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484화 (483/485)

BJ대마도사 외전 18화

8화 아이 엠 BJ대마도사 (2)

4.

아스가르드 길드의 무차별 PK가 시작됐을 때 사람들은 생각했다.

-큰 문제 아님! 게임하고 싶으면 아스가르드 길드에 가입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음!

└ㅇㅇ 애초에 아스가르드 길드가 길드원 숫자 늘리려고 강하게 나오는 거야!

이게 아스가르드 길드의 영업방식이라고.

-생각해 보면 진짜 장난 아니네. 10대 길드 무너뜨리는 걸로 모자라서 갓워즈를 다 먹을 기세잖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때로는 많은 피를 봐야 하는 법이지!

그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도 만들어졌다.

-아스가르드 길드 왜 이렇게 빨아? 너 아스가르드 길드원이지?

└ㅇㅇ 길드원인데?

└나도 가입함.

└게임하려면 가입해야지!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스가르드 길드원의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었으니까.

또한 그런 것도 있었다.

-아스가르드 길드가 해먹나, 10대 길드가 해먹나 어차피 그놈이 그놈 아님?

└솔직히 10대 길드 박살 나는 거 보고 10년 묵은 변비가 뚫리는 중임 ㅋㅋㅋ

갓워즈의 역사만큼 갓워즈를 지배했던 10대 길드와 1티어 길드에 대한 불만이.

-초보자들 사냥터도 지랄났네. 죄다 막피 하고 다니네!

이러한 분위기는 어느 순간 미드가르드를 넘어 갓워즈의 모든 사냥터에 퍼지기 시작했다.

모든 사냥터에서 아스가르드 길드원들의 무차별적인 PK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제 갓워즈 플레이어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두 가지밖에 없었다.

-억울하면 아스가르드 길드에 가입해!

대세에 순응하거나.

-됐다! 그냥 게임 접는다!

아니면 무대를 떠나거나.

의외로 후자의 비율은 꽤 높았다.

-어차피 할 만큼 한 게임이었어!

└게임 접고 싶었는데 못 박아준 아스가르드 길드, 고맙다!

└이딴 운빨망겜 이제야 접을 수 있겠네!

└이제 더 이상 이딴 운빨망겜에 돈 안 쓸 수 있게 해주다니, 아스가르드 길드 감사합니다!

오래된 게임, 오래되어서 쉽사리 끊을 수 없던 그 게임을 끊을 기회가 왔으니까.

비단 플레이어들만 그런 게 아니었다.

-요즘 워즈튜브도 볼 게 없네.

└죄다 하얀 가면 쓰고 나와서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음.

└것도 그런데 뭐 좀 하면 PK하고.

└보스 몬스터 레이드는 그냥 개막장이던데? 하얀 가면 쓴 놈들이 먹튀하고 닌자해서 제대로 되는 꼴을 못 보겠어.

└하얀 가면 쓰면 다 허락되니까!

워즈튜브를 즐겨 보던 시청자들의 숫자 역시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쯤에서 한 가지 소식이 들렸다.

-그보다 새로운 가상현실게임 나온다던데?

└진짜?

└차이 그룹이라고 중국 쪽 기업이 이미 완성해 두고 서비스 일정 잡고 있다던데?

└중국? 중국이 그걸 만든다고?

└중국이 베끼는 건 세상 누구보다 잘하잖아!

└아, 그건 맞지!

새로운 가상현실게임이 나온다는 소식이.

여러모로 갓워즈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갓워즈, 매출 하락세 돌입!]

[갓워즈, 드디어 위기가 오다!]

당연히 매출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여러모로 갓워즈와 관련된 모든 곳의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캡슐방도 마찬가지였다.

“요즘 손님이 적네?”

“아무래도 상황이 그러니까요.”

“일 없으니까 혁주, 넌 좋겠다?”

“좋을 게 뭐가 있어요? 갓워즈 망하면 제 일자리도 날아가는 건데요. 에휴, 진짜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여러모로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그보다 현우는 왜 저래? 아까부터 말없이 앉아만 있네?”

“현우 형이야말로 죽을 맛이겠죠.”

그중 최악의 분위기를 보이는 건 정현우였고, 그 모습에 주변 이들은 딱히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게임으로 밥벌이 하고 있던 상황인데 게임이 망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더군다나 최근에 급전 필요하신지 미친 듯이 게임하시던데, 이런 일이 터졌으니까…….”

“에휴, 현우는 왜 이렇게 인생이 기구하냐?”

그저 정현우를 동정할 뿐.

물론 정현우는 그런 이유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게 아니었다.

‘아스가르드 길드, 이 새끼들이.’

그는 분노하고 있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진짜 해버리다니!’

