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3
희토류와 레어메탈(Rare Metal) (06)
“지금까지는 순조롭군.”
저우롱이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중국에서 최고의 비밀조직인 중화적혈단(中華赤血團)-
중국공산당의 창시자이자 국부로서 칭송받고 있는 마오쩌뚱(모택동)이 직접 만든 조직이다.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마오쩌뚱을향해 반항하는 수많은 중국인들을 학살했다.
그들의 온몸은 피로 범벅이 되었다.
그러나 저우롱은 중화적혈단의 학살이나 과거에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그리고 중화적혈단은 중국의 세계패권을위해 선두에서 활동중에 있었다.
“니카라과의 방대한 희토류와 레어메탈(Rare Metal)은 중화제국의 것이다.”
중화적혈단의 3인방중에 한명인 그가 니카라과까지 파견된 이유다. 여기서 그는 비밀에쌓인 존재로서 활약했다. 산디노(Sandino)조직을 키우고 그들에게 중국군의 신형 무기들도 공급했다.
그것만이 아니다.
열대의 정글지대에 비밀기지를 만들고 니카라과의 원주민 부족들을 납치해 잔혹한 생체실험도 하였다. 이것을통해 상당한 데이터들이 모였고 중국 본토로 보낸상태다.
그리고 니카라과 정부와 군부안에 중국에 협조하는 세력들을 만드는것까지...
그가 니카라과에서 벌인 활약은 상부에서도 평가가 좋았다.
이상태로 간다면 이후에 중화적혈단의 주인이 되는것도 시간문제다.
그뒤에는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도 있다.
창밖을 바라보며 저우롱이 자만심에 취해있을때.
문이열리며 측근이 들어왔다.
“무슨 일인가?”
“저우롱 대장님. 긴급 상황입니다.”
“사건이라도 터진것인가?”
“그것은 맞는데 일단 보셔야 할거 같습니다.”
부하의 말에 그가 서둘렀다.
***
“저게 정말이야?”
“산디노 게릴라들이 아나스 대통령을 원수처럼 생각하는 니카라과의 반군인건 사실이지만, 저렇게 대담한 방식을 쓰다니?”
대형 TV-앞에 모여있는 대사관의 직원들.
그들의 표정은 당황하고 있었다.
TV-에서는 긴급뉴스가 나왔고 영상에서는 총격음과 폭발이 가득했다.
측근과 함께왔던 저우롱도 놀랐다.
< 니카라과의 아나스 대통령 사망! 산디노 게릴라의 습격으로 차량과함께 폭발하다 >
헤드라인으로 나오는 뉴스의 내용이다.
“이걸 뭐라고 생각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예상밖의 상황인건 분명하군.”
저우롱이 침음성을 삼켰다.
니카라과의 아나스 대통령은 저우롱과 중국의 작전에는 방해가되는 존재였다. 그래서 저우롱도 상황에따라 아나스를 제거할려고 암살준비까지도 해놓은 상태다. 그런데 산디노 게릴라쪽에서 먼저 손을 쓴것이다.
“대장님. 저 표식들을 본다면 산디노 게릴라들이 맞습니다. 이전부터 산디노에서 아나스 대통령을 암살할려는 작전은 여러차례 있었습니다. 그중 2~3번이 실패한뒤에, 이번에 성공한거 같습니다.”
“놈들의 실력이 그정도까지 뛰어났던가?”
“처음에는 별로였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 중화제국의 군사지원을 받으면서 실력이 올라간것은 분명합니다.”
저우롱은 부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뭔가 불길했다. 그때 저우롱의 옆으로 바오퉁이 다가왔다.
그는 니카라과의 중국대사로 대사관내에서 저우롱의 정체를 알고있는 극소수의 사람들중에 한명이다.
또한 바오퉁은 니카라과 정부를 속이면서 저우롱이 다양한 비밀작전과 공작을 펼치도록 후방지원을 실시했다.
“저우롱 동지! 드디어 움직일때가 왔군요.”
“확실히 바오퉁 대사님의 말대로 우리쪽에 기회가 온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더이상 망설일것도 없지요. 안그래도 본토의 중앙정부에서는 니카라과의 희토류와 레어메탈(Rare Metal)광산을 서둘러 확보하라는 지시입니다. 지금까지 공작을 펼친것도 그 때문입니다. 지금이야말로 한방에 니카라과를 우리 중국의 손아귀에 넣어야 합니다.”
바오퉁이 말했다.
옆에있던 부하도 저우롱을 설득했다.
“대장님. 이대로 머뭇거리다가는 다른 세력이 손을 쓸지도 모릅니다. 만약에 양키(미국)놈들이 개입하기라도 하는 날에는 모든것이 수포로 돌아갈수도 있습니다.”
