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90화 (90/300)

# 90

일본에서 600억달러의 대박을치다

“드디어 해냈다!”

“이것을 성공시키다니! 진짜로 꿈만 같잖아.”

박광석팀의 후배 두 명이 감격하며 부등켜 안았다.

남자들끼리의 포옹이라니?

뭔가 징그러운듯한 분위기였지만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그리고 최종적인 수익은?”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요. 실장님!”

박광석이 대답했고 감격하던 후배두 명도 신속하게 작업을 개시했다.

지금 일본의 도쿄증시와 금융시장은 엄청난 충격으로 정신이 없었다. 일본의 증권시장이 생긴이래 단시간에 이 정도로 폭락한 것은 몇 차례 없었다.

분위기는 일본정부와 집권당인 자민당이 긴급회의에 들어갔을 때부터 무르익었다. 그것으로 도쿄증시와 금융시장이 술렁였고 문제가된 10대 건설사들의 주가마저도 크게 폭락했다.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끼면서 투매현상에 나섰지만 그것이 아직 패닉상태로 번진 것은 아니다.

또 많은수의 투자자들은 먼저 일본정부의 발표내용을 지켜보고 결정한다는 자세도 있었다. 그런 견해를비친 투자자들도 비관적인 생각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증권시장과 금융시장은 살아서 움직이는 생물이다.

그곳에서 거래되는 재화, 즉 돈과 상품들은 눈으로 계산이 된다.

하지만 금융시장에 참가한 투자자들의 심리상태나 생각은 어떤 슈퍼컴퓨터라도 계량화 시킬 수가 없었다.

이것이 금융시장의 모순과 재밌는 부분이다.

불안심리가 일본증시와 금융시장을 뒤덮은 가운데 일본정부의 공식적인 기자회견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10대 건설사 스캔들 사건에 대한 사죄성명의 성격이다. 여기서 일본정부가 어떤 대응을 보이는가에 따라 일본증권과 금융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승부는 그것이 포인트였다.

“설마 후쿠다 관방장관까지 해임대상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지금의 일본총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겁니다.”

“실장님의 말씀도 타당하군요.”

박광석이 대답했다.

몇 시간에 걸친 회의끝에 일본정부가 공식기자 회견을 하였다.

수많은 취재진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총리의 표정은 구겨진 상태다. 자신들의 치부와 권력의 부패가 만천하에 드러났으니 그럴 것이다.

다만 그가 해야 할 일은 성난 일본국민의 민심을 달래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총리자리를 내놓거나 내각총사퇴를 해버리는 건 최악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이런 것은 자민당내의 원로들과 협상을 통해 결정해야 했고 총리단독으로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일본 정치시스템의 특성이면서 폐단중에 하나다.

일본의 내각제 시스템은 유럽국가들의 내각제와는 많이틀렸다.

그리고 일본 내각제 시스템에서 실세를 쥐고 있는 게 각당의 원로들이다.

오랜동안 정권을 갖고 있던 자민당내의 원로들과 중진들의 힘은 막강했다. 총리를 움직이는 게 이들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다만 자민당내의 원로와 실세들도 지금 일본 국민들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는 적당한 수준으로 힘들다는 판단을 하였던 것이다.

그에 따라 일본총리만큼 핵심적인 위치에 있으면서 차기 총리로 지목되던 후쿠다 관방장관까지 해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런데 후쿠다 관방장관의 해임결정 사유가 정말로 기막히군요. 후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라니.”

“일단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사카모토 국토교통성 장관이 후쿠다 관방장관의 대학 후배란 것은 사실이고, 대학교 때의 정치동아리중에 하나인 <야마토 학습회>의 제자중에 한 명이란 것도 이유더군요. 그렇다 해도 오로지 일본에서만이 나올 수 있는 해임이유일 것입니다.”

박광석을 향해 대답했다.

후쿠다 관방장관을 해임시키더라도 뭔가 이유를 붙여야했다. 그래서 자민당과 일본정부가 생각해낸 것이 후배관리를 똑바로 못했다는 것.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좀처럼 납득하기 힘든 해임사유이지만 이런 것이 일본에서는 가능했다.

이것만이 아니다.

10대 건설사 사건에서 비밀장소를 섭외하고 모임을 주최했던 미츠바 건설의 토리야마 사장도 기자회견에서 사퇴발표를 하였다.

미츠바 건설은 일본의 건설산업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고 10대 건설사들에서 최고 위치였다. 그리고 이것은 나머지 건설사 사장들을 대표해서 총대를 맨것이다.

하지만 이미 10대 건설사들에 대한 일본국민의 불신이 극에달한 상태이기에 이런 것은 미봉책에 불과했다.

후쿠바 관방장관의 해임.

그리고 토리야마 사장의 사퇴!

이것이 일본증시와 금융시장에 가져온 충격은 상당했다.

