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대마도사-124화 (124/485)

124화.  < 40화. 착각 (1) >

1.

-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보상으로는 엘프의 부츠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마무리되면 대답 주십시오.

콜 그리고 베팅.

너무나도 담백하기 그지없는 상대방의 반응에 박영준은 옅게 웃음을 흘렸다.

그 웃음은 증거였다.

‘아직 판돈은 많이 있다, 이건가?’

박영준이 상대방의 의중을 확실하게 파악했음을 알려주는 증거.

‘이렇게 나와주면 나야 고맙지.’

그리고 박영준이 생각한 다양한 시나리오 중 나름 베스트 시나리오가 펼쳐줬음을 알려주는 증거.

분명 판돈이 많은 쪽이 판에서 유리한 건 사실이었다.

‘판돈에 기대는 놈들을 다른 말로 호구라고 하지.’

달리 말하면 그건 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을 마친 박영준이 곧바로 부하 직원에게 말했다.

“BJ대마도사 쪽에 메일 하나 보내.”

“메일이요? 무슨 메일이요?”

“미팅 좀 하자고.”

이어진 말에 부하 직원이 고개를 끄덕이며 되물었다.

“미팅 주제는 뭐라고 할까요?”

평범하기 그지없는 대화.

“저번처럼 보스 몬스터 레이드 사전에 공지하고 라이브 방송하자고 써."

“예?”

그러나 이어진 박영준의 그 말에 부하 직원의 말문이 멎었다.

그 모습에 박영준이 고개를 갸웃하는 사이 부하 직원이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기…… 너무 무리한 요구 아닐까요?”

“무리?”

“그게 저번에도 사전 예고한 것 때문에 그 난리가 났는데 다시 한 번 더 해달라고 요구하면…… 거절하는 건 둘째 치고 BJ대마도사가 기분 나빠할 거 같아서요.”

나름 타당한 의견이었다.

라이징 스타 채널과 BJ대마도사의 관계는 명명백백하게 BJ대마도사가 갑이었다.

그런 그에게 이런 식으로 다시 한 번 고생 좀 하시죠! 라고 부탁을 하는 건 일반 회사원이 회장님을 찾아가서 이렇게 회사를 바꿔보시죠! 하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

“BJ대마도사 성격이 좋은 편에 속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더욱이 이제까지 BJ대마도사의 행보를 보건대 그의 성격이 좋은 쪽보다는 그 반대편에 가까웠다.

그러한 부하 직원의 염려에 박영준이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 오히려 BJ대마도사 입장에서는 그 내용을 꺼내는 순간 우리들 칭찬을 해줄 테니까.”

“칭찬이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은 채 반문하는 부하 직원에게 박영준이 자신 있게 말했다.

“내기할래? 난 BJ대마도사가 먼저 이 제안을 하리란 것에 내 월급 걸 수도 있어. 어쩌면 먼저 우리 쪽에 라이브 미팅 제안할걸?”

그때였다.

“사장님, BJ대마도사 쪽에서 라이브 미팅 요청했습니다.”

다른 직원 한 명의 말에 앞서서 박영준과 대화하던 부하 직원이 믿기 힘든 것을 본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박영준은 어느 때보다 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요청 받아들여.”

2.

“혹시 다음 보스 몬스터 레이드 역시 사전 예고를 하고 싶으신가요?”

박영준이 내뱉은 질문이 곧바로 채팅창에 올라왔고, 그것을 본 BJ대마도사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 대답에 라이징 스타 채널 직원들이 놀란 표정으로 박영준을 보았고, 그 시선 속에서 박영준이 말했다.

“BJ대마도사 님의 파트너로 지내온 시간이 있는데 이 정도는 이제 말하지 않아도 알아야죠.”

이어진 말에 BJ대마도사는 이제는 제 감정을 소리 내어 뱉었다.

- 와!

정말 놀랍군!

그러한 심정을 그대로 토해냈다.

그 모습에 박영준이 기세를 이어갔다.

“그리고 잡고자 하시는 몬스터는 머리 여러 개 달린 트롤 놈일 테고요.”

