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0조 재벌-81화 (81/300)

# 81

게임개발사 블리자드(Blizzard) (02)

“본사 건물을 방문해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도 유비콘이 한국 내의 IT-기업들과 다르게 획기적인 기업문화와 전략을 갖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마이크 모하임 사장이 대답했다.

처음부터 전문경영인보다는 프로그래머로 출발해서 현재의 블리자드를 세운 인물이다. 어찌보면 유비콘 사장인 최병관과 비슷한 성향이다.

또한 지금까지 새로운 게임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그 자신이 게임광일 정도로 게임에 모든 것을 바친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집무실에는 여러 곳에 게임 캐릭터들의 조각상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게임개발자의 능력외에도 이제는 경영에서도 나름 탁월했다.

그의 덕분으로 블리자드가 게임개발만이 아니라 전세계의 게임문화와 콘텐츠를 주도하는 데 있어 뛰어난 활약을 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게임을 이용한 E-Sport 문화와 팬덤을 만들어낸 것은 그의 뛰어난 업적중에 하나일 것이다.

“우리 쪽에서는 이전부터 유비콘이 보유한 최첨단의 3D 랜더링 기술에 대해 여러 가지 내부 평가를 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유비콘의 3D 랜더링 기술을 사용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입체감과 사실성이 넘치는 게임화면과 그래픽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렇군요.”

최병관 사장이 대답하며 감탄하고 있었다.

블리자드가 게임업계에서 선두를 달리면서도 여전히 새로운 기술과 발전을 위해 몰두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 때문에 한국의 블리자드 지사를 통해 먼저 접촉을 했을 때 블라자드 본사에서 반응이 빠르게 왔던 것이다.

“또한 우리는 유비콘에서 이미 개발된 3D 랜더링 기술을 이용해 게임개발을 진행 중이란 정보도 들었습니다. 다만 그것이 모바일 플랫폼을 이용한 분야라는 건 좀 의외였긴 하지만 말이지요.”

“어쩌면 콘솔이나 컴퓨터 온라인 게임의 단계를 넘어서 단기간에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다보니 중간에 예상못한 난관이 생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유비콘이 독자적인 개발을 통해 그 정도의 수준까지 만든 것만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유비콘의 3D 랜더링 기술이 우리 쪽에서 원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게임개발 능력이 아예없는 회사와의 협력은 양쪽 모두에게 파국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모하임 사장이 대답하며 웃었다.

꽤나 신중한 부분이 보였고 상황판단도 뛰어났다. 최근 들어 새로운 게임들이 시장에서 실패하며 후퇴한 상황이지만 그의능력을 볼 때에 블리자드의 재도약은 충분히 가능했다.

“사전에 교섭한 대로 유비콘과 블리자드의 게임 공동개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충분히 동의합니다. 블리자드의 경우에도 이번의 공동개발과 프로젝트를 통해 이후에 모바일 게임분야에 진출하는 기회가 생길 수도 있고 말이지요.”

모하임 사장의 말에 최병관도 충분히 동의했다.

얼마 후 두 사람의 사이에 원활한 협상이 진행되었고 옆에서 지켜보았다.

여기서 모하임 사장이 최병관에게 말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그것은 애초부터 유비콘과 블리자드 사이의 협정이 아니라 나의 JSE-(K)와 블리자드 사이에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윽고 협약을 마친 최병관 사장이 직원들과 함께 나갔다. 잠시 창밖을 바라보던 모하임 사장이 내 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당신이 우리 쪽 블리자드에 투자를 원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현재 저희쪽 JSE-(K)에서는 유비콘의 최대 지분소유주로서 유비콘의 확장과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할 예정입니다. 그것과 동시에 우리는 블리자드의 발전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유비콘과의 협력을 통해 블리자드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고 그에 따라 미리 투자를 하고 선점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잘못해서 실패할 수도 있을 텐데요.”

“물론 그 위험성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블리자드의 경우 새로운 게임들이 시장에서 외면당하면서 상당한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유비콘과의 협력과 공동개발을 위해서도 블리자드의 운용자금이 넉넉해진다면 그것으로 더 큰 효과를 거둘 수도 있겠지요. 물론 우리 쪽에서 많은 지분을 획득한다고 해도 모하임 사장님의 경영권에 대해서는 크게 간섭하지 않을 겁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지요. 그리고 현재 다른 세력이 당신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정보도 들었는데 그것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믿을 수 있는 지분소유자를 이번 기회에 마련해 두는 것도 좋겠지요.”

“무슨 뜻인지 알겠군요.”

