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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마검사 도련님-29화 (29/264)

뒤로 이어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아아........?29회

마법 교사029.

사실상 포에닉스 저택이란, 포에닉스 헌터들의 활동을 최적으로 지원하는 형태였다.

역시 10대 귀족이라 해도, 그에 걸맞은 자금원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게 당연.

아니, 오히려 10대 귀족이기에 이 정도의 자금원을 확보한 것일 테지.

특히 대도시 포에닉시안의 발전에 상당 비용을 투자하는 게, 현재의 포에닉스 방침이라 한다.

적정 궤도에 오를 때까진, 시민들과 상권의 발전을 위해서 계속해서 투자가 이어질 거라고.

그렇게 세금이 곧 발전 기금으로 이어지기에, 추가적으로 헌터 토벌을 통해 활동자금을 충당하는 것이다. 그 시작을 알린 것은 수십 년 전의 알베르토였다.

과거 알베르토의 전설적인 토벌량은, 홀로 포에닉시안 발전 기금의 ‘5년분’을 차지했을 정도라고 한다.

에우드는 마음속으로 ‘알베르토 스승 굉장해........’라고 생각했다.

적재된 헌터용 물자에선 초록빛의 부엉이 마크들이 자주 보였다.

화려한 불사조 문양과는 또 다른, 지적인 부엉이 문양. 그게 바로 플로라네 가문- 케인즈 상회의 상표였다.

“플로라님은 만나셨다고 했죠, 에우드님?”

“네. 엄청난 분이었어요.”

“아하하, 여러 의미로 엄청나시죠, 플로라님은.......”

페리아도 메이드 업무를 받자마자 플로라를 봤다고 한다.

그래도 확실히 플로라가 자랑한 대로일까.

포에닉스에 적재된 물자 상당수를 케인즈 상회가 공급하고 있다는 건 실감할 수 있었다.

“에우드 도련님! 무슨 일로 오셨나요!”

또 다른 장소- 마구간과 말 방목장 쪽으로 도착했을 때였다.

상당한 넓이를 확보한 방목장에 다시 감탄을 전할 때, 에우드를 발견한 사용인 한 명이 너무나 반가운 표정으로 달려왔다. 에우드도 알고 있는 사용인이었다.

“헤기!”

“네, 기억해주셨군요! 헤기입니다!”

방목장 울타리를 넘어 달려온 20대 초반의 짧은 갈색머리 남성.

저번 머더 메이지 사태에서 마부를 맡았던 헤기가, 에우드의 앞에 예를 표하며 섰다.

사용인들은 다들 친절하지만 헤기는 더더욱 에우드를 마주한 것에 기뻐했다.

무려 자신을 구해줬던 도련님이니 말이다. 헤기에게 있어 이 도련님에게 진 은혜는 아무리 갚아도 모자랄 것이었다.

에우드는 내심 일을 방해하는 게 아닐까 했는데 다행이라 생각했다.

“오늘은 무슨 일이신가요? - 페리아도 함께 왔구나. 도련님한테 폐 안 끼치고 있지?”

“왜 다들 제가 폐 끼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하나요........”

페리아가 불만을 내뱉어보지만 차마 더 따지질 못한다.

아무래도 아까 테구르꽃의 일을 떠올린 거겠지.

“저택 부지를 파악해보려고 쭉 돌고 있었어요.”

“저택 부지를? ........아하. 그거군요. 넓죠, 포에닉스.”

에우드의 말을 이해한 헤기가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다그닥, 다그닥-

그렇게 헤기와 짧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에우드 쪽으로 매끈한 갈색 말 한 마리가 다가왔다.

푸르릉 소리와 함께 천천히 울타리 쪽으로 걸어온다.

“어라? 얘가 웬일로 여기까지 와버렸네요.”

헤기는 다가온 말의 목에 손을 대며 털을 쓰다듬어줬다.

헤기의 손길을 받으면서 다가온 말은, 곧 울타리 너머로 고개를 내밀었다.

“.........?”

