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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마검사 도련님-69화 (69/264)

.....후후루루후후후.?69회

준비069.

다음 날 아침, 사용인들의 조회가 시작되기 전.

오늘의 기상담당인 마리는, 에우드의 방에 들어가자마자 숨이 멎을 뻔했다.

“셀레나님이 어쩐지 방에 안 계신다 싶더니. 언제 두 분 이렇게 같이 주무시고 계셨대. .......흐아아, 귀여워 미치겠네, 진짜.”

어떻게 된 게 서로 몸부림도 치지 않았는지.

둘이 정말 사이좋게 꼭 끌어안고 자고 있다.

마리에겐 그야말로 치사량 직전의 귀여움이었다.

겨우 마음을 진정하고, 마리는 꼭 붙어서 자는 두 아이를 살살 깨워간다.

“-두 분 다, 일어나세요~!”

“.......따끈따끈.”

“으하아아암......... 깨워줘서 고마워요, 마리.”

“네, 마리입니다~ 에우드님도 셀레나님도, 어서 씻고 식사하셔야죠.”

에우드와 셀레나 둘 다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에우드는 다른 날보다도 특히나 잘 잤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이 많았던 것치곤, 몸은 뻣뻣한 것 없이 정말 개운했다.

혹시 셀레나의 몸이 따뜻해서였을까.

셀레나는 하품하면서 에우드를 바라봤다.

“에우드, 저번부터 생각했는데 티아나랑 비교도 안 되게 얌전하게 자........”

저번이란 건 아마 무덤 동굴에서 돌아왔을 때를 얘기하는 거겠지.

“티아나 누나가 잠버릇이 좀 심하지........”

“에우드라면, 매일 같이 자도 괜찮을 거 같아.”

잘 잔 건 셀레나도 마찬가지였는지.

아직 덜 깼던 눈을 반짝반짝한다.

곧바로 침대의 온기가 남은 몸으로, 에우드에게 한 번 더 찰싹 밀착한다.

“.......쿠우우울.”

“아앗! 셀레나님, 또 주무시면 안 돼요?!”

셀레나가 그새 또 스르르 잠들 뻔했다.

“티아나 누나. 눈 퀭해........”

“티아나, 밤샘했구나.”

“막판에 자긴 했어....... 얼마 못 잤지만.”

티아나는 꽤나 졸려 보였다.

그래도 만족스럽게 한 걸까, 피곤함보단 뿌듯함이 더 크다.

“고체형 포션 레시피랑, 광석이랑 마석을 섞어서 다른 광석 만들기랑- 으흐흐....... 역시 카밀라님. 연금술의 발상 자체가 달라........!”

오늘 밤에 할 연구 계획도 짜둔 듯하다.

카밀라는 일찍 일어나, 벌써 식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 조금 있으면 가문 쪽 업무에 들어간다는 것 같다.

이번에 여기에 온 건 연금술 말고도, 포에닉스 가문과 할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니 말이다.

“어머나, 셋 다 잘 일어났네.”

아침 식사를 하러 가자, 카밀라는 이미 후식으로 차를 한 잔 마시고 있었다.

연금술로 밤샘을 한 몸일 텐데도, 흐트러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확실히 능력 있는 모습이다.

에우드는 티아나가 카밀라를 존경할만하다 싶었다.

“-아냐, 에우드. 잘보면 카밀라님 눈 퀭한 건 티아나랑 똑같아.(속닥속닥)”

“........!”

그런 모습을 여러 번 본 셀레나는, 그게 반쯤 허세임을 눈치챈 듯하다.

확실히 좀 더 자세히 보니, 눈 밑에 피로가 조금씩 보였다.

들킨 걸 알았는지, 카밀라는 부끄럽게 한 번 웃었다.

“아하하...... 모든 것이 포션으로 회복될 수 있는 건 아니지. 연금술의 격언이야.”

“맞아맞아.”

티아나도 꼭꼭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조안의 수업을 시작하기 전이었다.

복도에서 페리아와 마주쳤다.

페리아는 무사히 메이드 복을 입고 업무로 돌아와 있었다.

평소처럼 왜건을 끌고, 저택 내부의 빨랫감들을 모아오는 중이었다.

“페리아아아아-”

“어, 티아나님- 꺄아아아악!?”

와락!

그걸 본 티아나가 호다다닥 복도를 달려 페리아를 끌어안았다.

“페리아, 건강해져서 다행이야~ 어제 준 포션 마셨어?! 과일 맛 맛있지?! 과다복용은 안 되지만, 정시섭취는 중요해?!”

“아, 아까 아침에 일어나서 또 마셨어요- 덕분에 너무 힘이 넘쳐요........!”

에우드와 셀레나가 뒤늦게 따라와서 보자, 정말로 눈이 말똥말똥하긴 했다.

다만 에우드는 아직 걱정되는 것이 있었다.

통증은 가셔도 흉터는 남을 수 있지 않은가.

그런 걱정을 담아, 에우드는 페리아의 뺨을 지긋이 바라봤다.

“에, 에우드 도련님?”