정말 우려하던 사태가 터졌다는 것.

‘젠장, 생각보다 타격이 더 큰 거 같아.’

그리고 그렇게 생긴 사태의 여파는 온몸으로 체감이 될 정도로 강력하기 그지없었다.

‘심지어 다른 가상현실게임이라니…….’

결정적으로 경쟁자가 등장했다.

정현우 입장에서는 더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는 대목.

물론 분노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거였다.

‘아스가르드 길드를 박살내 줘야 하는데.’

분노를 할 만큼 능력이 있다는 것.

지금 정현우가 그랬다.

‘지금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해. 만렙이 있는 이상, 내 적수는 갓워즈에 존재하지 않는데.’

그는 자신이 있었다.

‘일단 붙으면 다 때려잡을 수 있는데.’

이 분노만큼 응징할 자신이.

그만큼 이제 정현우는 자신의 스펙에 자신이 있었다.

‘……싸움판을 만드는 게 쉽지 않네.’

문제는 방법이었다.

지금 정현우는 게임에서 아스가르드 길드원들을 만나면 박살을 낼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아스가르드 길드가 바보도 아니고 단순하게 BJ대마도사를 상대할 리 만무하지 않은가?

어떤 식으로든 수작을 부릴 터.

무엇보다 그냥 밑도 끝도 없이 치고받는 전쟁은 BJ대마도사에게 매우 불리했다.

‘핵심 멤버를 박살을 내야 해.’

그렇게 머릿속으로 방법을 강구하는 정현우.

“와!”

그런 그의 귀에 이혁주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비스 길드가 라이브 방송 켰어요!”

“어비스 길드라고?”

“진짜?”

“뭐지? 여기서 라이브 할 게 뭐가 있어?”

그와 동시에 휴게실에 있던 TV의 화면이 바뀌었고, 이내 모두는 볼 수 있었다.

“어? 10대 길드 마스터들이 왜 한 자리에?”

“마스터들만이 아닌데? 랭커들 다 모였는데?”

“이게 무슨 일이래?”

갓워즈를 대표하는 플레이어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을.

그리고 그중 한 명인 어비스 길드 소속인 뮤즈가, 세계적인 유명 스타가 입을 열었다.

-10대 길드는 이 시간부로 아스가르드 길드와의 전면전을 선포합니다.

그 말에 모두는 놀랐다.

그러나 그렇게 크게 놀라진 않았다.

“결국 하는구나.”

예상했으니까.

“그런데 저걸로 되겠어?”

“어쩔 수 없겠지. 여기서 가만히 있으면 그냥 그대로 끝이 났으니까.”

“사실상 마지막 발악인 거네?”

10대 길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 저것뿐임을.

-이 시간부로 저희와 함께 아스가르드 길드에 맞서 싸워주실 분들을 모집합니다.

이어진 말에 모두는 쓴웃음을 머금었다.

“이 시점에 누가 저길 가겠어?”

“가면 죽으러 가는 거지.”

그때였다.

-BJ대마도사님도 우리와 함께할 겁니다.

그 말이 나오는 순간 모든 이들이 놀란 표정을 지은 채 봤다.

“BJ대마도사다!”

“럭키다, 럭키!”

“저건 골드?”

검은 가면을 쓴 BJ대마도사와 그 옆에 있는 신수 펜리르 그리고 가디언의 모습을.

“진짜 BJ대마도사인가?”

“가짜 아니야?”

“아니, 가짜가 10대 길드랑 같이 있을 리가 없잖아?”

누가 보더라도 진짜라고 믿을 수밖에 없는 그 모습을.

그 순간 분위기가 달라졌다.

“BJ대마도사가 진짜라면, 10대 길드가 BJ대마도사랑 손 잡은 거면 어떻게 되는 거야?”

“이러면 모르지.”

가짜 사건으로 BJ대마도사의 존재감이, 평가가 떨어지긴 했으나 그럼에도 BJ대마도사의 존재감은 여전히 그 어떤 플레이어보다 강력했으니까.

-그럼 이 시간부로 전쟁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렇게 10대 길드가 선전포고를 하는 순간, 그 순간이었다.

“어?”

“뭐야?”

10대 길드가 모인 그곳의 풍경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저기 뭔가 몰려오는데?”

10대 길드의 주변으로 골렘을 비롯해 온갖 종류의 소환물들과 플레이어들이 달려오는 게 보였다.

그리고 그들의 정체가 보였다.

“아스가르드 길드다!”

전쟁이 시작됐다.

5.

10대 길드 연합은 전쟁을 준비했다.

각오도 마쳤다.

그러나 그 각오를 드러내는 순간, 그 순간 공격을 당하리란 것은 예상치 못했다.

