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NTR용사는 마왕에게 무릎을 꿇었다-13화 (13/150)

〈 13화 〉 조만간 마족들의 습격이 있을 거야

* * *

눈 앞에서 아무런 거리낌도 없어 동족을 참살 해버린 용사.

그의 모습을 보면서, 용사의 감시를 위해 이 자리에 온 간부는 진심으로 섬뜩하기 그지 없는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설마.. 정말로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동족인 인간들을 베어버릴 줄이야..’

비록 입으로는 줄곧 호언장담을 해왔던 용사였지만, 그럼에도 솔직히 간부는 이를 믿지 않았다.

아니.. 믿을 수가 없었다.

설령 마왕이 보장을 했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왕군의 간부였던 그자는 지금까지 용사가 보여왔던 행보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죽을 고비를 수 차례 넘기고, 불가능이라 불리는 상황조차 극복해 내면서 오직 인간들을 위해 검을 휘둘러 왔던 용사.

이처럼, 인류와 종족 연합을 위해 전심 전력으로 전쟁에 임해왔던 그인 만큼,

솔직히 그자는 용사가 이번 일을 진행 하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거나, 혹은 실제로 자신들의 뒤통수를 칠 것이라는 생각을 지닌 채 매 순간 순간 매의 눈으로 그를 관찰해왔다.

그러나, 방금 전의 짧은 전투를 보면서, 그자는 인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앞에 있는 이 용사라는 자는..

더 이상 그들이 알고 있던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마왕님의 말씀이 맞는 것 같아.. 확실히. 지금의 용사는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로 보여. 그런 점에서 당장 우리를 배신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게 너무나도 크게 뒤틀려 버렸으나,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 버린 용사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간부.

그러나 다음 순간..

간부를 향해서 용사는 여기서 일을 끝내는 것이 아닌 한가지 사안을 더 진행할 것을 제안했고.. 이를 들은 그자는 다시금 섬뜩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일단은 이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느끼고 있는 감정과 별개로, 용사가 자신에게 한 이 제안 그 자체에 대해선 그자도 일단은 혹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

“하아암..”

“피곤하군..”

마을 롭의 입구를 지키는 초소.

그곳에서는 한 무리의 병사들이 피로를 호소하며 보초를 이어가고 있었다.

군수품을 운송하는 부대를 내보내는 성가신을 일을 끝내고 약간 긴장이 풀어진 그들.

그러나, 소란스러운 일이 끝난 것과 별개로, 해가 뜨고 그들의 업무 시간이 끝나려면 아직 시간은 한참 남은 만큼 병사 들은 어떻게 해서든 피로를 털기 위해 기지개를 켜며 정신을 수습하려 하였다.

그런데..

“응?”

“뭐.. 뭐지 저건?”

다음 순간, 갑작스럽게 어둠 속에서 보이기 시작한 두 사람의 모습.

방금 전 군수품을 운송하기 위해 출발했던 병사들과 같은 갑옷을 입고 있는 그들은 온 몸에 피갑칠을 한 채 비틀거리며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중이었다.

“이.. 이봐! 거기 괜찮은가?”

“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 어디서 이렇게 다친 거지?”

“으으..”

병사들이 가까이 다가옴과 동시에 그대로 무너지듯 자리에 쓰러지는 부상을 입은 병사들.

이에 그들은 다급하게 동료에게 다가가 그들의 몸을 부축하였으며.

그렇게 쓰러져 있는 병사들 중 한 명은 고통에 찬 목소리로 그들에게 말했다.

“저..적이… 마.. 마족들이.. 습격을.. 구.. 군수 품을 모두 강탈… 고..곧.. 여기로 들이 닥칠 것으로.. 쿨럭! 쿨럭!”

입가에서 피를 품어내며 힘겹게 이야기를 하는 부상병.

그의 모습을 보면서, 병사들은 다급하게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제길!”

“이.. 일단 이자를 안으로 옮기고 너희들은 어서 가서 상부에 보고하도록.”

“마족들의 침공이다! 모두 전투 태세로!”

*

“이쪽입니다! 서둘러 주십시오!”

“아.. 알았네.”

잠자리에서 막 일어난 신관과 함께 다급히 환자들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가는 병사.

방금 전 마족들의 기습으로 피를 뒤집어 쓴 채, 끔찍한 몰골이 되어 있는 그들을 치료하기 위해서 병사는 신관과 함께 최대한 빠르게 이동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부상병들이 있는 장소는 항구 근처에 위치한 의료반.

그곳에 다급하게 도착한 병사는, 곧바로 막사 안으로 신관을 안내했다.

그런데..

“여.. 여깁니다! 어서 환자들을…. 응?”

“…?”

