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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는 종말에 적응했다-60화 (60/222)

# 60

60화

‘와’님이 3,000원 후원하셨습니다!

[어카지? 저거 고라파덕 때문에 조진 거 아니냐?]

- 출입구 적어지고 쉘터 축소되면 안시성 가능

- 대신 사람도 줄여야함 ㅋㅋ

- 지금은 올만춘 있어도 힘들어ㅠ

- 진작에 사람들이 나섰으면 좀 나았을라나?

‘박사속마음’님이 XXXX원 후원하셨습니다!

[ㄴ(ㅍ_ㅍ;;)ㄱ ······ 난 쉘터를 포기하겠다 죠죠!]

- 도망 마렵다···

- 도망쳐! 현진영 고 진영 고!

- 안경 디테일 ㅋㅋ

- 김정우, 넌 완벽해야 해!

- 리얼 쉘터 사람들 다 죽든 말든···

- 하지만 그런 악마는 킹정우가 아닌걸? 네 녀석의 사악한 마음이렸다!

쉘터의 생명줄이라고 볼 수 있는 3개의 대형 플랜트 시설. 다른 시설이 폐쇄되고 가동이 중단되더라도 이 3개의 플랜트만 정상 가동되면 쉘터 사람들의 생존은 문제 없다.

하지만, 이제 그곳 중 한 곳이 폐쇄됐으니 상황이 급변했다. 앞으로 쉘터 거주민 중 20%는 굶주리게 될 것이다.

김정우와 정차현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감출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고, 혼란이 일 것도 알았다. 하지만 말해야 했다.

“대형 플랜트 C가 폐쇄되었습니다···.”

거주민들에게 이 소식이 전해졌을 때, 처음에는 모두가 의심했다.

“대형 플랜트가?”

“에이 설마···.”

하지만, 실제로 대형 플랜트 시설에서 일하는 거주민들이 일을 나가지 않게 되자 플랜트가 폐쇄되었다는 소문이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그,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야?”

“식량은! 식량은 어떻게 되는 건데?”

“일도 하지 않으면서 그런 건 왜 물어?”

“뭐?”

“겁나나 보네? 할배 식량부터 끊길까 봐?”

“이 자식이!”

싸우는 소리가 거주 구역 여러 곳에서 들려왔다.

상황에 대한 분노를 타인에게 돌린 것이다.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로.

‘곧, 쉘터도 끝이다.’

안전하다는 믿음이 한 번 깨진 곳은 더 이상 낙원이 되어줄 수 없다. 성진은 이곳 대구 지하 쉘터가 몰락하기 시작했다는 걸 느꼈다.

‘김정우 박사···.’

마음은 다양하다.

다양하다는 말도 부족할 정도로 각양각색인 마음이다.

그 마음들이 한곳으로 모여 같은 곳을 바라보게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겠지.’

김정우 박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처럼 그가 말했던 그 논리대로.

- 불가능에 가깝다는 건 불가능은 아니라는 얘기잖아.

어쩐지 이렇게 대답할 김정우 박사가 그려졌다.

치이익···

거주 구역에 방송이 흘러나왔다.

각 섹터의 거주자 대표들과 논의할 게 있으니 대 회의장에서 모이자는 내용.

성진도 걸음을 멈추고 대회의장으로 향했다.

****

“비밀 회의인가요?”

“우리한테 개수작 부리는 거 아니야?”

10명이 넘는, 거주자 대표들이 대회의장에 모였다. 김정우 박사와 정차현 단장, 그리고 성진이 의자에 앉았다.

김정우가 말했다.

“앉으시죠.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중앙 장치에서 회의 영상을 송출할 예정입니다. 거주민 모두 이곳을 볼 수 있도록.”

그 말에 다시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군말 없이 앉는 사람도 있었다.

대회의장의 의자에 앉히는 것만 해도 쉬운 일이 아니다. 10명이 넘는 인원이어서 통제가 어렵다고 하기엔 민망하다. 쉘터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이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으니까.

왜인지 몰라도 잔뜩 화가 나 있는 중년 남성 하나가 김정우 박사에게 턱짓하며 물었다.

“그래서, 뭔 일 때문에 부른 거요?”

“뻔하지 뭐. 지금이야말로 싸울 때다 뭐다, 지겨워서 정말···.”

“맞습니다. 그런 자리입니다.”

“뭐?”

“뻔뻔하긴··· 그럼 난 일어날래요.”

드르륵···

의자를 끌고 일어난 여인이 뒤돌아 나가려 했다.

“그래도, 다른 얘기부터 할까 하는데 듣고 가시는 게 어떻습니까? 쉘터 상황은 아셔야지요.”

“···일 없어요.”

여인이 대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아무도 그녀를 막지 않았다.

김정우 박사는 또 얘기도 듣지 않고 일어나려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 다음, 얘기를 시작했다.

“거두절미하고 말씀드리자면 쉘터는 풍전등화의 상황입니다.”

“겁주려는 거 아니신가요? 그깟 대형 플랜트 하나 어찌 됐다고 우리가 뭐 당장에 죽기라도 할 것처럼···.”

