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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R용사는 마왕에게 무릎을 꿇었다-53화 (53/150)

〈 53화 〉 용사는... 대단하지.

* * *

“응?”

“헉!...”

연회도중 용사를 찾기 위해 밖으로 나온 레베카.

그러나 그 직후,

레베카는 그녀가 개인적으로 그리 만나고 싶지 않아 했던 그 사람과 마주하게 되고 말았다.

“에… 엘리사님…”

마왕군 친위대의 4천왕 중 한 명이자, 과거 그녀의 저 위쪽에 위치한 상관이었던 군단장 일라이어스의 딸인 엘리사.

그녀와 얼굴을 마주함과 동시에 레베카는 곧바로 머리를 조아리며 예를 표하였다.

“어… 그러니까, 이름이 분명… 레베카였지? 그 용사의 부관으로 있는.”

“ㄴ..네! 그렇습니다!”

예상 외로 자신을 한번에 알아보는 엘리사.

그러나, 이에 대해서 레베카의 머릿속에는 자동적으로 한 문장이 출력되기 시작했다.

‘제길… 망했다. 하필이면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이 사람이랑…’

마왕군 4천왕 중에서 그녀가 가장 무서워하고 있는 존재인 엘리사.

비록 직접적인 접점은 없었지만, 레베카는 이런 저런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눈 앞에 있는 이 미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친위대 아가씨는,

오래 살아남고 싶다면 일단 절대로 가까이 지내선 안 되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아무리 적이라지만 인간들을 광소를 터뜨리면서 고문해 죽이는 사람이야. 그런 사람이 제정신 일리가 없잖아. 거기다... 그때 그 일을 생각하면… 으으…’

그렇게 지금 이 순간에도 잠시 떠올리는 것만으로 한기를 느끼게 만드는 그 당시의 기억에 몸서리를 치면서…

레베카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부디 눈 앞에 있는 이 괴물이 다른 곳으로 가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런데…

“그건 그렇고, 지금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는 것이지? 연회는 금방 막 시작되었는데.”

“아… 저, 그것이… 대장님이 어딘가를 가셔서 찾으러 가는 중이었습니다.”

“대장님이라면… 용사를 말하는 것인가?”

“네, 그.. 그렇습니다. 엘리사님. 그래도 이번 전쟁의 주역 중 한 분이신데 아까부터 통 보이지를 않으셔서…”

“흐응… 그렇단 말이지.”

엘리사의 물음에 차마 무언가를 둘러댈 여유조차 가지지 못한 채 이를 그대로 이야기 하는 레베카.

그리고,

그런 레베카의 말을 들은 엘리사는 살짝 미묘한 느낌이 드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그녀에게 말했다.

“좋아, 그럼 이 엘리사님께서 특별히 찾는 것을 도와주도록 하지.”

“ㄴ…네? 아.. 아닙니다. 구.. 굳이 그러실 필요는..”

생각지도 못한 엘리사의 발언에 마치 망치로 뒤통수를 처 맞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히는 레베카.

하지만, 그런 그녀의 속 마음을 알 턱이 없는 엘리사는 그대로 순수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눈 앞에 있는 ‘어린’ 후배에게 말했다.

“괜찮아. 그렇게 부담 가질 필요 없어. 이래 보여도 사람 찾는 일에는 자신 있으니까.”

“그… 그러십니까?”

단순히 해석하면 뛰어난 능력을 운운하는 것일 뿐인 엘리사의 말.

그러나…

‘여기서 거절하면 어디에 있든 찾아가서 손모가지를 날라버리겠다는 뜻인가?... 아…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것까지는 아니겠지만…’

어째서인지 레베카의 입장에선 절대로 평범하게 들리지 않는 엘리사의 이야기였다.

결국 끝내 이 ‘호의’를 거절하지 못한 채 엘리사와 함께 용사를 찾아 나선 레베카.

그렇게 두 사람은 잠시 안티옥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용사가 있을 법한 곳을 돌아다녔으나, 의외로 두 사람의 눈에 용사의 모습은 들어오지 않았다.

‘으으.. 대체 대장님은 어디 가신 거야? 빨리 나타나 주셔야 이 무서운 여자랑 조금이라도 일직 떨어질 수 있을 텐데…’

평범한 느낌으로 용사를 찾아 다니고 있는 엘리사와는 달리,

레베카는 이 순간도 까딱 수틀리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인해, 매 초마다 수명이 싹뚝 싹뚝 잘려 나가는 듯 한 느낌을 맛보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레베카의 마음 속에 담겨 있던 불안한 감정이 한껏 커져가고 있던 그때…

“그러고 보니, 이번 전정에서 너도 제법 공적을 세웠다고 하지? 용사의 부관으로서 선봉대에서 활약했다고.”

“아… ㄴ… 네! 뭐…소… 솔직히 공적이라 하기엔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말입니다...”

갑작스럽게 말을 붙이는 엘리사의 태도에 그대로 진한 긴장을 느끼며 대답하는 레베카.

한편,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엘리사는 이를 그저 자신의 신분으로 인해 상대방이 긴장을 하고 있다 정도로 해석하며 가벼운 어조로 말을 이어 나갔다.

“그렇게 겸손할 필요 없어. 그 용사하고 너희들이 어느 정도로 해주었는지는 이미 들어서 알고 있으니까.”