이어진 그 대화에서 BJ대마도사는 더 이상 말문을 열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미 스폰서인 감마 제약과 이야기를 맞춰놨습니다. 저번 라이브 방송 때와 같은 조건으로 진행하면 엘프의 부츠를 보상으로 주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이번에는 시도가 아니라 성공이 조건이지만, BJ대마도사 님이 오케이 사인만 내리면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BJ대마도사의 모든 시나리오를 알고 있는 박영준에게 BJ대마도사가 할 말은 하나였으니까.

- 대단하네요, 정말. 설마 거기까지 예상하고, 준비하셨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감탄.

-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군요. 이번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감사.

그렇게 미팅이 끝났고, 화면에서 BJ대마도사가 사라졌다.

그리고 좌중의 모든 직원들이 박영준을 바라보았다.

너무 놀라 말문이 멎은 표정을 지은 채.

개중 한 명이 간신히 말문을 열었다.

“역시 와튼이네요.”

그 말에 박영준은 대답 대신 미소만 지었다.

3.

“아."

라이징 스타 채널과의 라이브 미팅을 끝낸 미다스가 짧게 숨소리를 내뱉었다.

여러 감정이 섞인 한숨 소리, 그 끝으로 이내 미다스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역시.’

이번 미팅에서 미다스는 다시 한 번 더 보스 몬스터 레이드를 사전 예고할 속셈이었다.

‘전부 눈치 채고 있으셨군.’

그러나 라이징 스타 채널의 사장은 그 모든 것을 완벽하게 꿰뚫어 보고 있었다.

더 나아가 라이징 스타 채널 사장은 머리 여러 개 달린 트롤이란 단어를 꺼냈다.

트리플 헤드 트롤을 언급한 것이었다.

‘추측한 거겠지만, 대단하네. 그런 걸 상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진짜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내용을 아는 것이 아니라 그저 추측에서 나온 결과물이겠지만 그 정도까지 생각한다는 것은 충분히 대단 하다고 할 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에 맞춰서 이미 완벽하게 새로운 의뢰까지 받아놓은 상태였다.

‘엘프의 부츠라니.’

그것도 보통 아이템이 아니라 레전더리 아이템 중 하나인 엘프의 부츠를!

이곳, 우드 빌리지에서 얻을 수 있는 레전더리 아이템 중 가장 가치 있는 아이템으로 평가 받는 아이템으로 억소리 나오는 가격은 물론 거래조차 쉬이 되지 않는 아이템이었다.

그것을 의뢰 보상으로 구해놨다는 건, 여러모로 적지 않은 수작과 노력을 했다는 의미.

‘이번에도 아이템이다.’

결정적으로 저번 리볼버 스킬처럼 이번 보상 역시 결국 미다스 본인만 좋은 일이었다.

그런 의뢰를 광고주와 협상 끝에 가져왔다는 건 미다스를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했다는 의미.

‘서프라이즈는 없다.’

어쨌거나 확실한 건 서프라이즈 파티는 없었다.

미다스가 하는 모든 계획을 라이징 스타 채널은 예상하고 있는 상황 아닌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달리 말하면 이제부터 미다스는 다음 보스 몬스터 레이드에서 깜짝 쇼가 아닌 자기 자신의 역량만으로 시청자들 그리고 광고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의미.

‘3일 동안 내가 가진 바를 100퍼센트 끄집어낼 수 있도록 연습해야지.’

그러한 각오 속에서 미다스가 소리쳤다.

“애들아, 사냥 시작하자!”

“예, 주인님! 주인님의 위대한 전설을 위해 이 한 몸, 기꺼이 불사르겠습니다!”

그 말에 골드가 기다렸다는 듯이 미다스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전의를 불태웠다.

헥헥.......

반면 럭키는 평소와 다르게 제 자리에 있는 채 미다스를 지그시 바라만 봤다.

“럭키야?”

그 사실에 미다스가 의문을 가진 채 럭키를 바라봤고 이내 발견할 수 있었다.

“아!"

럭키의 머리 위에 뜬 느낌표를.