다음 순간, 방금 전의 다급함을 대신해 그대로 당혹감이라는 감정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병사와 신관의 얼굴.

방금 전까지 이곳에선 두 명의 병사들이 죽어가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 고통을 호소하며 최대한 빨리 신관을 불러올 것을 요청하던 그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두 사람의 눈에는 더 이상 환자의 모습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그들의 보이는 것은 그저 텅 비어 있는 간이 침대와 바닥에 뒹굴고 있는 병사들의 갑옷, 딱 그것뿐이었다.

“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것이오? 환자는? 여기에 있다는 환자는 어디에 있소?”

“그.. 그것이.. 분명 방금 전까지 여기 있었는데..”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당혹감을 표하는 두 사람.

그때..

­콰과과광!!­

“!”

“이.. 이건 또 무슨..”

갑작스럽게 그들의 귓가에 들리는 소리.

이에 신관과 병사는 그대로 다급하게 막사 밖으로 달려 나왔다.

그 직후, 그들의 눈에 보이기 시작한 한 폭의 그림과 같은 충격적인 장면.

그것은..

*

부상병의 말이 퍼져나가면서 순식간에 벌집 쑤신 듯 들끓기 시작하는 롭.

마을 안쪽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군량미를 지키고 있던 병사들은 곧바로 외곽에 설치되어 있는 방벽에 집결하기 시작했으며,

동시에 이곳의 상황을 총괄하고 있는 장군 카산드라 또한 상황을 보고 받은 즉시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운송부대가 당한 게 사실인가?”

“예 장군님, 혹시나 해서 정탐병을 보낸 결과 마차는 파괴되었고 군수품은 모조리 약탈 당한 것이 확인 되었습니다. 아울러 병사들의 시신 또한 확인을 완료했습니다.”

“그렇군.. 적들의 규모 등은 파악 되었나?”

“정황상 일단 적들은 숲 속에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만 아직 명확하게 확인 된 바는 없습니다. 다만 저 정도 규모의 습격이 단시간에 이루어진 것으로 봐선 못해도 수백은 되지 않을 까 추정되고 있습니다.”

“으음..”

이곳 롭에 주둔하고 있는 병력은 1000이 조금 덜 되는 수준이었다.

중요도에 비해 수비 병력의 수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이는 일단 후방에 속해 있는 이곳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

어찌 되었든, 그런 기준에서 봤을 때 적들의 수는 아군보다 적거나 얼추 비슷한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었다.

“살아 남은 부상병들은 의료반에게 보냈다 그랬나?”

“네, 부상이 심한 것 같아 곧바로 신관들을 파견하도록 해두었습니다.”

“그들이 회복 되거든 나에게 보고하도록, 내 추후에 직접 자세한 상황을 알아 봐야겠다.”

“알겠습니다 장군님.”

“아 그리고..”

다음 순간, 문득 무언가를 생각해 낸 직후 그대로 병사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카산드라.

그녀의 말에 병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명령을 이행할 준비를 했다.

“지배의 족쇄를 채워둔 만큼 별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일단은 주의하도록. 저래 보여도 나름 역대 최강이라는 용사 파티에 섞여 있던 놈인 만큼, 괜히 녀석이 날뛰면 상당히 성가신 일이 벌어질 수 있으니까.”

“네,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카산드라 장군님.”

그렇게 병사들에게 지시를 내린 뒤 카산드라는 그대로 자신도 전선으로 나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비록 이곳의 총 책임자라는 중요한 신분에 있는 그녀였지만, 동시에 그녀의 무력은 이번에 새로 들어와서 전투력이 확실치 않는 저 수인 여전사를 제외하면 최강이라 해도 무방한 수준이었다.

그렇게 지휘관으로서, 동시에 최강의 전력으로서 직접 전투에 참여하기 위해 무기를 점검하기 시작하는 카산드라.

그때..

­콰과과광!!!

“어?”

다음 순간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요란한 폭발음.

전투가 예정되어 있던 상황인 만큼, 마법을 쓰든 투석기를 날리든 저런 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 자체는 일단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순간 카산드라 장군의 얼굴에는 짙은 당혹감이라는 감정이 깃들기 시작했다.

“자… 장군님! 저기!”

부하의 당황한 목소리와 함께 그녀의 귓가에 들려오는 폭발의 화염.

하지만.. 이 순간 그것이 보이고 있는 장소는 전투가 예정되어 있던 방어벽 쪽이 아니었다.

어둠 속에서도 확연히 보이는 불길이 연이어 솟구치고 있는 장소.

그곳은 전투가 예상되었던 방벽에서 한참 떨어져 있는 항구 인근에 위치한 창고 구역.

군수품과 식량이 잔뜩 쌓여 있는 바로 그곳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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