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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살부터 재능흡수-93화 (93/257)
  • 93화. 세상을 바꾸는 사람 (2)

    강라온은 은우의 손을 잡고 청와대 오찬에 참석하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청와대 만찬에 단독 초청이라니. 은우가 대단하긴 하구나.'

    이춘복 대통령은 K팝과 한류를 사랑하는 대통령이었다. 얼굴창 계정에 영화나 대중가요에 대한 감상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번 미국 대통령 방문 때 탑보이즈가 초청됐었다는 기사를 읽긴 했었지만, 탑보이즈는 7명이나 되고 은우는 한 명인 데다 아기여서 대중의 관심이 더 올라가겠지. 청와대 측에선 은우의 동행자를 누구로 정하느냐에 대해 말이 많았지.”

    처음에 논의에 올랐던 인물은 그리스토퍼였다. 그는 여러 가지 영화 촬영 비하인드와 은우의 연기력 등에 대해 답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으나 미국인이라는 점이 문제였다.

    ‘우리나라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기엔 한국인이 더 적합했으니까. 게다가 위대한 목소리는 할리우드 자본의 영화라서 영화의 흥행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긴 좀 애매한 측면이 있었지.”

    두 번째로 논의에 올랐던 인물은 은우의 아버지, 이창현이었다. 창현은 미혼부로서의 스토리와 현재 청년 사업가로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점, 은우와 함께 기부 등 여러 가지 선행에 앞장서 온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그렇지만 은우 아빠가 청와대 만찬에 초청될 경우 은우 아빠가 운영하는 체인이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었지. 다른 체인과 자영업자들이 들고 일어서서 초청을 반대하는 여론이 인터넷에서 형성되기 시작했으니까. 어딜 가든 꼭 부정적인 사람들이 있다니까. 물론 내겐 저게 기회였지만.'

    강라온은 놓치지 않고 자신이 은우와 동행할 적임자임을 주장했다.

    '다음 달에 예정된 은우의 앨범을 생각하면 이것만큼 좋은 홍보 기회는 없으니까, 세상 사람들은 배우 이은우만 알지만, 우린 세상 사람들에게 가수 이은우를 알려야 하니까.'

    강라온은 민정수석 손경찬에게 말했다.

    “저희 소속사는 은우를 하나의 브랜드로 키우려고 합니다.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도 잘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로요. 은우는 이미 아카데미상 수상을 통해 또래 중 가장 빠른 인지도를 쌓고 있어요. 은우는 이번 앨범을 통해 한국에서 가수 이은우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줄 겁니다. 그리고 곧 세계 공략에 나설 거예요.

    손경찬이 수긍했다.

    “맞는 말이네요. 이은우라는 브랜드의 영향력이 커져야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겠죠. 대표님만큼 적임자도 없는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화제를 남우조연상 수상에서 음반 준비로 이어가 보세요.”.

    강라온은 긴장된 마음으로 해야 할 말들을 머릿속에서 정리 중이었다.

    '은우의 앨범의 포인트와 은우의 비전에 대해서 말해야 해. 꼭 대통령 만찬은 모든 기자들이 기사화할 테니까. 사회면에도 실릴 거란 말이지.'

    강라온은 바쁘게 생각을 하다가 은우를 바라보았다.은우는 기다리기가 지루한지 유리창에 대고돼지코를 만들고 있었다.

    "헤헤헤헤헤.”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은우를 보며 웃었다.

    "그럼. 못 써. 지지야. 은우구나. 오찬 초청 기사 봤어. 티비에서 본 것보다 이쁘게 생겼네.”

    은우는 계속해서 돼지코를 한 채로 말했다.

    "헤헤헤헤헤. 아주머니 바뷰.”

    강라온이 어디선가 들리는 바보라는 소리에깜짝 놀랐다.

    '은우가 요새 바보병의 시기인데 말려야 해.저러다가 어른들이 예의 없다고 해서 기사라도 나가면 큰일인데.'

    강라온이 은우에게 말했다.

    "은우야, 바보라는 말은 나쁜 거라니까. 바보라는 말을 처음 뵙는 분께 하는 건 실례야."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괜찮다고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애긴데, 아기답고 좋네. 은우야, 아줌마는 바보 해도 되는데 유리창에 입대지 마. 더러워. 아빠가 보면 기절하실걸."

    은우가 유리창에 입술을 더 바짝 대자 은우의 입술이 유리창에 달라붙었다. 강라온을 이마를 짚었다.

    '장난꾸러기가 청개구리의 시기에 도달했다. 아, 다섯 살은 네 살보다 힘들구나.'

    문이 열리며 비서가 나와 말했다.

    "만찬실로 이동하시겠습니다.”

    강라온과 은우는 손을 잡고 복도를 지나갔다. 복도에는 역대 대통령들의 사진이 걸려있었다. 은우는 장난치고 싶은 것을 참았다.

    '돌아가신 분들이니까 돼지코 하면 안 되겠기, 어린이집 가고 싶다. 친구들은 돼지코 놀이 좋아하는데.’

