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105화 (105/300)

# 105

미국 CIA 와의 연합작전 (02)

“너희들. 알파팀(Alpha Team)이라고 들어봤어?”

“그게 뭐지? 우리쪽 <캠프 험프리>에 그런 부대도 있었나?”

“며칠전에 들어온 친구들인데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

몇명의 미군병사들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의 군복에는 공수낙하의 기장이 있었다. 평택에있는 주한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에서도 엘리트에 속하는 113 레인저 중대의 병사들이다.

그들은 부대에 새로 들어온 10명 남짓한 인원들에대해 경계심과 관심을 나타냈다.

그들에게 알려진 정보들은 별로 없었다.

CIA-의 간부급 요원중에 한명이 팀을 지원했고 단순하게 알파팀이라는 명칭만 알려진 상태다. 하지만 CIA-가 관련되었다는 사실만으로 113 레인저 중대의 병사들은 긴장했다.

그들이 대화하던 식당안으로 알파팀이 들어왔다.

선두에는 CIA-요원인 나탈리가 있었다. 뒤로 강민과 김태천을 포함한 팀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저 팀원들이야?”

“그래. 얼핏보면 용병같아 보이기는 하는데 어디 소속인지 모르겠어.”

에반스가 대답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김태천은 식당안에있던 113 레인저 중대원들의 시선이 집중되자 멋쩍게 웃었다.

“여기는 외부인들에대한 텃세가 심한거 같군요.”

“당연할 겁니다. 여러분들은 정식적인 부대도 아니고 갑자기 들어온 불청객 신세니까요.”

나탈리가 무덤하게 대답했다.

CIA-요원인 그녀의 신분과 서류를통해 평택의 미군부대에서 작전준비를하며 지내는건 문제없었다. 하지만 여기는 미군부대였고 그녀말대로 우리는 초대받지않은 불청객 신세인것은 분명했다.

“나탈리양. 저번에 요청한 훈련장에대한 것인데. 오늘부터 가능할거 같습니까?”

“로버트 강. 그 부분이 좀 매끄럽지 못하네요. 당신들이 원하는 훈련장은 본래 저기있는 113 레인저 중대가 사용하던 것입니다. 레인저 중대장이 특별히 거부하지는 않겠지만 문제는 나머지 중대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군요.”

“저들의 눈빛을보니 우리가 환영받는 분위기는 아닌거 같군요.”

나탈리를향해 대답했다.

“어쨌든 지금은 시간이 급하니 113 레인저 중대장과 직접 담판을 해야겠군요.”

나의말에 나탈리가 식당 한쪽켠에 간부들과 휴식을 취하던 중년사내를 가리켰다. 113 레인저 중대를 지휘하는 빈센트 대위다.

“우리 113 레인저 중대의 전투훈련장을 사용하고 싶다는 것이군요.”

“정확히는 시가지 전투장입니다.”

내가 빈센트 대위를향해 대답했다.

나와 나탈리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꽤 도전적이다.

“문제라도 있습니까?”

“그건 아닙니다. 다만...”

빈센트 대위가 말끝을 흐렸다.

역시나 쉬운 상대는 아니다.

그리고 레인저 중대원들의 시선이 빈센트 대위를향해 있었다. 부하들에게 상당히 신뢰받는 지휘관이란건 사실이다.

“듣기로 여러분들은 여기있는 CIA-요원과함께 활동하는 알파팀이라고 하더군요. 아마도 알파팀이란건 어차피 가명일 것이고 정확히는 CIA-의 특수부대란 뜻이겠군요. 지금까지 CIA-에서 특수활동을하는 부대들의 실력이 상당하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보게된것은 영광입니다. 그것은 여기있는 저의 중대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안그런가?”

“물론입니다. 빈센트 중대장님.”

식당에있는 레인저 중대원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이제 그들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대충 짐작이 되었다. 나탈리도 눈치가 빠르기에 113 레인저 중대가 훈련장 사용문제를 가지고 텃세를 놓고 있다는건 알아챈 것이다. 나탈리가 우리팀을 보더니 앞으로 나섰다.

“빈센트 대위님. 여기계신 분들은 CIA-의 직속명령으로 캠프에왔고 서류상으로 기지내의 모든 시설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권리가 있습니다. 만약에 113 레인저 중대나 빈센트 대위께서 거절하신다면 이 문제를 캠프 사령관에게 직접 따질수도 있습니다.”

“CIA-의 높으신 분께서 협박을 하시니 두렵군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빈센트 대위의 표정은 냉소를띠고 있었다. 그것에 나탈리가 잠시 발끈하며 기세를 올리려고 할때 내쪽에서 나섰다.

이런 경우에는 계급이나 신분따위로 상대를 억눌러봐야 제대로된 효과를보지 못한다.

“빈센트 중대장님이 원하는건 우리팀이 과연 훈련장을 사용할만큼의 자격이 있는지를 보고 싶다는 뜻이군요.”

