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4
미국 CIA 와의 연합작전 (01)
“실장님도 대담한 작전을 생각해 내셨군요. 설마 중국 스파이들을 상대하는데 미국의 CIA-를 이용할 줄이야.”
“이번 작전에서 미국 CIA-는 우리를 지원하는 역활에 불과합니다. 실질적인 전투를 행동에 옮기고 작전을 담당하는건 여기있는 김태천과 팀원들이 될것입니다.”
송재동을향해 대답했다.
한국의 관문인 인천공항에는 수많은 국제선들이 착륙과 이륙을 반복하고 있었다.
조금전에도 활주로를 달리다가 힘차게 날아오르는 국제선이 우리들 머리위로 지나가고 있었다.
내가여기에 송재동, 김태천등과함께 온것은 조금후 도착할 손님을 마중하기 위해서였다.
그의이름은 캐네스이고 직책은 CIA(미 중앙정보국)에서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간부급의 인물이다.
CIA-는 미국을 대표적인 정보기관이다.
CIA-국장은 미국 대통령에게 직속으로 보고하는 위치에 있었고 미국의 중요한 전략결정에는 항상 참가한다.
그리고 CIA-국장의 아래에 부국장이 존재했다.
내가 얼마전 미국으로 건너가서 해밀턴 상원의원의 도움을받아 직접 면담을한 인물이 패트릭 CIA 부국장이다.
“국내에있는 중국 스파이들을 처리하는데는 한국정부나 경찰 그외의 공적인 기관들이 관련되지 않는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장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정답입니다.”
김태천도 동의했다.
국내에 들어온 중국 스파이들에 대해서는 김태천과 팀원들이 밀착으로 감사했고 상당한 정보를 수집해 놓은 상태였다.
따라서 한국경찰을 이용하면 중국 스파이들을 긴급체포하는 방법도 가능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사실은 긴급체포가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한국에 침투시킨 중국 스파이들이 경찰에 체포되면 그뒤에는 여러가지 문제로 일이 커진다.
일단 중국정부나 배후의 세력들은 철저하게 발뺌할 것이고 체포된 중국 스파이들도 잘해봐야 국외 추방이 전부다.
그뒤에는 별다른 성과도 없이 우리쪽만 적에게 노출될 뿐이다. 이럴때에는 아주 특수한 방법을 써야하는 것이다.
“그나저나 해밀턴 상원의원도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크게 느낀것 같습니다.”
“만약에 우리쪽이 제대로 대응못해서 KR-전지의 슈퍼배터리 핵심기술이 중국쪽에 넘어가거나 또는 정대현 사장과 KR-전지의 연구진들에게 무슨일이 생긴다면 그것으로 해밀턴 상원의원에게도 큰 손해기 때문입니다.”
말대로 해밀턴 상원의원이 이번일에 적극적으로 나선것에는 정치적인 위기도 걸려있었다.
그는 KR-전지의 슈퍼배터리를 옹호하는 입장이였다. 그것으로 미국내 IT-기업들도 상당한 이득을 얻고 있었다.
슈퍼배터리는 국내의 스마트폰 기업들과 미국내의 기업들에게 최우선으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전에 내가 해밀턴 상원의원과의 협상을통해 결정한 부분이였고 정대현 사장도 동의했다.
이런 협상을통해 미국의 스마트폰 기업들과 IT-기업들은 공세적으로 나오던 일본과 중국의 기업들을 상대로 잘 대응하고 있었다.
그러나 슈퍼배터리 기술이 유출되고 KR-전지가 흔들리면 미국의 스마트폰 기업들과 IT-기업들도 상당한 타격을 받는것이다.
미국내에서 정치적 입지가 한창 올라가는 해밀턴 상원의원이기에 중국 스파이들의 활동에대한 이야기를 듣자마자 상당히 분노했다.
그리고 중국 스파이들의 활동은 한국만 대상인것은 아니다.
그전부터 미국에서는 상당수의 중국 스파이들이 잠입해 들어왔고 미국이 당한 기술유출도 제법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기회를통해 중국을향해 복수할수 있다는 측면도 있었다.
***
“어서 오십시요. 캐네스씨.”
“다시 뵙게되어 반갑군요. 로버트 강(Robert Kang)!”
캐네스가 밝은 표정으로 인사했다.
그는 내가 미국에서 해밀턴 상원의원을 만나고 이후 패트릭 CIA 부국장과 협상을 할때에 소개를 받았다.