    복도를 기나가 만간실이 나왔다.

    이춘복 대통령과 영부인이 함께 은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반가워요. 은우 군.”

    은우는 밝게 웃으며 배꼽 인사를 했다.

    "반갇슴니다. 대통령 할뷰지. 반감습니다. 대통령 하뮤니.”

    영부인이 은우를 보며 밝게 웃었다.

    "티비에서 본 것보다 훨씬 귀엽네요. 은우 군. 청와대가 은우 군 목소리로 밝아지는 것 같아요. 아기 목소리를 듣는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어요. 우리 애들이 다 자라서. 갑자기 우리애들 요만했던 때가 떠오르네.”

    네 사람은 모두 자리에 앉았다. 대통령이 은우에게 물었다.

    “시상자가 은우 이름을 불렀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미더기기 아나떠요. 이상하게 바리 안 움직여떠요.”

    영부인이 안타까운 듯 말했다.

    “저런, 떨릴 만도 하지. 이제 고작 다섯 살인데. 우리 큰애는 다섯 살 때까지도 가끔씩 이불에 오줌을 싸곤 했다니까요. 다섯 살은 그런 나이예요. 다섯 살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하면 안 돼요.”

    이춘복 대통령이 당황한 듯 빠르게 말을 이었다.

    "아카데미에서 규칙을 포기하고 은우 군을 기다려 준 건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이번에 같이 남우조연상 후보로 오른 그레고리와 친한가요?”

    "그레고리 횬아량은 프리파티에서 처음 받는데 현아가 잘해져 떠요. 샤실 환아갸 바다야 하는데 마니 미안해떠요."

    은우는 그레고리를 생각하며 시무룩한 표정이 되었다. 영부인이 말했다.

    “착하기도 하지. 우리 은우, 다른 참가자를 먼거 생각하는 것 봐, 수상 소감으로 노래 부른 것도 폴을 생각해서 그런 거죠? 어른이라면 폴에게 짜증만 냈을 텐데. 마음이 착하니까 복을 받는가 보다.”

    "실슈는 할 수 인는 기자나요, 전 난리 다시 연기를 해민 조미요. 폴은 조은 배우세 3.

    테이블 위로 식사가 나왔다.영부인이 말했다.

    “위대한 목소리에는 온통 유럽 음식만 나와서. 무얼 만들어야 할까 고민하다가 떡국을 만들었어요. 떡국의 의미가 순수와 장수인 거 알아요? 순수는 은우랑 너무 잘 어울리는 말이고장수는 은우가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해서.우리 한우로 푹 고아서 만든 육수로 한 거니까 맛있게 먹어요.”

    "니에 니에 니에 니에.”

    은우는 신이 나서 수저를 들었다.은우가 먹으면서 입고 온 티셔츠에 국물을 흘리자 비서가 은우에게 냅킨을 가져다주었다.영부인이 은우의 곁에 앉으며 말했다.

    “아직 먹기가 힘들죠? 우리 애들도 그랬는데내가 먹여줄게. 이리 줘 봐요.”

    영부인이 은우의 수저에 고등어를 발라 얹어주었다.

    "등 푸른 생선이 몸에 좋아요. 키도 많이 크게 하고, 복스럽게도 먹는다.”

    은우기 입을 그게 빌릴 때마다 영부인이 흐뭇한 미소를 시있다.

    “아기 새 같기도 하고 다람쥐 같기도 하고 강아지 같기도 하고, 귀여운 건 다 닮았구나. 은우 우

    강라온은 생각했다.

    '빨리 다른 질문 좀 해 주시지. 준비해 온 말이 많은데.’

    이춘복이 강라온에게 말했다.

    "은우는 밥 먹느라 바쁜 것 같으니 강라온 대표님께 묻죠. 은우가 곧 음반을 낸다고 하던데 준비는 어떻게 돼 가고 있나요?"

    강라온은 마음속으로 아싸를 외치고 있었다.

    "위대한 목소리 영화도 은우가 파리넬리의 음역대를 너무 훌륭하게 소화해서 그 점을 높이 평가받았던 거거든요. 은우의 귀여움과 아름다운 목소리를 함께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기대가 되네요. 은우가 요즘 인기 있는 탑보이스처럼 K팝을 전 세계에 알렸으면 좋겠어요.”

    "기대에 호응할 수 있도록 일심히 준비하겠습니다.”

    은우는 밥을 먹으며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됐는지 자꾸만 졸리네..’

    씹다가 졸고 씹다가 조는 은우 때문에 영부인은 미소 짓고 있었다.

    “은우 좀 봐요. 졸린가 봐. 우리 애들도 그랬는데, 맛있으니 먹긴 먹어야겠고, 잠은 오고, 은우 많이 피곤한가 보다.”

    강라온이 조는 은우를 대신해 대답했다.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됐을 거예요. 미국은 지금 밤이니까요.”

    영부인이 말했다.

