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Lv.99 흑염의 프린세스 (55)화 (55/306)

#55

은하는 상체를 숙여 제휘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의 등, 어깨, 뺨 할 것 없이 돋아 있는 산호. 다행히 숨은 붙어 있는 듯했다. 그렇다면 아직 방법은 있을 터.

‘우선 더 늦기 전에 산호를 제거해야 해.’

제휘에게 손을 뻗은 순간, 은하는 그가 누군가를 꼭 껴안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게 여동생이 있다고 했지요?’

제휘와 꼭 닮은 이목구비. 그의 여동생인 듯했다. 그녀 역시도 온몸에 산호가 돋아 있었다.

“으…… 대표님, 한 번만 더 기회를…….”

제휘가 앓는 소리를 냈다. 여동생 쪽도 마찬가지.

아무래도 환각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불과 몇십 분 전 은하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은하는 깨어났고 그들은 그러지 못하고 있단 점.

‘비각성자들이 각성자들에 비해 종합 능력치나 내성이 낮은 건 당연한 일이야.’

더군다나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은하의 내성에 비하면 그들은 아마도 신생아의 면역력과 견줄 수준일 테다.

“…….”

은하는 힐끔 보스 몬스터를 향해 눈길을 주었다. 녀석은 히죽대며 이곳을 바라볼 뿐 노래는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니 지금이 기회였다.

퍽! 퍽!

은하는 손날을 세워 두 사람에게 돋아난 산호를 모두 부수기 시작했다.

단순한 방법이지만 매혹이나 혼란 등 정신 지배 계열 스킬에는 외부 충격만큼 효과가 좋은 방법은 없었다.

“대, 표님…….”

그러나 산호를 거의 다 부수어도 제휘는 눈을 뜨지 않았다. 환각에 이미 정신을 먹혀 버린 모양이다.

이 방법이 효과가 없다면 남은 방법은 아이템을 사용하는 것뿐. 그러나 당연하게도 은하의 수중엔 쓸 만한 아이템이 없었다.

그 때였다.

신수 ‘어둠을 방랑하는 고양이’가 털을 뒤적거립니다.

축하합니다! ‘졸음이 확 달아나는 박하사탕’을 획득하였습니다!

신수 ‘어둠을 방랑하는 고양이’가 아직 100% 산호화가 진행된 것이 아니니 그 정도 아이템으로도 충분할 것이라 단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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