에우드는 처음엔 착각인가 싶었는데, 역시 자신에게 시선을 가까이하고 있다.

상당히 예쁜 눈을 가진 말이다.

역시 포에닉스답게 윤기도 넘치는 털에, 동물 특유의 미가 돋보인다.

.......스으윽. 쿡. 쿡.

“우왓......... 우갹!”

“에우드님!”

말이 계속 자신의 머리를 에우드에게 가져다 댄다.

깜짝 놀란 에우드가 말에게서 살짝 떨어져 페리아 쪽으로 물러났다.

그러자 헤기는 기쁜 목소리로 에우드에게 말했다.

“베티 얘가 아무래도 도련님을 알아본 모양입니다.”

“베티? 어? 알아봤다고요?”

“이 애의 이름입니다! 포에닉스에서 키우는 말들 모두, 이름이 정해져 있거든요.”

다 비슷비슷해 보였는데, 역시 이곳의 마부들은 말들을 다 구별할 줄 아는 모양이다.

“베티 얘가 그때 그 애입니다, 머더 메이지 사건 때 저희 마차를 끌던 말.”

“아!”

사실 에우드는 바로 알아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헤기의 말을 듣자 조금씩 기억이 나는 것 같았다.

그럼 이 말이, 그날 엄청난 속도로 마차를 끌던 녀석 중 한 마리- 머더 메이지 사태의 숨은 공로자라는 것이다.

“도련님이 똑같이 자신들을 구해줬다고 기억하고 있는 거죠.”

“우와........ 정말인가요?”

“말이란 게 시야도 넓고, 머리가 매우 좋은 아이들이랍니다. 그렇기에 겁도 많긴 하지만....... 이 베티는 오히려 용맹하기까지 한 녀석이죠.”

에우드도, 베티가 폭음이 수차례나 터지던 그 난전에서 겁먹지 않고 달렸던 걸 떠올렸다.

“혈통으로 비유하면, 베티는 포에닉스 가문급이랍니다.”

그건 정말 이해가 팍 되는 비유였다.

뒤에서도 페리아가 “아하~”라고 하는 소리가 들렸다.

“포에닉스 저택에선 가레스님 전담인 말-아, 그 애의 이름은 앤드류라고 하는데, 앤드류와 실질 쌍벽입니다. 그런 덕에 그때도 도련님하고 아가씨들을 이끄는 역할을 받은 거죠. 저도 솔직히 거기까지 빨리 달려줄 줄은 몰랐지만요.”

그때 뛰었던 다른 한 마리는, 오늘 로로나의 업무외출용 마차를 맡았다고.

방목장에만 해도 말이 상당히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포에닉스 일가를 담당한다는 건 정말 신뢰를 받는 거겠지.

베티가 지긋이 자신을 보는 것에, 에우드는 살짝 팔을 내밀어봤다.

내밀면서도 에우드가 조금 머뭇거렸지만, 베티는 푸르릉 소리를 내며 조용히 그것을 기다린다.

스윽스윽-

손끝으로 살살 매만져주자 베티는 얌전히 쓰다듬을 받아줬다.

에우드는 자신의 손끝으로 동물의 따뜻한 감촉이 느껴지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쓰다듬는 쪽이 더 마음이 편해지는 거 같다.

“베티는 언제든지 도련님을 태울 준비가 되어있을 거예요. 베티가 이렇게 잘 따르게 되다니, 나중에 도련님이 승마 연습을 하게 될 때 베티가 담당하는 건 확실해졌군요. 이건 정말 큰 영광이네요.”

이후에는 헤기의 도움으로 베티에게 먹이를 주거나 마구간을 돌아보거나 했다.

베티는 울타리 옆으로 함께 걸으며, 에우드가 다른 곳으로 갈 때까지 뒤를 쫄래쫄래 따라다녔다.

저택 부지를 거의 다 돌아보고, 에우드는 몸의 기지개를 쭈욱 폈다.

역시 넓이가 있다 보니 의외의 피로감이 팍 몰려온다.

