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315화 (315/485)
  • 315화.  < 98화. 오우거 군단 (6). >

    15.

    “몬스터가 약해서 활약할 기회가 없는 게 제 잘못은 아니잖아요?”

    그 말을 내뱉는 순간 미다스가 채팅창의 반응을 확인했다.

    - 아, 이거 뭐 할 말이 없네.

    - 몬스터가 약해서 실력 발휘할 틈이 없긴 했지.

    - 이거 리얼 반박불가!

    거듭된 미다스의 사과 덕분인지 더 이상 채팅창에는 그를 비난하는 내용은 없었다.

    사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딱히 욕할 만한 상황 자체가 아니었다.

    분명 미다스가 전력을 다 드러내지 못한 건 맞았고, 그로 인해 시청자들이 원하던 장면이 연출되지 않은 것 역시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트윈 헤드 오우거가 소환수들의 공세를 버티지 못한 탓이지 미다스 탓이 아니었다.

    비유를 하자면 돈을 내고 야구장을 찾아왔는데 경기가 너무 원사이드하게 흘러간 셈.

    딱히 누구 잘못이라고 하긴 뭐했다.

    - 솔직히 이게 화낼 일은 아니지.

    - 아니, 난 화낸 적도 없는데?

    - 맞아, BJ대마도사가 활약하는 거 솔직히 난 기대한 적도 없었음.

    - 아무렴, BJ골드님이 캐리했으면 다 된 거지. 설마 BJ대마도사가 활약할 걸 기대한 흑우가 있음?

    - 그럼 누가 화낸 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나마 미다스를 탓하는 분위기가 생긴 건 미다스 본인 때문이었다.

    미다스 본인이 미안하다고 무릎 꿇고 사과를 하는데, 그런 그를 향해 괜찮다고 말을 해도 남들이 보기에는 혼내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으니까.

    ‘계획대로다.’

    당연히 이 모든 건 미다스가 의도한 바였다.

    본격적인 레이드가 시작된 이후 공격 마법을 하나도 쓰지 않은 것부터 도중에 마법 투사 각도가 안 나온다고 칭얼거리고 이후 대폭발 마법을 버린답시고 던진 곳에서 하필 오우거가 반응해서 어그로가 끌리는 것까지.

    이 모든 게 미다스의 계획이었다.

    ‘계획대로 전력을 숨겼어.’

    힘을 숨기기 위해서.

    말 그대로였다.

    미다스는 트원 헤드 오우거가 생각보다 약하다는 것을 보는 순간 최대한 전력을 감추고자 했다.

    합리적인 조치였다.

    만약 거기서 전력을 다했다면 훨씬 더 빨리 트윈 헤드 오우거를 잡았겠지만 단지 그뿐, 그 사실에 시청자들은 짧게 감탄하고 끝날 일이었다.

    아니, 감탄도 없이 그냥 트윈 헤드 오우거가 생각보다 약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갈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오늘 라이브를 본 이들은 무조건 똑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 좋습니다, 다음에 제대로 하는 겁니다?‘

    - 원래 주인공은 힘을 숨겨야 제맛이죠.

    - 어차피 조만간 몬스터 천국에 갈 텐데 전력을 보는 날이 오겠죠.

    - 맞네, 다음 사냥터가 개미집이지?

    다음 사냥터에서 BJ대마도사의 진짜 실력을 보고 싶다고.

    ‘아무렴 보여드려야지.’

    그 기대감 탓에 라이브 방송을 찾아올 터.

    ‘뭐, 마력이 따라가주면…….'

    물론 미다스가 이런 연출을 한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다른 무엇도 아닌 마력 부족이었다.

    당장 저번 비밀의 정원 사냥 당시 미다스는 모든 포션 도핑을 했음에도 정령 기사를 둘을 꺼내지 못했었다.

    그때보다 레벨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그 정도로 정령 기사 두 마리를 소환한 상태에서 전력을 발휘하는 건 불가능한 일.

    ‘진짜 섬뜩했네. 그때 마력 오링났으면 골렘들 전부 그대로 사라졌을 텐데.’

    조금 전 전투 중에 미다스가 포션을 먹는 것 역시 보여주기식 퍼포먼스가 아니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보여준 혼신의 연기였지.

    ‘그래도 잘 끝났으니까.’

