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485화 (484/485)
  • BJ대마도사 외전 19화

    8화 아이 엠 BJ대마도사 (3)

    7.

    “안녕하세요, BJ대마도사입니다. 긴말하지 않겠습니다.”

    미다스, 그가 라이브 방송을 켜는 순간 채팅창은 단숨에 채팅으로 가득 찼다.

    -가짜 등장했다!

    -네가 무슨 BJ대마도사야! 짭마도사겠지!

    -사기꾼 새끼, 꺼져!

    비난으로 범벅이 된 채팅들이.

    당연한 반응이었다.

    가짜가 지금 뻔뻔하게 등장했는데, 그런데 얌전하게 반응하면 그게 더 이상한 반응일 테니까.

    “지금부터 제가 진짜 BJ대마도사라는 걸 증명토록 하겠습니다.”

    이어진 미다스의 말에도 마찬가지였다.

    -증명 같은 소리하네!

    -증명보다 도게자부터 하는 게 예의 아닐까?

    -아스가르드 길드 뭐하냐? 가짜 처리 안 하고?

    여전히 채팅창의 반응은 비난 일색이었다.

    그 사실에 미다스는 당혹감을 느끼지 않았다.

    ‘말은 필요 없지.’

    그리고 본인이 말했다시피 긴말을 할 필요도 없었다.

    보여주면 될 뿐이었으니까.

    “본 드래곤 소환.”

    8.

    10대 길드를 잡기 위해 움직인 하얀 가면의 아스가르드 길드원들.

    “BJ대마도사가 여기 온다고?”

    그런 그들은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코웃음을 쳤다.

    “가짜 주제에 별에 별 쇼를 다 하는군.”

    무서워할 이유는 하나도 없었으니까.

    “진짜라도 상관 없지. 지금 플레이어 혼자서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

    “차라리 진짜였으면 좋겠다. 이번 기회에 박살을 내버리게.”

    “하긴, BJ대마도사 잡는 게 어지간한 보스 몬스터 잡는 것보다 훨씬 더 이익이니까.”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할 따름.

    물론 아스가르드 길드원들은 알았다.

    “어차피 우리 시선을 끌려는 미끼일 뿐이야. 미끼에 낚일 필요는 없다. 계획대로 10대 길드 연합을 처리한다.”

    “예!”

    중요한 사냥감을 앞에 두고 미끼에 눈이 팔리는 것만큼 바보짓은 없다고.

    “가짜 대마도사가 본 드래곤을 소환했는데요?”

    이어진 소식에도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F랭크짜리 본 드래곤이야.”

    그 소식에 우려를 표하는 이는 없었다.

    그럴 만했다.

    “공격하려고 바닥에 착지하는 순간 부숴버리면 돼.”

    본 드래곤이 강력한 소환물인 건 맞지만 공략법은 이미 나올 만큼 나온 상태였으니까.

    공격을 위해선 바닥에 착지할 수밖에 없다, 그런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근접에서 붙으면 방어가 안 되니까.”

    특히 그 거대한 덩치 탓에 근접 딜러가 달라붙어도 어떻게 떨칠 방법이 없었다.

    사실상 몬스터를 상대로만 강할 뿐, 플레이어들에게는 오히려 가소로운 상대일 따름.

    “본 드래곤이 내려온다!”

    그 예상대로 본 드래곤이 공격을 위해 땅을 향해 가라앉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아스가르드 길드원들은 준비했다.

    “내려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바닥에 착지하면 달라붙어!”

    확실하게 착지하기를.

    “어?”

    “뭐지?”

    그렇게 기다리던 아스가르드 길드원들은 볼 수 있었다.

    “저거 입에 저거 뭐…….”

    콰콰콰콰콰!

    본 드래곤의 입에서 쏟아지기 시작한 드래곤 브레스를, 새파란 불꽃으로 이루어진 불기둥을.

    그렇게 불기둥이 대지 위를 무자비하게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드래곤 브레스다!”

    -미친, 본 드래곤이 왜 드래곤 브레스를 써?

    그 광경에 아스가르드 길드원들과 라이브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이 기겁을 했다.

    “젠장, 힐러들 움직여! 빨리빨리 구해! 지금 생존자들은 빨리 자기 위치 알려!”

    “저, 저기.”

    “뭐야?”

    더 놀라운 건 드래곤 브레스의 위력이었다.

    “새, 생존자가 없어”

    “그게 무슨 소리야?”

    단 한 방에 플레이어들이 소멸될 정도.

    “피통 적은 딜러나 힐러들이 한 방에 게임오버 당했어.”

    물론 그 단 한 번의 공격에 게임 오버된 이들은 기본적으로 탱킹 능력이 크게 부족한 이들이긴 했다.

    일반 몬스터 공격에도 게임오버의 위협을 받을 만한 이들.

    “그게 말이 돼?”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공격 한 방에 끝장이 난다는 건 그 누구도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그때였다.

    “저, 저기!”

    머릿속에 혼란으로 가득 찬 이들의 눈에 보였다.

    “본 드래곤이 한 마리 더 소환됐어!”

    “뭐? 두 마리?”

    새로운 본 드래곤이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을.

