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468화 (467/485)

BJ대마도사 외전 2화

1화 3년 후 (2)

4.

BJ대마도사가 메인 시나리오를 깨는 순간 세상은 그 어떤 때보다 열광했다.

그렇기에 확신했다.

[갓워즈, 끝을 보다!]

[이제 갓워즈의 시대는 끝이 나다!]

이제 갓워즈의 인기는 저물 거라고.

갓워즈는 구시대의 유물이 될 거라고.

[이 이상의 쇼는 없다!]

더 이상 BJ대마도사가 보여준 것보다 더 재미난 것은 갓워즈에 존재치 않을 테니까.

그러나 그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이유는 간단했다.

[갓워즈 업데이트 시작!]

갓워즈가 최초로 업데이트를 했다는 것.

-서버 열렸다!

└업데이트 내용 어떰?

└미쳤음!

그리고 그렇게 업데이트를 한 갓워즈는 사실상 다른 게임이나 마찬가지였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 생겼다! 이제는 더 쉽게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할 수 있게 됐어!

└어? 진짜? 그럼 우리도 BJ대마도사처럼 강해지는 거임?

└조금 전에 스킬 써봤는데 데미지 달라짐!

└밸런스 패치도 했다고? 안 좋은 쪽으로?

└좋은 쪽이지!

└와! 이제야 좀 게임 할 맛나네!

└속보! 지금 신스킬 나왔다고 함!

└플레이어들에게 유리하게 업데이트가 했다고? 이거 갓워즈 맞아?

밸런스 패치를 비롯해 이제까지 갓워즈 플레이어들이 요구됐던 것들이 가득 있었다.

-신대륙 등장이다!

└무슨 소리야?

└400레벨 이후에는 신대륙인 미드가르드로 이동해!

└미드가르드라고?

그리고 새로운 콘텐츠가 있었다.

무엇보다 이제 모두는 기대했다.

-앞으로 BJ대마도사가 관리할 텐데, 게임이 더 나아지겠지?

└아무렴! 김민수가 죽고 관리자가 없었던 때랑은 지금 차원이 다르지!

이 게임의 주인이.

그러한 기대감 덕에 갓워즈는 오히려 더 폭발적인 성장을, 정체되었다는 평가를 무색하게 만드는 인기를 구사하기 시작했다.

갓워즈라는 시장이 더 커졌다.

물론 모든 게 들뜬 건 아니었다.

[아즈모 즐겜 선언!]

[아즈모, ‘이제는 게임은 취미로 하겠다.’]

[검객, 은퇴 선언!]

[검객, ‘게임에서 이룰 건 다 이루었다. 더 이상은 의미가 없다.’]

랭커들 중 몇몇은 업데이트가 나오는 순간 은퇴 선언을 했다.

그중에는 그도 있었다.

[멀린 은퇴!]

[멀린, ‘갓워즈로 많은 것을 이루었다. 이제는 쉬고 싶다.’]

어비스 길드의 정점인 멀린!

그 역시 이제 어비스 길드에서 사라졌다.

물론 그가 사라졌다고 해서 어비스 길드의 명성이나 존재감이 약해진 건 아니었다.

10대 길드는 존재감은 여전했고, 그중에서 어비스 길드가 최고라는 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다.

BJ대마도사가 사라지고 3년이 흐르는 동안에도, 갓워즈에서 많은 것이 바뀌는 와중에도 마찬가지였다.

어비스 길드는 단 한 번의 흔들림도 없이 최고의 자리를 유지했다.

감히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아성을 이룩했다.

분명 그랬다.

-맙소사, 어비스 길드가 박살이 났다!

-아스가르드 길드가 어비스 길드를 무너뜨렸다!

-학살을 했어!

그러나 지금 이 시간부로 모두는 이제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아스가르드 길드가 최고인가?

이제 최고가 바뀌었음을.

