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70 대한제국-91화 (91/131)
  • 〈 91화 〉 Ep10. 국가가 무너지는 날 (6)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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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2일. 모두가 두려워 한 운명의 날이 찾아왔다.

    미국 대통령이 대한제국을 방문했다.

    제럴드 포드. 하야한 닉슨 대통령을 대신해 남은 임기를 수행중인 새 대통령이 김포공항에 나타났다. 세계 최강의 나라 답게 대통령의 비행기도 차원이 다르다. 에어포스원. 빌딩만한 항공기가 김포국제공항을 가득 채운다.

    그의 등장에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식은땀을 흘렸다. 특히 김재필 부장이 그랬다. 중앙정보부장. 곧 있으면 제국익문사의 장관이 될 남자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소련이 우리 핵개발 프로젝트를 눈치챘어. 그렇다면 미국도 알고 있겠지? 알고 있다면 어디까지 아느냐가 문제인데···.'

    설마 아무것도 모르진 않을테다. 도청하다 걸려서 대통령까지 탄핵될뻔한(결국은 하야로 끝낸) 등신 같은 미국이라 해도 최소한 CIA는 유능할테다. 대한제국 중앙정보부보다도.

    '근데 이상하잖아? 핵개발 사실을 알아냈다면 진작에 항의했어야 하지 않나? 왜 아무말도 없는거지?'

    대한제국의 고민은 이랬다. 소련이 핵개발 프로젝트를 눈치 챘는데 미국이 모르고 있다. 진짜로 모르거나 모르는 척을 하거나. 모르면 소련도 아는걸 미국만 모르는 바보가 되는 것이고, 아는데도 모르는 척 하면 그건 더 이상하다.

    '저 놈들 설마··· 우리들의 핵개발을 묵인해주는 건가?'

    그럴리가 없다며 고개를 젓는 김부장.

    같은 시기 고민을 하고 있는 또 다른 사내가 있었다. 김종규 국방부장관. 이연의 첫번째 친위대장 출신으로 자주국방을 꿈꾸는 장관. 군부의 실세이기도 한 그는 위화도 사태 당시 은근슬쩍 미국대사를 떠봤었다.

    <그럼 할 수 없지. 독자적인 행동에 나서는 수밖에>

    <무, 무슨 독자행동을 말하는겁니까?>

    <미국이 우릴 버리면 핵개발을 해서라도 스스로를 지켜야지요>

    <무슨 미친 소릴!>

    그 때 미국은 대한제국의 핵개발을 우려하며 모든 카드를 썼다. 유엔 안보리를 소집해서 중국과 소련에 격렬히 항의하고, 조선땅에 전술핵무기를 증강 배치하여 으름장을 놨다. 이것은 분명한 메시지를 가진다.

    <지구가 멸망할 지언정 대한제국의 핵개발은 용인할 수 없다.>

    대한제국은 미국이 지켜줄테니 핵개발 같은건 꿈도 꾸지 말라는 간접적인 압박.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대한제국은 남몰래 핵보유국의 꿈을 꾸고 있었다.

    김종규 장관은 이렇게 생각했다.

    '도청도 못하는 등신새끼들이야. 그런 미국이라면 우리의 핵개발을 모를 수도 있지. 다 허풍이야 허풍.'

    미국의 새 대통령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들며 레드카펫의 계단을 내려오는 그는 대한제국 군악대의 연주를 받으며 기쁘게 내려오고 있었다.

    미국 대통령의 등장에 이연도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학교를 다닌 그 남자는 당연하다는 듯 영어로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알아듣기도 힘든 고급 영어가 폐하의 입에서 쏟아지는 것을 들으며 김종규 장관은 생각했다.

    '이야··· 이거 영어 실력이 보통이 아니시구만. 모국어를 쓰시는 거 같아. 어쩌면 조선 말은 제1외국어 정도인지도 모르겠어.'

    김종규 장관이 감탄을 하는 사이 황태녀 이은서도 옆자리에 서서 포드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황후마마가 안계시는 현재는 영부인 대행 같은 위치였다.

    “대한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대통령님!"

    은서의 인사를 들은 김종규 장관이 고개를 갸웃했다.

    '우리말? 외국어 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하실 분이 영어 한마디를 안해?'

    미국 대통령을 상대하는 아버지와 딸의 모습이 180도 달랐다. 대통령을 위해 영어를 써주는 황제, 꿋꿋하게 우리 말만 쓰는 황태녀.

    '4개국어 능력자이실텐데?'

