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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R용사는 마왕에게 무릎을 꿇었다-76화 (76/150)

〈 76화 〉 평타딜이 사기

* * *

나의 진심이 담긴 일격에 당혹감을 내보이는 냐단.

이를 보면서, 난 투구로 인해 보이지는 않겠지만 그대로 입가에 살짝 미소를 담기 시작했다.

‘유감이지만, 이래 보여도 마왕님조차 이길 수 있는 몸이라서 말이지. 어느 정도 피해는 입을 지언 정 내가 패배할 요소는 없다고.’

녀석의 분진 폭발을 이용한 마법은 확실히 대단하긴 했다.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게 기습적인 일격을 먹일 수 있다는 점도 그렇고.

그 위력 또한 잘 뭉처만 있다면 단숨에 수십 명을 가루로 만들어 버릴 정도가 되었다.

전략적 가치만 본다면 여러 면에서 쓸모가 많은 능력.

그러나,

이처럼 대단한 능력과 별개로,

기습적으로 녀석의 공격에 당했던 나는 한가지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방어력이 거의 최고치를 찍고 있는 나에게 있어서 냐단의 공격은 한 두 번 정도는 그냥 맞아줄 만한 수준이라는 것을 말이다.

실제로 첫 번째 일격 이상의 힘이 실려 있는 녀석의 공격을 얻어 맞았음에도 난 방어구의 손상을 제외하고는 그리 피해를 입지 않았다.

물론, 마왕이 마련해준 최상급 방어구에 이만한 손상을 줄 정도인 만큼 그녀의 공격은 절대로 가볍게 봐선 안 될 것이었지만 말이다.

‘단 두 번만으로 갑옷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니. 이 이상 생각 없이 맞아주었다간 제법 타격이 있겠지. 물론 그렇게 놔둘 생각은 절대로 없지만.’

솔직히, 난 처음 검을 맞부딛혔을 때부터 마음만 먹으면 그대로 냐단을 쓰러뜨릴 수 있었다.

물론 일격 까지는 힘들겠지만, 녀석이 다른 수작을 부리지 못하도록 진심을 담아 일방적으로 두들겨 댄다면 그대로 간단하게 승기를 가져 왔을 터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공격을 허가해 준 것은 냐단의 이 마법이 어느 정도의 위력을 지니고 있으며, 어떤 약점을 지니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아울러, 기왕 승기를 거머쥔다면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면서 이를 달성하는 편이 훨씬 좋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역시 저 녀석은 보통이 아니야. 방금 전 일격으로 끝장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했는데 그걸 또 방어해 내다니…’

비록 나를 이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냐단의 전투력은 확실히 무시할 수준은 아니었다.

실제로 나를 이 정도까지 밀어 붙였으며,

방금 전의 그 일격을 어찌어찌 방어해 냈다는 사실 만으로도 그녀의 전투력은 충분히 대단한 수준이라 할 수 있었다.

당장 농담 안 보태고 지금의 나의 전투력은 각 잡고 검을 한 번 휘두르면 잡졸들을 200명씩 날려버릴 수 있는 정도.

그런 어마어마한 힘이 담긴 공격을 방어해 냈다는 것 만으로도 냐단의 전투력은 충분히 인정해 줄 만했다.

문제는 단지,

녀석을 상대하는 내가 너무 강하다는 것 뿐이었다.

‘저 녀석의 분진 폭발 같이 특별한 공격 수단은 없지만 그런 거 없이도 워낙 깡 스팩이 사기지.. 아무튼, 이걸로 슬슬 끝을 내볼까?’

이 이상 폭발 공격을 뒤집어 쓰는 것도 무모한 짓인 만큼, 난 그대로 손속에 자비를 두지 않은 채 마무리를 짓기로 결정했다.

*

단순히 검을 휘두르는 것 만으로도 어마 무시한 위력을 내보이고 있는 용사.

이와 관련해서 냐단은 전력을 다해 녀석의 공격을 회피하는데 집중해야만 했다.

­콰과광!!!

“크흑!!!”

한 번 검을 휘두를 때마다 터져나가는 지면,

직격 당하지 않은 단순한 충격파 만으로도 냐단은 온 몸이 저릿 저릿 한 피해를 입을 정도였다.

거기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그런 무지막지한 공격을 퍼부으면서도 용사의 이동 속도는 냐단 보다 한 수 위라는 사실이었다.

‘제길! 뭐 이런 괴물 같은 녀석이… 저 녀석은 지치도 않나? 소문으로 대충 듣긴 했지만 이건 그것보다 더하잖아!’

그렇게 상대를 너무 만만히 봤다는 사실에 대해 마음 속으로 진한 후회를 느끼기 시작하는 냐단.

그러나,

이러한 감정과 별개로 이 순간 그녀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는 중이었다.

거침 없이 공격을 퍼붓는 용사의 행보가 매섭긴 했다.

실제로 지금 이 순간도 그녀는 용사의 공격을 종이 한 장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회피하거나, 정 안될 경우 피해를 감수하면서 까지 언월도를 들어 이를 막아내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마다 느껴지는 끔직한 통증과 서서히 엉망이 되어 가고 있는 그녀의 양팔.

이미 근육이 파열된 것은 물론이고 가장 큰 부담을 받는 오른 팔의 경우 뼈에 금이 간 상황이었다.

이대로 한 두번만 더 녀석의 검을 막으려 들 경우 오히려 팔이 먼저 부러져 나갈 터.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너덜너덜해진 놈의 방어구를 통해서 냐단은 인지하고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 놈에게 폭발을 먹일 수만 있다면 분명 자신에게도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나, 방금 전과는 달리 무시무시한 속도로 이동하면서 날뛰고 있는 놈에게 일격을 먹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분진 폭발은 그 특성상 사전에 준비가 필요했으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상대를 묶어둘 필요가 있는 만큼,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놈에게 닿을 수 없었다.