“그, 그래. 뭐 당장에 밥 안 먹으면 죽나? 다 같이 배급량을 줄이면 되잖아?”

“그것도 계산해 보았습니다. 대형 플랜트 C가 거주민의 식량 배급에서 차지하고 있던 부분은 무려 20%입니다. 갑자기 30%의 공급량이 줄었습니다. 그리고 기타 플랜트 시설도 타격을 받았죠. 지금 상황을 봐서는 앞으로 상황이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지진 않을 겁니다.”

김정우의 마지막 말은 쉘터의 모든 사람에게 전해졌다. 거주 구역에서 화면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웅성거렸다.

“뭐야? 안전하다며? 누가 그랬어?”

“그 사람은 제대로 알고서 한 말이야?”

김정우는 계속해서 얘기했다.

“이제 선택해야 하는 시간이 오고 있습니다. 혼란이 시작되기 전에 결정을 해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을 선택해야 한다고요? 그럼, 박사님 말마따나 우리가 제대로 싸울 수나 있을 것 같아요?”

“이제야 물어봐 주시는군요. 네, 가능합니다. 병기고에는 신형 슈트가 적재되어 있고, 신형 슈트는 일반인이 입더라도 금방 적응할 정도로 친절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싸움은 슈트가 하되 여러분은 몸을 빌려주는 그런 느낌이죠.”

“그런··· 그렇다고 당장 우리보고 나가서 싸우라는 건···. 우린 당신들처럼 겁이 없거나···.”

김정우가 질문 공세를 퍼붓던 여인의 말이 빙빙 맴돌 것 같기에 다른 얘기를 꺼냈다.

“근래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건 알아요···. 하지만 전투를 하다 보면.”

“한 명이 아니죠, 다섯입니다. 인원 공백이 생긴 통로에 보내진 분대에 사고가 난 겁니다.”

“···그래서요? 우리가 진작 도왔어야 한다는 말인가요?”

“아닙니다. 겁이 없다는 말을 하시길래 꺼낸 얘기입니다. 과연, 인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쉘터를 지키기 위해 나섰던 그들은··· 겁먹지 않았을까요?”

“······.”

“그들도 똑같이 무섭습니다. 똑같이 겁먹고 똑같이 도망치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나서야 했습니다. 쉘터는 위기였고, 도와줄 사람이 없었으니까. 그런 차이입니다. 절대 겁이 없어서 나선 게 아닙니다.”

또 다른 얘기들도 오고 갔다.

“그, 그놈도 있잖아! 쉘터 위를 지나갈 때마다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만드는 놈! 그놈이랑은 싸울 수도 없어!”

“아뇨, 싸울 수 있습니다. 모두가 힘을 합치면.”

“헛소리야! 평범한 사람들 모아놓고 뭔 짓을 하려는 수작이야!”

“그럼,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겁니까?”

“뭐?”

김정우는 안경을 추켜올렸다.

“뭔가를 잊고 계십니다. 세상에 종말이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곳이 유토피아라도 되는 양 착각하고 있죠. 이건 위험한 생각입니다. 우린 지하로 도망쳐 온 거라고요.”

“도망쳤든 어쨌든 안전하면 된 거 아니야?”

“이제는 그 안전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플랜트 하나가 무너지면서 식량이 부족하기 시작했죠. 사람들은 이제 식량을 줄여보다 안 되면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생각?”

“일하지 못 하는 사람의 몫을 줄이자. 배급에 차등을 두자. 아마 가장 먼저 약자들이 그 대상이 될 것입니다. 노인과 어린아이처럼.”

대회의장에 와 있는 사람들은 모두 뜨끔한 기색을 보였다. 움찔하는 것이 그런 얘기도 이 자리에서 꺼내놓을 요량이었던 듯했다.

“자, 그렇게 대처했다고 해보죠. 다음은, 그리고 그다음은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누구의 몫을 줄일 거죠? 무엇을 포기할 거죠?”

“그건······.”

“우리는 내몰리고 있습니다. 선택을 강요하는 게 세상이지만, 인간은 늘 올바른 선택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를 인간일 수 있게 해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그리고 그것을 포기해버리면··· 우리는 무엇일까요? 과연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대회의장은 물론 회의를 지켜보고 있는 거주 구역의 사람들도 말이 없어졌다. 다들 마음속으로 어린아이와 노인의 식량을 줄인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하고 있었으니까.

김정우가 하고 싶은 말을 일축했다.

“문득 생각해보니 하늘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더군요.”

“하늘···.”

“이럴 줄 알았으면 이곳에 오기 전에 하늘이라도 올려다보고 올 걸 그랬습니다. 이곳에 오니 아쉽더군요. 아무튼,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

“우리는 이제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지 중 하나는 곧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아까는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사람들은 김정우가 얘기를 마치자 생각에 잠긴 것처럼 보였다.

‘박사님’님이 2,000원 후원하셨습니다!

[그저 빛이십니다. 이거 가지고 핫도그 사드세요, 저는 괜찮습니다. 저염 다이어트 중이라···.]