    그는 몰랐다. 그 여인 이은서. 대한제국의 황태녀. 자신을 조선의 국모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황태녀. 외교석상에서 자존심을 세우기 시작한다.

    '니가 미국 대통령이야? 난 조선의 국모다 이거야! 조선에 왔으면 조선말 쓰라 그래!'

    딸내미가 이상한 쪽으로 자존심을 세우기 시작한걸 눈치 챘는지 이연이 옆구리를 찔렀다.

    <뭐하냐? 너?>

    <아 왜!>

    <영어도 잘하는 녀석이 왜 굳이 우리 말로 인사하는 거야? 외국인이잖냐? 인사도 알아 들을 수 있는 걸 해줘야지···.>

    <조선에 왔으면 조선말을 써야지!>

    <대통령이 관광객인줄 알아? 여긴 외교석상이야. 귀빈이 오셨으면 최고의 예우를 해줘야지. 쓸데없는 고집 부리지 말고 다시 인사해! 당장!>

    아버지와 딸 간에 오가는 복잡한 눈빛 속에 결국 고집이 꺾였다. 유창한 영어 솜씨가 황태녀 입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의외의 반응이 나왔다.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황태녀 전하"

    미국 대통령 제럴드 포드가 조선말로 화답했다.

    '엥?'

    은서도 몰랐다. 포드 대통령은 비행기를 타고 오는 내내 조선말을 공부하고 있었다. 이연이 미국인 출신이기에 영어로 맞이해줄 걸 알고 있었고, 그런 그에게 조선말로 보답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성의와 성의가 오가는 첫 만남에서 이연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딸을 향해 이렇게 속삭였다.

    <이게 외교란거야.>

    <예···.>

    양국 정상이 상대방의 언어로 인사해주는 화기애애한 외교의 장에서 은서는 결국 꼬리를 내렸다.

    은서는 조선에서 태어나 조선 학교를 다녔지만 영어는 아버지보다도 잘한다. 그도 그럴게 이연은 45년 광복 이래로 쭉 조선에만 살면서 조선말을 썼지만, 은서는 얼마 전까지 월남에 있었다. 미국의 그린베레 요원들과 협동작전을 펼치며 군사용어가 난무하는 외국어 소통을 해왔고 (자신의 주장에 따르면) 취미가 공부이기 때문에 또래 미국 애들의 발음을 많이 배워놨댄다.

    결국 조선말이 사라져버린 외교석상을 보며 김종규 장관은 아연실색하며 고개를 저었다.

    '검은 머리 미국인들이 통치하는 대한제국 같구만···.'

    생각해보면 정부요인들 중에 영어 잘 쓰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상원의장 안수진. 아버지 도산 안창호가 미국 교민사회에서 활동하셨던 이유로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삶을 보낸 영웅의 장녀다.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태생의 그녀는 1959년까지 미국에서 살았고 미국 해군을 거쳐 NSA 요원까지 활동했던 여장부. 심지어 남편은 미국에서 만난 백인이다.

    '그냥 미국인이잖아!'

    그 외에도 의외로 이범석 총리님이 영어를 잘하셨는데 독립군 시절 OSS 요원으로 활동했던 경력이 있으셔서 노병이 된 지금도 영어실력이 출중하셨다. 그렇게 줄줄줄 내각인사들과 정부 요인들이 미국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김종규는 깨닫고 말았다.

    '영어를 못하는건··· 나뿐이었어?!'

    아무튼. 군악대의 연주 속에 의장대들이 사열하여 예를 갖추고 화려한 축포를 겸해 예포를 쏘았다. 총성이나 대포 소리를 들으면 기겁을 해버리는 은서는 진혁이가 뒤에서 귀를 막아주었다.

    "진혁아 땡큐~"

    공항에서의 환영식이 끝나면 대통령과 황제는 리무진을 타고 서울 도심을 달렸다. CIA와 중앙정보부, 친위대, 경찰까지 이 날을 위해 준비한 완벽한 경호는 두 사람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었다.

    하늘에선 태양 빛이 안보일 정도로 많은 오색빛깔 꽃가루가 쏟아지고 있었고, 길거리엔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드는 시민들의 행렬이 공항에서부터 서울 도심까지 이어졌다. 거대한 관문처럼 세워져있는 아치형 간판에는 제럴드 포드 대통령과 대한제국 황제 이연의 초상화가 나란히 걸려 있었다.

    <welcome 대통령="" 미합중국="" 방한="" 포드="">

    써져 있는 문구를 통해 대한제국 정부가 했던 사소한 고민이 엿보인다. 미국 대통령에게 '각하'란 호칭을 붙이지 않았다.

