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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R용사는 마왕에게 무릎을 꿇었다-124화 (124/150)

〈 124화 〉 또 다른 기묘한 우연

* * *

“으으….”

“…괘… 괜찮으십니까?”

“짐은… 전혀 모르고 있었도다… 설마…설마 그 두 사람이… 나의 소중한 부하들이 어떻게…’

내 어깨에 기댄 채 여러모로 형용하기 힘든 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는 마왕.

그녀를 부축하면서, 난 그녀가 받았을 충격이 여러 의미에서 상당히 컸을 것이라는 사실을 아주 잘 인지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긴… 나 같아도 잘 아는 친구들이 갑자기 커밍아웃을 해버렸다면 충격이 상당히 컸겠지…’

그것도 마족이라는 종족의 특성을 고려하면 하루 이틀도 아니고 짧게는 수 십 년에서 길게는 수 백 년 까지 알고 있던 사람이 사실은 그렇고 그런 관계였다면 그 충격을 이루 말 할 수 없는 수준일 터.

거기다 특히 이런 쪽에 지식이 얕은 마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 충격을 더더욱 클 수밖에 없을 터.

그때, 난 문득 그녀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거북하기 그지 없는 이 화재에서 벗어나 좀 다른 이야기를 해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며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물었다.

“저… 저기 에스더. 아까 전에는 왜 그러신 것입니까? 에스터답지 않게…”

“!...”

나의 말을 듣는 순간, 얼굴 빛이 조금은 안정을 되찾는 마왕.

이어서 그녀는, 그대로 살짝 얼굴을 붉히며 조용히 말했다.

“자랑… 해보고 싶었다.”

“!...”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사항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사귀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친한 이들에게 자랑해보고 싶었다. 솔직히 그 결과가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은 몰랐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 단순하면서도 상당히 감성적인 그녀의 말.

그녀의 이런 답변을 들으면서, 난 한 순간 내 앞에 있는 그녀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면에서 상당히 귀엽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뭐라고 할까… 이건 꼭 새로운 걸 시도해 보고 싶어 하는 소녀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지.’

남들에겐 평범할지 모르지만 동시에 그런 평범함을 동경하는 모습.

그런 마왕의 면모에 다시 한 번 진한 호감을 느끼면서,

난 자동적으로 입가에 살짝 미소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그건 그렇고… 그럼 이제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용사여? 아까 우리는 식사도 잘 하지 못하고 나오지 않았는가.”

“그렇긴 합니다만… 어쩌지요? 지금 같은 때엔 대부분의 가게들이 만원이라…”

솔직히 지금의 이 상황은…

고생해서 예약해 놓은 레스토랑에서 도망치듯 나와버린 이 상황은 내 예상에서도 한참 벗어난 것이라, 나 또한 마땅한 대비책을 떠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아울러 임마노엘 마스 라는 특성상 대부분의 고급진 가게들은 이미 예약이 꽉 차있는 상황.

그렇다 해서 이대로 식사도 못하고 다음 코스로 갈 수는 없는 만큼 난 여러모로 난감한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때…

“아, 용사여 저길 가자.”

“네? 하…하지만 저긴…”

“그대도 알고 있지 않은가? 짐이 저걸 좋아한다는 것을. 기왕 이렇게 된 거 저기서 식사를 하자꾸나.”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으로 한 장소를 가리키는 마왕.

그것은, 일전에 마왕과 데이트 할 때 한 반 가봤던 문제의 그 분식집이었다.

화려한 장식이나 무드 따위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 지극히 평범하기 그지 없는 그곳.

하지만 이를 보면서, 난 문득 어쩌면 이런 장소 또한 마왕에게는 의외로 어울리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그대로 살짝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이게 되었다.

“네, 알겠습니다. 폐하께서 원하신다면 기꺼이.”

*

우연이라는 것이 만들어낸 인연은 여러 면에서 예상치 못한 사태를 만들어 내곤 한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 이 순간,

인적이 드문편인 이 골목길에선, 어딘가에서 발생한 것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기묘한 만남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네놈… 감옥에 처박혀 있어야 할 녀석이 여긴 어떻게 나와있는 것이지?”

“상상 이상으로 더러운 인간이군요, 설마 이 임마노엘 마스에 저희 소중한 동료를 인질로 붙잡다니. 지금이라도 순순히 샤뮤엘을 풀어 준다면 고통 없는 죽음선에서 끝내드리겠습니다.”

도로 한복판에서 무시무시한 마력을 방출하고 있는 두 사람.

마왕국의 군단장 일라이어스와 삼손.

전장에서 만났을 경우 한 명만으로도 상대하기가 만만치 않은 않는 그들을 보면서,

그 남자는…

일단은 현직 용사이자, 정식으로 사귀고 있는 애인과 함께 예약해놓은 공연장으로 향하고 있던 헥토르는,

어쩐지 전에도 이것과 비슷한 취급을 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진한 난감함을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

“유감이지만 그런 거 아니다. 어째서 아직도 소식이 안 전해졌는지 모르겠지만 헥토르는 이미 마왕 페하께 사면을 받은 것이다.”

