, 티를 내지 않기 위해서 태연한 표정을 짓고 능청스럽게 대꾸했다.

“그러게, 솔직히 나도 좀 놀랐어. 네가 직접 현신할 줄은 몰랐거든.”

-…….

헨리의 대답에 야누스는 그 어떤 대답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섬뜩하기 그지없는 붉은 시선을 창날처럼 헨리에게 곤두세웠다.

이에 질세라 헨리 또한 기가 꺾이지 않기 위해 먼저 대화의 주도권을 잡기로 했다.

“시선이 참 따갑네. 잡설은 이쯤하고 본론이나 이야기하자고. 야누스, 네가 원하는 게 뭐냐? 대체 무슨 목적으로 일을 이 지경까지 벌여 놓은 거지?”

헨리는 아서스에게 묻고 싶었던 것들을 아서스의 배후였던 야누스에게 대신 물었다.

이에 야누스가 대답했다.

-난 그저 내 신도가 바라는 걸 들어주었을 뿐이다.

야누스는 간단히 대답했다.

하지만 누가 봐도 거짓이 가득한, 성의 없기 짝이 없는 그런 옹졸한 답변이었다.

그 때문에 화가 물밀듯이 밀려왔다.

헨리가 화를 꾹꾹 눌러 담아 그의 대답에 빈정거렸다.

“어이가 없네.”

-어이?

“알 만한 정보는 나도 알 만큼 알고 있는데 이제 와서 모른 척 시치미를 떼겠다고? 뻔뻔해도 유분수지……. 그냥 솔직하게 말하는 게 어때? 단순히 힘자랑을 하고 싶었다든가, 아님 몇 세대나 신전을 감춰 온 칸 왕조에게 화풀이를 하고 싶었다든가 하는 그런 것들 말이야.”

신도가 바라는 것을 들어주었다?

답변이라고 내놓은 것치곤 참 옹색하기 짝이 없다고 헨리는 생각했다.

그래서 이젠 대등한 관계도 됐겠다, 헨리는 조금의 거리낌도 없이 일침을 쏘아댔다.

헨리의 일침에 야누스가 다시금 입을 다물었다.

물론 시선은 여전히 헨리를 날카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 탓에 헨리는 야누스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계속된 야누스의 침묵에 헨리는 답답함을 느꼈다.

그래서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헨리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그래, 이젠 사실 알 필요도 없지.”

아서스를 간신히 찍어 누를 만큼 모였던 신력은 어느새 아서스가 가진 신력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차올라 있었다.

그래서 자신감이 붙었다.

자신감이 붙고 나니 머릿속이 차가워졌고 과거의 명성처럼 그 누구보다도 현명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에 헨리는 생각했다.

이제 이유나 명분 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고.

아서스는 이미 죽었고, 눈앞의 배후만 처리하고 나면 더 이상 시시비비를 가릴 필요도 없다고.

그러므로 야누스만 없애 버린다면 더 이상의 분란도 불행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헨리는 전신에 마력을 끌어올렸다.

신력은 더 이상 컨트롤할 필요가 없었다.

신력은 이제 헨리에게 있어 사방에 널린 공기와도 같은 존재가 되어 헨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항상 헨리를 보우할 테니까.

그러므로 헨리는 마법의 신이라는 이명을 가진 자답게 오직 마법으로만 저 빌어먹을 놈을 찍어 누르면 될 일이었다.

헨리가 한껏 마력을 끌어올리자 바다 속의 해초들이 일렁이듯 헨리의 머리카락들 또한 허공에 일렁였다.

풍만하기 그지없는, 순수하면서도 압도적인 양의 마력들이었다.

“마법사의 영역.”

파앗!

마법사의 영역.

사용자를 기점으로 사용자가 가진 역량만큼 마법의 영창 속도와 마력 회복 속도를 강화시켜 주는 마법이다.

더불어 가속된 영창 속도만 육체가 견딜 수 있다면 사실상 거의 무한에 가까운 마법 포격을 날릴 수 있게 해 주는 마법이기도 했다.

이론적으로는 말이다.