    어쨌거나 라이브 방송은 멋지게 끝났다.

    트윈 헤드 오우거도 잡았고, 퀘스트도 끝냈으며, 약속한 대로 정령 기사 두 마리를 꺼내 싸우는 모습도 보여줬다.

    “좋습니다, 그럼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해보겠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마무리를 지을 때.

    “오늘 한 게 없는 주제에 클로징 멘트 하는 게 염치가 없네요. 오늘 클로징 멘트는 럭키와 골드가 하겠습니다. 럭키 그리고 골드, 시청자분들께 한 마디씩 해.”

    그렇게 마지막 멘트를 미다스가 럭키와 골드에게 넘겼고, 그 둘이 곧바로 클로징 멘트를 했다.

    왕!

    “주인님은 내가 지킨다!”

    그 멋진 멘트에 미다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다음 방송에서 뵙겠습니다.”

    그 순간이었다.

    미다스의 머리 위로 갑자기 그림자 하나가 드리웠다.

    - 어? 저거 뭐지?

    - 저거? 와이번? 와이번이다!

    그림자의 정체는 와이번!

    그 와이번이 미다스의 머리 위에서 날갯짓을 하며 맴돌았다.

    “이곳에 등장한 트윈 헤드 오우거를 잡은 자, 자네인가?”

    그때 와이번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그 사실에 시청자들이 다급하게 채팅을 쳤다.

    - 어, 잠깐! 와이번 위에 누가 있다!

    - 갑자기 또 하나 터지네!

    - BJ대마도사님, 10분만 더!

    그러나 시청자들의 간절한 기도가 무색하게 라이브 방송은 인정 없이 종료됐다.

    "왕의 서신을 받들어라.”

    그리고 미다스의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가 시작됐다.

    16.

    등장한 보스 몬스터를 가장 먼저 잡는 레이드 레이스, 이러한 레이드 레이스에 참가한 참가자들은 대부분 승산이 날 때쯤에는 레이스를 종료하고는 했다.

    이미 승자가 구분되는데 무리를 할 필요가 없는 게 첫 번째 이유였고, 굳이 끝까지 남아서 승자의 들러리가 될 필요가 없다는 게 두 번째 이유였다.

    “저기 있다!”

    “저기야, 저기! BJ대마도사가 저기 있어!”

    그러나 이번 트윈 헤드 오우거 레이드 레이스에서는 참가자들 대부분이 승자가 사실상 나왔음에도 레이스를 포기하지 않았다.

    기꺼이 골인 지점에 왔다.

    이유는 뻔했다.

    “진짜 잡은 거 같은데?”

    “미친, 그게 개소리가 아니었다고?”

    “내가 미친 건지, BJ대마도사 미친 건지……."

    실시간으로 받은 보고를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는 것.

    미다스가 착지한 와이번에서 내려온 갑옷을 입은 NPC, 아곤과 이야기를 나눈 건 그 무렵이었다.

    “예의를 갖추고 왕의 서신을 받아라!”

    어느 때보다 근엄하기 그지없고, 위엄이 넘치는 목소리로 나온 말, 그 말에 미다스는 대답했다.

    “저기 그전에 루팅 좀 하겠습니다.”

    “무어라?”

    놀라는 NPC아곤을 뒤로한 채 미다스가 잽싸게 등을 돌린 후에 트원 헤드 오우거의 사체를 바라봤다.

    “얘들아!”

    이후 소리쳤다.

    “아무도 접근 못 하게 해!”

    왕!

    “명을 받듭니다!”

    퀘스트는 완료했으나, 아직 트윈 헤드 오우거를 잡은 대가는 얻지 못한 상황.

    더욱이 미다스는 이미 눈으로 파악한 상태였다.

    ‘쟤한테 분명 아이템이 있었어.’

    트윈 헤드 오우거의 보물이란 아이템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상도 없는 퀘스트인데 드롭템이라도 좋아야지.’

    여러모로 미다스 입장에서는 누군가의 도둑질은 감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물며 미다스의 눈에는 이곳으로 몰려드는 플레이어의 숫자가 적지 않다는 것 역시 보이고 있었다.

    하물며 미다스 입장에서 이미 레이드가 끝났음에도 접근하는 그들이 반가울 리는 만무.

