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살부터 재능흡수-224화 (224/257)

224화. 신곡 (4)

백수희는 은우가 보낸 카톡을 확인 중이었다.

[이은우♡] 엄먀

[이은우♡] ㅇㅁ

[이은우♡] ㅇㅁ

[이은우♡] 엄먀

[백수희] : 왜?

[이은우♡] 조아

[백수희] : 나도♡

백수희는 은우가 보내준 노래 파일을 틀었다.

[보송보송 기여운 너.

통통한 뺘미 탐스러어.

너무 기여어.

네 누는 꽃씨 가타.

행보긔 씨아시 자라네.]

백수희는 노래를 들으며 콩콩이에게 속삭였다.

‘콩콩아, 은우 오빠 노래 듣고 있어?

우리 콩콩이는 이렇게 콩콩이를 생각해주는 오빠가 있어서 좋겠다.

태어나면 엄마, 아빠보다 오빠를 더 좋아하는 거 아닐까?’

백수희는 출산 정보를 얻기 위하여 가입한 맘카페에 들어갔다.

‘필요한 물건들을 미리 사 놓고 발달 정보도 알아봐야겠지.’

맘카페엔 생각보다 임신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글들이 많았다.

[입덧 때문에 음식을 못 먹는데 좋은 방법 있나요?]

[밤마다 화장실에 가느라 잠을 못 자요. 선배님들 좋은 방법 있으면 알려주세요.]

[아랫배가 불쾌하게 묵직해요. 조금만 버티면 나아질까요?]

‘다들 힘들구나.’

아직은 임신 초기라 몸이 많이 힘들진 않았지만, 맘카페에 올라온 글들을 보니 두려워졌다.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고 몸이 이상한 것 같았다.

‘마음을 편히 가져야지. 은우 목소리를 들으면서.’

백수희는 콩콩이를 위해 은우가 만들어준 노래를 반복 재생했다.

‘이 노래만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걱정이 사라져. 노래에서 은우의 마음이 느껴져서 그런가? 맞다, 혹시 이 노래가 다른 임산부들에게도 도움이 되려나?’

백수희는 은우가 만든 곡을 맘카페에 올렸다.

[백아줌] : 이 노래 한번 들어보세요. 저희 아들이 동생 태어난다고 만든 곡인데 들으면 마음이 편해져요.

┗ [미르은가람] : 아들이 몇 살인데 이렇게 예쁜 노래를 만들었어요? 아들이 천재인가?

┗ [메르세데스] : 노래가 너무 좋아요. 세상에 동생을 이렇게 예뻐하다니. 우리 애들은 싸우기만 하는데.

┗ [트라팔가_로우] : 근데 목소리 은우랑 비슷하지 않아요? 높은음이 깨끗한 것도 그렇고 은우 같은데.

┗ [mk9] : 듣고 보니 은우가 맞습니다. 인정.

백수희는 은우가 보내준 노래를 들으며 낮잠에 빠졌다.

***

은우는 카메라를 켜고 혼자서 노래를 부르며 놀고 있었다.

“숩쏙 자근 집 창가에 자근 아이갸 선는데 토끼갸 깡충깡충 띠어와 문 듀드리며 하는 먈

화장실 어디떠요. 화장시리 가고 시퍼요.”

은우는 잠시 노래를 멈추었다가 다른 노래로 이어서 불렀다.

“화장시레 사는 모기가 이떠. 큰 모기, 자근 모기, 애기 모기.

큰 모기는 와아앙, 자근 모기는 위이이잉. 애기 모기는 에에에엥

으쓱으쓱 자란댜.”

은우는 새로운 노래를 이어서 불렀다.

“자랸다 자란댜 자란댜.

콩콩콩콩 우리 콩콩 사랑햐는 콩콩

기여운 콩콩

콩콩이 콩콩이 콩콩이

콩콩이 콩콩이 콩콩이.”

길동이 은우의 노랫소리를 듣고 숨죽여 고프로를 켜 촬영을 하고 있었다.

‘은우 노는 거 너무 귀엽다. 한 곡이 아닌데 음이 비슷한 곡을 이어서 부르고 있잖아. 중간에 가사도 조금씩 바꾸고, 왜 이렇게 재밌어.

근데 은우가 확실히 똑똑하긴 하구나. 노래를 전혀 티 나지 않게 이어 부르네.’