처음엔 씩씩하게 따라왔던 페리아도 지금은 약간 지쳐 보였다.

“티아나님 쇼핑에 따라간 기분이에요~”

티아나의 막무가내 쇼핑은 페리아도 당했던 모양이다.

그건 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모른다.

페리아는 회중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한다.

마리가 가지고 있던 것과 같은 회중시계.

페리아같은 어린아이더라도, 포에닉스의 사용인인 이상 그녀 또한 회중시계를 선물 받았다고 한다.

다만 페리아에겐 조금 크지 않나 했다.

그런 에우드의 걱정을 듣자, 페리아는 “곧 자랄 거예요! 괜찮아요!”라며 자랑스레 말했다.

에우드는 거기서 페리아가 자신보다 누나임을 기억했다.

에우드가 10세. 페리아가 11세. 즉, 티아나와 동갑이다.

그럼 확실히 성장기가 더 빨리 찾아오겠지.

정말로 회중시계 크기에 대해 딱히 걱정할 건 없으리라.

나중엔 한 손으로 척척 열고 다닐지도.

“키 팍팍 커서, 언니처럼 될 거예요!”

“엘리리는 키가 큰 편이었죠. .......어라?”

“?”

그때, 회중시계를 보던 에우드는 뭔가 기시감을 순식간에 느꼈다.

에우드의 반응에 페리아가 갸웃.

그러다 에우드는 겨우 얼마 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무슨 일이세요?”

“페리아. 혹시, 며칠 전에 3시 정도에 찾아온다는 손님들이 누군지 아시나요?”

“며칠 전?”

“그- 맞아, 플로라님이 찾아왔던 날이에요.”

“아, 그 날!”

역시 플로라.

임팩트가 확실한 나머지 기억의 기준을 삼기에 적절하다.

“생각해보니 저도 단편적으로 들은 거밖에 없는데요.”

“단편이라면요?”

“‘시험’이라고 들은 거 같아요.”

시험?

에우드도 숙제 및 시험을 자주 보긴 하는데.

하지만 비단 이 저택에서 시험을 보는 건 에우드만이 아니다.

포에닉스 사용인이 되기 위해선, 시험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리도, 매디도. 심지어 이 사용인 막내 페리아도, 다 모종의 시험을 치르고 들어왔다.

의외로 포에닉스 저택은 시험이라는 것과 꽤 연관이 높다.

그렇게 뭔가 생각에 닿을 듯 말 듯, 에우드의 머리가 돌아갈 때였다.

푸르르르르르릉-!!

말들의 울음소리.

마차들이 들어오는 소리.

아까 들렀던 방목장 쪽은 아니었다.

오히려 소리가 들리는 쪽은 에우드도 잘 알던 곳이다.

헌터대가 돌아올 때 사용하는 장소.

동시에 에우드가 이곳에 팔려왔을 때 처음 들어섰던 안뜰이다.

즉, 밖으로 활동을 나갔던 헌터들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맞아요....... 그러고 보니 에우드님이 케인즈 저택에 가시기 전날에, 헌터 몇 명이 잠깐 길드 쪽에 가기도 했고요. 또 어제부터 저희 쪽 헌터 한 팀이, 잠깐 짧은 토벌을 나갔어요.”

“짧은 토벌이요?”

“진짜 얼마 안 걸린다고 했어요. 출발도 어제 새벽에 길드에서 했었고. 언니도 선발인원에 뽑혀서 같이 나갔거든요. 알베르토님도 도중 합류하셨다는데........ 아, 그럼 다들 지금 돌아온 거 아닌가 싶네요!”

“엘리리랑 알베르토님도........?”

엘리리는 원래 포에닉스 헌터팀이니 그렇다쳐도, 대체 무슨 일이길래 무려 알베르토가 동행했다는 이야기일까. 현재는 헌터 활동을 그리 하지 않을 텐데.

에우드는 약간 궁금증이 동해버렸다.

어차피 슬슬 돌아가려고 했다.

페리아 또한 엘리리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었고.

