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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번째 로그라이크 헌터-208화 (208/235)

208화

<1033번째 로그라이크 헌터 (30)>

―자네가 원래부터 주인공이 아니었다는 것. 지금의 복잡한 상황은 모두 그것이 원인일세.

우리의 대화는 드디어 본 궤도에 돌입했다.

눈과 귀를 풀개방하고. 집중도가 최고조로 달아오른 그 순간.

―으음. 그나저나, 가만히 앉아 있으려니 좀 많이 춥구만!

별안간 프라키는 그런 말로 분위기를 흐렸다.

산통이 깨진 나는, 당연히 인상을 있는 대로 팍 찌푸렸다.

“…허?”

―이 교회는 다 좋은데 말이야. 외풍이 어지간히 부는 건지, 가만히 있자면 한기가 뼛속까지 쑤시고 온다네.

“갑자기 무슨…….”

―이 오경태라는 친구도 잘만 살아남다가, 이 살벌한 추위 때문에 얼어 죽을 뻔했다고. 추위가 참 생각보다 무서운 거야. 음.

물론 뒤지게 추운 건 사실이었다.

오늘은 12월 19일. 크리스마스를 목전에 둔, 춥지 않은 게 이상한 시기. 내 입에서는 지금도 새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볕이 잘 안 들어서 그런가. 실제로 이 교회는 바깥보다도 추운 감이 있다.

―아아. 다른 게 아니고. 이대로 두면 이 친구가 죽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소리였네.

과연. 그런 소리였군.

내가 봐도 오경태의 안색은 좀 위태로워 보였다.

하얗다 못해 시퍼렇게 질린 얼굴에, 쩍쩍 갈라진 입술에는 핏기가 없다. 턱이 격렬하게 떨리며 연신 이빨 부딪치는 소리를 낸다.

‘저거 추워서 그런 거였나.’

난 지금까지 프라키가 빙의한 여파인 줄 알았는데. 한국의 정신 나간 겨울바람과 추위 때문인 듯하다.

다시는 한국을 무시하지 말아야겠다.

“…위험한 수준이냐.”

―으음. 꽤 간당간당한 정도일세.

“얼마나.”

―중요한 얘기를 하다가도 갑자기 끊어야 할 정도로?

“진짜 뒤지기 직전이구나.”

척. 나는 곧장 손을 들어올렸다.

마력을 장전하고 오경태를 겨눈다. 그리고 놈에게 스킬을 발동했다.

[스킬 발동: 냉혈의 한]

스스스스.

냉기와 한기 내성을 극한까지 올려주는 스킬. 이 스킬이 유지되는 한 오경태의 육체는 적어도 동사할 일은 없다.

스킬 효과가 본격적으로 돌기 시작하자, 프라키는 온몸을 격렬하게 한 번 떨었다.

―으음, 그래! 이제 좀 살 만하구만.

“그렇다면 다행이군.”

―고맙네. 내 억지를 계속 들어주다니… 사실 자네 호인인 거 아닌가?

“그럴지도 모르지.”

―클클. 겸양의 미덕을 모르는 친구구만. 옥좌 양반.

기분 나쁜 너털웃음을 흘리는 프라키. 이내 그가 손사래를 치며 너스레를 떤다.

그리고 처척, 박살난 출입구 쪽을 가리켰다.

―좀 걸어도 되겠나? 움직이면 얼어붙은 몸이 좀 풀릴 것 같아서.

“…마음대로 해라. 그러고 싶다면.”

―고맙군.

“별걸.”

저벅저벅.

우리는 나란히 교회의 골방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널찍한 원형의 2층 회랑을 따라,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한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얘기나 마저 해라. 프라키.”

―아아. 그러지. 어떤 얘기 중이었던가?

“나는… 주인공이 아니라고 했었지.”

그리고 그것이 지금의 복잡한 상황이 펼쳐진 원인이라고. 그런 말도 했었다.

아아. 프라키는 나직한 탄성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말 그대로의 의미일세. 왕의 옥좌.

“그러니까 그게 무슨 소리냐고.”

―자네는 지금 초인일세. 맞지?

“그런 것 같던데.”

―그런데 동시에 ‘왕의 옥좌’를 담은 그릇이기도 하지. 이것도 맞나?

“그렇다고 하더만.”

―옳지. 그것부터가 이미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

“…말도 안 되는 상황.”

비슷한 말은 전에도 들었다.

자살하기 직전의 맛이 간 에티. 그녀도 저런 뉘앙스의 발언을 던지고 퇴장했었다.