![맹수의 위엄 ]

!3마리 이상의 몬스터를 동시에 상대하는 전투에서 101회 승리 시 진화

!진화 시 능력치 강화 및 새로운 스킬 습득.

진화의 때가 왔음을 알리는 그 신호에 미다스가 미소를 지었다.

‘그래, 차라리 잘 됐어. 이제 모든 마케팅이나 준비는 라이징 스타 채널에 맡기고 사냥에 집중하자.’

4.

트롤의 숲.

다른 사냥터과 달리 등장하는 사냥 레벨 구간이 20레벨이나 되는 곳.

그렇기에 이곳에서 사냥하는 플레이어들 역시 다른 사냥터와 다른 방식을 썼다.

110레벨대 파티와 120레벨대 파티 서너 개가 그룹을 맞은 채 서로와 트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이 그러했다.

쉽게 말하면 덩치 작은 트롤들은 110레벨대 파티에, 덩치 큰 애들은 120레벨대 파티가 사냥하는 식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110레벨대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는 사냥 속도가 한없이 느려질 수밖에 없는 탓이었다.

물론 그건 분명 120레벨대 플레이어들이 손해 보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그 손해를 감수했다.

그 120레벨대 플레이어들 역시 레벨이 낮을 때 그러한 배려를 받았으니까.

한편으로는 120레벨대 플레이어들 입장에서도 그런 식으로 트롤의 개체 수를 줄이는 게 원활한 사냥에 유리했다.

달리 말하면 트롤이란 몬스터는 그 정도로 강한 놈이었다.

1대1 조차도 트롤의 덩치, 레벨을 가늠해서 해야 할 정도.

두 마리가 등장하면 어떻게 상대할까? 라는 고민이 아니라 어떻게 도망쳐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해야 할 정도.

크어어!

크아아!

그런데 지금 한 플레이어가 두 마리의 트롤을 동시에 상대하고 있었다.

누가 보더라도 무모한 짓.

그러나 그 광경을 보는 이들 중에서 그것을 무모한 짓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없었다.

그 플레이어가 다른 누구도 아닌 미다스라는 것.

“그래, 럭키야 잘하고 있어! 조금만 더 버텨!”

실제로 보이는 전황 자체도 플레이어 쪽에 불리하다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왕!

럭키가 트롤 한 마리를 상대하고, 다른 트롤은 골렘이 부딪치면서 상대하는 상황.

완벽하게 어그로 관리가 되는 상황에서 핵심 딜러인 미다스는 60미터 거리에서 완벽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으니까.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문제 될 건 없어 보였다.

“주인님!”

크아아!

그때 숲 한구석에서 골드가 트롤 한 마리를 더 끌고 왔다.

삽시간에 트롤 세 마리가 되는 순간, 보는 입장에서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순간이었다.

트롤 한 마리와 두 마리가 전혀 다른 전투력을 발휘하듯이, 트롤 두 마리와 세 마리 역시 그 전투력은 전혀 달랐으니까.

예상치 못한 심각한 변수의 등장.

“데려왔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일을 벌인 골드는 도리어 칭찬을 해달라는 듯이 미다스를 향해 밝게 소리쳤다.

“야!”

그러한 골드를 향해 미다스가 소리쳤다.

“잘했어!”

잘했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는 광경.

“자, 그럼 이제 진짜 딜링 가보자고.”

그러나 더 어처구니없는 광경은 골드가 트롤을 데려오는 순간 펼쳐졌다.

딱!

트롤이 세 마리가 됐을 때 미다스가 기다렸다는 듯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땅이 좌우로 흔들렸다.

그리고 곧바로 좌우로 흔들린 땅이 위아래로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꽈릉!

쇼크 웨이브가 발동하며 단숨에 몰려든 세 마리의 트롤들의 몸을 크게 뒤흔들었다.

크어!

크아!

크어!

곧바로 세 개의 괴성이 터졌고, 그대로 세 마리 트롤의 몸이 석상처럼 굳었다.

쇼크 웨이브의 상태 이상 효과가 발동되는 순간.

“For the lord!”