40대의 중년이면서 다부진 체격을 가진 인물이다. CIA-에서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상급 간부였고, 그의 명령에따라 활동하는 CIA-요원들의 숫자만도 상당했다.
이번에는 단독으로 온것이 아니였다.
캐네스의 옆에 20대의 여성이 있었다.
“일행이 있었군요.”
“소개하겠습니다. 현재 랭글리(CIA 본부)에서 아시아 관련분야의 정보와 업무협조를 담당하고 있는 나탈리입니다. 이번에 로버트 강이 펼치는 작전에서 그녀는 옵저버의 역활을 할것입니다. 그외에도 작전에 필요한 여러가지 지원과 연락은 여기있는 나탈리 요원을통해 하시면 됩니다.”
캐네스가 그녀를 소개했다.
나이는 20대 후반의 젊은 여성이지만 랭글리(CIA 본부)에서 요직을 맡고있는 수준이다.
만만한 여자는 아니란 느낌이였다.
“당신이 로버트 강 이군요. 부국장님과 케네스씨를통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분은 김태천씨가 맞군요. 당신의 팀원들이 한국에서 활동중인 중국 스파이들의 정체를 밝혀내고 정보를 제공해서 CIA-에서도 무척이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탈리가 대답했다.
그리고 CIA-쪽에서도 이번 기회를통해 챙길건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하지만 이것은 내쪽에서 해밀턴 상원의원, 그리고 CIA-부국장과의 협상을 할때에 처음부터 예정된 것이기에 어쩔수 없다.
서로간에 필요한것을 얻는다는 전략이였으니 말이다. 얼마후 우리들은 준비해온 차량을타고 이동을 시작했다.
***
부우웅~ 여러대의 차량들을 포함해 내가 운전하는 랜드로버 메탈리카(Metalica)가 도로를 질주해 나갔다. 서울에서 출발한 우리들이 향하는 곳은 평택이다.
한국에서 6.25 전쟁이후로 미국과의 SOFA 협정에따라 다수의 미군들이 주둔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내에 주한미군들이 주둔하는 기지들도 여러곳에 있었다.
이전에는 서울의 한복판인 용산에도 상당수의 미군 기지들이 있었다. 이후에 용산에있는 주한미군들은 다른지역으로 많이옮겼다.
그외에도 한국에는 동두천, 평택, 대구를 포함해서 여러곳에 주한미군의 기지들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한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곳은 평택이다. 평택에는 <캠프 험프리>라고 불리는 주한 미군기지가 있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가장 핵심이되는 군사기지중에 하나였다.
“로버트 강. 당신의 아이디어는 상당히 독특하군요. 습격작전과 팀원들이 사용할 장비과 무기들을 한국내 주한미군 기지를 이용해서 반입할 생각을 하다니?”
“사실은 그것이 가장 안전하고 조용히 처리할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나탈리를향해 대답했다.
나와 일행들이 평택의 미군기지로 향하는것은 두가지 목적이다.
첫째는 이번작전에 사용할 무기와 장비등은 미국에서 한국으로 수송해 들어온다.
미국에서 활동중인 프리먼은 연락을받고 이미 확보된 PMC(민간군사회사)의 최신 장비를 보낸것이다.
장비들중에는 소음기를 장착한 MP-5 기관단총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특수장비들이 있었다.
한국은 총기휴대가 기본적으로 금지된 국가다. 따라서 프리먼이 보낸 무기와 장비들을 통상적인 방법으로 받을수는 없었다.
대신에 한국에서 유일하게 한국정부와 기관의 어떤 간섭이나 검색도없이 무기와 장비를 받을수 있는곳이 주한미군 쪽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CIA-쪽에서 펜타곤과의 협조를통해 손을 써놓았기에 문제는 없었다.
두번째로는 이번의 습격작전은 쉬운것이 아니다.
중국 스파이들의 숫자도 전에비해 월등하게 늘었고 아지트에대한 방어도 만만치 않았다.
제대로된 준비없이 기습을 시도하다가는 역으로 우리쪽이 당할수도 있었다.
때문에 철저한 사전연습이 필요했다.
그것을 마음놓고 할수있는 곳이 미군기지의 내부였다.
그리고 내쪽에는 나탈리를 포함해서 캐네스등 CIA-상급 간부들의 보증과 지원이 있기때문에 미군기지내에서 활동하는데 어떤 어려움도 없는것이다.
얼마후 우리들 앞으로 평택의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의 정문이 보였다. 정문쪽에 차를 정차시키자 미군의 헌병들이 나왔다.
“여기서부터는 저에게 맡겨주세요.”
