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재능흡수-228화 (228/257)

228화. 슈퍼볼 (2)

요술검을 든 은우가 무대 위에서 옴바쿠와 대적하고 있었다.

옴바쿠가 칼을 든 채 악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빛나는 옴바쿠의 칼.

[내 탓을 하지 마.

난 너의 마음의 빈틈을 노릴 뿐

알고 있잖아 너도.

잠깐만 눈을 감아

모두들 그렇게 살아가는걸.

정의는 그렇게 무뎌져 가는 거야.]

은우가 줄을 타고 날아올라 멋지게 옴바쿠의 칼을 발로 쳐냈다.

[절망에게 우리의 꾸믈 양보하지 마요.

당신의 마으믈 비츠로 가득 채어

우리의 기도로 세상을 채어

그 무어또 우릴 마글 뚜 업죠.]

관객들이 노래를 따라 불렀다.

[우린 꿈을 이룰 수 있어.

우리의 꿈이 피어나네.]

관객들은 함께 손을 흔들었다.

무대가 어두워지고 깜깜한 무대 위에서 은우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러부는 칭규가 이떠요? 소듕한 칭규를 만나요.]

날리는 눈발 화면 가득한 겨울의 풍경.

무대 위에는 눈사람들이 등장한다.

겨울나라 2의 OST의 전주가 흘러나온다.

아름다운 오르골 소리.

발레리나가 인형처럼 고개를 까딱까딱하면서 춤을 춘다.

[눈사랴믈 만드러본 저기 인냐요?

눈바라믈 만드러본 저기 인냐요?

삐뚜러진 눈썹

당근 코

화난 입쑬.

기여운 눈사람.

해야 뜨지 먀.

눈샤랴미 녹쟈나]

은우가 무대 위 눈사람 인형을 요술봉으로 가리키며 외쳤다.

“커져랴.”

꼬마 눈사람 인형이 중간 사이즈의 눈사람 인형으로 바뀌었다.

“커져랴.”

중간 사이즈의 눈사람 인형이 어른 눈사람 인형으로 바뀌었다.

[눈샤라먀 녹디먀

여르미 와도 나량 가치 살쟈.

넌 나의 소듕한 칭규

넌 나의 소듕한 칭규]

눈사람과 은우는 어깨동무를 하고 다 같이 노래를 불렀다.

은우가 마이크에 대고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다 가치.”

관객들은 서로 입고 있는 유니폼이 다르다는 것에 당황했다.

‘난 아틀란타 팬인데 옆 사람은 뉴잉글랜드 팬이잖아.’

‘아틀란타가 지면 어떻게 하지?’

‘뉴잉글랜드가 이겨야 이따가 맥주를 잔뜩 마시고 축하파티를 할 수 있는데.’

은우가 다시 외쳤다.

“다 가치. 다 가치.”

뉴잉글랜드의 팬과 아틀란타의 팬이 어깨동무를 했다.

제이슨은 마리와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여르미 와도 우린 슬프지 아나

우린 가치 빙수를 머글 거야.

얼음누늘 만드러 줄게.

죽디 먀. 눈샤라마.]

무대 위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관객들은 함께 소리를 질렀다.

“넌 나의 소중한 친구.”

“넌 나의 소중한 친구.”

관객의 함성으로 경기장이 가득 찼다.

무대에 불이 꺼지고 은우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바다쏙 세상으로 떠나보까요? 신냐는 바다쏙 파아티.”

무대 위엔 아기 상어와 엄마 상어, 아빠 상어.

바닷가재와 새우, 소라, 불가사리 인형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관객들은 많이 들어본 익숙한 멜로디에 고개를 끄덕였다.

디즈니의 인어공주 OST를 은우가 편곡한 노래였다.

[물꼬기갸 연쥬릉 시자캐. 소라와 게드리 추믈 츄어요.

퍄도 아래 조명이 빈냐요.

야름댜운 여름빰. 뱌댜쏙 퍄아티.]

은우가 물고기들과 함께 파도춤을 추었다.

파도의 출렁임에 따라 줄넘기하듯 위로 뛰어오르는 춤.

재미있는 안무에 관객들도 춤을 따라 했다.

[따다따단 빰빰빰.

따다따단 빰빰빰.]

모두가 다 알고 있는 후렴구가 나오자 관객의 흥은 극에 달했다.

“따다따단 빰빰빰.

따다따단 빰빰빰.”

미식축구 선수들도 우렁찬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했다.

아빠의 어깨 위에 목말을 탄 작은 아기도 노래를 따라 했다.

[따따따따 따따따

따따따따 따따따]

아기가 신이 났는지 목말을 탄 채 흥에 겨워 몸을 들썩거렸다.

작은 손을 흔들며 소리를 질렀다.

“아아아아.”

