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473화 (472/485)

BJ대마도사 외전 7화

3화 흑마법사 육성(3)

7.

아스가르드 길드가 어비스 길드를 무너뜨리고 일주일이 흘렀다.

-아스가르드 길드가 또 이겼다!

└1티어 길드인 이블드래곤 길드가 졌다!

└그냥 진 게 아니라 찌발렸다!

일주일 동안 아스가르드 길드는 미드가르드에서 활동하는 1티어 길드들을 상대로 거듭 승전보를 울리며 세상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아스가르드 길드 개쩌네!

└이제 시대는 아스가르드 길드다!

└나도 아스가르드 길드 가입함!

동시에 인기 역시 끌어모으고 있었다.

아스가르드 길드에 많은 이들이 가입하고자 했고, 가입 방법 역시 매우 간단했다.

하얀 가면을 쓰면 될 뿐!

그야말로 광풍이었다.

물론 거센 만큼 반발도 있었다.

특히 기존의 10대 길드 팬들은 말했다.

-이제 슬슬 게임오버 된 랭커들 접속 불가 페널티 끝나간다.

└10대 길드 랭커들 복귀해서 연합하면 그땐 아스가르드 길드도 개박살이 나는 거야!

└그때는 뒤통수 맞아서 졌지만 이번에는 다르지!

└아스가르드 길드 제삿날까지 얼마 안 남았다!

게임오버로 그동안 게임에 접속하지 못 한 랭커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그러면 아스가르드 길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타당한 의견이었다.

-아스가르드 길드 랭커 대 10대 길드 랭커! 진짜 전쟁이다!

때문에 모두의 이목은 거기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그보다 더 충격적인 건 없을 테니까.

단, 그는 예외였다.

“사장님, 도착했습니다. BJ대마도사로부터 영상이.”

“그래? 어디 한 번 보자고. BJ대마도사가 일주일 동안 얼마나 스펙업을 했을지.”

박영준, 그는 더 충격적인 걸 봤으니까.

8.

덜그럭덜그럭!

뼛소리를 내며 최전선에 선 백여 마리의 해골 병사들.

덜덜덜덜!

달달달달!

그리고 그 해골 병사들 뒤에 선 채 뼈로 만들어진 활시위를 당기고, 뼈밖에 없는 손바닥 위로 불과 얼음덩어리를 만들어내는 해골 궁사와 해골 마법사들.

히잉!

마지막으로 해골마를 탄 채 뼈로 된 갑옷을 두른 해골 기사들.

전투를 앞둔 해골 군단의 모습은 압도적이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막상 특별하게 여길 광경은 아니었다.

갓워즈에서 400레벨을 찍은 흑마법사들이라면 누구라도 보여줄 수 있는 수준의 광경이었다.

그리고 사실을 말하자면 딱히 압도적일 것 없는 광경이었다.

모두는 알았으니까.

저 해골 군단이 생각보다 그리 대단할 게 없다는 것을.

전투가 개시되는 순간 해골 병사들은 종잇장처럼 부서질 것이며, 해골 궁수들이 쏜 화살들은 애꿎은 바닥을 괴롭힐 것이며, 해골 마법사들의 마법들은 우거진 나무들만을 괴롭힐 것이라는 것을.

히이잉!

마지막으로 해골 기사들은 톰과 제리 만화에 나오는 톰처럼 브라운 고블린을 상대로 이리저리 헤매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것을.

그 때문이었다.

“……이게 대체.”

영상을 보던 박영준과 그 비서가 말을 잊은 것은.

영상 속에서는 달랐으니까.

덜그럭덜그럭!

영상 속 해골 병사들은 이미르의 숲에서 등장하는 브라운 고블린을 상대로 처참하게 부서지는 모습은커녕 일대일로 싸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치열한 격전을 치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푸욱!

끼에!

그리고 해골 궁수들이 쏜 화살과 해골 마법사들이 던진 불덩이와 얼음덩어리들은 그 격전으로 뒤엉킨 전장에서 브라운 고블린에만 명중했다.

퍼엉!

끼에에!

정확하게.

보고도 믿기지 않을 만큼.

그러한 전투의 백미는 해골 기사들이었다.

히이잉!

해골 기사를 짊어진 해골마들은 말이 아니라 양치기견 같았다.

