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인자는 회귀했다-148화 (148/248)

타입 디아트

본래는 모든 생물체의 이해도를 높이고, 다양한 전술 및 전법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낸 현자의 생체 마법이 담긴 사역마였다.

다양한 생명의 이치와 기원을 연구해 하나의 단일 개체로서 다양한 적응성은 부여받은 디아트는,

“...정보를 빼낼 가치가 있었죠.”

키메라로도 분류될 수 있었다.

“...그게... 무슨...”

들은 일행들조차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그나마 표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인과 오브 정도 뿐이었다.

“...아인이 데이터가 베이스라니... 레오 엄마는...”

“네, 제 어머니는 돌아가... 실종하신 지 몇 년은 되었죠.”

그것도 레오나르도 본인이 라인하르트에 들어가기 전에 일이었다. 레오나르도가 용병이 되기 전부터 사라진 부모의 시신을 회수해서 이런 짓을 자행한 것이다.

“...인과 관계가 묘해요.”

처음에는 정신을 교란하기 위해 부모인 렌의 시체를 이용했다고 생각했다.

그런 식으로 사람을 가지고 노는 것은 네크로멘서의 특징이기도 했고, 메리 라미아의 주특기이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그럴 거면 처음부터 교란할 작정으로 나가는 게 일반적이죠.”

하지만 메리 라미아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였다. 고의적으로 가면을 씌우면서 그 존재들의 얼굴을 가리고자 했다.

“...흡혈귀 쪽에서 그 시신과 너의 관계를 몰랐다는 의미인가?”

“...아직 추측의 영역입니다. 단서가 더 많이 필요해요.”

렌에 대한 정보는 레오나르도 쪽에서도 부족했다. 흡혈귀 측에서 모종의 이유로 감추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고...

“...어머니가 흑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니까요.”

그 한 마디에 분위기가 얼어버렸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아들 본인인 레오나르도가 직접 부모를 의심한다는 것이니 차마 다들 쉽사리 말을 꺼낼 수 없는 것이었다.

“어쨌든, 일찍 가는 건 무리겠어요. 아인이 냄새로 추적한 결과, 이 부근에서도 아까의 시신과 같은...”

그 순간, 레오나르도의 말은 천천히 멈추어버렸다. 눈 앞의 광경에 잠시동안 사고가 둔해지게 되었다.

믿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갑자기 일어난 현상에 레오는 어떤 반응도 할 수가 없었다.

“아인...?”

“...예...예?”

아인은 울고 있었다.

평소라면 어떠한 감정도 표정에 드러내지 않을 아인이 울고 있었다.

눈물은 구슬처럼 눈에서 흘러나와, 창문에 나부낀 빗방울처럼 흘러내렸다. 그게 계속해서 반복되며 아인이는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울어보는 것조차 익숙하지 않은 듯, 입을 벌리지 않은 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대었다.

“아...인아...!”

“...죄...죄송합니다...아...!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인은 급히 눈가를 닦았다. 하지만 눈물은 닦으면 닦을수록 눈물은 더더욱 쏟아져 나왔다.

“...콜록... 괜찮습니다...! 얼른 이 행위를 멈추겠습니다...!”

“...괜찮아...! 아인아...! 그러니까...!”

레오나르도도, 아리아스필도 급히 아인에게 뛰어갔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인은 어떻게든 눈물을 멈출려고 했지만, 갓 새어나온 감정은 통제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윽고 상황은 걷잡기 힘들 정도로 번져나갔다.

“...으윽...”

레오나르도에게도 아인의 사념이 흘러오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사역마는 지능이 낮기에 고등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보내지는 못하지만, 아인은 아니었다.

폭주 당시에 레오의 감정이 아인에게 흘러갔던 것처럼, 이번에는 아인의 감정이 레오에게로 역류했다.

“레오!”

“괜찮아요...”

그래도 큰 무리는 없었다. 레오나르도 본인의 정신력이 강한 것도 있었지만, 아인의 감정은 레오나르도에게도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아...버지...! 죄송...!!”

아인의 울음이 더 거세졌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로 인해 감정의 폭주는 거세지고 말았다.

“...아인아!! 전원을 내리면 안...!”

“...윽...”

레오의 말은 너무 늦었다. 이윽고 아인은 본인의 전원을 끄고 말았다. 마치 날개가 잘려버린 새처럼 아인은 바닥에 픽하고 쓰러졌다.

***

“...외부적인 문제는 없는 것 같군.”

에일린은 병실 침대에 눕혀진 아인을 검진을 끝내며 말했다.

에일린은 의료 마법에도 정통했으며, 동시에 사역 마법에도 조예가 있었기에 어느 정도의 검진은 가능했다.