“사면?”

“그게 정말입니까? 하지만 그런 자가 어째서 오늘 같은 날 당신과…”

이런 상황에서도 침착하기 그지 없는 샤뮤엘의 태도.

이에 두 사람은 일단 흉흉하게 발산하고 있던 마력의 수위를 조금 낮추며 물었고…

여기에 대해서 샤뮤엘은 살짝 머리를 갸우뚱 하며 뻔한 걸 왜 묻느냐는 듯 말했다.

“그거야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이 임마노엘 마스에 남자와 함께 있다면. 당연히 이런 게 아니겠는가.”

그 말과 함께 그대로 헥토르의 머리를 붙잡는 샤뮤엘.

그리고…

­쪽!

“??!!!”

“어…? 어…??”

다음 순간, 정말로 예상치 못한 장면에 그대로 진한 충격에 사로잡힌 두 군단장님들.

그들의 이런 반응에 대해선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샤뮤엘은 그대로 헥토르와의 진하디 진한 입맞춤을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하아압…. 이제 알겠는가? 우리들은 이런 사이인 것이다.”

“…”

“아…”

“흠…흠…”

눈 앞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진 상당히 충격적인 장면을 목도하면서 잠시 할 말을 잃은 두 사람과, 기습적으로 애인에게 키스를 받은 황홀함과 충격에 멍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는 헥토르.

그리고 잠시 후, 삼손과 일라이어스는 가까스로 정신을 수습한 뒤 일단 은 방금 전 자신들이 한 오해에 대해 사과를 하기 시작했다.

“미…미안하다. 우리들이 조금 오해를 한 듯싶군.”

“저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군요. 사과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일단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두 사람.

그들을 보면서, 샤뮤엘은 이해 한다는 듯 그대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에게 말했다.

“뭐… 둘은 그 동안 변방을 순찰하느라 바빴으니 이해한다. 그건 그렇고, 그러는 너희 둘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것인가?”

가벼운 의문을 지닌 채 질문을 하는 샤뮤엘.

애초에 그녀의 앞에 있는 두 사람과 그녀는 같은 군단장의 자리를 지니고 있는 입장인 만큼 딱히 업무상 함께 다닌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긴 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물음에 대해서.

삼손과 일라이어스는 잠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 뒤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저희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 사귀고 있다. 지금은 같이 공연을 보러 가는 중이고.”

“아… 그렇구나… 둘이 사귀는 사이였던 것이….다아아아아아아아???””

한 순간 ◎□◎ 한 표정을 지은 채 지금까지 드러내 본 적이 없는 경악의 감정을 표출하는 샤뮤엘.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삼손은 약간 얼굴을 붉힌 채 말했다.

“뭘 그렇게 놀라는 것이지? 오히려 난 너와 그 용사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하… 하지만… 하지만 둘이 어떻게? 두 사람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군단장이라면… 아니 마왕국의 고위 인사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 것이다!”

“뭐… 그야 그렇긴 합니다만…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나도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둘이 사귄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명확한 사실이다.”

그 말과 함께 슬쩍 서로의 몸을 붙이는 일라이어스와 삼손.

그렇게, 마치 미녀와 야수 같은 두 사람의 조합을 보면서 샤뮤엘은 살짝 머리가 핑 도는 듯 한 기분을 느끼며 그대로 헥토르에게 몸을 기대었다.

“괘… 괜찮은가?”

“으…으음…괘… 괜찮…다… 조금… 충격이 심했을 뿐이다.”

그렇게 잠시 스위치가 나갔다 들어온 것 같은 모습을 보이며 가볍게 도리도리를 한 뒤 정신을 수습하는 샤뮤엘.

이어서 그런 그녀를 보면서 일라이어스는 그대로 조심스럽게 질문을 하였다.

“아무튼, 저희들은 이제부터 밧세바의 공연을 보러 갈 예정입니다만 두 분은 일정이 어떻게 되십니까?”

“응?...으음… 우연이군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내가 어렵게 표를 구해서 어찌어찌 갈 수 있게 되었던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가는 길이 같은 만큼 동행해도 될 것 같군.”

“뭐… 그럼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여전히 상대방 커플의 존재 그 자체에 대한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일단 어쩌다 보니 함께 동행을 하게 된 두 사람.

그리고 잠시 후,

그들이 도착한 장소는 상당한 규모를 지니고 있는 원형 극장이었다.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장소.

그곳에서 나란히 앉은 마왕국 내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전투력을 지니고 있는 네 사람.

그 직후, 문득 일라이어스의 눈에는 자신의 바로 옆에 앉아 애인의 어깨에 자연스럽게 머리를 기대고 있는 샤뮤엘의 모습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떤가?”

“좋은 것이다.”

그 상태로 자연스럽게 샤뮤엘의 뿔을 어루만지는 헥토르와 이에 대해서 ●_● 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는 샤뮤엘.

그 모습을 보면서, 일라이어스는 문득 약간의 부러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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