    “우리 애들은 노래를 부르면 졸다가 일어나곤 했는데 은우도 일어나려나.”

    영부인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코끼리 아가씨는 코가 손이래. 만두를 주면은 코로 먹지요. "

    은우가 졸다가 노래를 듣더니 눈을 크게 떴다.

    “효과가 있다.”

    영부인이 사랑스럽다는 듯이 은우를 보며 활짝 웃었다. 은우는 생각했다.

    '코로 먹는다고? 그게 돼?'

    은우는 떡국 그릇에 코를 댔다. 그리고 코를 계속해서 들이마셨다. 강라온은 은우를 보며 생각했다.

    '저건 무슨 새로운 장난일까. 장난꾸러기 이은우, 여기까지 와서 장난치면 어떻게 해?'

    강라온이 은우를 말렸다.

    “은우야, 여기서 장난치면 안 돼. 여긴 청와대고, 지금 대통령 할아버지랑 같이 있는 거라고, 대통령 할아버지는 매우 높으신 분이야.”

    영부인이 웃으며 말했다.

    귀여운데 왜요? 은우야 떡국 냄새가 좋니? 더 줄까?”

    “노래에서 코로 멍는다고 해서 코로 머거보려고요.”

    은우의 대답에 이춘복 대통령도 웃고 말았다.

    "하하하하하하. 아기들은 정말 순수하군요. 어른은 생각도 못 할 걸."

    영부인도 맞장구쳤다.

    "그니까요. 우리 애들 생각도 나고, 은우 덕분에 일 년 치 웃을 걸 다 웃네요. 오늘 청와대에와 줘서 고마워. 은우야. 여기 있으면 웃을 일이 많지가 않거든.”

    식사가 끝나자 테이블 위에 언 홍시가 놓였다. 영부인이 말했다.

    "은우는 젤라또를 좋아한다고 하던데 우리나라 아이스크림이 아니라서 언 홍시를 준비했어요. 요새 농민들이 어려워서 되도록 우리 농산물을 팔아주도록 청와대에서도 홍보를 해야하거든요. 맛있게 먹어주기 바라요.

    은우는 작은 스푼으로 언 홍시를 떴다.

    '젤리 같이 보이는데 촉감은 맛은 어떨까.'

    은우는 홍시를 입에 넣고 나서 만족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달고 부드럽고 촉촉해, 젤라또와는 또 다른 맛이야.’

    은우가 홍시를 다 먹었다.

    영부인이 물었다.

    "하나 더 줄까?”

    "니에 니에 니에.”

    은우의 테이블 위에 홍시가 한 접시 더 놓였다. 영부인이 미소 지었다.

    “걱정했는데 잘 먹어서 다행이에요.”

    "마디떠요.”

    영부인이 은우의 이마를 쓸어주었다.

    강라온은 홍시를 먹으며 시무룩해졌다.

    '생각보다 준비한 말을 거의 하지 못했어. 어젯밤에 잠도 못 자고 준비했는데. 나중에 개인 인터뷰 잡아서 말해야 할까. 오찬 시간은 정해져 있어서 마구 늘릴 수도 없고.

    이준복이 은우에게 말했다.

    "다 먹고 본관으로 이동해서 집무실을 구경시겨 줄게요, 거기 가서 사진도 찌읍시다."

    네 사람은 함께 본관으로 이동했다.집무실에는 대통령은 명패가 있었다.

    대통령 이춘복.

    은우는 대통령의 책상에 올려진 명패를 보며생각했다.

    '여기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하시는 곳이구나. 멋있다.

    영부인이 말했다.

    "책상에 앉아봐요. 은우 군. 온 김에 여기 앉은 걸로 사진 한 장 찍으면 예쁠 것 같은데.”

    은우가 의자에 앉았다.앉은키가 작은 은우는 의자에 앉자 책상에서이마만 보였다.영부인이 은우를 보며 웃었다.

    "너무 작아서 얼굴이 안 보이네요. 은우한테책이나 쿠션이나 뭐 좀 갖다 줘요. 얼굴이 보이도록 말이에요.”

    비서가 은우에게 쿠션을 주었다.쿠션 위에 앉으니 은우의 얼굴이 드러났다.

    은우는 양쪽 머리 위로 브이자를 붙이면서 외쳤다.

    "꼬마김빱. 치즈, 김치.”

    은우의 구호를 듣고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귀여워서 웃었다.

    “하하하하하.”

    은우가 의자에서 내려오자 영부인이 물었다.

    "은우는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뭘 하고 싶어?”

    은우가 코를 찡그리며 한참을 고민하다 말했다.

    "샤람들한테 매일매일 마디는 걸 마니 줄 거예요. 햄벼거량 꼬기량 과쟈량.”

    민정수석이 웃으며 말했다.

    "당선되겠는데요.”

    영부인도 웃으며 동의했다.

    “그러니까요. 최연소 대통령도 되겠는데? 그런데 은우야 진짜 네 꿈은 뭐니?"

    은우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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