확신했으니까.

“어떻게 여기를?”

“최대한 비밀리에 진행했는데?”

각 길드 내 랭커들, 믿을 수 있는 최소한의 플레이어들에게만 라이브 방송 날짜와 장소를 알린 만큼 들키지 않으리란 확신을.

그런데 아스가르드 길드는 그 위치를 정확히 아는 건 물론 라이브 방송 시간까지 파악하고 공격을 들어왔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이중에 배신자가 있다!’

그리고 그 의미를 파악하는 순간 10대 길드 연합의 분위기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빌어먹을!’

‘대체 얼마나 돈을 뿌린 거야?’

‘어떤 새끼인지는 모르지만 여기 있을 정도면 돈 벌 만큼 벌었을 텐데, 얼마나 더 처먹겠다고 배신을 하는 거야?’

일단 분노했다.

‘그보다 어떻게 해야 하지?’

그 후에 이성적인 판단을 시작했다.

‘싸워야 하나?’

물론 이성적인 판단을 한다고 해서 상황이 좋아질 건 단 하나도 없었다.

일단 전투를 한다, 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이미 엄청난 수준의 플레이어가 덤벼드는 상황.

‘배신자를 두고?’

반면 여기 있는 멤버들은 숫자도 적을뿐더러 내부에 배신자란 폭탄이 있었다.

‘일부러 못 하는 척하면 답이 없는데?’

그것도 아주 골치 아픈 폭탄이.

사실 그럼 남은 답은 하나였다.

‘도망치는 건…….’

그러나 그 선택지를 고르는 것도 쉽지 않았다.

‘끝장이다.’

선전포고를 하자마자 도망친다? 그럼 세상이 과연 10대 길드 연합을 어떻게 볼까?

과연 그걸 보고 10대 길드와 함께 아스가르드 길드에 맞서 싸우자고 플레이어들이 몰려들까?

‘최악은 여기서 잡히는 거지만.’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지금 이곳에 있는 한 명이었다.

10대 길드의 마스터들, 그들은 알고 있었으니까.

‘여기 있는 BJ대마도사는…….’

6.

“저기 BJ대마도사는 가짜입니다.”

차오스의 말에 투자자들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가짜라고?

“럭키로 보이는 건 불사자 길드의 라포의 신수이고, 가디언은 아즈모의 것입니다. 그리고 BJ대마도사인 척하는 것은 멀린이죠.”

이어진 설명에 투자자들은 더더욱 놀랐다.

-라포와 아즈모, 멀린이 손을 잡았다고?

-믿기 힘들군!

그 셋의 조합은 상상도 못 한 수준이었으니까.

“저도 놀랐습니다.”

차오스 역시 예상하지 못한 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됐습니다.”

-이해?

“아스가르드 길드를 상대로 10대 길드가 내세울 수 있는 카드는 BJ대마도사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BJ대마도사가 돌아온 게 아니라면? 그가 정말 세상에서 사라진 거라면? 그럼 과연 10대 길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제야 비로소 투자자들도 이해했다.

-BJ대마도사가 필요해서, 그래서 가짜를 만든 거군!

이제까지 10대 길드가 왜 그런 노력을, 왜 가짜 BJ대마도사를 만들고자 했는지를.

즉, 투자자들은 안심했다.

-진짜는 없다는 거군!

자신들의 길을 가로막을 가장 강력한 요소가 이 세상에 더 이상 존재치 않는다는 사실에.

그때였다.

-라이징 스타 채널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는군.

투자자 한 명이 속보를 전했고, 차오스를 비롯해 모두가 바로 라이징 스타 채널을 확인했다.

-BJ대마도사?

라이브 방송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BJ대마도사.

“그 가짜인 모양이군요.”

그를 본 차오스가 실소를 머금었다.

“상황이 시급하다 보니까 결국 쓸 수 있는 모든 수법을 쓰려는 모양입니다.”

가짜로 드러난 카드를 쓴다?

벼랑 끝에 매달린 이가 할 수 있는 몸부림에 불과할 따름.

“무시해도 됩니다.”

그 사실에 차오스는 비웃음을 머금었다.

-안녕하세요, BJ대마도사입니다. 긴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는 사이 BJ대마도사가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고, 그 사실에 차오스를 비롯한 투자자들의 입가에 지어진 비웃음이 진해졌다.

덫에 걸린 사냥감이 몸부림을 치는 것, 그들의 눈에는 그저 그렇게 보일 따름이었으니까.

당연히 BJ대마도사가 그 말을 하는 순간, 그 누구도 긴장하거나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 그들에게 BJ대마도사가 말해줬다.

-지금부터 제가 진짜 BJ대마도사라는 걸 증명토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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