“그런건 아니지만 저와 여기있는 113 레인저 중대원들은 여기 캠프에서 오랜동안 활동해 왔습니다. 당신들이 사용할려는 훈련장의 곳곳에 중대원들의 피와 땀이 담겨있다고봐도 좋겠지요.”

“그런 뜻이라면 우리쪽에도 그만큼의 성의를 보여야 되기는 하겠군요.”

“로버트 강.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나탈리가 나섰지만 그녀를향해 손을 내저었다.

김태천과 팀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김태천씨. 여기 113 레인저 중대원들이 잠시 여흥을 즐겨보자고 하시는군요. 어떻게 생각합니까?”

“이것도 훈련의 일종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김태천이 대답했고 나머지 팀원들도 어깨를 으쓱했다. 이번기회에 미국 레인저 중대원들에게 한수 가르쳐주는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말이다.

***

빈센트 대위가 신호하자 식당내부에있는 테이블과 의자들이 한켠으로 치워진다. 그러자 넓은 공간이 나왔다.

특수부대원들의 실력을 겨루는 것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가장 손쉬운 것은 역시나 근접격투술이다.

빈센트의 레인저 중대원들은 미군병사들 중에서 차출된 인원들이다. 대부분 덩치도 컸고 근육으로 다져진 육체다. 그리고 자신들의 파워를 높이기위해 매일마다 강력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실시해오고 있었다.

“시합은 3:3 이면 좋겠군요.”

“동의합니다.”

빈센트를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후 빈센트의 113 레인저 중대에서 3명이 나왔다.

중대에서 근접격투술에 뛰어난 인원들을 차출한 것이다. 거기에 대항해 우리쪽에서는 김태천과 오창석 그리고 배기성이 나섰다.

“와아~ 크랙! 본때를 보여줘라!”

1번으로 나온 크랙을향해 113 중대의 동료들이 소리쳤다. 우리쪽에서는 배기성이 천천히 움직였다.

“기성아. 저애들도 우리와 같은 편이니까, 뼈는 부러뜨리지마라.”

“알겠습니다. 선배님. 적당히 하죠.”

배기성이 김태천을향해 대답했다.

레인저 중대에서 나온 크랙이 좌우로 스탭을 밟으며 기회를 노렸다.

배기성이 헛점을 보이자 곧바로 돌진했다.

크랙의 주먹이 배기성의 얼굴을 노리며 파고든다.

자세를보니 어릴때부터 복싱(권투)를 전문적으로 배운게 분명했다. 뻗어내는 스트레이트와 좌우로 파고드는 양쪽의 훅이 날카로웠다.

보통이라면 크랙의 스트레이트 연타에 휘청거리고 나중에는 양쪽 훅에 완전히 KO-를 당할 정도다. 그러나 크랙은 상대를 잘못 만났다.

근접격투술이란건 특정한 자세와 규칙이없는 것이다.

복싱에서라면 뻗어오는 스트레이트에대해 가드를 올리거나해서 방어하지만 배기성이 사용하는 기술은 전혀달랐다.

뻗어오는 크랙의 스트레이트를 손바닥으로 밀쳐서 좌우로 흘려보내는 기술.

상당히 독특하면서 상대를 당황시켰다.

크랙의 표정이 경악으로 바뀌었다.

순간 배기성은 측면으로 파고들며 크랙의 옆구리에 연달아 펀치를 먹였다.

펑! 퍼펑! 둔탁한 굉음이 흘러나왔다.

그래도 복싱을한 덕분에 크랙의 맷집도 제법 되었다.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 졌지만 자세를 갖추면서 버틴것이다.

하지만 페이스는 완전히 배기성에게 말렸고 이후에도 연달아 펀치를 허용했다.

5분정도 흐른뒤에 크랙이 복부에 연타를 맞으면서 앞으로 쓰러졌다.

배기성의 경우에는 현란한 발차기도 주특기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상대가 복싱으로 나왔기에 오로지 상체와 주먹만 사용하는 기술로 제압한 것이다.

“승패는 3:0 으로 결정되었군요.”

“팀원들에대한 자신감 인가요?”

“여기 <캠프 험프리>에있는 113 레인저 중대원들이 뛰어난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의 팀원들은 차원이틀린 상황입니다. 최고중에 최고, 즉 Best of Best 만으로 모은 인원들입니다.”

나탈리를향해 대답했다.

내가 구상하고 목표로하는 PMC(민간군사회사)의 멤버들은 소수정예의 강력한 전투부대다.

지금 팀원들과 대결중인 레인저 중대도 미군에서는 엘리트에 속하는 특수부대이다.

그러나 소수정예보다는 정규군에 가깝다.

따라서 개개인의 능력에서는 확실한 차이가 날수밖에 없었다.

예상대로 두번째로 나간 오창석은 배기성보다 더 빨리 상대를 제압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간 김태천은 레인저 중대원들을향해 근접격투술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가르쳐준 것이다.