“그건 절대로 용서할수 없다.”
저우롱의 눈빛이 살기를 띠었다.
니카라과가 위치한 중남미는 미국의 뒷마당이나 마찬가지인 곳이다.
중국은 태평양 건너에 있었고 미국은 가까웠다. 지리상으로 미국이 유리할수 있었다.
지금까지 니카라과에 미국의 정보원들이나 세력이 침투중이란 보고는 없었다. 하지만 아나스 대통령이 급사한 상황이라면 어떻게될지 모른다.
먼저 움직여야 한다.
저우롱이 결심했다.
“좋습니다. 바오퉁 대사! 지금부터 섬풍작전(閃風作戰)을 실시합니다.”
“오오~ 역시! 저우롱 동지의 결단에 탄복할 뿐입니다.”
바오퉁이 말했다.
자신은 니카라과의 중국대사일 뿐이다.
그러나 이번작전이 성공하면 저우롱은 거물급이 된다. 때문에 지금부터 그에게 줄을대고 잘 보여야 하는것이다.
‘반드시 성공한다.’
바오퉁과 부하의 찬사를 들으며 저우롱이 주먹을 쥐었다.
***
부우웅~ 어둠에쌓인 도로를따라 여러대의 차량들이 나아갔다. 중앙에있는 검은색 승용차에는 상당한 거물이 탑승하고 있었다.
현재의 니카라과 군부에서 핵심중에 한명인 가르시아 장군이다.
니카라과 군에서 막강한 권력과 지휘권을 갖고 있었다. 또한 그가 거느린 부하들도 많았다.
“장군님. 드디어 중국으로부터 신호가 떨어졌군요.”
“중국대사관의 저우롱이 비밀통신으로 연락을 해왔더군.”
“아나스 대통령이 죽은 지금이 최상의 기회인거 같습니다.”
보좌관의 말에 가르시아가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작전이 성공하면 니카라과의 주인은 자신이되는 것이다.
얼마후 차량은 수도인 마나과의 외곽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비밀장소가 있었고 가르시아의 연락을받고 여러명의 부하들이 오는 중이다.
***
“예상대로 모여드는군요.”
“아나스 대통령이 사망하자 기회를 노리는 것입니다.”
김태천을향해 말했다.
우리들이 감시를 진행중인 마나과 외곽의 별장으로 여러대의 차량들이 도착했다. 먼저 온것은 니카라과 군부의 핵심인 가르시아 장군이였다.
그뒤에 다수의 군용 지프차들이 하나둘씩 도착한다. 이들은 가르시아가 니카라과군 내부에 만들어놓은 사조직인 오데사의 멤버들이다.
마르케스의 자백을통해 니카라과군에 중국과 협력하는 세력이 있다는건 알아냈다.
이 세력의 리더는 가르시아 장군이다.
가르시아를 먼저 처리하는 방법도 있었다.
그렇지만 니카라과군에있는 다른 암세포들을 제거할수 없었다. 최고의 방법은 적들을 한곳에 모이도록 한뒤에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소집된 인원들만해도 3~40명에 이릅니다. 대부분 영관급의 장교들이고 저놈들이 쿠테타 세력의 핵심일것은 분명합니다.”
프리먼이 보고했다.
“조금후에 작전을 개시합니다.”
“대원들의 준비는 완료된 상태입니다.”
김태천이 말하며 통신을 시작했다.
***
“장군님께서 들어오십니다.”
보좌관이 말하자 안에있던 수십명의 장교들이 일어났다. 그들의 시선이 단상으로 향하는 가르시아에게 집중되었다.
일부는 탄성을 토해내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들도 가르시아가 긴급소집을 건 이유를 짐작하고 있었다. 아나스 대통령의 사망과 충격은 전국으로 퍼져나간 상태다.
이전부터 그들은 가르시아와함께 니카라과 정부를 무너뜨릴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배후에는 중국정부의 막대한 지원도 있다.
그동안 기회를 노리고있던 상황에서 드디어 행동할때가 온것이다.
“여기에 참석한 자네들에게 중요한 소식을 전할것이 있다.”
“어떤 것입니까? 장군님!”
“눈에 가시같던 아나스가 죽었다. 지금 니카라과의 정국은 혼란에 빠졌고 우리들이 나설차례인 것이다.”
“오오~”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지금까지 자네들은 니카라과군 내부에서 정체를 감추고 활동해왔다. 그것은 우리들 오데사가 니카라과의 진정한 주인이되기 위한 준비였다. 오늘밤은 수도인 마나과를 접수하고 쿠데타를 성공시키기위한 준비다. 작전계획은 나와 여기있는 보좌관이 마련해둔 상태다.”
가르시아가 보좌관을향해 신호했다.
정면의 스크린에는 다양한 화면들이 나왔다.