그리곤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토옥.

“히, 히약?!”

“진짜 다행이다. 상처가 남지 않았어요.”

반창고들을 다 떼어낸 뺨은 새살이 돋은 것처럼 깨끗했다.

뺨을 살살 매만지자, 흉 없이 부드러운 살결만이 손끝에 느껴진다.

에우드는 안도를 몇 차례 반복했다.

“페리아, 복부 쪽은 괜찮아요?”

“네, 넵!! 괜, 괜찮, 괜........!”

“.......??”

그런데 뺨을 만지고 있자, 따끈따끈한 기운이 조금씩 강해졌다.

.......아니, 도중부터는 아예 따끈따끈이 아니라 화끈화끈이다.

에우드는 그것에 식겁하며 반응했다.

“페리아, 아직 다 안 나았어요!?”

“아, 아니요, 도련님! 그게 아니고요! 그니까 저, 그게........!”

팍!

파앙!!

“아얏!?”

셀레나가 어느새 다가와 등을 팍 때렸다.

티아나도 재빨리 함께 등을 때렸다.

두 누나의 손맛은 언제나 매웠다.

“에우드, 바보.(셀레나)”

“에우드, 변태.(티아나)”

“아, 아니. 내가 직접 볼 수도 없으니까- 아얏!”

이어서 또 날아온 손길에, 에우드는 억울하게 두 사람을 돌아봤다.

“제 몸은 이제 괜찮아요.......”

페리아는 한동안, 아까 촉감을 잊지 않으려는 듯 양손으로 뺨을 말랑말랑 만졌다.

““.........””

두 누나 사이에 묘한 걱정이 돌기 시작했다.

“아카데미 시험을 준비할 때는 보통 과목을 다섯 개 선택한답니다.”

그날 밤, 언제나 진행되던 야간 보충 수업.

제시카는 수업 도중 에우드에게 그 말을 꺼냈다.

어제 피부관리는 성공적이었던 걸까.

다행히 제시카는 오늘 새하얀 마스크팩을 붙이고 있진 않았다.

다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다.

이번에 얼굴에 바르고 온 건 촉촉하고 상큼한 향이 나는 액체.

피부의 노화를 방지하는 물건이라나 뭐라나.

혹시나 하니 역시나, 케인즈 상회의 제품이란다.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고 바로 사용해야 더욱 효과가 좋다고.

덕분에 제시카도 이제 막 목욕을 끝낸 후라, 평소의 정장이 아닌 잠옷 차림이었다.

연분홍색의 보들보들하고 귀여운 털 잠옷.

제시카가 자랑하길 방한 효과가 아주 좋다고 말했다.

포에닉시안의 밤은 의외로 추운 만큼, 기능성을 추구한 모양이다.

들어보니 목욕물은 제시카가 직접 데웠다고 한다.

야밤에 근무 끝난 사용인들에게 물을 데워달라고 하긴 좀 미안했다나.

물론 그 불의 출처는 제시카의 스태프.

.......자랑하는 스태프에 불을 피워, 모닥불처럼 이용한 것이다.

티아나의 램프용 불길도 그렇고,

불을 쓰는 마법사는 일상생활에 여러모로 요긴한 점이 많았다.

“다섯 개인가요........”

“정확히는 전공과목 하나와 보조과목 넷- 이라고는 하는데, 그냥 다섯 가지라고 생각하시면 편해요.”

제시카는 어제 마차에서 말한 아카데미 시험에 대해 마저 이야기했다.

아까까지 공부하던 책은 잠시 치워둔다.

그리곤 에우드의 가까이로 의자를 끌고, 빈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제시카가 가까이 오자, 잠옷 너머로 모락모락한 열과 포근한 냄새가 은은하게 퍼졌다.

머리가 젖어있는 탓에, 제시카는 평소처럼 양 갈래로 땋지 않고 풀어 헤쳐두고 있었다.

“에우드님은 사교회 준비가 바빴으니까요. 그래도, 이제부터는 아카데미 쪽 공부도 여유롭게 할 수 있어서 좋네요.”

앞으로 3년.

제시카는 조안과 함께, 삼남매의 아카데미 수험 준비도 담당하게 된다.

“그런데 다섯 개나 되면, 공부할 양이 엄청 많겠네요. 다 어렵다고도 했고......”

솔직히 아무리 최근 공부 성과가 좋았다곤 해도, 에우드는 여전히 공부에는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너무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따지면 에우드 도련님은 이미 두 가지를 확실하게 준비하고 있으시니까요.”

“두 가지?”

“‘검술 실기’와 ‘마법’. 이 두 가지는 아카데미 시험에서 고를 수 있는 과목들이에요. 도련님의 검술은 이미 웬만한 헌터는 비교도 못 할 수준급. 그리고 저와의 마법수업도 순항 중이므로, 앞으로만 진행하면 전혀 문제없답니다!”

제시카가 말하길, 마법은 쭉 제시카 선생님을 믿고 따르면 된다고.

사실상 에우드는 세 과목만 준비하면 되는 것이다.