- 저염 다이어트가 뭔데?

- 치킨 시킬 건데 먹을 사람?

- 저염!

- 갈비 뜯을 건데 먹을 사람?

- 저염!

- 다이어트 대-성공!

‘박사님 랩배틀 지렸다’님이 1,000원 후원하셨습니다!

[그의 손에 주어지는 합격 목걸이]

- 찢었다

- 인간 코스프레하는 사람들 다 반갈죽 시켜버림

- 무력에 올빼미가 있다면 정치력은 박사님이 갑이다!

“그럼 이쯤하고···.”

에에에에엥-!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대회의장이 갑자기 울리는 사이렌에 기겁했다.

“뭐, 뭐야?”

“박사님! 이게 뭐예요?”

김정우와 성진, 그리고 정차현에게 각각 병사가 달려와 내용을 전했다.

****

성진은 가장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병사들이 전해온 말은 알아듣기 어려운 내용이 아니었다.

- 모든 출입구에서 움직임이 감지됐습니다!

성진은 현재 가장 많은 출입구가 있는 곳이 동쪽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동쪽으로 간다고 전달하고 날 듯이 이동했다. 무장은 항시 갖춰두었기 때문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

‘총공격이라니···.’

동쪽 출입구 중 우체국으로 이어지는 통로의 경계병을 마주쳤다.

“올빼미님!”

“어떤 상황입니까?”

“전달받기로 쉘터로 통하는 모든 통로에서 움직임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규모가 쉽사리 짐작이 안 되는 게, 지금 있는 병력만 가지고는 격문이 부서지는 걸 막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성진은 알겠다고 말하고, 통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몬스터가 얼마나 많던 성진에게 상처입힐 수 있는 몬스터는 많지 않았다. 상황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었다.

“크아아아아!”

스릉-

서걱-!

성진은 자신을 가로막는 장신의 몬스터를 반으로 가르며 뛰쳐나갔다. 그 앞은 몬스터들로 바글바글했다. 여태까지 중 가장 큰 규모였다.

“키이이이이익!”

푸슛-!

성진은 위장색을 발동하고 건물 위로 올라갔다.

지금 보는 상황만 해도 심각했다. 하지만, 뭔가 더 있었다.

바닥에 손을 대고 전기 신호와 펄스를 퍼트렸다. 건물 곳곳에도 몬스터가 들어차 있었다.

동쪽만 해도 이런데, 다른 곳은 어떨까?

‘찾았다. 근데······.’

전기 신호를 뿌려대는 몬스터가 하나가 아니었다.

‘셋, 아니······ 여섯이라고?’

여섯 마리의 포이즌 플레이터스가 각각 흩어져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한 마리만 해도 쉘터 통로를 폐쇄시킬 위험이 있는 녀석들인데 여섯 마리라니···.

‘······큰일이다.’

여섯 마리 중 두 마리의 전기 신호만 몬스터들에게 뻗어 나갔다. 나머지 네 마리의 전기 신호는, 이곳에서 더 동쪽으로 뻗어 나갔다. 전기 신호가 얽혀 더 먼 곳으로 뻗어 나갈 수 있게 하는 것 같았다.

뭔가를 부르고 있다.

당장 멈춰야 했다.

푸슛-!

쨍그랑-!

“끼아아아아아!”

서걱-!

가장 가까운 위치의 플레이터스를 처치했지만, 성진의 표정은 오히려 더 어두워졌다.

‘···온다.’

일전에 한 번 느꼈던 감각이다.

전신이 떨려오는 느낌.

드드드드드···

콰과과과과과아아아-!

도로를 부수고 건물에 휘감겼다가 이내 그 건물마저 무너트리며 이곳으로 오고 있다.

세계의 뱀, 요르문간드가.

“키야아아아아아아아!”

아직 이곳에서 한참 떨어진 위치에 있는데도 그 괴성이 성진을 훑고 지나갔다.

막아야 한다.

쉘터로 저 괴물이 들이닥치는 순간, 대구는 완벽한 종말을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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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5. 각자의 선택]

「대구 지하 쉘터는 계속해서 공격받아 왔습니다. 그간 자잘한 공격에 피해가 누적됐고, 힘겨운 상황을 맞이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 힘겨운 상황조차도 피해갈지 모릅니다. 요르문간드가 대구 지하 쉘터의 위치를 눈치챘습니다.

포이즌 플레이터스가 이 거대한 뱀을 부른 것인지, 아니면 거대한 뱀이 자신을 부르도록 한지는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요르문간드가 이곳으로 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선택해야 합니다. 이곳을 포기할지, 저 거대한 뱀과 싸울지를.」

* 이 임무는 메인 시나리오입니다.

* 에어리어를 개방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해내야 하는 임무입니다.

* 이 임무는 선택형 임무입니다.

* 이 임무는 성과별 보상 지급 시나리오입니다. 높은 성과를 달성할 경우 더 좋은 보상이 지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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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이이이잉-

철컥-!

성진의 선택은 언제나 같았다.

푸슛-!

그가 건물을 넘나들며 향한 방향은 동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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