길동은 은우의 영상을 너투브에 업로드했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다섯 살 남자아기 리암이 너투브에 올라온 은우의 영상을 발견했다.

‘이건 머지? 나랑 비슷한 아기네.’

리암이 영상을 클릭했다.

“하하하하하하하.”

리암은 은우의 노래를 들으며 박수를 쳤다.

‘이렇게 재밌는 노래가 있다니. 나도 해 볼까?’

리암이 은우의 노래를 따라서 부르기 시작했다.

리암의 강아지 클로이가 갈색 꼬리를 흔들며 리암의 앞으로 와서 리암을 쳐다보았다.

“자랸다 자랸다 자랸다.

클로이 클로이 클로이

사랑하는 클로이 기여운 클로이

클로이 클로이 클로이.”

클로이는 리암이 자꾸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고개를 갸우뚱했다.

리암은 신이 나서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추었다.

클로이는 리암이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짖었다.

“멍멍.”

리암의 엄마 마리가 리암의 방으로 왔다.

“리암 뭐 하는 거야?”

“노래 불러요.”

리암은 계속해서 노래를 불렀다.

“부어케 샤는 바키벌레가 이떠. 큰 바키, 자근 바키, 애기 바키.

큰 바키는 쓱싹싹, 자근 바키는 쏙썩썩, 애기 바키는 사삭삭.

으쓱으쓱 자랸다.”

마리가 노래를 들으며 질색했다.

“부엌에서 바퀴를 본 거야? 바퀴약을 새로 놓아야겠네. 왜 그런 이상한 노래를 불러?”

“재미떠요.”

그때 벨이 울렸다.

“누구지?”

마리가 나가서 현관문을 열자 문 앞에서 꼬마 숙녀 코제트가 곰인형을 안고 웃고 있었다.

“리암 이떠요? 놀러 와떠요.”

마리가 코제트를 보고 인자하게 웃었다.

“어서 오렴, 마리. 리암은 저기서 놀고 있단다.”

“네에.”

코제트가 인형을 안고 리암의 방으로 들어갔다.

“안녕, 코제트. 나 재민는 거 차자따.”

“머어?”

코제트가 눈이 동그래져서 물었다.

“이거 뱌뱌.”

리암이 은우의 영상을 보여주었다.

코제트가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하. 너무 우껴. 이거 재미따.”

“그치? 그치?”

코제트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 지벤 방구쟁이갸 이떠. 큰 방구, 자근 방구, 애기 방구.

큰 방구는 뿌우웅, 자근 방구는 뽀오옹, 애기 방구는 퐁.

으쓱으쓱 자랸다.”

리암이 코제트의 노래를 듣더니 바닥을 치면서 웃었다.

“아이구, 참 코제트. 너무 우껴. 이거 뱌라. 내갸 방구 소리 잘 내는 법 안댜.”

리암이 자신의 팔에 입술을 대고 바람을 불었다.

“부우웅.”

“우와.”

코제트가 리암의 방귀 소리를 듣고 감탄했다.

“리암. 대다네.”

코제트가 리암을 따라 자신의 팔에 입술을 대고 바람을 불었다.

“부우웅.”

두 아기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

강라온은 이승훈이 보낸 은우의 신곡 파일을 열었다.

전주에 들어간 새소리와 맑은 피아노 소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난 기억해요. 엄마가 처음 내 손을 잡아준 그 날을.

세상은 너무도 따뜻했고 빛으로 가득 찼죠.

여행 떠나기 전날의 설렘처럼

처음 학교에 입학할 때 느끼는 설렘처럼

기분 좋은 설렘으로만 가득 찬 오늘.

오늘은 행복한 날

내 사랑을 노래해요.

집으로 돌아오는 밤 날 따라오던 달처럼

속상해서 눈물짓던 밤 날 위로하던 별처럼

우린 서로에게 위로가 될 테니

삶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내 사랑을 노래해요.]

‘노래가 너무 맑고 깨끗해. 이걸 은우가 부른다면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감정 이입을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아. 감정을 흔드는 노래네.

정말 작곡 실력이 많이 늘었는걸.’

은우와 케미기샤가 함께 부른 [페스티벌]의 성공 이후 이승훈은 날개를 단 듯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었다.