그리고 헨리는 탁상공론처럼 여겨지던 무한한 마법 포격을 실제로 이뤄 낼 수 있는 대륙 유일의 마법사이기도 했다.

마법사의 영역이 발동되자, 헨리를 기점으로 리자르크 언덕 일대 전체가 헨리의 에메랄드 빛 마력으로 물들었다.

이것이 8서클 대마법사를 넘어선 마법의 신이 가진 힘이었다.

“어디 한번 끝장을 보자고.”

딱!

헨리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상대를 압력으로 짓누르는 마법, ‘프레스 다운’이 발동됐다.

후웅!

콰아앙-!

마치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야누스가 있던 자리에 거대한 크레이터가 생겼다.

헨리의 프레스 다운이 야누스를 짓누르기 위해 거대한 압력을 뿜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누스의 인영은 여전히 떠올라 있던 그대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헨리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래, 겨우 이 정도에 쓰러지면 실망했을 거야.”

프레스 다운은 분명히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압력이었지만 그 기운이 너무나도 거대하다 보니 공기가 일그러지는 듯한 착시가 일어났다.

흡사 아지랑이가 꿈틀거리는 듯한 광경이었다.

헨리는 한 번 더 손가락을 튕겼다.

야누스에겐 여전히 최대치의 압력을 유지하며 이번에는 갖은 속성으로 만들어진 마력의 창들을 소환했다.

아서스를 압박하던 예의 신력이 담긴 창이었다.

무영창이 발동되자 곧 하늘을 가득 메울 만큼 엄청난 양의 창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창들은 각기 다른 속성들을 띠고 있었는데, 창신 하나하나가 7서클 마법에 준하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에너지 덩어리였다.

이윽고 헨리가 야누스를 향해 짧게 턱짓했다.

그러자 명령을 받은 창들이 맹렬한 기세로 야누스에게 돌진했다.

후웅!

섬뜩한 파공음이었다.

수백여 개의 창날이 야누스에게 닿는 순간 각자가 가진 속성에 걸맞은 화려한 폭발들이 뒤엉켜 멸망의 춤을 추기 시작했다.

…….

그러나 폭발의 중심에선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헨리가 시끄러운 것을 몹시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현재 헨리가 발을 딛고 있는 마법사의 영역은 헨리의 통제하에 침묵의 영역이 형성되었다.

이윽고 시야를 어지럽히는 화려한 폭발의 연쇄가 끝났다.

정확히는 헨리가 마법 포격을 멈춘 것뿐이지만.

영지 하나쯤은 우습게 소멸시킬 정도의 창들을 퍼부었으니 중간 상태를 점검해 보기로 한 것이다.

헨리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자 마법의 후폭풍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음.”

헨리는 프레스 다운이 만들어 낸 크레이터의 주변에 먼저 시선을 두었다.

주변은 놀랍게도 멀쩡했다.

영지 하나쯤은 소멸시킬 만큼의 마법 포격을 퍼부었음에도 불구하고 폭발의 여파가 언덕 주변을 해치지 않도록 헨리가 철저하게 통제하였기 때문이다.

만족스러웠다.

헨리는 다시 시선을 옮겼다.

시선을 옮긴 것은 크레이터의 중심에 떠 있어야 할 야누스의 인영.

그런데 웬걸, 시선을 옮긴 곳에는 어느새 인영이 사라져 있었다.

이에 헨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흐음.’

마법 포격이 성공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자신이 쏟아부은 마법의 힘은 그 누구보다도 절실히 믿고 있었지만, 그래도 자신보다 훨씬 더 많은 신도를 가진 야누스였다.

그렇기에 이렇게 허무하게 소멸됐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디로 내뺀 거지?’

도망.

헨리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추측이었다.

헨리는 감각을 끌어올려 야누스의 신력을 추적했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야누스 특유의 텁텁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그 순간, 간담이 서늘할 정도의 오싹한 살기가 헨리의 모골을 송연케 했다.

콰드드듯!

“……밑이었나!”

발밑에서 날카로운 촉수 한 줄기가 튀어나와 헨리의 목젖 부근에서 멈춰 섰다.