무대 위에선 바닷가재와 새우, 소라, 불가사리 인형들이 팔과 다리를 조금씩 움직이는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고 있었다.

무대 아래에선 코카콜라의 사장 케니스가 무대를 보면서 미소 짓고 있었다.

‘역대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 중 가장 귀여운 무대가 되겠는걸. 동화 속에 초대된 기분이야. 무대가 너무 예뻐서 돈이 아깝지 않군.’

이번 은우의 무대에 들어간 비용만 20억 원.

슈퍼볼의 하프타임 축하 공연이 아니었다면 다시 보기 힘들 화려한 무대였다.

다시 무대 전체가 암흑으로 변하고 은우의 목소리가 마이크에서 흘러나왔다.

“달콤한 꾸믈 꾸어요. 모듀가 행보캐지는 그런 꾸믈.”

무대 위에는 사탕과 휘핑크림, 솜사탕 장식들.

쿠키와 마카롱 복장을 한 댄서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은우가 축하 공연을 위해 새롭게 편곡한 [첫사랑]이었다.

[난 기어캐요. 엄마갸 처음 내 소늘 잡아준 그 나를.

세상은 너무도 따뜨타고 비츠로 가득 차쬬.

여행을 떠나기 전 나릐 설렘처엄

처음 하꾜에 이팍할 때 느끼는 설렘처엄

기분 조은 설레므로만 가득 찬 오늘]

은우는 사탕이 주렁주렁 매달린 옷을 입고 있었다.

[달달한 초코릿처엄 따뜨탄 핫초코처엄

매일 머거도 또 먹고 시픈 마카롱처엄.]

커다란 화면에서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초콜릿과 사탕을 보여주었다.

“쿠키 먹고 싶다.”

“젤리 좀 살까?”

관객들은 노래를 들으며 배고픔을 느꼈다.

그때 하늘에서 앰엔엠 초콜릿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게 뭐지?”

“초콜릿이잖아.”

관객들은 떨어진 초콜릿을 주워서 비닐을 뜯었다.

“최고의 하프타임 공연인데.”

목말을 타고 있던 아기가 방긋방긋 웃었다.

“하하하하하. 티비에서 뱌떠.”

아기는 티비에서 본 만화책의 내용이 그대로 현실이 된 것이 너무나도 신났다.

아기의 아빠가 영화의 제목을 떠올렸다.

“그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이라는 영화였지. 이게 현실이 되다니.”

앰엔엠의 사장 제롬은 미소를 지었다.

‘가장 획기적인 이벤트가 되겠지?’

며칠 전 코카콜라와 디즈니가 함께 하프타임 축하 공연에 후원을 한다는 말을 듣고 엠엔엠도 함께하기로 한 것이었다.

‘시작할 때 무늬를 보여주거나 하는 것보다 더 기억에 남는 이벤트였을 거야.’

관객들은 신이 나고 은우도 신이 났다.

“초코레 파아티.”

관객들이 함께 외쳤다.

“초콜릿. 초콜릿.”

“앰엔엠 포에버.”

***

하프타임 공연이 끝나고 경기가 재개되었다.

아틀란타의 공격.

제이슨은 자신의 영웅 제이제이 와트를 응원했다.

“터치 다운해요. 와트.”

제이제이 와트가 달리자 막아서는 뉴잉글랜드의 수비수 레오나르드가 막아선다. 몸싸움으로 레오나르드를 제친 와트, 다시 와트를 에워싸는 뉴잉글랜드의 수비수들. 와트가 빠르게 경기장을 훑는다. 존을 발견하고 손을 흔드는 와트.

‘존이라면 할 수 있어.’

와트가 존에게 공을 던졌다. 빠르게 엔드존을 향해 달리는 존.

“네, 터치다운입니다. 아틀란타의 존이 터치타운을 했습니다. 이로써 아틀란타가 10. 뉴잉글랜드 10. 10대 10. 동점의 상황입니다.”

마이클도 목이 터져라 아틀란타를 응원했다.

경기장이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뉴잉글랜드의 공격.

뉴잉글랜드의 간판선수 제이콥이 공을 들고 달리기 시작했다. 아틀란타의 수비수 에리얼이 제이콥을 막아보지만 제이콥과의 체격 차가 너무도 크다. 와트가 옆에 뉴잉글랜드의 공격수들을 차례로 넘어뜨렸다. 제이콥은 몸싸움으로 아틀란타의 수비수들을 넘어뜨리고 엔드존을 향해 가려고 했다. 와트가 가기엔 너무 먼 거리. 와트는 엔드존 근처에 있는 수비수를 찾아봤다. 아틀란타의 마지막 수비수는 닐. 와트가 소리쳤다.

“닐 막아.”

닐은 체격은 크지만, 경험이 부족한 선수였다. 와트가 닐에게 소리쳤다.

