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SSS급 마검사 도련님-70화 (70/264)

Mellontea님 후원쿠폰 감사드립니다아아앙?70회

준비070.

제시카는 에우드가 펼친 지도를 보며 한 번 중얼거렸다.

에우드는 7대 던전의 질문에 앞서, 지도를 펼쳐 어제 나온 이야기를 전했다.

“7대 던전급 몬스터인가요.”

제시카의 표정이 상당히 진중해졌다.

“........”

“........”

“무섭네요........”

“아앗.”

제시카의 동공이 흔들렸다.

“어, 어쩔 수 없다고요?! 위험도 SS?! 위험도 SSS?! 그건 아예 생각도 못 할 위험도라고요! 세상 모든 헌터들이 알베르토님 급의 힘을 가진 것도 아니구........!”

“이, 이해해요, 제시카.”

“저는 그냥 하루하루 돈을 벌기 위해 몬스터를 사냥하던 사람이라구요?! S급을 넘어가면, 저도 몸을 어떻게든 사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구요! 그런데 거기서 S가 더 늘어난다고요?! 저 바로 죽어요!!”

“죄, 죄송해요........!”

제시카가 울먹거릴 뻔했기에, 에우드가 재빨리 달래본다.

“흐잉....... 그래서 에우드님이 7대 던전을 물어본 거군요.........”

“네. 7대 던전에 대해서는 아는 게 별로 없어서요. 엄청나다는 건 알겠는데. 잘 실감이 안 나요.”

제시카는 에우드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실감이 안 난다는 말에 공감한 것이다.

“어차피 도련님이 시험 과목 중 하나를 미궁이론으로 선택하면, 7대 던전에 대한 이야기는 무조건 나오니까요. 이 또한 미리미리 배우는 시험 범위라 할 수 있겠네요.”

제시카는 잠시 일어나, 침대 위에다 내려둔 가방을 뒤졌다.

거기서 어느 양장본 서적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렸다.

“‘던전이론 1’!! 마침 제가 아카데미에 처음 들어갔을 때 사용한 교과서죠!”

“오오.......”

8년 전에 사용했을 교과서는, 상당히 낡고 닳아 있었다.

양장본 끄트머리가 많이 헤져 있었고, 종이 또한 손때와 함께 변색된 것이 보였다.

제시카가 항상 잡던 부분인지, 커버 부분은 이미 색이 다 빠져버렸다.

아마 정말 열심히 공부했을 것이다.

제시카는 귀족 가문 출신이 아닌, 완전히 평민 출신의 여성이다.

그런 여성이 홀로 마법을 익히고, 학비를 벌어가며 아카데미에 들어갔다.

그 이후에도 성적을 쭈욱 높게 유지했다고 하고.

말만 귀족이지, 실제론 고아 출신인 에우드는 그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느껴졌다.

이 책도, 그런 제시카의 노력이 담긴 책이리라.

“정말 열심히 하셨군요, 제시카.”

“.......”

“.......제시카?”

“후, 훙. 도련님? 이 제시카, 그렇게 쉽게 동요하진, 않, 않는답니다.”

“네, 넵?”

“-제시카는, 동요하지 않아요! 착각 안 할 거예요!”

아까의 어색한 칭찬과는 다른 에우드 말에, 제시카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몇 초 정도 책을 꼭 끌어안고 심호흡을 하더니, 다시 고개를 에우드에게 향한다.

“후- 7대 던전은 의외로 초반 페이지에 나와요. 즉, 7대 던전 자체가 던전의 이론의 기반을 잡고 있다는 의미이죠.”

“기반.......”

7대 던전.

세계 곳곳에, 금역이라 불리는 곳에 발생한 던전.

수백 년 동안 공략되지 않고 남아있는 던전.

그 자체가 던전의 전신이며, 현재까지 던전이 발생하게 하는 원인이라고도 불린다.

물론, 그 모든 게 확실치 않은 탁상공론이다.

사막국가 이자티르가 가진, 지금도 사막화가 진행되는 최악의 사막폭풍지대 ‘살렌’.

그 폭풍의 최중심부에 존재한다는 던전. ‘미궁 사라하’.

‘포세일 연합’이라는 해상집단이 지키는 해역. 세이렌의 바다.