아니, 멈춰 선 게 아니라 헨리의 마력에 붙잡혔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헨리는 자신의 목젖 앞에서 멈춘 아슬아슬한 거리의 촉수를 보며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그리고 두 걸음 정도 뒤로 물러난 후 바닥에서 튀어나온 것의 정체를 살폈다.

그것은 마치 전갈의 꼬리를 연상케 하는 어느 생물체의 날카로운 꼬리처럼 보였다.

뻗어진 촉수 끝부분이 햇볕을 받아 거멓게 반짝였다.

섬뜩한 검정색이었다.

아마 조금만 더 늦게 힘을 사용했더라면 목덜미에 꼼짝없이 바람구멍이 생겼을 것이라고 헨리는 확신했다.

쿠드득- 쿠드득-!

뻗어진 촉수가 헨리의 마력에 대항하며 몸서리를 쳤다.

촉수가 몸서리치며 솟구쳐 나온 지면에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균열은 곧 지반 전체를 내려앉게 했다.

흙먼지가 피어올랐고 피어오른 흙먼지 사이로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구멍 속에는 햇볕으로도 비추어지지 않는 시커먼 지하가 있었다.

지하가 모습을 드러내자 헨리의 마력에 저항하던 촉수가 틈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구멍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헨리는 구멍으로부터 다시 몇 발자국의 거리를 벌렸다.

그런데 그 순간, 커다랗게 뚫린 구멍 사이로 수십 개의 갈고리가 튀어나와 구멍의 가장자리를 짚었다.

마치 문어가 병 속을 기어 나오려는 것처럼 하지만 연체동물인 문어와는 달리 구멍 속에서 튀어나온 촉수들은 꽤나 뻣뻣해 보이는 ‘외골격’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촉수는 도르레처럼 무언가를 구멍 밖으로 끌어올렸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람의 형상을 한 어느 ‘괴물’이었다.

“……키메라?”

시커먼 지하에서, 촉수의 도움을 받아 올라온 녀석은 마치 파라오가 강림하듯 팔짱까지 끼고서 고고한 자태를 뽐냈다.

어이가 없었다.

정갈한, 아니 사뭇 위엄까지 흘러넘치는 놈을 본 헨리는 놈의 당당한 자태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키메라를 언급했다.

그도 그럴 것이 녀석은 분명히 두 쌍의 팔다리를 비롯해 이족 보행의 그것을 보여 주고 있었지만, 외형이 전혀 인간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녀석은 갑각류의 껍데기를 가공해 만든 것 같은 갑옷을 입고 있었다.

만약 헨리의 예상이 틀리지 않다면 그것은 갑옷이 아닌 신체의 일부일지도 몰랐다.

그리고 머리는 또 어떠한가?

녀석의 하관은 분명히 인간의 턱을 모방하고 있었지만 인중 위로 덮인 것은 마치 갑각류 껍데기로 만든 가면을 연상케 했다.

녀석을 관찰하던 헨리가 어이가 없다는 투로 중얼거렸다.

“얼씨구? 더듬이까지 달려 있네.”

놈의 외관이 온갖 생물을 연상케 하였으니 헨리는 녀석을 보고 키메라라고 부른 것이다.

녀석을 구멍 밖으로 꺼낸 촉수들은 이내 하나로 뭉쳐지며 거대한 하나의 꼬리가 되었다.

헨리가 말했다.

“갑자기 왜 사라졌나 했더니…… 변신할 시간이라도 필요했나 보지?”

-그렇다고 해 두지.

녀석이 대답함으로써 키메라를 닮은 저놈이 야누스의 새로운 육체라는 사실이 확정되었다.

이에 헨리가 길게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하아, 저런 건 또 대체 언제 준비한 건지…….”

솔직히 말해 이젠 정말로 지긋지긋했다.

그 고생을 해서 아서스를 쓰러뜨렸더니 이젠 숨겨 놓은 육체랍시고 새로운 키메라를 꺼내 든다?

참 가지가지 한단 생각이 들었다.

그 때문에 야누스에 대한 혐오심만 대폭 늘어났다.