현 상황에서는 아인에 대한 정보가 빠져나갈 것도 걱정되었기에 섣불리 치료사나 전문 마법사를 부를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역시 갑작스레 강한 감정을 느낀 게 문제...인 거겠지.”

리오스도 다른 때와는 달리 진지한 표정으로 현재 문제를 짚어내고 있었다.

예전에도 갑작스레 강한 감정을 느껴 아인에게 문제가 생겼던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그저 변호 전의 긴장 정도로 떠는 정도였지만, 이렇게까지 격정적으로 우는 것은 여태껏 아무도 보지 못했었다.

“...그때는 어떻게 해결했어?”

“...해결이라기 보다는 같이 레오하고 말을 나누니 자연스레 풀어졌지.”

여타 다른 것 없는 아이처럼 말이다.

“...그럼 제가...”

“아뇨. 그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선배.”

레오가 나서려던 순간, 오브는 그런 자신의 선배를 말렸다. 지금 나서면 오히려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 생각에는 아까 선배가 했던 말이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설마... 아까 했던 말 때문에...”

[아인의 데이터로 렌의 복제품이 만들어졌다.]

그 이야기가 아인의 감정을 촉발시킨 요인이었다.

“...하지만 그건...”

레오나르도는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인이 잘못이 아닌데...”

아인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로 말했기 때문이었다. 이 사태의 원인은 데이터를 악용한 흑마법사와 흡혈귀에게 있었다.

책망할 의도로 말할 것은 아니었다.

아인도 그걸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건 맞지만, 아인 님이 깨어난 것은 1년 남짓입니다.”

그리고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게 된 기간은 더 짧을 것이다.

“...아무래도 지금은 아인 님을 혼자 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일은 레오나르도이기에 도움을 줄 수 없는 문제였다. 지금은

“...어쨌든 지금은 시간도 늦었으니 돌아가야겠어. 중요한 본론은 전부 전했고, 시간이 해결할 문제니까.”

에일린은 건조한 어투로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실 아까 말한 내통자에 대한 내용은 에일린에게도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문제였다.

아인에 대한 데이터는 템페리우스 가 내부에도 있었으니, 템페리우스 가 내부에도 내통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와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지금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외부인들에게 의심을 살 가능성이 커지지. 아인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내통자도 눈치채는 게 가장 큰 문제 아닌가?”

냉혹한 말이었지만, 에일린의 말은 정론이었다. 병문안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레오나르도의 상태에 대한 의심이 늘 것이고, 그렇게 되면 꾀병을 부린 이유마저 들키게 될 것이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사람 같으니.”

리오스는 그런 에일린을 보며 매도를 날렸다. 하지만 반박할 여지는 없었다. 리오스도 속으로는 내통자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일행들은 우선 각자의 자리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

현자 님께서 저를 제작할 당시의 정보는 기록으로만 떠오릅니다.

기억와 경험의 차이라고 해야할지.

당시의 저는 저이되 저라는 감각은 없습니다.

으레 사람들이 수면으로 꿈을 꾸는 것처럼.

저에게는 철통 속에서 보관된 시간이 찰나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시간은 301년 40일 5시간 31분 22초라 확실히 재고 있었지만요.

사람들은 으레 묻고는 합니다.

그런 상황에 화가 나지는 않냐고.

하지만 저는 현자 님께 화가 나지 않았습니다.

여러 인과를 고려할 것 없이 간단한 이유 덕분에요.

저는 화를 모릅니다.

화라는 검정이 무엇인지는 알지만, 어떻게 하면 화를 느낄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300년을 버틸 수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째서인지.

화가 난 것 같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저한테요.

--

“...으...음...”

눈을 뜨자 아인에게 보인 것은 낯선 창문 사이로 내려오는 익숙한 달빛이었다.

아인은 이불을 잡아들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이곳은 레오나르도가 쓰러진 척 연기를 하고나서 병실로 사용했던 방 안이었다.

‘...방금 전에 난...’

이윽고 아인의 머릿속에는 몇 시간 전까지 자신이 벌이던 추태가 떠올랐다.

평소에는 레오나르도가 감정을 느껴보라 말해도 웃는 표정 하나 제대로 보이지 못했는데, 그때에는 계속해서 눈물을 터뜨리기 바빴고 흥분에 이성을 잃어버렸다.

‘...그런 민폐를...’

아인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 평소에도 늘 레오의 배려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이상으로 비이성적인 피해를 끼쳐버리고 말았다.

머리가 무겁고 계속해서 감정이 북받쳐오른다.

이런 사역마 따위는 전혀 가치가...

“일어났니? 아인아?”

아인은 놀란 나머지, 빠르게 고개를 돌려 옆쪽을 바라보았다. 평소라면 하지 않을 반응과 표정이었지만, 감정이 예민해진 지금은 그런 행동 하나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괘...괜찮아? 혹시 많이 놀랐어?”