핵심은 바로 일격필살-

급박하고 분초를 다투는 전투현장에서 한명의 적을 상대로 시간을 끄는것은 엄청난 낭비다.

상대가 자신보다 낮다면 단 일격으로 제압하고 끝내버려야 하는 것이다.

3:0 으로 일방적인 패배를당한 레인저 중대원들. 그들의 표정이 경악으로 굳어있었다.

하지만 빈센트 중대장은 이런 상황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중대원들이 패배했다는 사실에 신경쓰지 않았다. 어쩌면 미리부터 승패를 알고 있었다고 해야할 것이다.

“이번기회를통해 저녀석들에게 좋은 공부와 경험이 된거 같군요. 나로서는 알파팀에게 감사를 드리고 언제든지 우리 레인저 중대의 훈련장을 사용해도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빈센트 중대장님.”

“정말로 엄청난 괴물은 내눈앞에 있는 당신인거 같은데 일부러 팀원들에게만 시합을 시킨거 같군요.”

“이런 시합에 나설 입장은 아니라서 말이지요. 그것은 빈센트 중대장님도 마찬가지인거 같군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빈센트 대위가 미소를 지었다.

지금은 레인저 중대의 지휘관이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갖춘것은 분명해 보였다. 이후에 기회가 닿는다면 내쪽으로 끌어들이고 싶은 인재중에 한명이다.

***

김태천이 넓은 종이를 펼쳤다.

그곳에는 중국 스파이들이 사용하는 아지트에대한 정보와 구조가 세밀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김태천 주위로 모여든 팀원들은 신중한 표정으로 그것을 살펴보았다.

“현재까지 파악된 정보에 따르면 목표 건물은 총 6층이고 옥상에도 적의 경계병이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외부에서 적의 동태를 감시하고 경게병을 원거리 사격하는 스나이퍼팀은 2명. 그리고 건물내부로 들어가는 돌격팀은 모두 8명. 하지만 돌격팀은 2개조로 나누는게 좋을거 같다. 1개조는 1층부터 3층까지. 그리고 나머지 1개조는 4층부터 6층 그리고 옥상까지 이동하며 내부의 적들을 해치우는 방식이다. 실장님과 CIA-요원인 나탈리양께서는 후방지원을 담당해 주십시요.”

“알겠어요.”

나탈리가 대답했다.

이번 작전에서 그녀는 직접적인 전투보다는 옵저버(관찰자)의 역활이다.

김태천과 팀원들에게는 통신용 헤드셋부터 시작해서 내쪽에서 전투상황을 파악할수있는 휴대용 캠코더까지 부착된 상태다.

그녀도 옵저버로서 전면에서 전투를하지 않아도 휴대용 캠코더나 장비를통해 작전진행을 충분히 확인할수 있었다.

“중국 스파이들의 팀장이자 핸들러(관리자)인 양패는 반드시 생포했으면 좋겠어요. 그녀석을통해 CIA-에서 알아내야 할것이 많거든요.”

“양패에 대해서는 약속대로 CIA-에 넘겨드리지요.”

나탈리를향해 말했다.

CIA-의 지원을 받기로한 협상의 내용중에 하나다.

양패는 이전에 미국에서도 활동하며 상당한 기밀을 빼낸 전력이 있었다.

CIA-에서는 양패를 잡기위해 모든 노력을 시도했지만 유유히 빠져나가서 중국으로 도망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한국에서 부하들을 거느리며 활동하고 있었다.

CIA-로서는 양패에대해 이를 갈고있는 상황이다. 그들이 최우선으로 양패를 잡을려고 하는 이유를 충분히 알수 있었다.

얼마후 준비가 완료되었다.

전방에는 113 레인저 중대원들이 사용하던 훈련장이 보인다.

근접 시가지 전투훈련을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때문에 중국 스파이들이 사용하는 아지트와 비슷한 건물이 있었고 작전훈련을 위해서는 최상의 조건이였다. 팀원들의 한차례 둘러보던 김태천이 지시를 내렸다.

“작전개시!”

그의 지시에따라 외부지원의 스나이퍼팀이 이동을 개시했다. 건물내부의 돌격팀들도 신속하게 움직였다.

특수부대에서 잔뼈가 굵은 팀원들이다.

김태천의 작전설명으로 저마다 역활을 충분히 해내고 있었다.

“느낌이 좋네요. 이번작전은 성공할거 같네요.”

“그리고 당신과 CIA-에서는 양패를 손에넣고 미국내의 중국 스파이들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많은 정보를 얻을것입니다.”

나탈리를향해 대답했다.

CIA-가 양패를 넘겨받은뒤 어떻게 처리할지는 나의 영역밖이다.

내가 원하는건 한국에 잠입해 들어온 중국 스파이들을 깨끗이 처리하고 KR-전지의 핵심기술을 방어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모든것은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남은것은 실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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