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주말 잘 보내세요.?56회
사교회를 앞두고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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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일단 너무 따지기는 그러니, 에우드는 목검을 주웠다.
조금 뒤.
페리아가 여분의 물과 수건을 쌓은 왜건을 끌며, 잔디 위를 뛰어왔다.
“-어?! 에우드님?! 아니, 아가씨들도 모두.......! 다들 여기 어쩌다 오셨어요?!”
“원래는 견학만 하러 온 거긴 한데요........”
아무래도 페리아가 헌터들의 서포트를 맡던 중이었나보다.
페리아는 포에닉스 삼남매에게 놀라면서도, 착실히 헌터들에게 수건을 나눠줬다.
언니인 엘리리에게도, 잔소리와 함께 수건을 건넨다.
“........그럼, 제가 어떤 걸 시범 보이면 될까요?”
“아까 인마들과 했던 거다.”
즉, ‘리퀴아가 회피하고’, ‘에우드가 공격하라’- 란 의미이리라.
헌터들 모두, 수건으로 땀을 닦는 와중 에우드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에우드도 곧바로 목검을 바로 잡았다.
“제시카 선생, 에우드 몇 분만 빌릴게!”
“으아, 저, 저!”
제시카는 말려야 할지 고민하는 듯했다.
잠깐 견학하러 온 것뿐인데, 조금 일이 이상해져 버렸으니 말이다.
에우드는 제시카 쪽을 잠시 봤다.
“제시카, 괜찮아요.”
“........으으으.”
에우드의 말에 제시카가 끄덕.
그러다 갑자기 셀레나가 에우드의 옆으로 왔다.
“셀레나 누나? ........와앗.”
“언니?!”
어느새 셀레나의 손에 목검이 쥐어져 있다.
이건 그거다.
에우드가 플로라네 저택에 갔을 때 봤던, ‘어느새 나타난 목검!’이다.
라다루스가 사교회 대련을 부탁했다가, 그 자리에서 붙을 뻔했지.
.......일단 레이디에게 목검의 출처는 묻지 말랬다.
“호오. 셀레나, 니도 하고 싶나?”
“응, 험악한 아저씨. 아까도 15대 1. .......그럼 나도 해서, 이번엔 2대1로 해줘.”
“내, 내가 험악한 아저씨가?”
셀레나가 부르는 명칭에 리퀴아가 잠시 헛기침을 했다.
“그래........ 그러믄 충분히 핸디캡은 되겠지. 헌터대 니들!! 원랜 니들이 지켜야 하는 도련님 아가씨다!! 야들이 어떻게 하는지, 함 제대로 봐라!!”
디안도 엘리리도,
다른 헌터들 모두 리퀴아의 말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페리아는 티아나와 제시카 옆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실습 때는 모두가 가벼운 복장.
덕분에 마침 셀레나와 에우드도, 대련하기에 적당한 옷차림이었다.
셀레나는 머리끈을 꺼내더니, 웨이브 머리를 재빨리 묶어 올렸다.
리퀴아는 아까와 같이 중앙에 있었다.
“어흠. 그럼 시합에 앞서- 엘리리!!”
“네, 넵!”
“니, 처음 머더 메이지랑 싸울 때! 그리고 이번 던전에서 위험도 A, S 몬스터들이랑 싸울 때! 어땠는지 대충 심정 말해 보라!! 짧게!!”
“엑?! 짧게요?!”
조금 무리한 부탁에 엘리리가 고민한다.
“........아!”
그러다 무언가 말이 떠오른 듯했다.
“죽을 뻔했습니다. 정말로. 조금만 실수했으면, 모두가 죽었어요.”
“그래. 말 잘했다.”
엘리리의 말에 긴장 살짝 섞인 침묵이 돌았다.
“너희는 너무 ‘안전’하다. 뭐, 그건 어쩔 수 없다. 알베르토의 수완이 그런 거니까. 알베르토의 플랜을 따라가고, 포에닉스의 풍부한 지원을 받고, 현장 지휘가 특기인 녀석한테 핀포인트 지시를 받는다- 이건 웬만한 토벌이나 던전에서, 위험도를 팍 줄이는 방법이다. 헌터로선, 실로 효율적이다. 하지만- 이레귤러엔 역시 약하다.”