그 순간 거대화한 골드가 돌진을 하며 트롤 한 마리를 향해 전력으로 몸통박치기를 날렸다.

콰앙!

그 공격에 굳어있던 트롤의 몸이 속절없이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쾅!

그리고 다른 동료의 몸을 치며, 같이 넘어졌다.

쿵!

그렇게 트롤 세 마리가 도미노 무너지듯 연쇄적으로 넘어졌다.

그사이 미다스의 손이 쉼 없이 마법을 쏟아냈다.

파직!

라이트닝 볼트를 시작으로 단숨에 화살 마법 3개를 토해낸 미다스가 다시 한 번 스킬 캐스팅을 외쳤다.

“파이어볼 앤 아이스볼 앤 파이어 스피어!”

그때 감전에서 깨어난 트롤들이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크어!

크아!

크러!

세 마리의 트롤이 일어나며 다시 한 번 그 흉포한 성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반면 미다스의 여전히 캐스팅은 진행 중인 상황.

그러나 미다스는 그 순간 옆에 있는 주먹 크기의 빛 구체를 향해 소리쳤다

“체인 라이트닝!”

그러자 사역마가 미다스를 대신해 일어나는 트롤들을 향해 뇌전 한 줄기를 토해냈다.

파직!

그렇게 날아간 뇌전이 트롤 한 마리의 몸에 꽂힘과 동시에 그 트롤의 몸에서 두 줄기의 뇌전이 뿜어지며 그 옆에 있는 두 동료의 몸을 그대로 파고 들어갔다.

[트롤이 감전 상태에 빠집니다.]

다시 한 번 트롤들이 석상처럼 굳었다.

“네놈들!

그러자 골드가 기다렸다는 다시 한 번 더 전력을 다해 트롤 한 마리에게 몸통 박치기를 날렸고, 트롤들이 다시 한 번 더 도미노처럼 속절없이 넘어졌다.

[캐스팅이 완료되었습니다.]

그리고 미다스의 귓속으로는 캐스팅이 끝났음을 알리는 알림이 들렸다.

공세를 퍼부을 때.

그때를 미다스는 놓치지 않았다.

‘신속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쓰러진 트롤, 놈들의 가슴팍에 번쩍이는 황금빛 과녁을 향해 손에 든 불덩이를 던졌다.

퍼엉!

그렇게 던진 파이어볼이 평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날아가 황금빛 과녁에 꽂혔다.

‘강속구 가진 놈들이 이 맛에 야구하는구나. 그냥 던지면 꽂히네, 꽂혀!’

그 사실에 미다스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트롤을 처치했습니다.]

그 공세 속에서 트롤 한 마리가 이렇다 할 공격조차 못한 채 그대로 죽음을 맞이했다.

크-왕!

그리고 곧바로 럭키가 새로운 표적을 향해 사생결단의 의지를 표현했다.

“버서크!"

히잉!

동시에 미다스가 기다렸다는 듯이 골드의 머릿속에 있는 광기의 스위치를 켰다.

이제는 4대2, 수적 열세가 된 트롤을 향해 그야말로 일방적인 폭력이 이루어졌다.

[트롤을 처치했습니다.]

결국 그 일방적인 폭력 속에서 한 마리가 쓰러졌다.

이제 남은 건 한 마리.

크어!

그러한 트롤이 내뱉는 소리가 이제는 흉포하기보다는 처량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장난 아니군.”

그리고 그 광경을 먼 곳에서 옹기종기 모여 지켜보는 플레이어들의 입에서도 처절한 숨소리가 나왔다.

“트롤 3마리를 동시에 사냥하다니.”

“그것도 솔로킬이지.”

“솔로킬? BJ대마도사에 럭키에 골드에 골렘까지 4인 파티인데?”

“5인이겠지. 그런 식이면 사역마도 넣어야 하니까.”

“이러니저러니 해도 플레이어는 하나잖아?”

BJ대마도사의 강함이 규격 외라는 것은 이미 트윈 헤드 트롤 레이드에서 증명된 바였다.

“보스 몬스터는 뭐 잡아본 적이 없어서 그게 어떤 괴물인지 체감이 안 되는데, 이제 좀 체감이 되네.”