그곳에서 달이 두 개가 뜨는 날에만 바다에 나타나는 던전, ‘달빛 바다’.

엘프족들이 살아가는 아트녹스에서 국보로 여겨지는 매우 거대한 나무 세계수.

그 세계수 최상층에 자리잡은 던전, ‘세계수의 고치’.

“-일단 이렇게 세 던전이 7대 던전 중에서는 그나마 출입하기 쉬운 던전이랍니다.”

“출입하기 쉽다니요?”

“이 세 개는 요 수백년 간 일정 패턴에 맞춰 나타나는데, 다른 네 개는 정말 무작위로, 정해진 패턴도 없이 나타나거든요.”

“던전도 사라졌다가 나타날 수가 있는 건가요?”

“7대 던전은 그런 식이에요. 그쪽만 마치 이 세상의 법칙이랑 전혀 다르다고 해야 하나....... 전혀 별다른 세계 같다고 해야 하나요.”

이외에는, 용왕국이 관리하는 ‘하늘궁전’,

대륙의 연합국가가 관리하는 ‘주시자의 감옥’,

그리고 던전 중 유일하게 세계 곳곳 하늘을 정처 없이 떠다니며, ‘해저드’라는 강자들에게 관리되고 있다는 ‘소멸의 비공정’.

마지막으로, 세계의 중심이라 불리는 지역 아리스팰리스-

그곳에 십수 년에 한 번 나타난다는 ‘차원탑’이 있다고 한다.

이 중 ‘소멸의 비공정’을 제외한 던전들의 경우 위치는 특정되지만, 모두 관측은 쉽지는 않다고 한다.

‘소멸의 비공정’은 그것을 관리하는 이들만 출현 주기를 계산할 수 있다고.

“각 던전의 위험도는 SSS급으로 측정되고 있어요. 즉, 그 던전 내부의 보스들은 SSS의 괴물들이라 할 수 있죠. 심지어 한 마리로 끝나지 않을 확률이 높고요.”

“.......안쪽의 몬스터들을 본 사람은, 있나요?”

“전문 조사단이 봤었다고는 해요. 사실 이 7대 던전 파트도, 조사단이 알아낸 이론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거든요. 현재도, 각 나라가 S급 이상의 헌터들을 모아 몇몇 7대 던전에 드물게 조사단을 보내고 있죠. 다만- 심부에 들어가지는 않는 상황이에요. 들어가면 죽을 게 뻔하니까.”

듣다 보니, 상당히 불안불안한 내용이었다.

“그, 그럼 계속 이렇게 놔두는 건가요?”

“해결할 방법도, 그럴 이유도 없다고 해야 할까요........ 조사단을 보내는 이유는, 각 나라들이 혹시나 모를 ‘범람’을 확인하기 위해서인데.”

제시카는 교과서에서 잠시 손을 떼고, 자신의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말했다.

“이 던전들이 나타나고서 현재까지, 단 한 번도 범람의 징조는 보이지 않았어요. 그렇기에, 각 나라는 ‘건들지만 않으면 된다’라는 생각을 하는 거죠. .......네, 사실상 폭탄 돌리기예요. 다만 또 한편으론, 지금이라도 클리어 자체는 어떻게든 할 수 있다는 게 정론이에요.”

클리어의 가능여부.

그것을 듣자, 에우드도 그게 가능한 이들이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아버지나, 리퀴아님과 같은 조정자들이군요.”

“네. 그분들 정도의 조정자들이 모두 모이면, 7대 던전도 공략이 가능할 테니까요. 다만........ 그 어떤 나라도, 자신들의 국력과도 같은 조정자를 보내고 싶은 생각은 없죠. 한 번 들어갔을 때 클리어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까. 그 이상으로, 보냈다가 한 명이라도 잃었다간 타격이 크니까요. 그렇기에, 7대 던전의 공략은 점점 현실성을 잃고 있어요.”

어차피 아무 일 없고.

굳이 나서서 클리어하려 했다간 나라에 올 피해가 더 크고.

때문에 방치한다는 이야기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7대 던전이란 세계의 위협임과 동시에, 확실치 않은 위협.

그렇기에 어떤 나라도 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미증유의 위기로부터 세계를 수호할 생각은 없는 것이다.