    미국이야 아무래도 상관 없었지만 동방의 문화를 가진 대한제국은 해야만 했던 정말 사소한 고민. 이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면 이쪽도 각하고 저쪽도 각하니 호칭의 격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동양권에서 호칭의 등급을 보자면 황제를 폐하라 부르고, 왕을 전하라 부른다. 그 밑으로 고관대작들은 각하라 부르는데 공화국의 국가원수는 국민의 대표로 왕이 되기를 거부하므로 '각하'가 되는 것이다.

    이곳은 대한제국이다. 국가원수가 대통령이 아닌 황제다. 이쪽은 호칭이 '폐하'가 되는데 미국 대통령의 호칭이 '각하'가 되어버린다. 이게 외교부 입장에서 영 마음에 들지 않더랜다.

    <한미동맹은 동등한 관계입니다. 근데 미국 대통령보고 각하라 부르란 겁니까? 이러면 우리가 상전이 되버리지 않습니까?>

    그래서 외교부는 포드 대통령을 폐하라 높여 부르거나 아예 빼자고 제안했다. 이범석 총리는 '뭘 이딴걸로 고민하고 있나?' 싶으면서도 외교부의 고민을 들어주어 '대통령님'이라고만 부르라 했다.

    그래서 환영 간판에 각하란 호칭이 빠져있던 것.

    조선시대 때 상복을 몇 년입는지를 놓고 싸웠던 예송논쟁의 느낌이 나는데 실제로 정치적 배경이 있었다. 이는 '행정부의 총 책임자가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문제기 때문이었다.

    총리가 행정부 대표로 정상회담에 나갔다면 각하대 각하의 관계가 되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황제를 행정부 대표로 볼 경우 폐하와 각하의 관계가 되니 외교부 입장에 문제가 생긴다. 외교부가 자신들의 대표로 총리 대신 황제를 본 것이다.

    이는 헌법을 관할하는 사법부의 총책임자 대법원장도 같은 입장이었다. 그는 헌법을 읽어보며 총리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대한제국의 국가원수는 황제 폐하이십니다. 우리 헌법에 따르면 폐하의 정치적 행위를 합법으로 규정하고 있지요. 폐하의 통치력이 행정부의 정치행위에 영향을 주는 만큼 정상회담 역시 폐하께서 주관하시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자네 말은 즉. 행정부의 총책임자가 황제 폐하란 말인가? 그럼 국민 손으로 선출되는 총리는 뭐 하는 자리인가?>

    <폐하를 보좌하여 통치행위의 방향을 유도하는 역할이겠죠. 그게 우리 헌법입니다. 1963년 개정되어 국민투표를 거친 결과로 이걸 주도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총리님이셨는데 설마 잊으신겁니까?>

    그것이 한국식 입헌군주제였다.

    황제는 국가원수로 국군을 통수하고 행정부의 총책임자로 직접 정치를 할 수 있다. 국민의 손으로 선출되는 국회의원들은 총리를 앞세워 황제를 보좌한다.

    그것이 1963년 국민들의 손으로 이루어진 헌법 개정의 결과였다. 신민당은 불편했고 한국독립당은 환영했지만 이범석 총리는 후회하고 있었다.

    영국과 일본은 다르다. 군주는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으며 행정부의 총책임자는 총리다. 정상회담도 총리가 나간다. 국왕은 상징적인 존재로 인사만 나눌 뿐이다.

    지금 이 순간. 포드 대통령이 현충원을 찾아 호국영령들에게 묵념을 올리는 현재. 이범석 총리는 미국 대통령과 동등한 위치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민의의 대표는 황제를 보좌하는 신하일뿐.

    ***

    그 뒤로 제럴드 포드 미국 대통령은 덕수궁을 방문했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장소는 석조전의 커다란 접견실. 반짝이는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 속에서 덕담을 주고받는 양국 정상이 미소짓는 시간.

    미합중국은 대한제국의 독립을 지지하며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한다는 형식적이지만 모두가 기대하는 메시지가 오가는 평범한 시간. 그런데 기대하지도 않았던 선물들이 포드 대통령 입에서 줄줄이 나오기 시작했다.