    그와 동시에 시작됐다.

    “해골 군단이 몰려온다!”

    BJ대마도사의 새로운 수하들이 거센 돌풍을 일으키며 아스가르드 길드원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기겁할 만한 광경.

    “다들 정신 차려!”

    “라인 잡아!”

    “원딜들 캐스팅 준비해!”

    그러나 그 광경에 아스가르드 길드원들은 오히려 침착함을 찾기 시작했다.

    이곳은 아스가르드 필드, 갓워즈의 최후의 사냥터!

    이곳에 올 정도의 플레이어라면 그야말로 갓워즈에서 경험할 모든 것을 경험한 이들이었으니까.

    “고작해야 해골 군단이야!”

    그런 그들에게 제아무리 특별한 능력을 가진 해골 군단이라고 해도 무서워할 이유는 없었다.

    분명 그랬다.

    “데스나이트다!”

    “어? 세 마리?”

    그러나 데스나이트 세 마리가 등장하는 순간 아스가르드 길드원들이 찾은 침착함은 흔들렸다.

    “태, 탱커들이 썰린다!”

    “저게 뭐야? 왜 방패를 들었는데 방패가 부서지는 거야?”

    “저것들 손에 든 뭔가 든 거 같은데?”

    그리고 일선에 라인을 형성한 탱커들이 데스나이트의 공세에 무참하게 잘려나가는 순간 더 이상 침작함을 가질 수 있는 아스가르드 길드원은 없었다.

    또한 그래서도 안 됐다.

    “다들 도망쳐!”

    탱커 라인이 무너진 상황에서 데스나이트를 비롯해 다가오는 해골 군단을 상대하는 건 자살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아스가르드 길드원들이 혼란에 빠졌다.

    -지금 이게 무슨 일이야?

    그리고 이 광경을 보던 시청자들도 혼란에 빠졌다.

    -이거 갓워즈 맞아? 다른 게임 아니야?

    이렇게 압도적인 광경은 처음이었으니까.

    하물며 상대는 다른 누구도 아닌 아스가르드 길드!

    현시점의 최강자가 고작 단 한 명의 플레이어를 상대로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물론 일부는 말했다.

    -아스가르드 길드가 당황해서 그래! 각 잡고 싸우면 고작 한 명을 못 잡을 이유가 없어!

    -대단한 전력이지만 기껏해야 만렙 네크로맨서 열댓 명 모인 거랑 다를 게 없어! 지금 여기 모인 아스가르드 길드원들 숫자가 못 해도 천 단위가 넘는데 질 리가 없어!

    -천 단위뿐이야? 더 오겠지!

    이 정도로는 승리를 자신하긴 부족하다고.

    ‘정신 차리면 내가 밀린다.’

    미다스 역시 알았다.

    ‘그러니 정신 차리지 못하게 해야지.’

    그렇기에 바로 보여줬다.

    “자, 그럼 이제부터 봉인 풀겠습니다다.”

    -봉인?

    “흑마법사 스킬만이 아니라 대마도사 스킬 전부 다 쓰겠습니다!”

    -대마도사 스킬을?

    “가디언 소환!”

    미다스의 외침에 채팅창이 아수라장이 됐다.

    -가디언?

    -우와아아! 골드랑 실버 님이다!

    -진짜 골드랑 실버 님 나오는 거야?

    한편으로는 의문도 나왔다.

    -아니, 몬스터가 없는데 어떻게 가디언을 소환해?

    가디언 스킬이란 사냥한 몬스터를 제물로 삼아 소환하는 것.

    제물이 없는 상황에서는 스킬 사용 자체가 불가능했다.

    “카탈로그.”

    -어? BJ대마도사 앞에 책이 생겼다!

    그러나 미다스에게는 아니었다.

    [카탈로그를 펼칩니다.]

    [가디언의 육신을 선택하십시오.]

    이번에 새롭게 배운 가디언 스킬인 카탈로그를 통해서 미다스는 언제든 소환할 수 있었으니까.

    자신이 이제까지 잡은 몬스터 중 하나를 골라서.

    “수르트.”

    그리고 미다스는 이 자리에서 수르트를, 수없이 잡은 그 보스 몬스터를 가디언으로 소환했다.

    화르르르!

    “주인님의 부름에 골드, 이곳에 왔습니다!”

    “저들이 주인님의 영광을 막는 무리들입니까?”

    그렇게 골드와 실버가 그 무시무시한 불의 거인들의 왕의 모습으로 세상에 등장했다.

    -미쳤다! 마음대로 소환이 가능하다니!

    -아니, 마음대로 소환하는 것도 소환하는 건데 수르트는 대체 또 언제 잡은 거야?

    -최근에 수르트 레이드 아무도 못 하던데 BJ대마도사가 다 해먹은 모양인데?

    그 사실에 경악하는 시청자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럭키!”

    왕!

    미다스는 그 거대한 불의 거인 둘 사이에서 보여줬다.

    “라그나로크!”

    크르르르!

    불의 거인들조차 한입에 물어뜯을 수 있을 만큼 거대해진 럭키의 모습을!