나탈리가 미소짓더니 차에서 내렸다.
그녀가 품속에서 CIA 간부의 신분증을 꺼내었고 준비해온 서류들을 제출했다.
그러자 정문쪽에 배치된 미군헌병이 그녀를향해 절도있게 경례를 하였다. 바리케이트가 올라갔고 우리들이 탑승한 차량들이 하나둘씩 통과해 나갔다.
“실장님. 평택의 미군기지에 대해서는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부대 규모가 엄청날 수준이군요.”
뒷좌석에있는 송재동이 고개를 내저었다.
평택의 미군기지를 방문한것은 나도 처음이다. 한국과 미국의 군사협정에따라 이후에 평택을 주한미군기지의 중심으로 만든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그것은 사실이였다.
“지금쯤이면 로버트강이 말한대로 미국에서 출발한 펜타곤 소속의 수송기가 항공기지에 도착할 시간인거 같군요.”
“일단은 그곳으로 먼저 가는게 좋겠습니다.”
나탈리를향해 대답했다.
평택의 미군기지에는 다양한 군사시설들이 있었다.
그중에는 미국에서 직항으로 날아오는 군용 수송기들이 착륙하는 대형 활주로까지 준비된 상태였다.
***
활주로에 늘어선 김태천과 팀원들이 허공을 바라보았다. 잠시후 공중에서 군용 수송기의 엔진음이 들리며 한대의 C-130 수송기가 기수를 하강시키고 있었다.
“드디어 오는군.”
“프리먼 녀석이 제대로 챙겨줬으면 좋겠는데.”
김태천이 넌지시 말했다.
이번작전에 필요한 무기와 장비들에 대해서는 김태천이 프리먼에게 연락해서 준비를 시켰다. 국내로 들어온 중국 스파이들의 숫자가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에 처음의 예상보다 더 많은 화력과 장비가 필요했던 것이다.
뿐만아니라 김태천의 팀원들도 숫자가 처음의 5명에서 10명으로 증가했다. 이들은 모두 실전을 여러번 경험한 프로들이다.
“저로서는 이번기회를통해 한국 특수부대원들의 실력을 바로 옆에서 확인할수 있겠군요.”
“나탈리양. 실망하지 않을겁니다.”
김태천이 대답하며 싱긋 웃었다.
그의 팀원들이 현역은 아니지만 특수부대에서 잔뼈가 굵었고 아직도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현재 중국 스파이들과 아지트에대한 감시는 어떻습니까?”
“당신들이 제공한 정보에따라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중인 CIA-요원들이 한국내로 급파되어서 24시간 감시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의 협정에따라 실질적으로 전투와 기습을 하는것은 당신들이고 우리는 지원과 감시를 담당하기로 했으니까요.”
그녀의 말대로 이번작전은 철저하게 역활을 분담하고 있었다. CIA-에서도 한국내에서 비밀작전에 직접 참가하는건 꺼리고 있었다. 나중에 상황이 잘못되면 그것도 문제가 되니까 말이다.
그리고 우리쪽에서도 이것이 훨씬 편하다.
CIA-의 내부에도 특수작전을 담당할 부대들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김태천 팀원들과의 호홉을 맞추는것은 시간이 걸리고 그사이에 중국 스파이들이 도주할 가능성도 있었다.
김태천과 팀원들도 이런 CIA-와의 협상내용에대해 불만은 없었다.
잠시후 기수를 하강하던 C-130 수송기가 랜딩기어를 내렸다. 그리고 활주로의 지면에 닿으면서 감속을 시작했다.
수송기가 정지하자 일행들이 이동을 시작했다.
위이잉! C-130 수송기의 후방문이 열렸고, 김태천과 팀원들이 내부로 들어갔다.
그안에는 미국에서 활동중인 프리먼이 보낸 무기와 장비들이 가득하게 있었다. 김태천이 신속하게 물품과 목록들을 확인하더니 주먹을 쥐었다.
“역시 프리먼 녀석. 화끈하군.”
“그런데 아무리 미국이라해도 이정도의 무기와 장비를 구해서 보내다니? 로버트 강. 당신들의 조직은 대체 어떤 능력을 갖고있는 거죠?”
“간단하게 말하자면, 우리쪽에서 마음만 먹으면 미국에서 Top-10 에 들어가는 PMC(민간군사회사)들 몇개는 단시간에 만들수 있다고 해두죠.”
“.....”
나의대답에 나탈리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사이에 김태천과 팀원들은 신속하게 작업을 개시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