-아니, 최고는 최고인데 대체 저 숫자 뭐야?

└만렙이 저렇게 많다고? 말이 돼?

└저게 다 만렙이면 10대 길드 만렙 숫자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을지도?

└아스가르드 길드 정체가 대체 뭐임?

그것도 압도적인 최고가 등장했음을.

그리고 그 최고가 다시 한 번 더 말했다.

-이 시간부로 아스가르드인을 제외한 이들은 전부 학살하겠습니다. 보이는 전부를.

섬뜩한 말을 했고, 이제는 그 누구도 그 말을 무시할 수 없었다.

무언가 엄청난 폭풍이 갓워즈에 몰아치리란 걸 알 수 있었다.

더불어 몇몇은 더 일찍 눈치챘다.

이 폭풍의 정체가 무엇인지.

아즈모, 그 역시 그중 한 명이었다.

5.

“아스가르드 길드…….”

아즈모.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부호이자 갓워즈를 대표했던 랭커.

“내가 갓워즈에 관심 없는 사이에 물밑에서 엄청난 일이 있었네.”

그는 김민수의 유산을 BJ대마도사가 상속하는 순간 갓워즈를 접었다.

당연했다.

애초에 아즈모가 막대한 돈을 지불하면서 갓워즈를 했던 건 김민수의 유산 때문이었으니까.

그게 주인이 가려진 이상, 이제부터는 게임이 아닌 그 주인에게 관심을 가져야 했으니까.

“BJ대마도사가 침묵이 너무 길었어.”

문제는 그 주인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너무 오랜 시간 동안.

그 사실에 아즈모는 속이 탔다.

비단 아즈모만 그런 게 아니었다.

“가상현실이란 엄청난 기술로 만들어진 게 여전히 게임밖에 없으니까.”

갓워즈를 만든 그 엄청난 가상현실기술을 이용하고 싶어 하는 기업들이, 자본가들은 BJ대마도사가 김민수의 유산을 이어받기만을 기다렸으니까.

그가 유산을 받으면 경쟁자들보다 더 빨리 BJ대마도사와 협상을 하고자 했으니까.

그런데 BJ대마도사는 3년 동안 침묵했고, 속이 바짝 타다 못 해 문드러진 자들.

“하지만 가상현실이 영원히 김민수의 것이진 않겠지.”

그런 그들에게 한 기업이 접근했다.

“차이 테크놀로지, 그들이 가상현실기술을 확보했다.”

중국 기업 차이.

그들은 김민수만의 것이던 가상현실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 기술력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그들은 가상현실기술을 탐내는 이들에게 접근했고, 그중 적지 않은 곳이 차이 테크놀로지와 손을 잡았다.

“중국과 러시아, 두 곳의 돈이 꽤 들어갔지.”

손을 잡기 위해 막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그렇게 모인 엄청난 자금으로 차이 테크놀로지는 준비했다.

“그리고 그 돈으로 갓워즈를 무너뜨리려고 하지.”

경쟁에서 실력으로 이기기보다는 경쟁자를 죽이는 방법을.

“플레이어들이 갓워즈를 떠나게 되면, 그러면 자연스레 갓워즈는 무너질 테니까.”

그것을 위해 차이 테크놀로지는 갓워즈의 최고 실력자들에게 엄청난 돈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멀린, 네게 제안이 간 것도 그 때문이었고.”

멀린 역시 그 제안을 받은 이들 중 한 명이었다.

정확히는 가장 먼저 그에게 제안이 왔었다.

어비스 길드를 대표하던 랭커이자, 갓워즈를 대표하던 랭커인 그를 영입한다면 사실상 게임이 끝난 것과 다를 바 없을 테니까.

“엄청난 제안이 갔다던데 대체 왜 거절한 거야?”

그러나 멀린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돈은 벌 만큼 벌었는데 여기서 욕먹는 짓을 뭐 하러 하겠어?”