“또 과거의 조사단 중 한 명은, ‘7대 던전이 이 세계에 던전을 만드는 원인이다.’라고 말했는데, 그게 진짜일 경우 차라리 놔두는 게 낫다는 의견이 많답니다.”

“........던전을 만드는 원인인데도요?”

“그 던전을 만드는 원인이기 때문이에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을 내면 던전의 7할 이상은 ‘거대한 경제이익’을 낸다고 한다.

이번처럼 언데드들이 나오는 곳이면 몰라도,

대부분의 몬스터들은 그 소재에 상당한 가치가 측정되고 있다.

던전 곳곳에는 마석과 희귀금속도 많고.

에우드도 저번 무덤 동굴에서 수많은 마석을 봤다.

목숨을 위협하는 장소이자, 일확천금의 장소.

헌터들이 던전을 클리어할수록 희귀소재는 시장에 많이 풀리게 된다.

그것이 곧 간접적인 경제 발전- 그렇기에, 객관적인 시선에선 아예 자원 채굴장처럼 여기는 것이다.

“미궁이론에서는 그런 경제적 가치 또한, 배워야 할 파트 중 하나예요.”

에우드는 제시카가 펼쳐준 페이지를 확인했다.

.......상상 이상으로, 던전의 경제적 가치는 세계의 큰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나.

묘한 이야기였다.

“7대 던전의 클리어가 인류의 비원, 헌터의 비원이라지만. 실제론 없어졌을 때 타격도 크다는 거죠. 막상 보면 웃긴 이야기겠네요.”

제시카도 에우드의 생각을 알아챘는지, 농담 반 자조 반으로 말했다.

제시카는 에우드에게 7대 던전 이외에도, 일반 던전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줬다.

그 외에도 서로 잡담이라던가, 잠시 딴 길로 새버리기도 했고.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은 어느새 수업을 끝내야 할 시간을 넘었다.

의외로 오래 이야기한 것에 놀라며, 제시카는 수업 가방을 차곡차곡 정리해갔다.

여전히 제시카의 가방 내용물은 상당히 많다.

수업 중 번뜩이며 가르쳐주는 일이 많아서인지, 제시카로선 가방 내용물을 쉽게 못 줄인다나.

“에우드 도련님은 이해력이 좋으시니까요. 저도 모르게 더 가르쳐드리고 싶을 때가 많답니다. 이번 던전 쪽 이야기도 그렇고요.”

“에이, 제 이해력이 좋기는요........”

“도련님은 자신이 없으셔도, 제가 보기엔 충분히 이해력이 좋으신걸요. 분명 애기 때부터 잘 배워오셨기 때문- 으아아아.......”

드림랜드를 떠올렸는지, 제시카는 자신이 말실수했음을 깨달았다.

미안함에 고개를 푹 숙이는 제시카에게, 에우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그게........ 또 틀린 말은 아니어서요.”

“어라? 틀린 말이 아니라니요?”

“‘드림랜드 이전’에, 사정이 있어서 배워야 했던 것들이 있긴 했거든요. 글씨도 그때 처음 배웠어요.”

“드림랜드 이전.......?”

“........고아원에 있을 때예요.”

제시카는 가방을 정리하더니 다시 의자에 살짝 걸터앉았다.

에우드는 조금 난처하게 웃으며, 의자에 앉은 몸을 돌렸다.

“아하하........ 드림랜드에 오기 전 제가 있던 고아원은, 어떤 ‘공주님’이 관리하는 곳이었거든요.”

“공주님? 지금 유그라시아의 공주님이라면-”

“아, 저 고아원은 유그라시아가 아니었어요.”

“.......네!?”

“‘사프라’라는 나라인데요.”

“바로 옆 나라네요.......!”

에우드는 예전 기억을 되새기며 그것을 말했다.

“그 고아원이, 사프라의 공주 중 한 명의 지원을 받는 곳이었어요.”

“지원?”

“말이 지원이지 엄청 대단한 건 아니었어요. 다만 다른 고아원보다 더 물건을 받고. 빵을 조금 더 먹을 수 있고. 이 정도죠. .......그래도 공주한테 지원을 받는다는 이미지 때문에, 언어공부나 최소한의 공부는 미리 시키곤 했어요. 그래서, 운 좋게 글씨는 읽을 수 있게 됐었고요.”

