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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R용사는 마왕에게 무릎을 꿇었다-125화 (125/150)

〈 125화 〉 역시 대단하군요... 젊은 것들은

* * *

공연이 시작되고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는 극장

하지만 그 순간,

일라이어스의 시선은 눈 앞의 공연이 아닌, 자신의 옆에 있는 샤뮤엘과 헥토르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헥토르에게 몸을 기댄 채 행복하기 그지 없는 ●_● 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는 샤뮤엘.

그녀의 뿔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면서, 평온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핵토르.

비록 이 순간 그들의 눈은 정면에 위치한 무대를 향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움직임에서 일라이어스는 지금 그들의 신경은 공연이 아닌 서로에 대한 사랑의 표현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었다.

‘…부럽네… 저런 모습은… 남들 앞에서도 거침이 없는 것은 역시 젊어서 그런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슬쩍 옆에 앉아 있는 삼손을 바라보는 일라이어스.

팔짱을 낀 채 언제나처럼 딱딱 표정을 짓고 있는 그를 보면서, 일라이어스는 문득 약간의 욕심이라고 할까.

젊은 이들에 대한 미묘한 경쟁심 같은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조금 주책이 아닐까?... 하지만… 역시 조금 부러워…’

아무래도 나이가 나이인 만큼,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애정을 표한다는 것에 익숙치 않은 일라이어스.

하지만, 그런 생각과 별개로 그녀는 이 순간 스스로가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시작은 단순히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였으나 어느 날부터 인가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이 남자.

그와 사랑을 표현하고, 그와 보다 관계를 가지는 것을 그녀는 원하게 되었으며, 오늘 또한 그 일환으로서 이 남자와 함께 하고 있는 것이었다.

‘조…좋아. 까짓 거. 어차피 여기까지 온 김에 한 발자국 더 나가 보는 거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대로 천천히 옆에 있는 남자에게 몸을 기대는 일라이어스.

이어서 그녀의 몸에 와 닿는 뜨거우면서도 단단한 근육질 육체의 감촉을 느끼면서.

일라이어스는 그대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좋네… 생각보다…’

약간의 부끄러움과 함께.

부드러움 보다는 굳건함 이라는 감각이 더욱 강하게 와 닿는 그 남자의 느낌.

하지만 이것은 이것대로 일라이어스에게 나쁘지 않은 기분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

“아…”

다음 순간, 그런 그녀의 어깨에 조심스럽게 손을 올리는 삼손.

그 안에 담겨있는 약간의 떨림을 느끼면서, 일라이어스는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드러워 지기 시작했다.

‘궈여운 구석이 있네… 의외로…’

평도 단단하고 거대한 바위산 같은 느낌이 들곤 하였던 삼손.

그러나, 이 순간 자신의 어깨에 손을 통해서 느껴지는 그의 긴장은.

일라이어스로 하여금 그 남자가 지니고 있던 의외의 면모를 알게 함과 동시에, 그가 자신에 대해 확실하게 애정이라는 감정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고 있었다.

‘나쁘지 않을걸?... 생각했던 것 보다는.’

그렇게, 약간의 충동으로 시작했으나 이런 행동이 생각보다 기분 좋다는 것을 인지하며 입가에 미소를 짓는 일라이어스.

그때.

“하아앏… 하아… 하아…”

“…”

“…”

다음 순간 그런 그녀의 귓가에 들려오기 시작하는 두 젊은이들의 혈기 넘치는 소리.

단순한 스킨쉽 만으로도 모자라 좀 더 농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두 사람으로선 흉내낼 엄두조차 내지 못할 그들의 행위에.

일라이어스는 물론이고 삼손 또한 그대로 몸이 빳빳하게 굳어지는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역시 대단하군요… 젊은 것들은…”

“…으…음….”

그렇게, 이런 식으로 자신들이 나이를 먹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두 사람은 그대로 도피를 위해 애써 눈 앞에 있는 공연에 애써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

“잘 먹었도다. 역시 맛있구나.”

“으음….”

힘들게 준비해두었던 고급 레스토랑이 아닌, 오늘따라 한산해 보이는 분식집에서 식사를 끝낸 우리 두 사람.

그 직후, 마왕은 사뭇 행복해 보이는 표정을 지은 채 거리를 걷기 시작했으나,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난 여러모로 진한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원래라면 레스토랑에서 술도 걸치고 달달한 이야기도 나누면서 분위기를 띄우려고 했는데… 이렇게 되면 그냥 다 물 건나가 버렸네.’

솔직히 마왕과의 약속 장소로 그곳을 잡은 것은 단순히 오늘 같은 날을 좀 더 의미 있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스텝을 밟기 위해서였다.

그런 곳에서 분위기를 띄우며 사랑을 속삭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농밀한 상황으로 이어갈 수 있을 가능성이 높을 터.

비록 이런 쪽에 그리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서적 같은 것을 뒤적이며 이것 저것을 공부한 결과 제법 괜찮다 여겨지는 방법을 도출해 낸 것이었으나, 안타깝게도 나의 이런 계획은 갑자기 난입한 엘리사로 인해 깔끔하게 아작이 나버린 상황이었다.