    ‘절대 안 뺏긴다.’

    긴장감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일.

    쿵!

    그렇게 트윈 헤드 오우거의 사체 주변으로 럭키와 골드, 실버를 비롯해 정령 기사와 블레이즈 골렘들이 모여들어 포위망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꿀꺽!

    다가오던 플레이어들이 변화하는 그 광경을 보며 침을 삼켰다.

    그리고는 따로 말할 것 없이 다들 발을 멈췄다.

    ‘지금 접근하면 스틸범으로 오해받는다.’

    ‘오해받는 순간…… 게임 오버다.’

    지금 BJ대마도사의 상태가 어떠한지 그리고 그를 자극하면 어떻게 되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았으니까.

    그사이 미다스가 트윈 헤드 오우거의 앞에 선 후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외쳤다.

    “아이템 루팅.”

    [인벤토리에 새로운 아이템 하나가 추가되었습니다.]

    루팅 종료를 알리는 알림 그리고 인벤토리에 새로이 추가된 아이템을 확인한 후에야 비로소 미다스가 조금의 여유를 되찾았다.

    물론 그 여유도 오래 가지 않았다.

    ‘……빨리 끝내자.’

    지금은 NPC아곤이 자신을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보고 있지만 그 눈빛이 미친놈 보듯 바뀌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테니까.

    [트윈 헤드 오우거의 보물을 개봉하시겠습니까?]

    “예."

    때문에 미다스는 빠르게 얻은 아이템을 개봉했다.

    그리고 기다렸다.

    ‘무슨 아이템이 나오려나…… 무기 종류? 아니면 방어구?’

    대개 보스 몬스터를 잡으면 나오는 보물, 그 보물 아이템을 개봉하면 선택지가 주어졌으니까.

    즉, 눈앞에 카드가 등장할 테니까.

    ‘어?’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미다스의 눈앞에는 카드들이 등장하지 않았다.

    등장하는 아이템이 하나라는 의미.

    자연스레 미다스가 자신의 인벤토리에 새로이 생성된 새로운 아이템을 그대로 확인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이름 잃은 신의 유물]

    - 등급 : 레전더리 에픽.

    - 이름 잃은 신의 힘이 담긴 유물이다.

    이미 한 번 만나본 적 있었던 아이템을.

    ‘아니, 이건 아니지.’

    그 순간 미다스가 잽싸게 자신의 두 눈을 감았다.

    눈앞에 일어난 일을 부정하기 위해서.

    ‘아닐 거야. 내가 잘못 본 걸 거야. 아무렴, 이제 너무 많은 걸 보다보니 헛것도 보이는 게 분명해.’

    그때 미다스의 곁으로 다가온 수호자 모드 상태의 잭팟이 말했다.

    “주인, 그것의 냄새가 난다.”

    확인 사살과도 같은 잭팟의 말에 미다스가 다시 한 번 아이템을 확인했고, 이내 이를 꽉 물었다.

    ‘씨발 진짜!’

    물론 충분히 귀중한 소득이었다.

    그리고 중요한 소득이었다.

    이 아이템은 용의 알 부화도를 높일 수 있는 아이템 , 만약 정말 미다스가 이 아이템을 다른 이에게 빼앗겼다면, 어쩌면 다시 퀘스트를 시작해야 할지도 몰랐다.

    ‘이 개 같은 게임!’

    그러나 그 사실이 지금 미다스에게 위안거리가 되어주진 않았다.

    ‘이 쓰레기 게임! 진짜 게임 제작자한테 한 번 물어보고 싶네, 왜 게임을 이딴 식으로 만들었냐고.’

    그렇게 미다스가 분노를 곱씹은 채 인벤토리 안에 있는 이름 잃은 신의 유물을 꺼냈다.

    [???의 알이 이름 잃은 신의 힘을 흡수합니다.]

    그러자 그때처럼 용의 알이 이름 잃은 신의 힘을 흡수했다.

    그 사실에 미다스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퀘스트 진짜 짜다, 짜.’

    자연스레 머릿속에 NPC 한 명이 떠올랐다.

    ‘토스님 같은 분 안 나오나?’

    그야말로 아낌없이 퍼주는 게 무엇인지 알려주던 운석 도시의 NPC토스의 얼굴이.

    그때였다.