“““........”””
“엘리리. 점마는 이번에 헌터대 중에서 유일하게, 그 이레귤러를 두 번이나 몸소 현장에서 겪은 녀석이다. 하지만 살아남았다. 기술이 좋아서? 실력이 좋아서? 판단력이 좋아서?”
리퀴아는 고개를 저었다.
“운이 좋아서다. 그게 끝이다. 엘리리 닌 언제든 죽을 수 있었다. 이번에 던전에서 몰살당한 놈들처럼.”
그것에 가장 먼저 고개를 끄덕인 건 엘리리 본인이었다.
“운에 맡기는 것도 한두 번이다. 고위 헌터들은 모두가 이렇게 말한다. 운은 소모품이라고. 주사위에는 기억력이 없다고 하지만, 어째서인지 헌터의 운에는 기억력이 있다. .......경험에서 나온 말이다. 너무 진지하겐 받아들이지 말고.”
물론 헌터들 모두가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만.
리퀴아는 다시 에우드와 셀레나를 바라봤다. 그리곤 자신 또한 목검을 한 자루 든다.
“그러니- 일단 함 바라. 뭐가 더 필요할지.”
방금까진 들지 않은 무기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리, 리퀴아님! 힘의 허가는........!?”
“힘은 안 쓴다. 그보다 튕겨내는 것까진 허용된다. 그러니 걱정 마라.”
헌터 한 명의 걱정에, 리퀴아가 무심하게 답했다.
‘맨손으로 해주셔도 되는데.’
에우드는 좀 너무하다 싶었다.
다만 셀레나 쪽에선 오히려 눈을 밝히고 있다.
에우드와 대련할 때처럼, 탈력적 눈을 전부 거두고 입꼬리를 올리고 있다.
리퀴아는 목검을 몇 번 만지며, 쥐기 적당한 부분을 찾은 걸까.
곧 흡족한 표정을 지은 후 아이들에게 말했다.
“자- 함 해보자, 얼라들. 둘 중 하나라도 나한테, 1타 유효타 먹이믄 되는 거다.”
“에우드. 우리 얕보였어. 2타도 아니고 1타래.”
“아하하.......”
둘이서 대련할 땐 언제나 2타 승부였으니 말이다.
셀레나의 불만에 에우드가 짧게 웃었다.
조금 뒤, 리퀴아에게 시작 선언을 부탁받은 제시카가, ‘어흠’하고 소리를 냈다.
“그, 그럼.......! 시작!!!”
콰아아아아아앙-!!
제시카의 선언이 끝나는 순간 먼저 달려간 것은 셀레나였다.
단숨에 스텝을 넣어 접근해, 목검을 리퀴아에게 내리꽂는다.
그녀를 사교회에서 ‘작은 검성’이라 불리게 한 속도다.
A급 헌터들조차, 그 속도에는 매번 모두 경악한다.
‘빠르다. 역시 가레스하고 알베르토. 정말 잘 키웠다.’
리퀴아도 그 속도는 인정했다.
에우드가 엄청난 괴물임은 알고 있지만, 셀레나 또한 보통 능력은 아니다.
‘분명 이건 천재라 칭송받을 실력. 재능. 환경. 부러울 정도로 모든 걸 갖춘 거다.’
리퀴아는 확신한다.
이 아가씨는, 검의 이상 가도를 달리고 있다.
부우우웅-!!
물론 그 고속의 공격은 리퀴아에게 닿지 않는다.
단숨에 들어온 목검을 리퀴아가 여유로운 움직임으로 피한다.
“읏!!”
“설마 내를 한 번에 끝내려 했나, 첫째 딸내미?”
“전혀.......!!”
휘리리리릭-!
촤아아아아악!
이번엔 몸을 숙인 셀레나가 그대로 회전해, 리퀴아의 하단으로 검을 휘두른다.
‘호오, 이 아가씬 스타일에 딱히 고집을- 아니지!’