‘하지만… 방법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 자칫하면 나까지 휘말릴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상황에 따라선 동귀어진까지 생각할 수 있는 수단.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순간 냐단은 이미 마음을 단단히 굳혔다.

단순한 적이었다면 모를까, 눈 앞에 있는 자는 사랑하는 엘리사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가증스러운 존재.

그런 자에게 한방 먹여주는 것으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은 결말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

모든 준비가 끝났다 여겨지는 바로 그때였다.

­훅!

다음 순간 그대로 냐단을 향해 떨어지는 용사의 검.

이에 냐단은 남은 힘을 모조리 쥐어 짜내 그대로 언월도를 휘두르며 용사의 칼을 비틀었다.

한 순간 가해지는 아마어마한 통증.

그와 동시에,

냐단은 그대로

손에 들고 있던 언월도를 놓아 버렸다.

“어?”

한 순간 갑작스러운 운동 방향의 변화에 살짝 균형을 잃어버린 용사.

그리고 그 틈을 냐단은 놓치지 않고 그대로 파고들었다.

“!! 무.. 무슨?”

“잡았…다!”

그대로 온 힘을 다해 용사의 몸을 끌어안는 냐단.

이에 용사의 얼굴에는 순간적인 당혹감이 깃들었으며,

반면 냐단의 입가에는 진한 미소가 담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엘리사를 위해…”

­콰과과광!!!!!

그대로 그녀를 중심으로 발생한 또 한번의 폭발.

그 위력은 이전까지 있었던 폭발을 능가하는 수준이었으며, 이에 두 사람이 있던 경기장은 그대로 자욱한 먼지로 뒤덮이게 되었다.

*

“큭…”

“으음…”

한 순간 발생한 폭발로 인해 가려진 시야.

이에 시합을 지켜보고 있던 엘리사와 샤뮤엘은 자동적으로 살짝 눈살을 찌푸리게 되었다.

“냐단 녀석… 괜찮은 걸까?”

“모르겠는 것이다.”

자욱하게 가려진 연기와 이 순간도 느껴지는 뜨거운 폭발의 잔향.

그것을 바라보면서, 엘리사를 혹 친구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느끼기 시작했다.

물론 그녀의 마음 속에는 용사에 대한 걱정도 어느 정도는 자리를 잡고 있긴 했으나, 솔직히 그 정도는 절대로 크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용사가 얼마나 터무니 없는 괴물인지에 대해선, 이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엘리사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잠시 후…

그런 엘리사의 눈 앞에는,

그녀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장면이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크으….윽…”

“후.”

연기가 걷힌 직후 보이는 장면.

그것은, 투구 부분을 제외하곤 거의 형체만 남아 넝마가 되어 버린 갑옷을 걸친 채 서 있는 용사.

그리고, 그 발 밑에 쓰러져 있는 냐단의 모습이었다.

“어… 어떻게 저런…”

“저런 폭발에서 무사하다니… 소문으로는 들었지만 저렇게 강할 수가…”

여전히 이글거리고 있는 화염 속에서, 마치 불사신과 같은 어마어마한 위압감을 발산하며 서 있는 용사의 모습.

이를 보면서, 마족들은 단순한 결투의 승자를 바라보는 것 이상의 묵직한 감상을 느끼게 되었다.

“스.. 승자는 검은 용사!”

그렇게 이어진 사회자의 승리 선언과 함께 그대로 경기장을 떠나는 용사.

그 직후, 엘리사는 그대로 다급하게 자리에서 뛰어내려 경기장에 쓰러져 있는 냐단에게 다가갔다.

“괘… 괜찮은거야 냐단?”

“..쿨럭.. 큭… 에… 엘리…샤..”

그녀의 말에 힘겹게 눈을 뜨면서 이쪽을 바라보는 냐단의 모습.

이를 보면서, 엘리사는 비록 친구가 큰 부상을 입긴 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혹시나 무슨 일이라도 생기는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거… 걱정… 해준…거야? 나를?”

엘리사의 말에, 부상의 여파 때문인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냐단.

그런 그녀를 보면서,

엘리사는 그대로 거침 없이 친구의 몸을 들어 올렸다.

비록 여전히 무게가 보통이 아닌 황금갑주를 입고 있는 그녀였지만, 이미 평범한 수준을 아득히 넘어선 엘리사의 완력으로 그녀를 공주님 안기를 해서 들어올리는 것 정도는 간단한 일이었다.

“!... 에.. 엘리…”

“얌전히 있어, 치료소까지 데려다 줄 테니까. 하여튼… 너 답지 않게 왜 무리를 하고 그래? 그렇게 까지 나르실이 되고 싶었던 거야?”

“…아니… 그건…아니지만…”

엘리사의 말에 그대로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냐단.

그런 그녀를 보면서, 엘리사는 역시 이 녀석은 자신이 챙겨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며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

친구를 도와주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엘리사.

한편, 그녀의 옆자리에 앉아 있던 샤뮤엘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마법을 사용해 순식간에 복구되고 있는 경기장 위로 올라갔다.

양 손에는 주로 사용하는 무기인 건틀릿을 착용하고 있는 샤무엘.

그 직후, 그녀의 눈에는 이번에 예선전을 통과하고 올라온 적갈색 로브 차림을 한 신입의 모습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동시에 그녀는 언제나와 같이 ●△● 한 얼굴을 한 채 마음 속으로 생각을 하였다.

‘저건… 인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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