    두근두근!

    NPC토스를 떠올리던 미다스의 심장 부근이 갑자기 튀어나올 듯이 뛰기 시작했다.

    ‘어?’

    그 사실에 놀라며 제 가슴을 만지는 미다스.

    ‘뭐야? 갑자기 왜 이래? 설마 갓워즈에 심장마비라도 있는 건가? 아니면 저주?’

    그러한 미다스의 귓속으로 알림이 들렸다.

    [???의 알이 움직였습니다.]

    ‘움직여?’

    그 사실에 미다스가 놀라며 잽싸게 인벤토리에 있는 용의 알을 확인했다.

    [???의 알]

    !용의 알

    !부화를 위해서는 ‘이름 잃은 신의 힘’이 필요

    !부화도 : 58퍼센트

    !NPC호광을 찾아가면 ‘용의 힘’ 개방 가능 ‘용의 힘?’

    새로이 추가된 정보를 본 미다스가 두 눈을 깜빡였다.

    “왕의 서신을 받으시오!”

    그 순간 기다리다 기다리다 결국 참지 못한 NPC아곤이 미다스를 향해 퀘스트 진행을 하라는 소리를 내질렀다.

    “정 싫으시면 이대로 떠나겠소!”

    이어진 말을 들은 후에야 비로소 미다스가 잽싸게 상황을 정리한 후에 NPC아곤을 향해 다가갔다.

    “잠깐, 잠깐만요.”

    그때 미다스의 눈이 주변을 훑었다.

    플레이어들이 우글거리는 상황에서 이대로 퀘스트를 진행하면 필시 정보가 유출될 터.

    물론 유출을 막을 수는 없었다.

    여기 있는 플레이어들을 전부 쫓아낼 순 없는 노릇이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여러분,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진행할 건데, 찍으려면 차라리 제대로 찍으세요! 대신 홍보 제대로 해주고, 퍼뜨리는 거 잊지 마시고요!"

    차라리 줄 수밖에 없다면 생색이라도 내는 게 나을 터.

    ‘역시!’

    ‘진짜 호탕하네!’

    그 사실에 플레이어들이 눈빛을 빛냈고, 그 앞에서 미다스가 이제는 대놓고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진행했다.

    그가 NPC아곤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는 고개를 숙인 채 전력을 다해 소리쳤다.

    “툰가 왕의 서신을 받습니다!”

    쩌렁쩌렁한 그 외침에 도리어 NPC아곤이 놀란 듯 살짝 움찔했다.

    “크흠!"

    그러나 이내 정신을 차린 NPC아곤이 위엄스러운 위치를 갖춘 후에 미다스의 손에 품에서 꺼낸 금빛 편지 봉투 하나를 건네줬다.

    [툰가 왕의 서신을 받았습니다.]

    [툰가 왕의 서신을 받은 자 타이틀을 달성했습니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항목에 새로운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이어서 들리는 알림.

    “이 자리에서 읽고 대답을 주시오!”

    이후 미다스가 NPC아곤의 말을 따라 편지를 읽었다.

    [트윈 헤드 오우거를 사냥한 용자에게 말하노라.

    현재 하얀숲에 오우거의 숲과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곳에 가서 사태를 파악하고 그 사태를 막아주기를 명한다.]

    가서 퀘스트나 깨라는 내용.

    그 내용에 미다스가 코웃음을 쳤다.

    ‘이제는 그냥 아주 대놓고 노예처럼 부리네.’

    부탁도 아니고 명령인데 심기가 좋을 리 만무.

    “그래서 대답은?”

    “아, 잠깐만요.”

    당연히 나오는 대답도 좋을 리 없었다.

    “아직 덜 읽었거든요. 좀 재촉하지 마세요.”

    시큰둥한 대답과 함께 미다스가 마저 퀘스트창을 확인했다.

    [툰가 왕의 서신]

    - 퀘스트 등급 : Main scenario

    - 퀘스트 레벨 : 299레벨 이하

    - 퀘스트 내용 : 툰가 왕의 서신을 받고, 대답을 해주자.

    - 퀘스트 보상 : 스킬 카드북(레전더리 에픽)

    !퀘스트 완료 시 ‘하얀숲’ 진행 가능

    ‘어?’