하나는 그들이 제안한 엄청난 제안이 그에게는 딱히 그만큼의 메리트가 없다는 것.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두 번째 이유였다.

“무엇보다 BJ대마도사, 그 괴물하고는 다시는 싸우고 싶지 않아.”

아스가르드 길드원이 되는 순간 언젠가 BJ대마도사와 결판을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 말에 아즈모는 미소를 지었다.

“BJ대마도사가 무서운 건가?”

“아즈모, 왜 BJ대마도사가 뒤늦게 게임을 시작했을까?”

대답 대신 나온 질문에 아즈모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김민수의 유산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서 그런 거 아닐까?”

그 대답, 당연히 진심으로 한 대답이 아닌 우스갯소리였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아즈모?”

“그럴 리가.”

아즈모도 알았다.

“그 정도 페널티는 자기가 짊어져야, 그래야 승부가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BJ대마도사는 일부러 뒤늦게 시작했음을.

“사냥개들 사이에 치타가 있는데, 시작부터 치타가 전력 질주를 하면 재미가 없는 법이니까.”

자신의 사냥감들이 덩치를 키울 여유를 줬음을.

그렇게 시간을 줬음에도 BJ대마도사는 결국 어비스 길드를 제치고 김민수의 유산을 차지했다.

멀린, 그가 은퇴한 결정적인 이유가 그거였다.

BJ대마도사는 모두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괴물이라는 것.

“BJ대마도사가 복귀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지금까지 3년 동안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아즈모, 당신도 알잖아.”

그렇기에 멀린은 확신했다.

“이제까지 그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건 지루해서 그런 거야.”

BJ대마도사가 등장하리라고.

“그런데 지금 그에게 그 지루함을 달래줄 적이 등장했어.”

아스가르드 길드의 대적자가 되기 위해.

더 나아가 멀린은 생각했다.

“어쩌면 BJ대마도사는 이것을 기다리고 일부러 이제까지 숨죽이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자신이 없는 사이에 자신에게 덤벼들 승냥이들이 고개를 들이밀기를.”

그가 자신에 대적한 집단이 나오기를 바라고 동시에 그렇게 의도했을 수도 있다고.

“너무 나간 거 아닌가?”

“뭐, 그럴 수도 있지.”

확실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

그러나 멀린은 한 가지만큼은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지금쯤 BJ대마도사는 흥분으로 전율하고 있으리란 것.”

6.

“으으…….”

정현우, 화장실로 돌아온 그는 부들부들 몸을 떨고 있었다.

전율하고 있었다.

물론 감격에서 오는 전율은 아니었다.

‘이거 최악이다.’

두려움이었다.

‘아스가르드 길드를 이대로 놔두면 랭커들이 게임을 접는다.’

이대로 가면 갓워즈 수익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었다.

‘10대 길드가 게임을 접으면…….’

일단 갓워즈라는 시장에서 10대 길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높았다.

그들이 단순히 게임에 많은 돈을 지른다,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그들은 막대한 돈을 쓰면서 다른 플레이어들이 쉽사리 하지 못 한 공략을 해주었고, 그것을 방송을 통해 세상에 보여줬다.

갓워즈 플레이어들의 게임 진행에 크나큰 도움을 준다는 의미.

또한 플레이어가 아니지만 갓워즈를 보는 걸 즐기는 이들에게 아낌없이 콘텐츠를 제공했다.

그들 덕분에 지금 이 순간에도 갓워즈의 플레이어가 되는 이들이 수십, 수백만 명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게임을 접는다?

타격이 없을 리 만무.

‘아스가르드 길드 놈들은 학살하겠다고 했어.’

더 큰 문제는 아스가르드 길드가 노리는 게 그저 단순히 10대 길드가 누리는 유명세 따위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가면을 쓴 채로.’

유명세를 원하는데 얼굴을 가릴 리 만무.

그건 의지의 표현이었다.