나의 제안에 모하임 사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까지 블리자드는 모하임 사장의 뛰어난 능력으로 커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의 경영이 잠깐 부진해 지면서 그를 사장자리에서 몰아내고 경영권을 위협하는 세력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유비콘이 블리자드와 협력해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는 모하임 사장의 역할이 중대했다.

따라서 유비콘과의 공동개발도 중요하지만 현재 블리자드의 경영상태를 탄탄하게 지키는 것도 중요한 것이다.

이번 투자는 그것을 위한 포석이다.

동시에 유비콘과의 공동개발이 끝나면 블리자드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다.

즉 이것은 블리자드의 경영권을 탄탄하게 유지하면서 미래가치를 위한 투자인 셈이다.

***

서울시내의 하이얏트 호텔에 있는 대형 컨퍼런스홀-

여기에는 일찍부터 많은 기자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들 중에 다수는 주로 게임잡지와 게임콘텐츠에 관계된 기자들이 많았다.

또한 한국에서 게임방송으로 자리를 잡은 원게임(One Game)방송국의 기자들도 보였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최고의 E-Sport 선수들을 보유한 곳으로 명성이 높았다.

특히 전략시뮬 게임인 스타크래프트가 국민게임이 되고 전세계에서 E-Sport가 신드롬을 만들 때.

한국의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은 전세계의 대회를 휩쓸었다. 지금도 스타크래프트의 열기는 계속되었고 국내를 포함해 세계에서 많은 대회가 열리는 중이다.

이처럼 한국이 게임과 E-Sport에 있어 종주국의 지위를 갖다보니 오늘 진행할 기자회견이 한국의 수도인 서울에서 열리는 건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오늘 블리자드에서 초대형 발표를 할 거라고 하던데.”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회장이 한국을 방문한 상태잖아. 그러나 이번에는 뭣 때문에 왔는지는 그닥 밝혀지지 않아서 말이지.”

“대체 무슨 내용일까? 무척이나 긴장되는데.”

컨퍼런스홀에 모여든 기자들이 수근거렸다. 이것을 보며 분위기가 꽤 순조롭다는 걸 확신했다.

일주일 전에 유비콘의 최병관 사장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블리자드 본사를 방문했다.

유비콘과 블리자드의 협력과 공동 프로젝트를 위한 것이었고 이것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 후에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사장과 단독 면담을 통해 나의 JSE-(K)가 블리자드에 상당한 지분을 투자할 것을 협정했다.

현재 블리자드의 주가는 이전보다 50% 이상 하락한 가격인데 지금이 주가를 매입하기에 좋은 기회다.

또한 이런 결정을 한데에는 현재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는 마이크 모하임 사장의 지휘체계를 안전하게 구축하기 위한 부분도 있었다.

며칠 전 한국으로 온 모하임 사장은 최병관 사장의 안내를 받으며 유비콘 본사를 둘러보았다.

본사를 탐방하면서 마이크 모하임 사장도 꽤 만족한 듯 보였다. 현재 유비콘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블리자드가 재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실장님도 대단하십니다. 유비콘과 블리자드의 협력과 공동 프로젝트를 이끌어내시다니.”

“현재 유비콘은 게임개발의 노하우가 부족하고 대신 블리자드는 게임개발을 위한 신기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서로 간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협력하는 게 최선이지요.”

“그건 지당한 말씀입니다.”

박광석이 나를 향해 대답했다.

얼마 전까지 일본에서 활동했던 박광석과 팀들은 잠시 한국으로 돌아온 상태다. 한국과 일본은 비행기로 기껏 1시간 남짓이니까 먼 거리도 아니다.

그리고 내가 박광석팀을 잠시 한국으로 부른 것은 몇 가지 이유 때문이다.

그중에 첫 번째가 앞으로 일본에서 진행할 작전에 대한 준비와 논의였다. 그 외에 다른 것들도 있지만 핵심은 그 부분이다.

“블리자드의 주식을 매수하는 건 어느 정도 진행되었습니까?”

“실장님의 지시대로 14억 달러까지는 일단 대주주들을 상대로 각개격파식으로 매수하고 나머지 6억 달러는 시장을 통해 매수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에 있습니다. 현재까지 90% 정도가 완료되었고 나머지 10%도 금방 끝날 것입니다.”

박광석이 보고 했다.

이번에 매수할 블리자드의 주식은 모두 20억 달러의 수준.

한화로 2조가량 된다.

그리고 20억 달러의 수준이면 블리자드의 지분에서도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나의 결정에 따라 마이크 모하임 사장의 경영권을 충분히 지킬 수 있었다.

