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NTR용사는 마왕에게 무릎을 꿇었다-148화 (148/150)

〈 148화 〉 남의 인생 망쳤으면 네 인생도 망가져야지

* * *

“끄아아아아악!!!”

한쪽 팔이 생으로 씹히는 끔찍하기 그지 없는 감각.

그녀의 팔을 마치 고기 뜯듯이 씹어 먹고 있는 테라의 행동에, 에일린은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은 비명을 내지르고 있었다.

실제로, 너무나도 끔찍하기 그지 없는 고통에 이미 몇 번씩이나 정신이 나갔던 그녀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순간 그녀는 결코 온전히 기절을 할 수도 그렇다 해서 너무나도 갈망하고 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도 없었다.

그녀의 생명이 아슬아슬 할 때마다 걸려오는 아멜다의 회복 마법.

엘런에 의해 잘려나간 가슴을 제외한 다른 부분은 아멜다의 마법에 의해 순식간에 회복이 되었으며, 이에 에일린은 한계를 초월한 고통을 당하면서도 결코 생명이 위험한 수준에는 도달하지 않았다.

이처럼, 본래 사람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으로 평온함 이라는 감각을 안겨주는 회복마법이었으나, 이 순간 그것은 에일린에게 있어서 지옥에서 기어 나온 악마의 손길로 여겨지고 있는 중이었다.

“그마…안… 이제… 이제 그만 죽여…줘… 제발…제발 날… 죽여줘…!”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이어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 몇 번씩이나 자비로운 죽음을 갈구하는 에일린.

그러나 그녀의 이런 애원에도 불구하고, 한 마리의 개와 같이 그녀를 물어 뜯는 테라의 움직임과 이를 회복하는 아멜다의 손길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며 그녀에게 처참하기 그지 없는 고통을 안겨주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계속해서 이어진 회복 마법의 결과 아멜다의 마력이 바닥난 시점에서, 에일린의 생살을 뜯어 먹던 테라의 행동은 마침내 중단 되었다.

그렇게, 영업의 시간 동안 이어진 건 같은 고통이 마침내 끝이 난 그 순간.

에일린은 당장이라도 끊어질 것 같은 의식 속에서, 다시 멀쩡하게 돋아나 있는 팔로 바닥을 기며.

그대로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엘런을 향해 눈물을 쏟아내며 간절히 애원하기 시작했다.

“흑…흑.. 으흐으윽! …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엘런님… 이제.. 이제 절 죽여주세요.. 제발… 아주 조금만… 조금만이라도 좋으니까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에 애원을 거듭하고 있는 에일린.

그리고,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엘런은 너무나도 무시무시하기 그지 없는 다정한 미소를 지은 채.

그대로 천천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런 소리 하지마 에일린, 아무리 그래도 동료간의 정이 있는데 어떻게 널 죽일 수 있겠어?”

“!! 에… 엘런…님?”

자극한 자상함이 느껴지는 듯한 엘런의 섬뜩한 말.

이에 에일린은 설마 방금 전과 같은 끔찍하기 그지 없는 고통을 그녀가 다시 겪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몸을 떨기 시작했고.

그런 그녀를 향해서 엘런은 마치 개를 쓰다듬는 것 같은 손길로 계속해서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평온하기 그지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하지마, 절대로 내 손으로 널 줄일 일은 없을 테니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네놈 때문에 뭉개져 버린 우리 동료들에 대한 죗값은 치러야 하지 않겠어?”

“! 그… 그건… 바… 방금 전 그걸로…”

“그 정도 가지고는 턱도 없지. 당장 이렇게 팔다리 멀쩡하게 복구 된 너하고 달리 우리들은 인생이 복구 불가능할 정도로 일그러졌잖아. 지금 네 힘으로, 우리들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어?”

“…”

엘런의 말에, 에일린은 그대로 반박조차 하지 못한 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비록 억지라고도 할 수 있지만, 상처하나 없이 회복 가능한 방금 전의 고문과는 달리 지금의 그녀로선 이들의 삶을 돌려놓을 방법 따위는 당연히 결코 없었다.

그리고 동시에 에일린은 인식할 수 있었다.

이 말대로라면, 이 다음에 그녀에게 이어질 상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 녀석들은 지금,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를 복구가 불가능한 어떠한 상태로 만들어 버릴 계획이라는 것을 말이다.

“나… 날…어떻게 할… 생각이지?”

지독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을 하는 에일린.

그런 그녀를 향해서,

엘런은 흥미가 담긴 미소를 지은 채 품 속에 담아왔던 무언가를 꺼내기 시작했다.

“뭐, 그리 대단한 건 아니야. 솔직히 여기까지 오면서 너한테 어떤 식으로 복수를 하면 좋을지 이래 저래 생각을 해 봤는데, 역시 네놈한테는 이게 딱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

“!! 서… 설마.. 그건…”

에일린을 향해서 엘런이 꺼내든 물건.

칙칙한 보라 빛에 소용돌이가 치는 듯한 심상치 않은 마력이 담겨 있으며,

동시에 마치 살아 있는 듯 병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그것이 무엇인지 인지한 그 순간,

이미 충분히 절망에 사로잡혀 있던 에일린의 얼굴은 처참할 정도로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너도 대신관 노릇 하기 전에 모험가로 일했으니 이게 뭔지는 한 번쯤 들어봤겠지? 구하느라 상당히 힘들었지만, 이래 보여도 제법 높으신 분하고 연이 있어서 말이야.”