끼에에!

펄쩍펄쩍!

브라운 고블린, 그 날렵하기 그지없는 놈의 주변을 빠르게 움직이며 양떼 몰이를 하듯 브라운 고블린을 한곳에 모았다.

스윽!

그 후에 몰이된 브라운 고블린들을 해골 기사들이 손에 든 검으로 무참하게 베어냈다.

삽시간이었다.

3백 마리에 이르던 브라운 고블린 무리가 소멸하는 데 걸린 시간은.

그 후에 박영준과 비서, 둘 사이에 침묵이 깔렸다.

그 침묵을 깬 건 박영준이었다.

“……하하.”

박영준은 웃었다.

“사장님?”

그 모습에 놀라는 비서.

그럴 만했다.

이 영상은 웃음이 나올 수 없는 영상.

그런데 웃음이 나온다?

“그랬군.”

이 이해 불가능한 상황을 이해했다는 의미.

“사장님 뭔지 아신 겁니까?”

이해하지 못한 비서의 물음에 박영준이 웃으며 대답했다.

“준비했던 거야.”

“예?”

“BJ대마도사는 3년 전부터 준비를 한 거라고. 이런 날이 올 것을 대비해서 흑마법사를 키운 거야. 미리.”

“미리요?

“예상한 거지. 자신이 공백기를 가지는 동안 필시 자신의 존재를, 위치를 위협하는 존재가 나오리란 것을. 그러니까 그에 대비해서 일찌감치 준비한 거지.”

“아!”

그제야 비서가 고개를 끄덕였고, 박영준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3년 동안 조용히 레벨업을 하지 않은 채 흑마법사를 육성한 거야. 스킬을 미리 배워두고 스킬 랭크를 올려주는 거지.”

동시에 박영준은 말했다.

“그리고 모두가 모르는 것들을 발견해 둔 거지. 그게 BJ대마도사의 스타일이니까.”

BJ대마도사가 어떤 존재인지.

“내가 오판했다.”

그 순간 박영준은 반성했다.

“BJ대마도사는 어비스 길드를 포함해 그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발견하고 진행한 자였는데. 그런 능력을 가진 자였는데.”

BJ대마도사의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한 자신에 대한 반성을.

“그런 그가 이런 사태를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는데 그리고 예상했는데 대비하지 않았을 리 없는데.”

그런 BJ대마도사를 두고 너무나도 어설픈 수준의 계획을 짜고자 했던 자신에 대한 반성을.

“계획 변경이다.”

그렇게 반성을 마친 박영준이 제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두어 번 두드리며 말했다.

“이 정도로 압도적인 카드가 손에 들어왔는데 굳이 머리를 굴릴 필요는 없지.”

더 이상 어려운 계산 따윈 필요 없다고.

“라이브 방송 준비해.”

“방송이요?”

“타이틀은 BJ대마도사 복귀다.”

그야말로 파격적인 선언!

그렇기에 비서는 놀라며 되물었다.

“아무리 BJ대마도사가 준비를 했다고 해도 그렇게 대놓고 나오면…… 공격당하지 않겠습니까? 심지어 미드가르드는 사냥터별 레벨 구간이 40레벨이나 됩니다. 400레벨인 BJ대마도사한테 440레벨짜리 플레이어들이 달라붙을 수도 있습니다.”

애초에 지금 이런 고민을 하는 건 BJ대마도사가 600레벨을, 아스가르드 길드의 핵심 전력과 맞상대할 수 있을 만큼의 스펙업을 마치는 것 때문 아니었던가?

그런데 이렇게 정체를 드러내는 건 이해하기 힘든 대목.

“그래, 그러니까 가면을 써야지.”

“가면이요?”

“라이징 스타 채널이 BJ대마도사 복귀 방송을 했다. 그런데 가면을 끼고 등장했다. 그러면서 대마법사 스킬은 쓰지 않고 흑마법사 스킬만 쓴다면 아스가르드 길드는 어떻게 생각할까? 과연 그게 BJ대마도사라고 생각할까?”

물론 박영준도 알고 있었고, 해서 그는 준비했다.

“아니면 라이징 스타 채널이 수작을 아스가르드 길드를 견제하기 위해 가짜 BJ대마도사를 앞세워서 수작을 부린다고 생각할까?”