    <대한제국의 경제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다.>

    <대한제국 국군의 현대화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석유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 도와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노력해보겠다.>

    <미일간에 주일미군 문제로 마찰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오키나와 문제가 고민거리인데 이에 대한제국이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폐하께서 제주해군기지에 힘을 써주신다면 양국의 우호관계에 새로운 역사가 쓰여질 수 있을 것.>

    마지막 한마디가 모두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생각치도 못했던 엄청난 선언. 주일미군이 철수해서 대한제국으로 전진배치. 오키나와 해군기지를 제주도로 옮기고 싶다는 미국 대통령의 견해는 한미일 양국의 관계를 결정짓는 선고적인 발언이었다.

    <태평양 7함대가 우리 땅에 상시 주둔한단 말인가!>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엄청난 발언에 대한제국의 내각이 당황했다. 하지만 정작 대한제국 황제 이연은 심기가 불편했다. 살기어린 눈빛을 담아 대통령을 노려보는 황제에게 속마음이 있었다.

    '이 새끼 다 알고 왔구만···.'

    미국 대통령의 선물은 이후에도 줄줄이 쏟아졌다. 기자들이 받아적느라 손이 바쁠 만큼 엄청난 양이었다. 이연이 표정관리를 하느라 진땀을 뺀 1시간이 지나자 기자들이 물러갔고 이 다음부턴 양국 정상의 진짜 회담이 시작된다.

    미국 대통령이 대한제국 황제를 만나는 이유. 화기애애했던 표정이 적대적으로 돌변하는 비밀회담의 시간. 미국의 대통령이 말했다.

    "자, 선물 보따리는 풀었으니 본론으로 들어가보죠. 핵무기 얼마나 개발하셨습니까?"

    선물엔 대가가 따른다. 대통령의 마르지 않는 선물에는 분명한 조건이 걸려있었다.

    '핵무장은 꿈도 꾸지 말라 이거지? 이 오만방자한 새끼가···.'

    이연은 튕겨보기로 했다.

    "핵무기라니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모르는 척 하실겁니까? 고리 원전에서 플루토늄이 밀반출된거 다 알고 왔습니다. 소련이 폐하를 암살하려던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겠죠?"

    "친위대의 배신자가 소련 스파이라는 것까지 다 알고 있군. 우린 알려준 적 없었어. 어떻게 알아낸거지? 이번에도 우릴 감시한 건가?"

    포드 대통령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모르셨습니까? 미국과 소련은 핵확산 문제에서 만큼은 입장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핵무기가 널리 퍼지면 인류의 평화를 지킬 수 없으니까요."

    그는 강조하듯 이렇게 말했다.

    "핵은 저희같은 강대국들로 충분합니다. 대한제국은 저희가 보장하는 핵우산 속에서 안락한 평화를 누리면 될 일이죠."

    "어쩐지 선물이 크다 했지. 주일미군을 조선반도에 전진배치하겠다니. 미치지 않고서야···."

    "일본은 우리에게 실망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은 우리의 이익을 충직하게 대변해주고 있죠. 우린 국익에 따라 국익대로 판단할 뿐입니다."

    그는 경고하듯 말했다.

    "저는 대한제국이 좋습니다. 그러니 제 호의를 거절하지 마십시오. 폐하."

    "재미있군. 재밌으면서도 참 건방져. 네놈들은 핵무기 가지고 떵떵대면서 우리 만큼은 안된다니.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대한제국만 해당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지금 대만과 일본에도 같은 경고를 하고 왔습니다. 얼마 전 인도가 핵실험을 해서 문제를 일으켰죠. 그들을 시작으로 파키스탄이며 남아공이며 전세계가 핵무기 가져보겠다고 아우성 치는 모양인데 꿈 깨는게 좋을겁니다."

    "인도를 어떻게 할거지?"

    "경제제재에 들어갈겁니다. 핵무기를 포기하거나 굶어죽거나 인도인들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겠죠."

    포드 대통령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강조하듯 황제에게 말했다.

    "대한제국은 우리의 친구입니다. 저를 믿으십시오. 믿지 못하겠으면 제가 들고온 선물보따리를 보십시오. 이것이 증표고 약속이며 신용입니다."

    "그래도 핵개발을 강행하겠다면 어떻게 할텐가? 인도처럼 할건가?"

    그가 싸늘한 표정으로 황제에게 말했다.

    "대한제국 경제를 50년대 시절로 돌려놔드리죠."

    그 뒤로 이연은 한시간동안 설득을 당했다. 받으면 선물이고 거부하면 협박으로 바뀌는 대통령의 마르지 않는 보따리가 이연의 앞에 놓여져 있었다.

    미국은 무능하지 않았고 등신새끼들도 아니었다.

    단지 그런 척을 했을 뿐이다.

    </welc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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