쿠데타 계획을보며 소집된 장교들은 만족했다.
저상태로 진행된다면 단번에 수도를 점령하고 자신들이 권력을 가질수 있었다.
그리고 중국에서도 쿠데타가 성공한뒤에 본격적인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
슥! 사삭! 어둠속에서 대원들이 움직였다.
오데사의 리더인 가르시아 장군도 만약을위해 별장주변에 경비병들을 세워두었다. 하지만 3~40명의 병사들이 군데군데 흩어진 상태였고 헛점은 곳곳에 있었다.
“상황을보니 쿠데타에대한 작전회의를 끝내고 지금은 축하파티를 하는거 같습니다.”
“파티라... 아직 실행도 못했는데 벌써부터 축배를 드는군요.”
“저승으로 가는 마지막 축배겠군요.”
프리먼이 냉소했다.
지시를받은 대원은 레이저 도청장치를 이용해서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음향들을 듣고 있었다.
레이저 도청장치는 목표장소에 도청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가능했다.
대화가 진행되는 방안과 창문에 정교한 레이저빔을 발사해서 진동과 파장을 감지하는 것이다. 적들이 작전회의를 끝내고 축하파티를 하고있다면 최고의 기회다.
“스나이퍼팀 준비완료!”
“사격!”
퓽! 퓨퓽! 오창석의 스나이퍼팀이 저격탄을 발사했다. 고성능의 PSG-1 스나이퍼 라이플은 야간에서도 사격이 가능했다.
퍽! 퍼퍽! 외곽에 경비를서던 적들이 하나둘씩 쓰러졌다. 그틈을 노리고 김태천과 프리먼의 팀원들이 나아갔다.
적들의 측면으로 침투해 군용대검으로 목을 그었다. 선혈이 공중으로 튀어오른다. 가르시아가 배치해놓은 병사들은 차례로 시체가 되었다.
***
“장군님. 축하합니다.”
“축배를 들기는 이르지만 그래도 쿠데타의 성공을위해...”
가르시아가 웃으며 잔을들었다.
그때! 퓨숭! 갑자기 날라온 탄환에 가르시아가 높이쳐든 유리잔이 박살났다.
“무슨 일이냐?”
당황한 가르시아가 소리쳤고 별장의 문이 박살났다.
콰지직! 박살난 문을통해 김태천과 프리먼이 돌진했다.
두사람의 손에는 소음기가 장착된 MP-5 기관단총이 있었다. SWAT-팀을 포함해서 각국의 특수부대에서 자주 사용하는 강력한 기관단총이다.
퓨퓨퓽! MP-5 기관단총이 불을토했다.
정면에있던 오데사의 장교들이 비명을내며 쓰러졌다.
몇명이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며 대응했다.
탕! 타탕! 하지만 김태천과 대원들의 사격은 정확했다.
신속하게 좌우로 이동하며 적들의 헛점을 노렸고 뒤를따라 들어온 대원들의 기관총이 불을 뿜는다.
타타타타! 엄청난 탄환이 퍼부어졌다.
내부에서 축배를 즐기던 오데사의 멤버들은 한순간에 고깃덩이로 변해버렸다.
“장군님. 피하십시요.”
가르시아의 앞을 보좌관이 막아섰다.
퍽! 퍼퍽! 부하가 기관단총의 탄환에 벌집이 되었고, 이것을보던 가르시아는 경악했다.
여기서 있다가는 자신까지 죽는다.
오데사의 리더로서 부하들을 살려야 했지만 그는 처음부터 겁쟁이에 불과했다.
으아아! 괴성을 내지르며 가르시아가 별장의 창문을향해 달려갔다.
콰장창! 유리창문이 부서지며 가르시아가 밖으로 튕겨져 나왔다.
그리고는 주위를 둘러보며 외쳤다.
“적이다! 지금 별장안에 침입자다!”
“.....”
어떤 반응도 없다.
여기에는 자신이 배치한 3~40명의 병사들이 있어야했다.
하지만 그들중 누구도 대답이 없었다.
“크억! 이럴수가?”
가르시아의 표정이 구겨졌다.
처음부터 함정에빠진 것이다.
대체 누가 배신을 한것인가?
지금은 그런것을 따질때가 아니다.
일단은 도망쳐야 했다.
그뒤에 다시 기회를 노리면 된다.
탈출을 시도하던 가르시아의 후방에서 싸늘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가르시아 장군이신가?”
“네놈은 누구냐?”
“아나스 대통령이 안부를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강민의 냉소를본 가르시아가 경악했다.
그리고는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애초부터 상대가 안되었다.
펑! 퍼억! 강민의 주먹이 가르시아의 복부를 강타했다.
철컥! 강민이 고통으로 일그러진 가르시아를향해 수갑을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