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자네, 흑염의 프린세스라고 들어 본 적 있나?

게이트 너머 깊숙한 어둠에서 출몰하는 인간형 몬스터라네.

고양이처럼 재빠르고 흡혈귀처럼 창백한 피부를 가졌다지.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묘한 매력이 있다고 들었네. 그녀의 외모에 시선을 빼앗긴 어떤 헌터는 멍청하게 서 있다가 그만 그녀의 양산 끄트머리에 눈알이 뽑혀 버렸다더군.

그녀를 만나면 도망치도록 하게.

─만일 그녀의 검은 불꽃을 따돌릴 수 있다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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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히도 길었던 장마가 겨우 끝난 늦여름이었다.

길을 걷던 은하는 참지 못하고 다시 한번 손에 든 종이를 들여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