“티아나 아가씨는 검술은 안 익히시지만, 연금술에 충분한 실력이 있으시니 그걸 전공 혹은 보조과목으로 정하면 돼요. 그리고 셀레나 아가씨는, 검술에 마법. 또 역사학 쪽에 조예가 깊으시죠.”

제시카는 종이를 하나 꺼내, 아카데미에서 입학시험을 치는 과목들을 적어 내려갔다.

그 개수는 약 20개.

거기엔 에우드가 듣도 보도 못한 학문의 이름이 여럿 있었다.

확실히 세계공인 교육기관.

교육의 총괄이라 느껴질 정도로, 별별 과목들이 많았다.

이후 아카데미에 입학하면, 과목은 더더욱 많아진다고.

그때부터는, 수많은 과목에서 적성에 맞게 골라 나가는 것이다.

“제시카는 그럼, 8년 전엔 어떤 과목으로 시험 봤었나요?”

“저는- 어디 보자, 이 중에서 당연히 마법은 제 전공이었고. ‘수인어’하고, ‘트라이벨어’하고, ‘유그라시아 법학’하고. 아! 마지막은 ‘세계지리학’이었네요.”

제시카는 펜을 들어, 방금 말한 과목들 위로 검은 동그라미를 쳤다.

그리고 잉크를 붉은색으로 바꿔 마법 위에 하나 더 붉은 동그라미를.

이어서 검술 쪽에도 하나 더 동그라미를 그렸다.

붉은색 동그라미가 에우드의 준비 과목을 표시한 거였다.

“제시카는 외국어도 했었군요. 대단하네요.”

“후훙, 이 제시카, 자랑스러운 3개국어 사용자랍니다! -자, 도련님, 이때랍니다! 이 기회에 제시카를 좀 더 칭찬해주세요!!”

제시카가 분홍 털 잠옷을 입은 몸을 의기양양 쭉 폈다.

에우드는 갑작스런 칭찬 요구에 어버버하며 말을 고른다.

“네?! 어, 그러니까- 정, 정말 제시카가 제 선생님이라 자랑스러워요! 이, 이렇게 하면, 괜찮을까요.......?”

“에헤헤헷........”

에우드의 어색한 칭찬에, 제시카는 풍성한 머리를 꼭 잡곤 수줍게 웃었다.

에우드도 자신이 어색하게 칭찬한 게 웃겼는지, 제시카를 보며 웃어버렸다.

“-어, 어쨌든! 이 중 몇 과목 빼고는 다 공부했기 때문에, 대비를 해드리는 데엔 전혀 문제없어요. 에우드님의 적성에 맞춰서, 한 번 앞으로의 과목을 골라보도록 하죠. 다 정해지면, 조안님하고 또 담당을 나누도록 해야 하니까요.”

제시카는 이번엔 파란 잉크로 표시를 해갔다.

제시카가 도울 수 없는 과목을 체크한 것이었다.

그 과목의 수는 총 네 개.

연금술. 의술. 검술.

그리고 신학이었다.

“......신학은 뭔가요?”

“성당교회에 입단하는 학생들이 전공으로 고르는 과목이랍니다. 황금의 기사인 크로나스님도, 과거엔 아카데미에서 이 과목을 전공하셨다고 하죠. 성당교회는, 어느 교육기관 출신이던 신학 과목의 성적을 매우 중요하게 봐요.”

즉, 종교에 입회하는 이들의 과목이라고.

저 안에서도 또 종파가 나뉘기에, 배우기 시작하면 꽤 어려운 과목이라 한다.

제시카도 되도록 추천은 안 하는 과목이었다.

그런 중 에우드는 어떤 과목을 하나 발견했다.

일단 파란 표시는 없으므로, 제시카에게서 배울 수 있는 과목이었다.

과목의 이름은- ‘미궁이론’이었다.

“미궁이론.......”

“미궁- 즉 던전이랑, 몬스터 생태에 대한 과목이에요. .......어? 으으으음, 어쩌면 도련님한테는 이게 딱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에우드에게 맞는 과목을 찾은 것에, 제시카는 정말 기뻐하며 에우드를 바라봤다.

“........도련님?”

하지만 그때, 에우드는 다소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젯밤의 기억이 자극된 탓일까.

미궁.

던전.

몬스터.

그리고, 위험도SSS.

어제 리퀴아가 했던 말이 에우드의 뇌리를 스친다.

책상 옆에 꽂아둔 ‘무덤동굴의 지도’가 에우드의 눈에 들어왔다.

“........제시카.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요.”

“무슨 일인가요, 도련님?”

에우드는 갑자기 떠오른 물음을 제시카에게 전했다.

“7대 던전에 대해서, 혹시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작품후기]하렘..... 하렘 구조가 될 거라고 본답니다.

코멘트에 답변을 드리자면,

아카데미 입학 제한에 신분제한은 딱히 없습니당

시험을 치고 들어가고 보니, 역시 귀족이 많았습니다- 같은 형식이랍니다.

여러분 모두, 주말 따끈따끈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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