지금 미국에서 블리자드 주식들을 매수하고 있는 건 이전 월가의 작전때 활약했던 스몰츠를 통해 실시하고 있었다.

스몰츠는 월가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었다. 그리고 월가의 작전을 위해 우리 쪽에 편입되었고 지금은 스몰츠를 리더로하는 소규모팀이 뉴욕에서 활동 중에 있다.

팀원들의 선발은 스몰츠가 담당하였고 그가 충분히 믿을 수 있는 동료들이다.

또한 나는 스몰츠팀의 편의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들에게 수십만 달러, 수백만 달러를 투자한다 해도 나중에는 그보다 열배, 백배로 이득이 돌아오니까 말이다.

“스몰츠도 월가의 작전이후 완전히 되살아난 상태입니다. 실력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전까지는 푼돈을 가지고 딜링을 하였지만 이제는 수천만 달러, 수억 달러씩의 자금을 다루게 되니 더 자신감이 생기고 배짱도 두둑해진 것 같군요.”

“실장님을 통해 스몰츠도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되었으니까요.”

박광석이 미소를 지었다.

보고대로 90% 정도가 진행 되었다면 스몰츠가 상당히 빨리 움직인 것이다.

오늘 이곳에서 나온 발표가 언론에 보도되면 블리자드의 주가가 소폭 상승할 가능성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 예상되기에 블리자드의 주가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다.

블리자드가 유비콘과 연합 한다는 것이 빅뉴스이기는 했다. 그러나 최근 블리자드가 출시한 새로운 게임들이 연달아 실패하면서 주가에 큰 악재가된 상태다.

따라서 이후에 본격적인 결과물이 나오고 그것이 대박을 만들어야 했다.

그 때가 되면 블리자드 주식은 최소 4~5배 이상 상승할 것이고 마이크 모하임 사장의 경영권도 더 탄탄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실장님의 말씀대로 현재 블리자드의 리더인 마이크 모하임 사장의 경영권을 노리는 세력들이 있다면 좀 더 조사해볼 필요가 있을 거 같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뉴욕에 있는 스몰츠 팀에게 전달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그쪽에서 조사해 보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고 해서.”

“역시 행동이 빠르십니다.”

박광석이 고개를 끄덕인다.

얼마 후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사장이 수행원들과 나타났다. 그러자 취재진들의 카메라 플레쉬가 연달아 터졌다.

“드디어 나타났다.”

“마이크 모하임 사장님. 오늘 중대발표가 있다고 하는데 무엇입니까?”

“여러분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요.”

모하임 사장이 손을 들어 기자들을 진정시킨다. 그리고는 잠시 둘러보며 말했다.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온 것은 또 다른 분을 소개시켜 드리기 위함입니다. 또한 제가 한국에 온 이유도 한국에 있는 우수한 IT-기업과 사업적인 파트너십을 만들기 위한 목적입니다.”

“그 말은 한국에 있는 IT-기업과의 협력인데, 대체 누구입니까?”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모하임 사장은 대답대신에 손을 들었다. 그러자 뒤에서 준비하고 있던 유비콘의 최병관 사장이 나왔다.

기자들이 곧바로 알아채고 탄성을 발했다.

“저 사람은 유비콘의 최병관 사장인데.”

“맞아 마이포토앱의 신화를 만들어낸 장본인.”

“이거야말로 엄청난 뉴스인데. 블리자드와 한국의 IT-기업인 유비콘의 합작이잖아.”

“그런데 무슨 이유로 그런 것이지?”

기자들의 호기심과 기대감이 증폭되었다.

앞으로 나선 두 사람.

모하임과 최병관은 설명을 시작했다.

뭣보다 기자들을 놀라게 한 것은 유비콘과 블리자드가 공동으로 게임개발을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블리자드가 다른 회사와 공동으로 게임개발에 나선경우는 없었다.

그것만으로도 특종이다.

그리고 공동개발자로 블리자드가 한국의 IT-기업인 유비콘을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유비콘과 블리자드의 연합>

<두회사가 공동게임 개발에 나섰다. 앞으로 출시될 게임은?>

<세계를 강타할 초대형 대작게임의 예감!>

다음날 뉴스와 신문에서는 이것에 대한 기사로 넘쳤다.

그것만이 아니다.

게임에 민감하고 게임유저가 많은 한국에서 이 뉴스는 엄청난 파급력을 가졌다.

벌써부터 인터넷의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공동개발을 통해 나올 게임에 대한 게시글들이 넘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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