    그야말로 신들의 전쟁, 그 끝을 장식하기에 조금의 부족함도 없는 압도적인 모습을!

    -맙소사, 진짜 럭키 님이다!

    -럭키 님이 오셨다!

    그 모습에 이제 더 이상 채팅창에 가짜 BJ대마도사라는 단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좋아, 마무리 가자.’

    그런 분위기에 미다스가 쐐기를 박았다.

    “여기까지 보여줬지만, 그래도 못 믿는 분들 위해서 BJ대마도사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마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또 있다고?

    그 말에 집중되는 이목, 그 앞에서 미다스가 손에 든 지팡이를 높게 들며 소리쳤다.

    “물리 마법 보여드리겠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모두는 믿었다.

    -이 짙은 또라이 냄새! 진짜 BJ대마도사구나!

    BJ대마도사가 등장했음을!

    9.

    BJ대마도사의 등장에 아스가르드 길드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하나였다.

    “BJ대마도사에게 붙어!”

    그 덕분이었다.

    10대 길드 연합원들이 숨을 돌릴 수 있는 이유는.

    “물리 마법을 쓴다고?”

    그 여유 속에서 로브를 뒤집어쓰고 정체를 감추고 있던 이가 로브를 벗었다.

    그러자 보였다.

    아즈모의 모습이.

    “진짜 BJ대마도사인 모양이네. 그 말고는 그런 짓을 할 수 있는 이는 없으니까.”

    그 아즈모 옆에서 검은 가면을 쓰고 BJ대마도사를 연기하던 플레이어가 가면을 벗었다.

    그러자 보였다.

    “안 그래, 멀린?”

    멀린, 은퇴를 선언했던 그의 모습이.

    그렇게 오랜만에 은퇴를 번복하고 모습을 드러낸 그가 BJ대마도사가 만든 전장을, 본 드래곤이 드래곤 브레스를 내뿜고 데스나이트들이 탱커들을 학살하며, 탱커 라인을 잃은 힐러와 원거리 딜러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는 해골 군단들을.

    그리고 그 난전 속에서 무지막지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럭키와 골드 그리고 실버.

    그 모습을 본 멀린이 말했다.

    “말했잖아, 저런 괴물하고 싸우고 싶지 않다고.”

    그게 말이 이유였다.

    “그러니 지금 여기서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거지.”

    BJ대마도사를 연기했던 이유.

    절대 BJ대마도사를 적으로 두고 싶지 않다는 것.

    달리 말하면 멀린은 알았다.

    “BJ대마도사의 진짜 무서움은 지금 시작이니까.”

    이게 끝이 아님을.

    “BJ대마도사, 그는 오늘 아스가르드 길드를 완벽하게 몰락시킬 테니까.”

    10.

    차오스의 사무실.

    투자자들과 화상 채팅 중인 그 공간에 짙은 침묵이 깔렸다.

    그 침묵을 깨고 내뱉을 수 있는 말은 한 가지 종류 밖에 없었다.

    -말도 안 돼.

    경악.

    투자자들은, 승자로 미소를 짓고 승리에 취했던 그들은 갑자기 마주한 BJ대마도사 앞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절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저걸 어떻게 잡으란 거지?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절망감.

    ‘아직 끝난 게 아니야.’

    그러나 차오스는 달랐다.

    이 순간, 이 최악의 순간에도 차오스는 방법을 강구했다.

    ‘오늘 전투는 패배했다.’

    일단 그는 현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건 게임이다. 오늘 패배했다고 해서 전쟁에서 패배한 건 결코 아니다.’

    그렇기에 그는 계획을 세웠다.

    ‘아스가르드 길드의 현재 규모는 최강이다. BJ대마도사를 필두로 10대 길드 연합을 상대로 밀릴 이유는 없다.’

    다음 전투에서 승리할 계획을.

    동시에 그는 자신했다.

    ‘우리에겐 가면이 있으니까.’

    하얀 가면, 그게 자신감의 이유였다.

    ‘가면을 벗으면 우리는 언제든지 놈들 속으로 숨어들 수 있으니까.’

    애초에 하얀 가면을 준비한 건 단순히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 아니었다.

    가면을 벗음으로써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다시 역공을 취하기 위해서였지.

    지금도 그랬다.

    이번 전투는 졌다.

    자연스레 아스가르드 길드에 대항하는 세력들이 모일 테고, 두 세력 간의 세력전이 시작될 것이다.

    그때 아스가르드 길드원들은 가면을 벗는다면?

    과연 그때의 전투에서 승자는 누가 될까?

    ‘아직 할 수 있다.’

    그렇게 계획을 세운 차오스.

    -아스가르드 길드원분들에게 전합니다. 막피 계속하면 진짜 제대로 응징에 들어갈 겁니다.

    그런 차오스는 BJ대마도사의 그 말에 흔들리지 않았다.

    -카다르, 호르, 칭, 베르무트, 짜요, 빅토르…….

    그러나 이어진 말에 차오스의 눈빛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건 증거였으니까.

    -가면 믿고 설치는 거면 생각 잘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BJ대마도사가 아스가르드 길드의 가면 너머를 안다는 증거.

    -나 BJ대마도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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