어떤 의미로 말이 안 된다는 걸까. 새삼 궁금증이 폭증한다.

“주인공 역과 악역이 같은 사람인 상황… 이라고 했던가.”

나는 그 때 들었던 말을 그대로 중얼거렸다.

그러자 불쑥! 별안간 프라키가 대가리를 한껏 들이밀었다. 내가 식겁해서 물러나자, 놈이 흥미로 눈을 반짝였다.

―오호? 그건 또 알고 있군. 어디서 들었지?

“어떤… 던전 마스터에게 들었다.”

―흐음. 그렇군. 설계자의 통제를 잠깐 벗어났던 것인가.

“자주 있는 일이냐.”

―간혹 그런 경우가 있긴 하지. 설계자는 신에 가까운 힘을 가졌지만, 진짜 신은 아니야. 덕분에 허점이 제법 있거든. 클클.

“…허점이라.”

프라키는 금세 납득했다.

그가 어깨를 으쓱이며, 별안간 내 면면을 핥듯이 훑어봤다.

―그러면 얘기는 좀 더 빨라지겠군.

“그러냐.”

―그럼. 설명해야 할 것들이 많이 줄었어. 그 던전 마스터 군에게 감사해야겠는걸?

프라키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우뚝. 그가 문득 정처 없이 걷던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가만히 하늘로 시선을 옮겼다.

나도 덩달아 시선을 따라가 봤다.

“…….”

한겨울의 진회색 하늘이 나를 짓누르고 있다.

내 1033번의 경험에 따르면. 아마 조만간 눈이 올 것 같았다.

―처음에 했던 말 기억하나?

그리고 프라키가 기습적으로 말했다.

하늘에 정신이 팔려 있던 나는, 반응하는 게 좀 늦어졌다.

“방금 뭐라고 했냐.”

―내가 처음에 자네에게 했던 말. 기억하냐고 물었네.

방금 전과 완전히 반대의 상황.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슬쩍 흘렸다.

나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뭐라고 했었지.”

―자네는 원래 초인이 아니었다. 그렇게 말했었네.

“…아.”

그제야 직전의 대화들이 플래시백 된다.

그리고 다시 떠올린 순간. 숨 쉬기가 약간 어려워졌다.

가슴 한편에 돌덩이가 얹힌 느낌. 무언가 불길한 예감과 기운이, 갈비뼈를 단단히 옥죄이는 감각이 들어찼다.

“그건. 무슨, 의미냐.”

나는 물었다.

그러자 프라키는 흔쾌히 대답해줬다.

특유의 기분 나쁜 조소와 함께.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네. 자네는 원래 초인이 아니었어.

“그러니까. 그게 대체…….”

―원래부터 초인이 아니었고. 다른 누군가에게 그 역할을 떠넘겨진 게지.

“…뭐?”

―원래 초인이었던 누군가가 스스로 초인이길 포기했다. 그래서 설계자는 급한 대로, 악역 간부 중 하나였던 ‘옥좌’의 그릇에게 ‘초인’의 역할… 다시 말해 주인공 역을 떠넘겼다.

“…….”

―이렇게 말하면 좀 알아듣겠나? 내 딴에 최대한 쉽게 설명해봤네.

휘이잉!

세찬 겨울바람이 우리 사이를 휩쓸고 지나갔다.

그리고 그 순간, 바람과 함께 세상의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

―…….

쥐죽은 듯한 적막. 압도적인 침묵이 강림한다.

한참 후에야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아아.”

그렇구나.

그런 거였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아주 간단한 얘기였다.

“나는 주인공이자. 악당.”

주인공으로서 악당인 누군가를 사냥해야 하는 처지이지만. 역으로 주인공에게 살해당해야만 하는, 악당 간부의 봉인체이기도 하다.

이건 어불성설. 앞뒤가 맞지 않았다. 이게 말이 되려면… 대전제부터 바꿔야 한다.

“원래는, 정말로… 내가 아니었군.”

내가 누누이 떠올리던 생각들은 의외로 정답을 꿰뚫었다.

그래. 나는 정말로 히어로가 아니었던 거다. 그저 발에 채이는 엑스트라 중 하나였던 거야.

내 손에 죽었던, 전생의 애덤 크로스가 그렇듯이.

“나는… 땜빵으로 들어온 임시 초인. 그 소리냐.”

―그렇지! 바로 그거일세. 땜빵! 정확한 표현이 있었구만 그래.

이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

아니지. 원래는 주인공이었다가, 지금은 아니게 된 사람.