리퀴아는 그것을 회피하는 순간, 무슨 의도인지 바로 알아챈다.
셀레나의 시선이 정말 짧게 뒤로 향한다.
----------부우우우우우웅!!
거대한 바람이 불어닥치는 듯한 착각.
“““!!!”””
에우드다.
누나를 뛰어넘는 속도로, 순식간에 리퀴아에게 파고들었다.
‘눈만 마주치고 서로 의견 교환이구만!?’
퍼어어어어어엉-!!
공기를 크게 울리는 목검의 일격.
이어서 불어닥치는 검압에, 이곳에 모인 모두의 숨이 턱 막혔다.
하지만 리퀴아는 그것을 또다시 피했다.
거대한 위력의 공격을 계속 피해간다.
그리고 에우드와 자신의 공격을 회피할 걸 예측한 셀레나가, 단숨에 추가타를 이어간다.
또한 묵직한 공격에 멈추지 않고, 에우드가 셀레나의 빈틈을 메꿔 파고든다.
물 흐르듯 이어지는 연계.
두 명이면서도 놀랍게 일체화된 공세다.
‘위험해라, 위험해. 아가씨까지 껴 있으니 예상 이상으로 위험해졌다, 이거.’
리퀴아는 티를 내진 않았지만, 솔직히 시작부터 깜짝깜짝 놀라고 있다.
어쩐지 가레스에게 듣기로 둘이 대련을 자주 한다더니.
이 남매는, 전투 스타일이 다르면서도 ‘서로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좋은 의미로 우애가 깊다.
“좋다! 좋은 움직임이다! 둘 다!”
“진짜 날래잖아, 험악한 아저씨.......!”
리퀴아는 무심코 힘을 써버릴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그러면서도, 단 한 번의 유효타도 허용치 않고 엄청난 속도로 피해간다.
그렇게 종횡무진 회피를 이어, 몸을 뒤로 빼던 어느 순간-
파아아아아아앙!
“““-에우드 도련님이!?!?”””
“오호.......!”
회피를 하던 리퀴아의 뒤로, 에우드가 한순간에 급진하여 도달했다.
리퀴아의 고속회피 방식을 역으로 읽고, 셀레나의 연격으로 유도될 위치를 읽어,
아예 그 위치에 먼저 도착한 것이다.
얼마나 빨랐는지 풍압마저 뒤늦게 불어닥친다.
극한의 감각과 적확한 판단.
리퀴아가 느끼기엔, 에우드에겐 그게 괴력보다도 더욱 강한 무기다.
이건 좋은 징조다.
앞으로 에우드에게 다가올 상황.
그땐 힘 이상으로 판단력이 필요한 국면이 더 많아질 테니까.
그리고 찰나의 사이, 에우드의 검이 리퀴아의 몸통에 닿기 직전이었다.
------파아아아앙!!
드디어 리퀴아가 목검을 휘둘렀다.
에우드의 공격을 맞받아내, 목검을 쥔 팔을 위로 튕겨낸다.
“!!!”
“내 튕기는 건 가능하다 했다!”
공격이 아닌 호신의 의도.
황금의 기사에게 허락된 마지노선과 같았을까.
하지만 헌터들은 그 튕기는 것 자체에 경악했다.
아까 30명이 번 갈아가며 공격했을 땐, 그 누구도 반격조차 이끌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에우드와 셀레나가 그걸 끌어낸 것이다.
에우드 또한 놀라고 있다.
지금 목검을 쳐올린 힘은 최소 에우드급.
그리고 이것마저 제한된 힘이다.
에우드도, 자신의 검이 순수 힘으로 밀쳐진 건 알베르토나 머더 메이지 말곤 거의 없다.
‘강하다......!’
“에우드!!”
그리고 팔이 튕겨 나간 에우드의 경악과 동시.
셀레나가 에우드를 지원하기 위해 검을 휘두르는 순간-
“휴우- 깜짝 놀랐다, 진짜! 하지만- 끝이다, 둘 다!”
두우우우웅!