아리아였다.

다른 이들은 각자의 방에서 아인이 일어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아리아스필은 본인이 직접 아인을 간호하겠다고 간청해 이 병실에 새벽까지 남아있었다.

의자에 앉은 채로 아인이 깰 때까지 그녀는 한숨도 자지 않았다.

“...아...죄송합니다.”

“아니야. 사과할 일이 아니니까.”

아리아는 그런 아인을 바라보며 손을 만져주었다. 아인의 손은 평소와 똑같은 온도였지만, 그날따라 체온이 차갑게 느껴졌다.

“...하지만... 방금 전에는... 제가...”

아인은 떠올린다. 자기 잘못을 객관적으로 듣고 판단하지 못해 멋대로 흥분해버린 것을.

그로 인해 계속해서 흘린 눈물들을.

“...그것도 사과할 일은 아니야.”

“아닙니다... 그건... 분명한 제 실책입니다.”

아인은 고개를 숙인 채로 아리아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마치 어린 레오와 자신을 보는 듯한 착각을 아리아는 느꼈다.

“...사람은 누구나 울기 마련이야. 나도, 레오도 생각보다 울보라고.”

그런 작은 소녀를 쓰다듬으며 아리아는 말했다.

하지만 아인은 고개를 저어 아리아의 손을 뿌리쳤다.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그리고 나오는 것은 냉혹한 결과론이었다.

“...제... 존재로 본래 아버지의 어머니인 렌 님이 흡혈귀의 주구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본래라면... 이런 미래는 없었는데...”

아리아는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아버지는 절 위해 갖은 노력을 해주셨는데... 저는 반론을 말했던 이들의 의견대로 키메라를 만드는 요인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인이 어떤 심정으로 레오의 곁에 있었는지를.

“...제가 봉인이 해제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분명...”

아인이 얼마나 자신이 받은 상처를 모르고 있는지를.

그리고

“...역시 닮았네.”

이 부녀가 얼마나 닮았는지를.

“...예...?”

“레오하고, 아인이는 닮았어. 역시 가족이여서 그런가봐.”

아인은 그 말에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전 아버지와 달리 유능한 존재가 아니...”

“아니, 아인이는 충분히 유능해.”

이윽고 아리아는 따뜻한 반론이었다.

“아인이는 레오의 비밀을 알고도 잘 지켜줬잖아. 그리고 적절한 때에는 루미네 성인 님과 함께 털어놓기도 했고.”

아리아는 떠올린다. 자신이 죄책감의 늪에 빠져있을 때 끌어올려준 아인의 노력을.

“...하지만 그건... 제 멋대로 비밀을 털어놓은 거고... 비밀을 털어놓은 것은 성인 님께서...”

“그래도 덕분에 레오나르도하고 흡혈귀 사태가 터졌을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지.”

만약 자신이 비밀을 몰랐다면 레오의 판단에 발빠르게 동의를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인이가 없었으면 빠르게 날아가서 나쁜 놈들을 잡지도 못했을 거야. 덕분에 레오 어머님 단서를 찾을 수도 있었잖아.”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건 결과적인...”

“아인이가 자책하는 것도 결과론이거든?”

이윽고 아리아는 가볍게 아인의 머리에 꿀밤을 날렸다.

딱히 아프지 않았지만, 충격 덕분에 아리아의 얼굴을 볼 수는 있었다.

서로 시선을 마주치자 눈가에서는 더는 눈물이 나올 것 같지 않았다. 어째서인지는 아인 본인도 모르겠다.

“내가 보기엔 아인이도, 레오도 자기한테 야박한 것 같아. 자기가 못한 점은 매일 곱씹지만, 잘한 일은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하잖아.”

“...하지만 잘못한 게 많고... 잘한 건...”

이윽고 아인은 말을 멈춘다.

“봤지?”

지금 하는 행동이 아리아가 말한대로였으니까.

“...네...”

“난 아인이가 매번 잘하려고 하는 모습이 기특하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네가 일이 잘못됐다고 해서, 너를 잘못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전... 사람이... 아니...”

아리아는 아인을 포근히 안았다. 살결이 닿으며 따스한 온도가 모녀에게 오고 갔다.

“그래도 내 딸이니까. 내가 직접 낳지 않았어도 소중한 내 가족이야.”

따스한 감각이 퍼지는 것과 동시에 밤하늘 너머로 해가 떠올랐다.

하지만 그런 햇빛의 온기조차 저 두 모녀의 온기를 넘어서지는 못할 것이다.

"...고마워요..."

어머니를 보며 아인은 그렇게 감사를 전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30분 지각해서 죄송합니다. 최근에 이모티콘을 다시 신청하느라 시간을 너무 써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삽화는 ai를 사용해 만들었습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