이 발표와 함께 10대 건설사들의 주가에 대해 투매가 급격하게 벌어졌다.

그리고 10대 건설사들과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도 동반하락을 하면서 일본증시의 <닛케이-225 지수>는 내려갔다.

그 수준이 엄청나게 빨랐다.

한시간이 지날 때마다 <닛케이-225 지수>가 1%씩 내려갔고 반등의 기회가 보이지 않았다. 도쿄증시가 본격적인 하락세에 들어가자 그 후에는 기관투자가들과 일본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발 빠르게 매물을 내놓았다.

이제는 그들도 판단한 것이다.

한동안 일본증시는 급락사태를 맞을 것이고 여기서 계속 문제가 되는 주식을 쥐고 있으면 손해를 볼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럴 때에는 큰 손해를 보기 전에 서둘러 투매를 한 뒤에 최저점과 바닥을 살핀 뒤에 다시 매수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도 전략중에 하나다.

하지만 이런 투자자들의 심리는 증권시장과 금융시장을 더 폭락세로 만드는 원인이 된다.

금융시장 패닉의 전염과 확산!

이것은 손해를 보기싫은 인긴의 심리가 100% 반영된 것이기에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1시간에 1%의 수준으로 떨어지던 <닛케이-225 지수>는 본격적인 투매현상이 광풍처럼 불어닥치자 30분에 1%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얼마 후 일본증시의 <닛케이-225 지수>는 단시간에 18%의 폭락이라는 유래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나와 박광석이 처음에 예상한 <닛케이-225 지수>의 폭락은 10%의 수준이었는데 그것을 뛰어넘는 대박이 나왔다.

“실제로 보면서도 믿기힘들고, 입이 벌어질 지경입니다.”

“어느 정도의 수준입니까?”

“자세한 금액은 좀 더 계산을 해봐야겠지만 대략적인 추정만으로도 600억 달러, 즉 60조의 수준입니다.”

“선배님 그것이 정말입니까?”

“혹시라도 착각을 했을까봐 두번, 세번 계산해 본 것이야.”

박광석이 후배들을 향해 대답했다.

60조라면 우리 쪽에서 배팅한 금액인 50억 달러, 5조에서 12배의 대박이 나온 것이다.

대박을 터뜨린 기쁨을 잠시 만끽한 뒤에 다음 수순으로 넘어갔다.

“지금부터는 차익을 실현하고 빠지는 것이 중요하겠군요.”

“물론입니다. 증권시장과 금융시장에서 돈을 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뒤에 조용히 빠지는 건 몇 배나 더 신경 써야 하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박광석의 말은 정답이다.

이번 작전은 일본의 증권시장과 금융시장에서 배팅으로 돈을 딸거라는 확률이 컷기 때문에 50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으로 작전을 건것이다.

또한 우리 쪽의 움직임과 자금상황이 노출되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를 기울였다. 이제 일본증시에서 목표를 달성했으니 조용히 빠져나가야 할 차례다.

그리고 박광석은 프로답게 일본증권과 금융시장에 은밀하게 자금을 투입하는 것만큼 이후에 자금을 빼내고 후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공을 들였다.

이제부터 그 솜씨가 발휘될 순간이었다.

“이 녀석들아 서둘러라. 언제까지 느긋하게 있을 거냐?”

“걱정 마십시요. 선배님이 설계해놓은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자금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그것도 2중, 3중의 루트를 이용해서 더미(Dummy)들을 군데군데 만들어 두었기 때문에 누군가가 운 좋게 발견해도 쉽게 추적할 수는 없을 겁니다.”

박광석팀의 후배들이 대답했다.

잠시 모니터의 상황을 지켜보았다.

일본증시에 투입시킨 5조의 자금은 현재 60조의 대박으로 커졌다.

이들 중에 상당한 금액을 여러 가지 루트를 이용해서 빼내는 중이다. 그것을 위해 박광석은 일본내에 몇 개의 자금전환 회사들을 만들어 두었다.

그 외에도 일본에서 사전탐사와 작전준비를 하면서 자금을 전환시킬 협력 기업들과 펀드들도 포섭해 두었다. 이것은 진짜와 가짜를 적당히 섞은 것이기에 추적하는 게 더 어렵다.

“이번에는 일본정부가 우리 쪽의 대박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줬습니다.”

“어차피 자민당과 현 일본정부도 자신들의 정권이 붕괴되는 걸 막을려고 발악한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적당히 이용한 셈이지요.”

“실장님의 말이 정답입니다.”

박광석이 호쾌하게 웃었다.

이번 사건으로 일본정부와 자민당 정권은 그런대로 유지가 되었다.

내각에서 총리다음의 2인자인 후쿠다 관방장관을 잘라내고 두 명의 장관과 차관까지 쳐냈다.

미츠바건설의 토리야마 사장은 일본정부에게 배신당해서 강제사임을 당한 셈이다.