‘할 수 없나… 이렇게 된 이상 다음 기회를 노리는 수밖에…’

이미 시간은 제법 늦었고 배도 든든하게 채웠다. 반면 분위기는 연인간의 로맨틱한 느낌 보다는, 단순히 친구와 분식집을 갔다 나온 수준의…

좀 더 가벼우면서도 농밀한 애정과는 이래저래 거리가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상황에서 좀 더 진한 곳으로 가자고 요청을 하는 것은 이래 저래 분위기상 맞지 않았다.

그렇게 진한 아쉬움을 느끼면서, 난 오늘은 이쯤 하기로 결정을 내린 채 마왕에게 말했다.

“그럼… 이제 그만 돌아갈 까요? 시간도 늦었으니…”

그런데.

“아니… 그러기엔 짐이 조금 피곤하구나.”

“…네?”

다음 순간, 자연스럽게 귀가를 운운하는 나에 대해서 조금 차분해진 목소리로 대답을 하는 마왕.

이어서 그녀는, 그대로 내 얼굴을 바라보며 살짝 상기된 표정을 지은 채 말했다.

“쉬고… 싶다. 왕성이 아닌 다른 곳에서…”

“!”

진지하면서도 진득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마왕의 말.

이를 들으면서, 난 본능적으로 그녀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인식하기 시작했고…

“좋은 곳이 있으면 데려가 주겠…는가?”

그런 나의 사고에 마왕은 부끄러운 듯 시선을 피하면서 그대로 결정타를 날려 주었다.

“뭐…. 그런 장소가… 없지는 않…지요. 아… 알겠습니다 폐하. 그럼… 모…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그… 그래, 부탁… 하마.”

나의 말에 쑥스러움을 담아 이야기하는 마왕의 모습.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게 느껴진다는 생각을 하면서, 난 그대로 그녀의 손을 꼭 잡은 채 약간 빳빳한 느낌으로 사전에 알아 두었던 장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마왕성 내에서도 제법 으리으리한 느낌이 드는 여관.

현대식으로 표현하면 호텔이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는 그곳에서, 우리 둘은 방 열쇠를 받은 뒤 그대로 안으로 들어갔다.

“우연 이구나… 설마 오늘 같은 날 자리가 남아 있었다니…”

“ㄴ…네 저…정말로… 기묘한 우연이군요.”

당연히 우연 따위가 아닌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통해 미리 예약해둔 방이었지만, 이에 대해서 나와 마왕은 딱히 내색을 하지는 않은 채 그대로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그 순간에서 서로의 손을 꼭 쥔 채 한 계단 한 계단을 올라가는 우리 두 사람.

이미 확연하게 느껴지는 긴장으로 인해서 우리 두 사람 모두 손에서 땀이 뚝뚝 떨어지는 수준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순간 마왕과 나는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그 안에 담겨 있는 긴장과 온기를 느끼며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잠시 후, 마침내 객실에 도착한 우리 두 사람.

그 직후 우리들의 눈앞에 보이는 방안의 모습을 보면서, 난 안 그래도 달아올랐던 기분이 한 층 거 뜨겁게 타오르는 듯 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거 참… 그냥 대놓고 그런 쪽으로 컨셉을 잡고 꾸며 놓은 장소네…’

새빨간 시트로 만들어진 침대와 붉은 빛이 감도는 카펫.

그리고 곳곳에 보이는 무언가 에로틱한 감성으로 가득한 장신구들.

이를 보면서, 난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노골적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잠시 몸이 경직된 듯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때…

“가자 용사여.”

“ㄴ…네? 아….네.”

마왕의 ‘명령’에 따라 일단 안으로 들어가게 된 나.

이어서 우리 두 사람은, 그대로 침대 위에 앉은 채 잠시 서로의 얼굴이 아닌 눈 앞에 보이는 금으로 된 장식품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딱 봐도 남녀간의 그것을 묘사한 듯한 형상을 지니고 있는 그것.

이를 바라보면서, 우리 둘은 묵직한 침묵에 사로잡힌 채, 한 동안 서로의 손을 잡은 상태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 일단 여기까지는 어찌어찌 계획대로 이긴 한데…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하지? 이… 이대로 그냥 시작하기엔 무언가 좀 어색한데…’

이 세계로 넘어오기 전, 이런 저런 영상을 통해서 행위 자체에 대한 지식은 나름 빠삭한 편이었다.

문제는 그 도입부에 대한 것.

중간과 끝은 알고 있지만, 시작을 끊는 것에 대해선 아는 바가 거의 없는 만큼,

이 순간 난 무언가 막힌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슬쩍 마왕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때…

“…후… 좋다. 그럼. 어디 시작해보도록 하거라.”

“ㄴ…네?”

그 말과 함께 그대로 천천히 침대 위에 몸을 누이는 마왕.

이어서 그녀는 나를 바라보면서,

매우 진지하기 그지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기 만들기 말이다. 어서 시작해 보거라.”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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