“하지만 의심할 수는 있지 않습니까?”

“그래, 의심하겠지. 그래서 여기서 위장 하나를 더 하는 거야. 진짜는 따로 움직인다고 거짓말을 하는 거지.”

“그걸 아스가르드 길드가 믿을까요?”

“보통은 의심하겠지만 지금 아스가르드 길드에는 한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거든.”

“약점이요?”

“필요한 곳에 스파이를 완벽하게 심어뒀다는 것. 그리고 그 스파이가 드러나지 않으리라 확신한다는 것.”

“그럼 설마?”

“그래, 우리 라이징 스타 채널에도 아스가르드 길드에 매수된 직원들이 존재하지. 그리고 아스가르드 길드는 그 배신자의 말을 누구보다 신뢰하고 있는 상태고.”

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것들을.

“자, 그럼 시작하자고. 일단 BJ대마도사한테 라이브 방송하고 함께 기획해 보자고.”

“기획이라고 하면…….”

“BJ대마도사가 스킬을 받을 수 있는 기획을. 일단 영상 보면 알겠지만 리치 소환하고 본 드래곤 그리고 데스나이트 소환 스킬이 없잖아? 애초에 이 세 가지 스킬의 스킬북들은 정상적으로 거래되지 않는 스킬이니까 어쩔 수 없지. 일단 셋 중 하나를 구해줘야 하는 건데…….”

그리고 그 승리를 위한 첫 걸음으로 박영준은 정했다.

“데스나이트가 좋겠군.”

“그럼 데스나이트 스킬을 구한다고 BJ대마도사에게도 알릴까요?”

이어진 비서의 물음에 박영준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 정도는 우리가 알아서 처리해야지. BJ대마도사도 그렇게 생각할 거야. 라이징 스타 채널이라면 데스나이트 스킬북 정도는 구할 수 있을 거라고. 그러니까 이렇게만 전해.”

9.

[원하는 대로 하십시오.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

라이징 스타 채널로부터 답장이 왔을 때 미다스가 가장 먼저 한 건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 것이었다.

‘다행이다.’

박영준이 이 정도로 확실한 대답을 해줬다는 건 충분히 아스가르드 길드의 행패를 막을 방법이 생겼다는 의미.

‘뭘 어떻게 할지는 알려진 게 없지만…… 어련히 잘하시겠지.’

자세한 방법은 없었지만 미다스는 굳이 의문을 품지 않았다.

동시에 잊지 않았다.

‘결국 핵심은 레벨업이다.’

이 모든 건 결국 600레벨, 만렙을 찍기 위함이라는 것.

‘만렙을 찍으면 아스가르드 길드 랭커들하고 필드를 공유할 수 있다. 그다음에 그들의 정체를 파악해서 퍼뜨리면…… 그러면 아스가르드 길드를 막을 수 있어.’

“좋아.”

그렇기에 미다스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왕!

“그래, 럭키야. 다시 한 번 제대로 스펙업 좀 해보자.”

쉴 시간 따위는 없다고.

그렇게 각오를 다지는 미다스의 눈에 황금빛 빛줄기 하나가 새로 만들어지는 게 보였다.

그것을 본 미다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할 수 있는 만큼 하자고.”

그로부터 3일 후 라이징 스타 채널에 공지가 올라왔다.

[BJ대마도사 복귀 방송입니다.]

10.

-3년 지났는데 BJ대마도사 뭐함?

└복귀 방송하는데?

처음 그 소식이 커뮤니티에 퍼졌을 때 대부분은 생각했다.

-구라 치네.

└아직도 이런 구라를 치는 놈이 있구나.

└BJ대마도사 가지고 떡밥 던지는 놈이 있다니, BJ대마도사가 참 대단하기는 했어.

말도 안 된다고.

물론 그 논쟁은 오래 가지 않았다.

-라이징 스타 채널 공지로 떴네!

└진짜? 라이징 스타 채널이? 그럼 진짜라는 거잖아!

그 무엇보다 확실한 근거가 있었으니까.

해서 이제 모두는 다른 의문을 가졌다.

-그런데 왜 갑자기 복귀하는 거야?

3년 동안 보이지 않던, 사실상 은퇴한 거나 다름없던 BJ대마도사가 왜 이제 와서 등장했는가, 하는 의문.