그러나 혐오스러워하는 헨리와는 달리 야누스는 몹시 흡족해했다.

‘내 신생(神生)을 통틀어 이만큼 진화된 육체는 본적이 없다. 더불어 이 육체를 이루는데 있어 나의 신력이 상당부분 기여되었으니 아서스 따위와는 신력을 받아들이는 그릇 자체가 다르다.’

그랬다.

야누스가 헨리에게 선보인 육체는 지금 이 자리에서 급하게 꺼내 든 패 같은 게 아니었다.

이 육체는 샬롯 고원에서 죽어 나갔던 수많은 키메라 대군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종자였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녀석은 조금이라도 수명을 연장하고 힘을 키우기 위해 닥치는 대로 모든 생명체들을 잡아먹었고 결국은 아서스의 눈에 띄어 급속 성장을 이뤄 낼 수 있었다.

물론 아서스가 이 녀석을 거두게 된 것은 순전히 야누스의 뜻이었다.

아서스의 그릇이 고작해야 반신에 걸쳐진 턱걸이 수준의 육체였다면, 이 녀석은 처음 키메라로 만들어질 때부터 야누스의 권능을 부여받았다.

즉, 태어날 때부터 본의 아니게 가진 그릇이 아서스보다 뛰어나게 된, 야누스 신력의 결집체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야누스는 결심했다.

자신의 권능으로 태어나 산맥의 마물과 맹신자들을 잡아먹고 혼자서 자라난 이 키메라를 현세에 강림할 자신의 최종 그릇으로 선택하겠다고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야누스는 아서스의 의지를 조작해 그동안 이 녀석을 끊임없이 성장시켜 왔다.

아서스의 의지를 조작한 이유는 간단했다.

만약 의지를 조작하지 않고 아서스에게 녀석의 용도를 알려 주면, 분명히 질투심에 눈이 멀어 이것을 해하려 들었을 테니까.

-키아아아아!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 야누스가 새롭게 선택된 키메라의 몸에서 기쁨의 포효를 내질렀다.

포효를 내지르는 키메라를 보며 헨리가 말했다.

“저런 놈이 신이라니…….”

사막의 밤과 죽음을 관장하던 신, 야누스.

과거 신전에서 마주쳤을 땐 그래도 신의 위엄이란 게 흘러넘치는 놈이었다.

하지만 녀석은 이제 사막을 벗어나 대륙 전체를 손에 넣으려는, 그저 욕심에 눈이 먼 아귀처럼 밖에 보이지 않았다.

“착검.”

지이잉.

포효하는 놈을 눈앞에 두고 헨리는 천천히 콜소드를 뽑아 들었다.

허공에서 마나가 결집되며 검이 생성되었다.

헨리의 검은 좀 전에 뽑아 들었을 때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화려한 이채를 내뿜으며 헨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래도 할 건 해야지.’

녀석의 육체가 바뀌었건 괴물이 됐던 간에 이제 헨리에게 그런 것 따윈 중요하지 않다.

헨리의 목적은 확고했다.

그리고 확실시한 목적을 행하기 위한 힘 또한 충분히 모였다고 생각했다.

녀석이 촉수를 자랑하고 포효를 내지르는 동안에도, 헨리의 전신에는 무슈에서 자신을 믿고 싸우는 이들의 믿음이 여전히 쌓여 가고 있었으니까.

헨리가 자세를 취했다.

취한 자세는 맥도웰의 주특기인 발도술이었다.

헨리는 숨을 짧게 끊어 삼켰다.

그 광경을 본 야누스가 넘쳐나는 자신의 신력을 내뿜으며 헨리에게로 돌진해 오기 시작했다.

-키아아아아!

귓전을 긁어 놓는 시끄러운 포효.

헨리는 삼킨 숨을 뱉었다.

그리고 허리 뒤쪽까지 끌어당겼던 검을 있는 힘껏 앞으로 내질렀다.

붕!

헨리의 콜소드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번쩍!

헨리가 휘두른 검 날로부터, 황금빛 이채가 폭풍처럼 뿜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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