아무튼 이번사건으로 내 쪽에서는 600억 달러, 60조에 이르는 막대한 돈을 챙겼으니 일본정부와 총리에게 꽃다발이나 감사패라도 보내고 싶을 정도다.

실제로 그렇게할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이번에 벌어진 사건과 일본내에 들끓은 민심과 여론은 이후에 내 쪽에서 일본정부를 상대로 또 다른 협상과 작전을 펼칠때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지금 일본 증권시장과 금융시장을 통해 60조의 대박을 만든 것은 일본에 대한 나의 작전중에서 1단계에 불과할 뿐이다.

***

“캬아~ 좋다!”

“이게 노천온천의 맛이군요.”

“피로가 싹 풀리는 게 무릉도원이 따로 없습니다.”

박광석팀의 후배들이 탄성을 토해냈다.

한국에서 온 송재동도 합세하며 노천온천의 즐거움을 제대로 만끽하고 있었다.

일본정부의 대국민 사과와 기자회견.

그곳에서 충격적인 발표와 장관들의 사퇴가 진행되면서 일본증시와 금융시장은 박살났다.

일본증시의 바로미터인 <닛케이-225 지수>는 18%까지 급락했고 이후에 좀 회복이 되었지만 여전히 혼란의 연속이었다.

<닛케이-225 지수>를 베이스로한 30여개의 파생상품들에서 대박을 쳤고 그 외에 10대 건설사들의 주식에 대한 공매도와 기타 금융 상품들에 대한 배팅에서 전부 653억 달러.

즉 65조에 이르는 수익을 올린 것이다.

초기의 베팅자금인 50억 달러, 즉 5조를 제외하고도 순수익으로만 60조라는 엄청난 금액이다.

그 뒤에 박광석 팀원들은 신속하게 일본증시와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빼내었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이동시켰다.

그것을 완료한 뒤에 우리들은 작전성공의 축하와 휴양을 위해 하코네로 왔다.

지금까지 수고한 박광석 팀원들에게도 휴식이 필요하니까 말이다. 한국에 있던 우리 쪽의 법률자문인 송재동도 합류했다.

하코네는 일본의 수도인 도쿄에서 차량으로 가까운 거리다. 그리고 도쿄 시민들에게는 온천마을 및 온천 리조트로 유명했다.

이곳에는 일본 전통식의 숙박업소들인 료칸들이 많았고 어떤곳들은 역사도 오래되었다.

그중에서도 지금 우리들이 숙소로잡은 센모토(Senmoto)는 하코네의 명물에 속하는 료칸이다.

센모토는 2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곳이었고 여기에는 5개의 객실밖에 없었다.

각각의 객실들은 다른 료칸의 객실에 비해 4-5배로 넓었고 전용식의 온천까지도 갖추어진 상태다.

이런 특별함이 있다 보니 센모토(Senmoto)의 하룻밤 숙박비는 30만엔. 즉 280만 원이 넘어갈 정도로 비싼편이다.

“온천욕을 하면서 맥주를 마시는 것은 색다른 느낌이군요.”

“여기는 전용의 노천 온천입니다. 그리고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느긋하게 즐기는 것도 됩니다.”

박광석의 말에 따라 시선을 위로 들었다.

전용식이라 주위는 대나무으로 된 벽으로 둘러쌓였고 지붕은 없었다.

그래서 밤하늘의 별들이 그대로 보인다.

일본에서의 1단계 작전은 성공했다.

박광석 팀원들의 실력은 점점 증가하고 있었다. 전세계의 금융시장은 여러 곳에 존재한다. 그중에 가장 크고 핵심은 미국의 월가이다.

그 다음으로 일본의 도쿄증시.

그리고 영국의 런던증시와 홍콩증시를 포함해서 중국의 상하이 증시들까지 다양하다.

미국의 월가를 제외한 다른 국가의 증시들은 그 규모에서 서로 비슷했고 어느 쪽이 확실한 우세는 없었다.

다만 각각의 증권시장과 금융시장에서 돈을 벌려고 한다면 무턱대고 들어갈수는 없었다. 성공확률을 최대한으로 높이고 미리부터 작전을 구상해둬야 하는 것이다.

“요즘 중국의 증권시장쪽이 상당히 커지고 있는데 그 부분에도 사전정보와 준비를 해두시는 게 좋을 겁니다.”

“상하이나 홍콩쪽인가요? 중국의 증권시장과 금융시장은 우리들이 월가나 도쿄증시에서 했던 방법과는 다른전략을 써야할지도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은 기회를 엿보면서 전략을 짜놓아야 할 겁니다.”

“실장님의 말을 듣고 보니 기대가 되는군요. 중국의 증권시장과 금융시장을 상대로 한번 붙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박광석이 대답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국의 증권시장과 금융시장이 쉬운 상대는 아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이후에는 얼마든지 기회가 올것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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