물론 그 의문에 대한 답은 뻔했다.

-왜긴 아스가르드 길드 때문이겠지!

└아스가르드 길드 잡으러 왔구나!

달라진 건 하나밖에 없었으니까.

때문에 모두는 확신했다.

-아스가르드 길드가 어떻게 대응하려나?

└일단 비상 사태 떨어진 거겠지!

└ㅇㅇ 다른 누구도 아니고 BJ대마도사잖아! 어비스 길드도 혼자 잡은!

└다른 것보다 이 타이밍에 BJ대마도사가 등장한 거면 딱 봐도 10대 길드랑 이야기 끝난 거지!

└BJ대마도사 중심으로 반 아스가르드 동맹 만들어지는 거지!

└야, 그래도 지금 BJ대마도사 복귀해봤자 레벨 400근처일 텐데 600레벨에 되겠어?

└BJ대마도사 모름? 1레벨부터 시작해서 어비스 길드 때려잡았는데?

BJ대마도사의 등장으로 아스가르드 길드가 긴장할 거라고.

“BJ대마도사가 복귀한다고요?”

-그렇다네!

아스가르드 길드의 마스터이자, 차이 테크놀로지의 대표인 차오스, 그는 자신에게 거액을 투자한 투자자 중 한 명인 빅토르 구신스키로부터 그 소식을 듣는 순간 놀라며 되물었다.

“그 소식을 이제야 접하셨다니, 너무 늦으시는군요.”

-뭐?

“이미 진즉에 3일 전에 파악을 끝냈습니다.”

-그게 무슨? 공지는 오늘 올라왔는데!

“하하,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우리 차이 테크놀로지가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

-그럼 설마 라이징 스타 채널에?

“네, 그곳에도 있습니다. 우리 쪽 사람이. 그보다 이거 섭섭하군요. 설마 우리 수준을 너무 낮게 평가하신 거 아닙니까?”

자신들을 고작 이런 것에도 대비 못 하리라 생각한 것에 대해서 놀랐다.

당연한 말이지만 놀랄 건 없었다.

“어쨌거나 투자자이시니 친절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내일 라이브 방송이 시작될 겁니다. 그리고 BJ대마도사는 검은색 가면을 쓰고 흑마법사 스킬을 사용할 겁니다. 별명은 BJ흑마도사가 될 겁니다.”

더군다나 차오스는 알았다.

“그리고 그는 가짜입니다. 진짜 BJ대마도사가 타깃팅 되는 걸 막기 위한 가짜이죠.”

-아!

BJ대마도사와 라이징 스타 채널이 어떤 수작을 부리는지.

“때문에 내일 라이브 방송은 길지 않을 겁니다. 짤막하게 나오고 곧바로 사라질 겁니다. 라이브 방송이 길어지면 가짜인 게 들통이 날 테니까요.”

-그래도 BJ대마도사가 움직인다는 의미 아닌가?

“상관없습니다. 한 달이면 충분합니다.”

-한 달?

“한 달이면 미드가르드는 아스가르드의 것이 될 겁니다.”

때문에 차오스는 자신 있게 말했다.

“BJ대마도사가 뭘 하기도 전에 모든 건 끝날 겁니다. 그가 30일 안에 만렙을 찍지 않는 이상은 말이죠.”

BJ대마도사가 자신들의 행보에 방해가 될 일은 없다고.

“그래도 그냥 놔두는 건 좀 그러니 길드원들을 보낼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차오스는 방심하지 않았다.

해서 준비했다.

-위치를 알고 있나?

“BJ대마도사는 애초부터 흑마법사를 키운 게 아닙니다. 당연히 레전더리 스킬이 부족할 겁니다. 특히 리치나 데스나이트, 본 드래곤 스킬북은 시장에 나온 적 없습니다. 대부분이 레벨업 카드 보상으로 얻는 경우인데…… 3년 동안 레벨업을 하지 못한 BJ대마도사가 그 스킬들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은 없죠.”

-그럼?

“미끼를 걸 겁니다. 그리고 보여줄 겁니다. 놈이 가짜라는 것을.”

가짜 BJ대마도사를 사냥할 준비를.

“그의 라이브 방송이 기대되는군요.”

그리고 그날이 왔다.

BJ대마도사의 복귀 라이브 방송 날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