“닐. 제이콥은 하체가 약해.”

심판이 외쳤다.

“이제 이 분 남았습니다. 투 미닛 웨이팅.”

닐은 공을 들고 있는 제이콥의 상체가 아닌 하체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 제이콥은 키는 2미터 15센티. 아틀란타에서 가장 체격이 좋은 선수인 닐의 키는 2미터 10센티.

닐은 이를 악물고 버텼다.

‘이번 슈퍼볼 우승이 내 어깨에 달려있어. 이 분이 정말 억만년처럼 느껴진다.’

닐은 점점 더 심해지는 어깨의 통증을 느꼈다.

‘정말 괴물 같은 힘이다. 제이콥. 뉴잉글랜드 팀 최고의 선수라고 할만해.’

이마에서 땀이 떨어져 눈가를 적셨다.

‘조금만. 조금만. 대체 언제 끝나는 호각이 울리는 거야.’

닐이 포기하고 싶을 때쯤 호각이 울렸다.

“타임 오버. 아틀란타 공격.”

***

경기는 12대 10으로 아틀란타의 승리.

제이슨과 마이클은 신이 나서 함께 얼싸안았다.

“아틀란타가 이겼어요.”

“아까 닐 너무 멋졌어. 나도 원래 와트의 팬이었는데 오늘부터 닐도 응원해야겠어.”

“저도요. 아틀란타팀은 모든 선수가 멋진 거 같아요.”

공연 분장을 지운 은우가 제이슨의 곁으로 왔다.

“제이슨 재미떠더?”

“응, 아틀란타가 이겼어.”

“잘대따. 아틀란타 조아하지?”

“응, 네 덕분에 내 소원이 이뤄졌어. 정말 고마워. 은우야. 이런 곳에 올 수 있을지 몰랐어.”

“와트한테 가 볼래?”

“와트?? 와트가 날 만나줄까?”

“내갸 부타캐떠.”

“정말?”

매일 티비로만 응원하던 영웅 와트를 만나게 되다니 제이슨은 믿기지 않았다.

‘이게 꿈인 걸까? 은우를 만난 뒤론 너무 좋은 일들만 생겨서. 내가 와트를 만나다니.’

마이클이 제이슨의 휠체어를 밀고 아틀란타 선수 대기실로 들어갔다.

선수들의 땀 냄새로 가득 찬 대기실.

선수들은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은우가 와트의 이름을 불렀다.

“와트.”

2미터, 135킬로의 거구. 와트는 민머리에 갈색 근육질 몸이 다부진 인상을 주었다.

와트가 은우를 보면서 웃었다.

“기다렸어. 은우야. 자, 인사해. 얘들아. 여긴 은우. 그리고 여긴 은우 친구 제이슨.”

와틀란타의 모든 선수들이 은우와 제이슨을 에워쌌다.

“반가워. 은우야.”

“반가워. 제이슨. 우릴 응원해 줘서 고마워. 질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이겨서 다행이야.”

제이슨이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오늘 진짜 멋졌어요. 모두. 제가 태어나서 본 경기 중 가장 멋졌어요.”

마이클이 닐에게 말했다.

“닐 당신도 정말 오늘 멋졌어요. 전 오늘 닐이라는 새로운 기대주를 한 명 알게 돼서 정말 기뻐요.”

닐이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대답했다.

“사실 못 할 줄 알았어요. 자신이 없었는데 팀을 위해서 버텼어요. 버티다 보니 시간이 가더라구요. 꿈만 같죠? 내가 제이콥을 막다니. 제이콥은 정말 대단한 선수인데.”

은우가 닐에게 말했다.

“닐도 대다난 선슈예요. 우리 포기하지 마요. 어떤 거또.”

제이슨은 은우의 그 말을 마음에 새겼다.

‘포기하지 말자. 어떤 것이든지. 지금 내 병도 불가능해 보이지만 이겨낼 수 있을 거야. 포기하지 말자. 살다 보면 오늘처럼 좋은 날이 많이 있을 테니까.’

와트가 제이슨이 안고 있는 미식축구공을 보면서 말했다.

“자, 우리 다 같이 우승 기념으로 제이슨에게 사인 선물을 할까?”

“좋죠. 주장.”

“내가 먼저 할게요.”

“내가 먼저야.”

팀원들이 제이슨의 공에 사인을 하는 사이, 와트가 말했다.

“은우, 우리 딸에게 줄 사인은?”

“헤헤. 지금 하께요.”

은우가 네임펜을 꺼내 와트가 꺼낸 손수건에 사인을 했다.

“고마워. 우리 딸이 좋아하겠다.”

“저도 거마어요. 횬아.”

와트가 커다란 주먹을 은우에게 내밀었다.

은우가 작고 귀여운 주먹을 와트의 주먹에 맞댔다.

“미션 컴플리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