그러나 보스 몬스터를 상대해보거나, 할 예정인 플레이어들은 많지 않은 법.

때문에 그게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체감하는 게 쉽지 않은 게 현실이었다.

“그래, 정말 엄청난 괴물이야.”

보통의 트롤을 잡는 BJ대마도사의 모습에 플레이어들이 더 강렬한 놀라움과 두려움을 느끼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 무렵이었다.

“또 한 번 더 트윈 헤드 트롤을 잡는다는 소문이 있는데?”

“뭐?”

“이번에도 사전 예고하고.”

누군가 한 명이 툭 말을 던졌고, 그 말에 몇몇 이들이 반응을 했다.

“왜?”

“이유는 모르지만, 안 할 이유는 없지. 저번에 파급 효과가 장난 아니었으니까. 한 번 더 하면 시청자 숫자는 더 늘어날걸?”

“에이, 말도 안 돼. 아무리 그래도 똑같은 보스 몬스터를 한 번 더 잡는 게 말이 돼?”

보통이라면 고개를 저을 이야기.

“시나리오 때문일 수도 있지. 보스 몬스터를 2번 잡아라, 같은 퀘스트가 있을 수 있잖아? 혹은 보스 몬스터에서 어떤 아이템을 얻어야 했는데 그걸 못 얻었을 수도 있지.”

“확실해?”

“확실한 건 아니고, 그냥 예전에 있던 길드 친구 녀석이 말해주더라고.”

“예전 길드라면……"

그러나 그 이야기를 내뱉는 플레이어의 정체가 그 이야기에 신빙성을 말해줬다.

“탐험가 길드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 거야?”

지금 이야기를 하는 플레이어 추탄, 그의 전 소속 길드가 탐험가 길드라는 것.

그러한 추탄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정확히는 누가 기획을 하고 있다네.”

“기획?”

“만약 BJ대마도사가 다시 한 번 사전 예고를 하고 트윈 헤드 트롤 레이드를 시도할 경우 놈을 방해하자고.

이어진 말에 좌중이 고개를 돌려 BJ대마도사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본 BJ대마도사는 이미 사냥을 마친 상황이었다.

일반 파티가 트롤 한 마리를 잡는 것보다 더 빨리 세 마리를 사냥하는 순간.

그 아득한 전투력을 확인한 플레이어들이 고개를 다시 돌려 추탄을 보며 말했다.

“그때 그렇게 깨지고도 미친 짓을 하자고?”

“야, 그건 자살 행위야.”

“BJ대마도사를 공격하면 신상정보부터 털린다고!”

그러한 반응에 추탄은 말했다.

"BJ대마도사를 공격할 이유는 없지. 애초에 보스 몬스터는 누구의 것도 아니라고. 먼저 공격한 쪽이 가지는 거지."

“뭐?”

“BJ대마도사가 사전 예고를 하면 그는 분명 그 당일에 보스 몬스터를 찾아다니겠지. 그때 누군가 그 보스 몬스터를 먼저 친다면? 작정하고 하면 못할 건 없잖아?”

“그야……"

“무엇보다 실패해도 손해 볼 게 없어. 먼저 치면 잡으면 되고, 그게 아니면 손 털고 떠나면 될 일이지. 그렇잖아? 이건 비매너 행위가 아니라 정상적인 보스 몬스터 쟁탈전이라고.”

이어진 그 말 앞에 플레이어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그러한 그들에게 추탄이 결정타를 넣었다.

“만약 정말 사전 예고를 한다면 이번에는 최소 시청자가 100만 명이 나올 거야. 그 이상이 관심을 가질 테고. 만약 거기서 먼저 가로 챈다면 어떻게 되겠어? 쟤가 누구야? 소리가 나오겠지. 그리고 어쨌거나 BJ대마도사에게 한 방 먹이는 거고. 어차피 트원 헤드 트롤을 잡을 거라면 메리트가 더 좋을 때 잡는 게 낫잖아?”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

그 사실에 플레이어 중 한 명이 이제는 각오를 다짐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서 몇 명이 모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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