“아니요… 실제로 저희들이 한 일은... 그저 대장님의 뒤를 따라 그분을 조금 보좌했을 뿐입니다. 사실상 대부분의 전공은 대장님께서 홀로 세우신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단순한 겸양의 의미에서,

혹은 공포로 인한 생존본능의 결과 한층 겸손해졌기 때문에 레베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말대로, 사실상 이번 전쟁에서 그녀와 100명의 동료들이 한 일은 어디까지나 용사의 들러리를 선 정도에 불과했다.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빗발치는 적들의 화살과 마법을 순식간에 무로 되돌려 버렸으며,

이후에는 수천 수 만의 적들 사이를 헤집으면서 눈 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말살해 버렸던 용사의 모습.

그가 한 번 검을 휘두를 때면, 수십에서 수백에 달하는 적들이 그대로 잿더미가 되어 사라졌으며, 그만한 힘을 발휘한 이후에도 용사는 지치지도 않는 듯 그대로 검을 휘두르며 벌떼같이 덤벼드는 적들을 무참이 베어 넘겼다.

아울러, 처음에는 명확히 알지 못했지만, 용사의 곁에서 함께 전투를 치르던 그녀와 동료들은 용사가 다루는 막대한 마력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개개인의 전투력이 평소보다 향상되기까지 했다.

말 그대로 혼자서 딜러와 탱커 그리고 버프와 견제까지 다 해주었던 용사의 어마 무시한 활약.

그 상황에서 레베카와 그녀의 동료들이 한 일이라고는, 단순히 그런 용사의 곁에서 안전하게 숟가락을 얹은 것뿐이었다.

“정말로… 저희들이 한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대장님께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되었다 해주셨지만, 이를 가지고 제가 공적이다 뭐 다를 운운할 자격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레베카의 솔직한 발언.

이와 관련해서,

이 순간 레베카의 머릿속에는 다시 한 번 그녀가 평생토록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그 장면이…

자신들을 위해 적들의 공격을 막아준 뒤, 곧바로 성으로 가는 길을 뚫어 버렸던 용사의 그 늠름한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때..

“흐응… 너도 그랬구나.”

“!”

이러한 레베카의 말을 들으면서 제법 흥미가 느껴지는 듯 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엘리사

이어서 그녀는 레베카를 향해 어쩐지 방금 전과는 또 다른…

레베카의 입장에서 해석해 보면 마치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은, 진한 흥분의 감정이 담긴 목소리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래, 확실히 용사는 대단하지. 나 역시 일전에 롭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용사의 도움을 크게 받았으니까 말이야.”

“그… 그런 일이 있으셨나요?..”

위기에 빠진 자신을 구해주기 위해 나타났던 용사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기 시작하는 엘리사.

그 당시의 모습은 지금도 엘리사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었다.

앞 뒤를 포위하고 있는 강적들과 부상을 입은 그녀.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에서, 그 남자는 말 그대로 하늘에서 내려와 그녀의 앞을 지켜주었다.

한 순간이었지만,

마치 강인하면서도 두꺼운 벽이 그녀를 보호하는 것 같은 든든함과 안도감을 안겨주었던 용사.

그 장면을 떠올리면서, 엘리사는 입가에 훈훈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솔직히 처음 봤을 때는 어머니의 일도 있고 해서 여러모로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 여겼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함께 전투를 치르게 되면서 알게 되었지, 이 남자는 신뢰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말이야.”

“아…”

자신이 용사를 신뢰하게 된 경위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엘리사.

그 이야기를 하는 엘리사의 얼굴은 살짝 붉게 상기되어 있었으며…

그녀의 이런 모습을 통해서,

레베카는 한 순간 눈 앞에 있는 그녀와 약간의 동질감 같은 것을 느끼기 시작 했다.

그러나…

‘아..아니.. 잠시만… 냉정하게 봤을 때 그 엘리사가 정상적인 방식으로 누군가를 신뢰할 리가 없잖아! 이… 이건 설마 그건가? 이런 식으로 신뢰를 가장해서 언젠가 용사의 뒤통수에 칼날을 꽂아 넣겠다는…’

유감스럽게도,

그러한 작디 작은 감정은 이내 늘 지니고 있던 압도적인 공포심에 빠르게 뒤덮이기 시작했다.

애초부터 기존의 인상이 안 좋은 수준을 넘어 최악이었던 만큼 이를 쉽게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

물론, 이와 관련해서 레베카는 스스로가 상황을 너무 나쁜 쪽으로 해석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가 하는 지각도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그 엘리사 잖아! 겉으로는 훈훈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속으로는 뒤통수를 까버릴 준비를 하고 있다 생각하는 게 정상이라고!’

아무래도 이래 저래 실제로 눈 앞에서 본 것이 있는 엘리사라는 존재에 대한 그녀의 사고 회로는 이미 조금 많이 단단하게 정립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엘리사 입장에선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후배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친밀감을 느끼는 반면, 레베카의 경우 오히려 이상한 쪽으로 불안감만 더 증폭되기 시작하던 그때였다.

“응? 아, 저기 있네.”

“ㄴ…네? 아…”

다음 순간, 드디어 두 사람의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용사의 모습.

보아하니 이쪽에선 얼굴을 확인할 수 없는 누군가와 함께 있는 듯한 용사를 보면서, 엘리사와 레베카는 그대로 그가 있는 그곳으로 다가가려 하였다,

그런데…

“**, 저와… 연인부터 시작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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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가 엘리사를 못 믿는 이유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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