그 말과 함께 천천히 에일린에게 다가오기 시작하는 그녀의 소꿉친구 엘런.

이에 에일린은 방금 전 온힘을 다해 기어와서 자비를 구하던 때와는 달리, 그대로 공포에 사로잡힌 채 온 힘을 다해 뒤로 몸을 빼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딜 도망 가려고 그래?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 하지 않겠어?”

“크르르르릉…”

그런 그녀의 몸을 막아서며 섬뜩한 목소리를 흘리기 시작하는 아멜다와 테라.

그렇게 도망갈 구석도 없이 강제적으로 몸이 붙잡힌 에일린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엘런을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하기 시작했다.

“아… 안돼!.. 그… 그건… 그것만은 제발! 제발 그만 해! 뭐… 뭐든지 할 게. 다… 다른 일이라면 뭐든지 할 테니까! 그러니까 제발… 제발 그런 흉측한 것만은…! 그것 만은 되고 싶지 않아! 그런 혐오스러운 녀석만은 되고 싶지 않다고!”

“응 알고 있어, 그래서 이걸로 준비한 거야. 네 년이 가장 싫어하는 짓 정도는 해야 벌이 될 테니까 말이지.”

그 말과 함께 강제로 에일린의 입을 벌리는 엘런.

이어서 그녀의 입 안에는 엘런이 들고 있던 그 끔찍하기 그지 없는 액체가 흘러 들어가기 시작했고, 에일린은 격렬한 거부감 속에서도 억지로 이를 삼킬 수밖에 없었다.

평소의 그녀였다면 그래도 특기인 신성 마법을 사용해 어떻게 해서든 이를 막아낼 수 있었을 지도 몰랐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고문으로 인해서 그녀에게는 더 이상 마법을 사용할 여력 따위가 남아있지 않았으며. 이에 에일린은 그저 속수무책으로 그것이 자신의 온 몸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한 것을 인지하며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커…커허… 허어어어…!!!”

끔찍하기 그지 없는 격통과 함께 온몸이 녹아 내리는 듯한 감각.

그 속에서, 에일린은 자신의 몸에 이루어지고 있는 변화가 무엇 인지를 실시간으로 또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이루어진 변화는 가슴과 더불어 그녀의 자랑이었던 머리카락이 하나도 남김 없이 모조리 빠지기 시작 했다는 것.

이어서 그녀의 몸을 구성하고 있던 살점들은 정신이 날아가 버릴 것 같은 격통과 함께 어마어마한 속도로 녹아 내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매끄러운 피부도, 군살 하나 없던 아름다운 몸매도.

그 모든 것은 마치 태양 앞에 녹아 내리는 얼음과 같이 허망하게 무너져 내렸다.

­툭.

다음순간 바닥에 떨어진 것은 평소 보석과 같은 매력을 발산하였던 그녀의 두 눈알.

탁구공 만한 크기의 그것은 간신히 형체를 유지한 채 바닥에 떨어졌으나, 그조차도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허망하게 녹아 내리고 말았다.

“아…아…아…”

그러나, 이처럼 온 몸이 처참하게 녹아 내리는 와중에도 에일린은 죽지 않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이 순간 그녀의 정신은 점점 더 또렷해졌으며, 온 몸에는 지금까지 지니지 못했던 불길하면서도 새로운 힘이 흘러 넘치는 듯한 끔찍하기 그지 없는 감각이 느껴지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너무나도 추악하기 그지 없는, 상상 하는 것 만으로도 혐오스럽기 그지 없는 일을 마침내 당하고야 말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에일린은 미칠 듯한 절망에 사로 잡힌 채 천천히 그녀의 손을 바라보았다.

'아… 안…돼… 어..어떻게… 어떻게 이런… 이 내가… 대신관인 내가 어떻게.. 이런…'

이 순간, 더 이상 안구가 남아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전보다 또렷해진 시야에 들어오고 있는 그녀의 손.

살점 하나 남아있지 않은 백골이 되어 버린 그녀의 손 뼈의 모습.

그것을 보면서, 에일린은 지금의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함과 동시에, 그대로 무너지듯 제자리에 주저 앉아 버리고 말았다.

­딱!

지나칠 정도로 가볍게 느껴지는 그녀의 몸.

동시에 바닥에 부딪힘과 함께 들려오는 딱딱한 소리.

그 속에서, 에일린은 끔찍한 슬픔에 사로잡혔음에도 불구하고 한 방울도 흘러나오지 않는 눈물에 다시 한번 절망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런 그녀를 향해서, 엘런은 싸늘한 감정이 묻어나고 있는.

동시에, 그녀의 영혼을 구속하고 있는 ‘소환주’ 로서 지금의 에일린은 거부할 수 없는 힘이 담겨 있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자 그럼, 어디 한 번 일어나서 인사 좀 해봐.”

에일린의 마음을 후벼 파는 끔찍하기 그지 없는 그 남자의 말.

그러나,

이에 에일린은 이 남자에 대해 너무나도 증오스러운 감정을 느끼면서도 지금의 자신은 결코 그를 거스를 수 없다는 사실을 강제적으로 인식하며,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네. 주인님. 리치 에일린. 위대하신. 소환주를. 뵙습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