분명 페리아의 오늘 업무도 이미 끝났다고 했지.

페리아의 엘리리 마중을 겸해, 에우드는 함께 헌터들이 복귀한 마당으로 향했다.

그리고 바로 보인 것은-

“끄어어어어어억.........”

“가아아아아아악.........”

“구게게게게게.........”

정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처참한 모습이다.

마차에서 내린 길드 소속 헌터들이 주변에 널부러져 있다.

옷에 사자 형태의 길드 문양이 새겨져 있었으므로 알아보긴 쉬웠다.

제복도 흑백이 메인컬러인 포에닉스와는 다르게 갈색 계통의 제복이었다.

다만 그들 중 상당수가, 사실 헌터 이상으로 ‘마법사’에 가까운 이들이었다.

무기는 검보다도 지팡이.

제복 위엔 갑옷보다도 로브.

에우드가 떠올릴 수 있는 마법사의 모습이자, 이 세계 마법사들의 정석이다.

........거의 다가 헉헉대며 물을 마시거나 털썩 쓰러져 있었다만.

너무나 지친 탓에 차마 움직이기가 힘들어 보였다.

그래도 피로가 다인지, 다행히 다치거나 한 사람은 없었다.

반면에 포에닉스의 헌터들은 비교적 태연한 모습으로 마차 주변에 서 있었다.

페리아가 말했듯 인원은 기본적인 한 팀 구성인 다섯.

거기엔 알베르토와 엘리리도 있었다.

헌터들은 각자 종이를 들어 알베르토에게 보고를 전하고 있었다.

“-제 평가는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확실히 다들 나쁘진 않았지만, ‘그 인원’이 가장 교육엔 적절할 듯하군요. 저번 면접하고 시험의 채점결과에서도 길드 평가가 꽤 좋았으니까요.”

“신입 헌터들 쪽은......... 알베르토 대장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넵넵, 저도 채용은 그쪽이 좋다고 생각해요. 신입들도 괜찮고요.”

“-엘리리까지 해서, 그럼 다들 만장일치로군. 바로 발표를 해볼까.”

부하들의 보고를 들은 알베르토가 멋들어진 수염을 살짝 매만진다.

이어서 알베르토는 보고된 종이를 전부 모은 후, 널부러진 헌터들 사이로 향했다.

“지금부터 ‘포에닉스 채용의 결과’를 알려주겠네!”

“““!!!!!”””

“우왁.”

“히익?!”

알베르토의 말에 쓰러져 있던 헌터들의 고개가 좌르르르 동시에 움직였다.

아까까지 헉헉거리던 이들이었는데, 단숨에 어디서 힘이 난 것일까.

에우드는 한순간 거의 일체화된 생명체를 본 것 같았다.

알베르토와 다른 포에닉스 헌터들도 두 아이가 놀라는 소리를 들었는지, 두 사람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페리아! 그리고- 어머, 에우드님!!”

엘리리가 먼저 아이들에게 달려왔고, 뒤따라 세 명의 헌터가 다가왔다.

헌터들 중 한 명이 에우드를 보며 놀란 눈치를 감추지 못했다.

“에우드 도련님이라고?! 아니, 웬일로 도련님이 이곳에!”

“저기 오, 올 수도 있죠........”

“-아앗!?!? 죄송합니다, 요 한 달간 너무 드문 일이었던지라.......!”

어째서인지, 저택 사람들에게 에우드는 ‘대부분은 방에 박혀 있는 아이’로 느껴지는 걸까.

사실 에우드도 뭐라 할 수 없는 게 진짜 대부분을 그렇게 보냈으니 말이다.

생각해보면, 아까 사용인들도 에우드가 온 것이 꽤 놀랐다는 듯 말했다.

에우드는 목을 살짝 긁적였다. 어쩌면 티아나가 검술훈련장에 있는 것만큼 이 또한 특이사건으로 보이는 걸지도.

“그런데 무슨 일인가요? 채용이라니요?”

에우드는 헌터들을 보며 그것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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