    그리고 보상을 확인하는 순간 미다스가 조금 전보다 더 쩌렁쩌렁하게 소리쳤다.

    “툰가 왕께서 내려주신 지엄한 왕명, 소신이 어찌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무조건 받들겠습니다!"

    “어? 어!”

    또 한 번 바뀌는 미다스의 태도에 NPC아곤이 놀란 듯 반응이 늦자 이번에는 미다스가 재촉하듯 말했다.

    “바로 가겠습니다, 바로!”

    ‘그러니 보상 빨리 줘!’

    그러한 미다스의 모습에 NPC아곤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답을 하였으니, 이 시간부로 자네는 왕명을 수행하는 수행자가 되었네. 수행자의 기한은 죽기 전까지네."

    말과 함께 NPC아곤이 흑요석으로 된 스킬 카드북을 꺼낸 후에 미다스에게 건네주었다.

    “이것은 왕께서 하사하는 선물이네, 왕의 성은에 감사하며 왕명을 완수하도록.”

    “아무렴요.”

    그렇게 스킬 카드북을 받은 미다스가 미소를 지었고, 그런 그에게 NPC아곤이 말했다.

    “그래서 언제 출발할 것인가?”

    그 물음에 미다스가 뒤에 있는 동료들을 바라봤다.

    그리고 주변 플레이어들을 바라봤다.

    ‘기왕 가는 거 화끈하게 광고해야지.’

    그리고는 어느 때보다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툰가 왕의 명령이시니, 지금 당장 하얀 숲으로 가겠습니다!”

    미다스, 그가 다시 한 번 더 떡밥 폭탄을 던지는 순간.

    그 순간 미다스는 확신했다.

    ‘내 떡밥에 다들 정신을 못 차리겠군!’

    한동안 이 이야기로 갓워즈 커뮤니티가 떠들썩하리라고.

    17.

    라이징 스타 채널 라이브 방송실.

    “아, 드디어 끝났다……."

    “눈앞에서 태풍이 몰아치는 걸 지켜본 기분이야.”

    BJ대마도사의 라이브 방송을 성공리에 종료시킨 직원들이 내내 참고 있던 숨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돌리는 숨소리는 어느 때보다 짙고, 깊었다.

    “설마 이렇게 일이 돌아갈 줄은 상상도 못했다, 상상도!”

    “아무렴 1시간 지났을 때 그냥 다 끝난 줄 알았잖아? 다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번 빅이벤트를 두고 라이브 방송조차 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했던 상황, 그야말로 벼랑 끝에 매달린 상황에서 반전이 일어나며 벼랑 위에 올라섰으니까.

    죽을 고비를 넘긴 셈인데 느끼는 바가 평소와 같을 리 만무했다.

    “넌 영상 제작 들어가야지?”

    “그래, 해야지.”

    “할 수 있겠어?”

    “모르겠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이대로 맥주 한 캔 마시고 잠이나 자고 싶어.”

    그만큼 긴장도 빠르게 풀렸다.

    그게 이유였다.

    “다들 긴장 풀지 말고 집중.”

    박영준이 직원들이 숨 돌릴 시간만 짧게 준 후에 곧바로 그들이 풀려고 하는 긴장의 끈을 못 풀게 만든 이유.

    그러한 사실에 직원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일이지?’

    ‘다 끝났잖아?’

    빅 이벤트가 끝났는데 왜 다시 긴장의 끈을 조이라는 걸까?

    의문도 들고 짜증도 살짝 들 수밖에 없는 일.

    “이제부터 라이징 스타 채널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든다.”

    이어진 말에 직원들이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고 그들에게 박영준이 말했다.

    “카테고리 이름은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공략.”

    그 순간 분위기가 바뀌었다.

    직원들의 표정도 바뀌었다.

    ‘어? 뭐라고 하신 거지?’

    ‘뭔가 대단한 걸 꺼내신 것 같은데?’

    놀라기보다는 의문으로 가득 찬 표정들, 그 표정들을 향해 박영준이 말했다.

    “제작된 영상 하나를 지금 올린다. 영상 타이틀은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시작하는 법이다."

    그 순간 더 이상 긴장을 푸는 직원들은 없었다.

    ‘맙소사.’

    라이징 스타 채널이 갓워즈 커뮤니티에 폭탄을 던지는 순간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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