원래의 초인은… 따로 있었다.

* * *

무섭도록 굳은 얼굴로 침묵을 고수했다.

반면에 프라키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신나게 떠벌리기 시작했다.

―설계자는 하나의 세계를 무대로 하는 연극을 설계한다. 그리고 주인공인 ‘초인’을 세우고, 시련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한계를 시험한다. 그리고 초인이 결말에 이르는 과정을 즐기지.

놈은 내 격렬한 반응 덕에 더욱 즐거워진 듯하다.

그의 어조는 조용히 고조돼 갔고, 말도 점차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그렇듯이. 초인을 주인공으로 한 이 연극도… ‘악역’들이 전부 퇴치당하는 순간 종막을 맞는다. 말하자면 엔딩을 보는 거지?

“…….”

―그 악역 중에서 핵심 세력이 바로 육사도. 설계자가 이 연극에 심어놓은… 일종의 마왕군 사천왕이라 보면 되네.

“…….”

―아니, 여섯 명이니까 육천왕인가? 허헛. 거긴 대충 문맥으로 이해하게나.

놈은 지금 때늦은 세계관 설명을 하고 있었다.

한동안 잠자코 그것을 들었다. 가늘게 벼린 눈으로 숨을 죽인 채, 프라키를 죽일 듯이 노려볼 뿐이다.

그런 나를 비웃듯, 프라키의 입가에선 호선이 짙어졌다.

―그리고 우리 육사도에게 할당된 목적은, 어떤 무대든 언제나 하나뿐이었다. <왕>을 무대 위에 강림시키는 것이지.

거기선 나도 모르게 퍼뜩, 반응했다.

숙였던 고개를 벌떡 쳐들었다. 그리고 이죽거리는 프라키를 정면에서 응시했다.

“왕.”

―그래. 왕.

“왕이란 건… 정확히 뭐냐.”

―현 초인인 자네 입장에서 말하면. ‘최종보스’ 같은 게지.

“…최종보스라고.”

―그래. 엔딩의 트리거라고 할까. 자네가 최후에 사냥해야 할 최후의 던전 마스터를 뜻하네.

“…….”

<왕>은 곧 최종보스.

좀 뜬금없게도, 나는 반사적으로 유년시절이 떠올랐다.

홀린 듯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왕.”

한창 유행했던 오락실의 게임들.

거기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네임드 보스들.

우리는 흔히 ‘네임드 보스’라는 어려운 단어보단, ‘왕’이라는 쉬운 말로 퉁치곤 했다.

“…끝판왕.”

1탄 왕. 2탄 왕. 그리고 3탄 왕.

왕을 죽여야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다.

그렇게 수많은 스테이지를 넘어 중간보스를 죽이고. 마침내 ‘끝판왕’을 죽이면. 게임이 끝나고 엔딩을 볼 수 있었다.

“문자 그대로의, 그 의미인 거냐.”

―옳지. 대충 그렇게 생각해도 무방하네. 그래도 꾸역꾸역 잘 따라와 주는구만?

프라키는 시종일관 경박한 말투와 행동을 고수했다.

세상 심각한 나와는 실로 대조적이다. 솔직히 한 대 때리고 싶다.

아니. 죽이고 싶다.

“하지만 그건… 좀, 이상하잖아.”

나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붙잡았고. 이내 쥐어 짜내듯 말했다.

프라키는 태연하게 오경태의 면상을 한껏 뒤틀었다.

―이상하다니. 뭐가 말인가?

“최후의 던전 마스터. 이미 내가 알고 있다.”

―오호? 어떻게.

“내 눈으로 직접 봤으니까.”

―으으음?

“15차 붕괴마다 튀어나오던 그 시커먼 괴물. 그게, 그놈이 바로 그 왕이라는 소리냐?”

15번째 던전 마스터.

난 이미 숱하게 그놈을 직접 목격했다. 그 거대하고, 끔찍하며, 압도적인 공포의 괴물을 몇 번이나 맞닥뜨렸다.

그 놈이 사실, 육사도들이 말하는 왕이었다. 저건 그런 소리인가?

―대체 아까부터 뭔 개소린가. 자네.

그러나 프라키는 뒷머리를 긁적인다.

오경태의 얼굴을 의문으로 한껏 찌푸린 채, 내게 되물을 뿐이다.

―육사도가 다 모이지도 않았는데 왕이 나왔을 리가 있나? 거 헛소리 좀 자제해 주게.