‘학살을 한다고 했으니까 분명 할 거야.’

진짜 이제부터 보이는 족족 다 죽이고 다니겠다는 의지.

‘막피를.’

막무가내 PK, 일명 막피를 하겠다는 의지.

그건 엄청난 일이었다.

다른 곳도 아닌 10대 길드를 무너뜨린 길드가 막피를 시작한다면 정말 적지 않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접을 테니까.

더불어 그 적지 않은 플레이어들 중 상당수가 400레벨 이상, 고레벨 플레이어들일 터였다.

‘위에서 무너지면 아래도 무너져.’

그리고 그런 고레벨 플레이어들 대부분은 길드를 이끄는 이들, 핵심 멤버인 경우가 상당수였다.

그들이 게임을 접는데 그들 밑에서 게임을 하던 플레이어들이 열심히 게임을 할 리 만무.

‘그렇게 기존 플레이어들이 접으면…… 아스가르드 길드가 득세할 테고.’

아스가르드 길드를 견제할 플레이어들이 사라지면 당연히 무게추는 아스가르드 길드에 기울어질 터.

그 후에는?

‘아스가르드 길드가 갓워즈를 지배하면…… 그건 다행이지.’

아스가르드 길드가 자리 잡고서 갓워즈의 질서가 되는 건 그나마 갓워즈라는 게임 입장에서 다행이었다.

‘접는 인간들이 가만히 접을 리 없잖아?’

게임에 일생을 바친 이들이 ‘아, 게임 그만하고 건실한 다른 취미를 알아봐야지!’라고 할 리 만무.

‘게임에 박은 돈이 얼만데.’

하물며 갓워즈는 플레이어의 돈을 무자비할 정도로, 야비할 정도로 뜯어내는 게임이었다.

지금 시점에서 400레벨 넘는 이들이 쓴 돈은 차 한 대는 거뜬히 뽑고도 남을 정도.

그렇게 돈을 썼는데 쉽게 갓워즈를 접을까?

그런 이들도 있을 거다.

‘온갖 행패를 부릴 거야.’

그러나 결코 그러지 않는 이들도 적지 않을 터.

‘그들도 막피꾼이 될 테고.’

그리고 그러지 않은 이들 중에 일부는 아스가르드 길드보다 더한 행패를 부릴 가능성이 컸다.

레벨이 낮은 유저를 학살하고, 아이템과 몬스터를 스틸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행패를!

‘세기말이다.’

그게 바로 온라인 게임이 수명을 다할 때의 풍경, 일명 세기말의 풍경이었다.

‘그걸 보고 누가 게임을 시작하겠어? 아니, 하더라도 돈을 안 쓰지.’

당연한 말이지만 그런 세기말 풍경의 게임에 열과 성을 다하는 플레이어는 없었다.

‘그럼…….’

자연스레 플레이어 유입이 줄어들고, 그럼 게임은 더 힘들어지고, 다시 플레이어 유입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될 터.

‘끝장이다.’

그 악순환의 끝이 무엇인지는 이미 무수히 많은 MMORPG장르의 게임들이 보여줬다.

물론 그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게임은 없으니까.

언젠가 끝이 있으니까.

‘앞으로 2년이 더 남았는데.’

그러나 정현우에게는 달랐다.

갓워즈의 매출이 떨어진다는 건 그가 이룩한 모든 계획이 무너진다는 의미였으니까.

물론 다른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지분을 팔든, 다른 방법을 쓰면 될 일.

하지만 최선의 방법이 무너지는데 그걸 그저 지켜만 보는 건 바보 짓 아닌가?

때문에 정현우는 생각했다.

‘뭔가 해야 해.’

가만히 있을 때가 아니라고.

‘게임에서.’

그리고 자신이 뭔가를 할 수 있는 건 게임에서밖에 없다고.

‘일단 분위기부터 살피자.’

정현우, 그가 캡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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