‘10년간의 보컬트레이너 경력이 무색하도록 말이지. 그때 내보내지 않길 잘했지. 내보냈으면 이런 훌륭한 인재를 놓칠 뻔했으니까 말이야.’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은우의 신곡 [아기로 살기는 정말 피곤해] 편곡도 훌륭하게 잘하더니 이번 곡도 잘 만들었어. 댄스, 발라드, 재즈,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 수 있는 작곡가야. 일단 은우에게 보내서 은우가 부른 파일을 한 번 받고 다시 수정을 해달라고 해야겠지.’

[아기로 살기는 정말 피곤해]는 너투브를 중심으로 한 패러디 영상에 힘입어 빌보드 차트 3위를 랭크 중이었다.

‘[아기로 살기는 정말 피곤해]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댄스곡이라면 이번엔 은우 보컬의 아름다움을 잘 살린 곡이니까 이 곡도 많이 사랑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은우 보컬이 음색도 그렇고 성량도 그렇고 쉽게 찾아보기 힘든 보컬인데 자꾸 댄스곡을 부르다 보니 부각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지. 가수로 오래 가려면 노래 잘하는 가수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으니까 이번엔 목소리의 매력만으로 정면 승부다.’

강라온은 은우의 이번 주 스케줄을 정리하면서 생각했다.

‘지난번 디즈니 공주들과의 콜라보도 반응이 좋았어. 은우 무대는 애니메이션 주인공들과의 콜라보 무대로 하는 게 좋을 거 같아. 디즈니에서도 매출이 올랐다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인형 분장을 한 사람과 콜라보를 할 수도 있고 화면 속의 만화와 콜라보를 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강라온은 콜라보 신청 목록을 바라보았다.

1. 톰과 제리

2. 스머프

3. 주토피아

4. 토이스토리

5. 곰돌이 푸

6.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7. 미키 마우스

8. 라이온 킹

9. 알라딘

10. 피노키오

‘전부 다 재밌을 것 같은데 뭘 고를까?’

행복한 고민을 하는 강라온이었다.

***

은우는 파란색 옷을 입고 파란색 분장을 얼굴에 했다.

‘손도 파랗고 얼굴도 파랗네.’

은우가 거울을 향해 입을 크게 벌리며 호랑이 흉내를 냈다.

“크앙.”

하얀 이빨이 거울 속에서 보였다.

“헤헤헤헤. 재미따.”

은우는 스머프 복장의 마지막인 하얀색 모자를 썼다.

“나 이제 스머프댜. 랄랄라 랄랄라 랄라랄라랄 랄랄라 랄랄라 랄라라라랄.”

은우는 스머프 주제가를 부르며 무대 위로 나갔다.

무대 위에는 까만색 모자를 쓰고 매미채를 들고 있는 가가멜과 빨간 옷을 입고 흰색 수염을 기른 파파스머프, 얼굴을 잔뜩 찌푸린 투덜이 스머프, 예쁜 흰색 원피스를 입은 미니 스머프가 있었다.

은우가 소리쳤다.

“스머프 칭구들 준비댄나요?”

“준비됐어요.”

스머프들이 작고 파란 엉덩이를 흔들며 노래를 불렀다.

[랄랄라 랄랄라 랄라랄라랄 랄랄라 랄랄라 랄라라라랄.]

은우가 노래를 불렀다.

[이쪽 뱌라. 저쪽 바랴.

엄마에게 와랴.

아빠에게 와랴.

아기료 살기는 피건해.

아기료 살기는 피건해.

가가멜이 노래를 받았다.

[스머프만 있으면 황금을 만들 수 있어.

가난한 내 생활을 벗어날 방법은 스머프뿐.

내 찢어진 신발 고픈 배 벗겨진 머리.

내가 불쌍하지도 않니?

왜 날 다들 미워해?

악당으로 사는 건 피곤해.

악당으로 사는 건 피곤해.]

파파 스머프가 노래를 받았다.

[나는 꽃을 따서 마법 물약을 만들지.

내 물약만 있으면 젊어질 수도 있고

내 물약만 있으면 아름다워질 수도 있지.

마법이 뛰어난 게 죄는 아니잖아?

내가 마을에서 가장 현명한 게 죄는 아니잖아?

파파로 사는 건 피곤해.

파파로 사는 건 피곤해.]

투덜이 스머프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난 오이가 싫어.

난 브로콜리가 싫어.

난 가지가 싫어.

난 꽃이 싫어.

불평이 많은 게 죄는 아니잖아?

난 그냥 이렇게 생겼어.

투덜이로 사는 건 피곤해.

투덜이로 사는 건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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