“15번째 던전 마스터. 그 시커먼 괴물 놈이잖아. 네 말대로라면. 그 놈을 죽이면 던전 붕괴가 끝나는 게……!”

―허어. 설마 그 시커먼 걸 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나?

나도 모르게 덜컥, 말을 멈췄다.

프라키의 말투와 나를 향한 시선 때문이었다.

뭐랄까. 프라키는 지금, 전에 없이 나를 한심하게 여기고 있었다.

―15번째 던전 마스터라. 일단 거기부터 짚고 넘어가지. 그 명칭부터가 완전히 틀렸으니.

저벅저벅.

프라키는 멈췄던 걸음을 다시 옮겼다. 비상식적으로 경쾌한 발걸음을 따라, 나도 비척비척 그 뒤를 쫓았다.

요동치는 시야 너머. 신나서 떠들어대는 프라키의 옆모습이 비쳤다.

―자네가 15번째 던전 마스터라 부르는 그거. 던전 마스터가 아닐세.

“…허?”

―자꾸 못들은 척 하긴. 자네가 봤다는 그거. 15번째는 고사하고. 애초에 던전 마스터조차 아니라고 했네.

“…….”

입이 쩍 벌어졌다.

이내 콱 다물렸다가. 끝에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해하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모른다.

“…아니라고?”

그러나 결국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잠자코 듣는 것. 최대한 수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어차피 그 정도 밖에 없었다.

프라키는 내 반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15번째. 최후의 던전 마스터는 ‘왕’이다.

프라키는 확언했다.

시종일관 장난스러웠던 그도, 여기만큼은 진지하게 대답했다.

―지금까지 거쳐 온 어떤 세계에서도, 어떤 시나리오에서든 그렇게 정해져 있었네. 예외는 절대로 없어.

이것이 유일한 진실이라고 내게 못을 박듯이.

덥석! 나는 득달같이 달려들었고. 놈의 어깨를 부술 듯이 쥐었다.

“그러면. 그 놈은, 내가 본 그건 대체……!”

그건 대체.

그 시커멓고 거대하고 아득하고.

쳐다만 봐도 우주를 혼자 표류하는 듯한, 압도적인 공포가 느껴지는 그게. 15번째 던전 마스터가 아니라니.

그런 괴물이 최종보스가 아니라면. 대체 뭐일 수가 있단 말인가.

―그건 참칭자다. 옥좌.

“참……?”

프라키는 덥석 대답했고. 입에선 생소한 명칭이 튀어나왔다.

내가 어버버거리니 그가 즉각 말을 덧붙인다.

―참칭(僭稱)하는 자. 왕을 자칭하는 비루한 존재라는 뜻일세.

“참… 칭.”

―아아, 이런. 단어의 뜻을 모르는 거구만? 이건 이 오경태 친구가 유식한 건가. 아님 자네가 무식한 건가?

“…….”

육사도한테 무식함을 지적받을 줄이야.

예상치 못한 리버 블로우를 처맞으니 좀 어지럽다.

거기서 별안간, 프라키가 “아아!” 하고 탄성을 터뜨렸다.

―기뻐하게나, 옥좌. 이 친구 뇌에서 좀 더 쉬운 단어를 발견했네.

그 새 오경태의 뇌를 샅샅이 뒤졌고. 내 저열한 지식수준에 어휘를 맞춰주겠다고 한다.

X발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나오겠네. 비아냥거리려는 순간.

―페이크 보스.

프라키가 선수를 쳤다.

첫 마디부터 핵심을 찌르고 있다.

덕분에 내 눈이 한계까지 부풀어 올랐다.

―그건 페이크 보스일세. ‘죽어 버린 왕’의 유해이자 찌꺼기. 진짜 최종보스에 도달하기 위해 거쳐 가는, 일종의 관문이라 할까.

페이크 보스.

확실히 내가 알아들을 만한 쉬운 단어다.

그 증거로 나는 확실히 알아들은 나머지, 잠깐 숨을 내뱉지 못했다.

“…….”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15번째 붕괴만 되면 튀어나오던, 시커먼 그놈을 칭하는 단어들. 프라키의 입에서 줄줄 쏟아지기 시작했다.

―관문. 그래. 이제 보니 그 말이 딱이군.

프라키는 뱉어놓고 스스로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그것’의 정체를, 한 마디로 정의했다.

―그건 아주 크고, 시커멓고, 끔찍한… 살아 있는 ‘던전 게이트’ 같은 걸세.

그 괴물의 정체는 페이크 보스였다.

또한 거대하기 짝이 없는, 던전 게이트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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