어느새, 에우드와 셀레나에게 목검과 손날이 도달해 있었다.
셀레나의 목 앞 1cm엔 목검의 끝이.
에우드의 이마 앞엔 손날이 멈춰있었다.
체크메이트.
외통수다.
헌터들 모두, 멈췄던 숨을 겨우 뱉어간다.
리퀴아는 그대로 헌터들에게 말했다.
“판단력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계가 좋다. 이게- 헌터들 니들이 재차 익혀야 할 움직임이다. 급작스런 위기에 단번에 대처해야 한다. 실수는 죽음. 하지만 실수는 결국 하게 되어있다. 그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전투는, 실수를 어떻게 빨리 메꾸냐다. 이 얼라들이 더 니들 보다 대응이 좋은 이유는, 토벌 수만이 다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다만 리퀴아가 주변 표정 변화를 알아챈 건, 살짝 나중이었다.
“.......와 그러나, 다들- 엉?!”
휘리리리리릭!!
리퀴아의 머리 위로, ‘목검이 빙글빙글 돌며 떨어졌다’.
리퀴아도, 그것을 차마 직전에 발견해버린다.
코오오오오오옹!!
“갸악!”
탱그랑!
리퀴아의 정수리를 가격한 목검이, 맑은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오, 오케이!”
“좋아, 막내!”
범인은 역시 에우드였다.
에우드가 무심코 주먹을 꽉 쥐어버렸다.
셀레나 또한 검을 든 손으로 간결한 박수 한 번.
아까 목검 쥔 손이 위로 튕겨 나간 이후.
에우드는 목검을 아예 손목 스냅을 통해 위로 날려버린 것이다.
셀레나도 그걸 눈치채, 리퀴아의 주의를 끌기 위해 빠르게 파고들었고.
이어서 에우드의 괴력으로 회전이 가해진 목검은, 하늘 위에서 수차례 회전-
그리고 방금 리퀴아의 머리에 도달했다.
꿀밤을 가격하듯, 무려 황금의 기사에게 정확히 꽂혔다.
셀레나는 에우드에게 뽈뽈 다가와 에우드와 손뼉을 짝짝 쳤다.
에우드는 그것을 부끄럽게 웃음 지으며 받아갔다.
“와아, 니들 참........!”
“아하하.........”
“이 정도면 솔직히 우리도 마냥 진 건 아니야. 험악한 아저씨.”
셀레나는 손뼉을 치던 에우드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곤 그걸 꼬물꼬물하더니, V자를 만들었다.
“에우드가 유효타 낸 거. 맞지?”
막내의 V사인을 리퀴아에게로 전한다.
막내의 결과물에, 막내 본인보다도 셀레나가 뿌듯해하고 있다.
“큭큭........! 그래, 됐다. 됐어! 유효타다, 유효타! 이번 모의전, 니들이 이긴 거로 한다! 요, 맹랑한 것들!!”
리퀴아는 기분 좋게 웃으며 두 아이를 팍팍 쓰다듬었다.
“자, 휴식 끝나면 2차 훈련 들어갈 거다!! 전부, 방금 봤던 도련님 아가씨 움직임, 머릿속에 잘 넣어둬라!!”
“““알겠습니다!!”””
리퀴아의 말에 헌터들이 점차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마다 방금 움직임에 대해서 분석하며,
또 에우드와 셀레나에게 찬사를 보내며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쭈욱 지켜보던 티아나는 부럽다는 듯 입을 삐죽였다.
“하아아아-”
“........페리아?”
그러다 옆에서 단숨을 내는 소리에 티아나가 고개를 돌렸다.
“너무 멋지시네요.......”
“어, 어라?!”
메이드 소녀는 황홀하게 막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언니를 두 번이나 구해준 에우드는, 페리아에겐 이미 동경의 존재였다.
그리고 티아나와 페리아 모르게........
‘으하아아아.’
제시카까지.
포에닉스의 마법교사는 이성과 본성의 싸움을 반복하고 있다.
지팡이의 소재를 보러 가는 것도 잠시 잊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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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간이 더 흘러-
메트리 사교회의 날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