“아- 왕가의 대외 선전용 지원이었군요.”

“그나마 굶주리진 않았으니 상관없었지만요. 덕분에 글도 배워서 지금도 상당히 잘 쓰고 있고요.”

“사프라도 공용어 사용 국가니까요.”

그러다 이야기를 듣던 제시카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 그럼, 에우드 도련님은 거기서 드림랜드로.......?”

“........네.”

제시카가 의문을 가지는 건 당연했다.

아무리 겉보기 용도라곤 해도 공주가 지원하는 고아원인데.

거기서 드림랜드까지 팔려간다는 건, 쉽사리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에우드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사건이 있었어요. 그 ‘갈레아 고아원’에서.”

그러다 다시 한동안 입을 다물고 계속 고민했다.

조금 뒤, 에우드는 겨우 입을 열었다.

“-제시카, 미안해요.”

“아, 아니에요! 도련님, 제가 죄송해요......!”

에우드는 그 이상 말하지 않았다.

제시카도 너무 민감한 걸 물어봤음을 알아챘다.

에우드도 제시카도, 서로에게 고개를 꾸벅이며 사과를 전한다.

서둘러 제시카의 가방을 들어주기 위해, 에우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5층까지 가는 동안,

두 사람 모두 아까 일은 덮으려는 듯, 괜히 들뜬 목소리로 시답잖은 잡담을 나눴다.

다음날 이른 아침, 포에닉스의 별채-

“뭐야? 리퀴아, 오늘 떠나려고?”

“아 참내, 새끼. 니 내 막 너무 쫓아내지 마라........ 아직 며칠 더 있어야 한다. 좀만 더 기다려도. 이건 걍 침대 정리하는 거고.”

“아하, 조안이 볼 수도 있다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거였구나.”

“고마 니 그 입 다물어라!”

“아하하하!”

화를 내면서도 이불을 착착 개는 리퀴아를 보며 가레스는 상쾌하게 웃었다.

리퀴아가 벌써 한 달은 저택에 머물렀으니 말이다.

이건 근 10년간 정말로 드문 일이었다.

리퀴아도 다소 오래 머물렀다는 걸 인정하는 모양이다.

“요 3주, 니 헌터들한텐 속성으로 내 미친 듯이 요령을 주입했다. 알베르토라면, 이후에도 그걸 최대한 유지할 수 있을 거다.”

“응. 어제도 보고 왔었는데, 모두 움직임 자체가 달라졌어.”

“헌터란 건 다들 자극받기 쉬운 족속들이다. 이제 자기 몫은 하겠지.”

“큰 도움이 됐어.”

“밥값만 한 거다. ........삼남매들은 아직 다 못 봐줬지만, 애초에 가르침이 엄청 필요하지도 아니다. 니가 걱정할 필요는 없을 거다.”

“하하, 그런가.”

자식들의 칭찬을 받은 가레스는 조금 부끄럽게 뺨을 긁었다.

“그럼, 리퀴아. 떠나고 나서의 방향성은?”

“기억의 교단 쪽 목적과 유충의 용도. 조금씩 맞물린다. 그쪽을 최우선으로 조사해가야겠지.”

“.......낌새가 안 좋기는 하지.”

“뭐, 혹시나 해서 크로나스, 솔렌, 마음에 안 들지만 데우트 금마한테도 전부 정보는 보내 뒀다. 난 며칠 뒤에 바로 왕도로 떠날 거다. 그리고 전에 니한테 말했듯, 델베르크하고 이야기해서 앞으로 요 몇 년은 기억의 교단이 기승하고 있다는 나라하고-”

리퀴아는 자신의 방에도 가져온 무덤동굴 지도를,

그리고 자신이 적은 ‘위험도 SSS’를 확인하며 말했다.

“.......7대 던전들을 잠깐 돌아볼 생각이다.”

[작품후기]연참입니당......

후후루루탕후루......?

후후후후룩탕탕후루룰룰루!

옮기는 중 내용이 중복됐었습니다ㅠ

단어 추가하다가 붙여넣기 잘못해서 그런 실수를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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