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대제-65화 (65/225)

65화 17. 하얀 죽음 (3)

못 보던 천장이다.

군데군데 이가 빠지고 스러진 폐허 같은 광경.

실제로 그곳은 폐허였다.

루페르트는 자신이 누운 자리가 짚더미라는 걸 알아차리며 몸을 일으켰다.

“괜찮으세요?”

작은 체구의 여성이 등을 보인 채 냄비에 뭔가를 끓이고 있었다.

“마리?”

루페르트는 어렵지 않게 그녀를 알아보았다.

“마를로네입니다.”

끓는 냄비를 보며 마를로네가 가볍게 대답했다.

“마리, 다른 사람은?”

“저 말고 한 명이 더 있네요.”

그렇게 말하는 마를로네의 얼굴엔 노골적인 불쾌감이 묻어 나왔다.

루페르트는 어렵지 않게 그 또 다른 한 명의 정체를 파악했다.

‘지겔슈타트인가.’

“전하!”

지겔슈타트가 버려진 오두막에 뛰어 들어왔다.

“무사하십니까?”

“다친 곳은 없군요. 움직일 수도 있고. 여러분이 전부입니까?”

“안타깝게도 안드리아의 루돌프 님과 나머지의 행방은 찾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지겔슈타트가 말을 멈추고 서쪽을 바라보았다.

“울타니아의 설인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뭐가 그걸 그렇게 화나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최근 보인 행보는 제가 대학의 서고에서 읽은 내용과 동떨어져 있더군요.”

“책엔 뭐라고 적혀 있었습니까?”

“설인은 결코 영역을 떠나는 법이 없습니다. 그것의 영역인 다섯 봉우리를 침범하지 않는 한은 말이지요. 기록된 마지막 출현도 룸 제국의 미친 총독 하나가 감히 설인을 사냥하러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겔슈타트가 갑자기 얼굴을 찡그렸다.

그제야 루페르트는 지겔슈타트가 복도에 감은 헝겊과 그 헝겊에 밴 검붉은 핏물 자국을 발견했다.

“지겔슈타트 법사.”

“대수롭지 않은 상처입니다. 약간의 통증이 느껴지나, 테타우까지 능히 도보로 전하를 호위하고도 남을 정도로 가벼운 상처입니다.”

상황이 상황이다.

가벼운 상처도 무시할 수 없다.

루페르트는 그를 쉬게 하고 마를로네에게 다가갔다.

“마리.”

루페르트의 눈동자에 복잡한 감정이 떠올랐다.

또 한 번 목숨을 구원받았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그는 이미 죽은 사람이 되었을 것이고, 제국은 또 다른 나락으로 굴러떨어졌을 것이다.

“고마워.”

루페르트가 마를로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 감사는 루페르트 혼자만의 감사가 아니다.

전 제국을 대표한 과거 황제의 감사다.

이에 대한 마를로네의 답은 그러나 조금은 퉁명스러웠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

그녀가 솥에서 뭔가를 꺼내 후후 입김으로 식혔다.

“그보다 식사하실래요?”

그녀가 나무 그릇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무언가를 담아 루페르트에게 내밀었다.

“감자?”

“네.”

“어디서 난 거지?”

“늘 가지고 다니죠. 우리도 먹고살아야 하잖아요?”

루페르트는 마를로네의 감자를 입에 가지고 갔다.

‘음.’

그냥 감자 맛이다.

입에 착 달라붙는 전분 맛이 입맛을 돋우지만 이내 담백한 맛 속에 숨겨진 톡 쏘는 맛이 입맛을 도로 버려 놓는다.

그래도 배가 출출하다 보니 그럭저럭 넘어가는 편이다.

“마법사님도 하나 먹을래요?”

지겔슈타트는 대답하지 않았다.

마를로네는 입을 삐쭉 내밀고는 자기 그릇에 감자를 담아 입김으로 불었다.

바람이 들어오는 오두막에 잠시 감자와 나무 식기가 달그락거리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조촐한 식사가 끝난 후 루페르트가 물었다.

“나머지 사람의 행방은?”

“잘 모르겠어요. 그 설인이 나타난 이후 모든 게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으니까요.”

루페르트는 눈사태를 일으키고 눈보라의 눈이 되어 자신을 덮쳐 오던 형언할 수 없는 하얀 죽음을 떠올렸다.

“……?!”

루페르트의 두 눈이 의지와 관계없이 부릅떠졌다.

숨이 멈췄다. 입에선 침이 질질 흘렀다.

몸을 움직이려고 하는 순간 루페르트는 눈사태 그 이상의 무언가가 마음을 덮치는 걸 느꼈다.

“엌!”

갑자기 입에서 토사물이 역류했다.

“어어억!”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루페르트 본인조차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마를로네가 놀란 눈으로 루페르트를 바라보다 고개를 돌렸다.

그녀와 지겔슈타트의 눈이 마주쳤다.

서로를 싫어하고 경멸하는 사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뜻이 통했다.

그들은 약속한 듯이 루페르트를 동시에 바라보았다.

루페르트는 두 눈을 부릅뜬 채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바라보며 크게 뜬 두 동공을 경련하고 있었다.

루페르트가 진정을 찾은 건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였다.

“허억! 허억!”

루페르트는 급한 숨을 몰아 내쉬며 벽에 기대 호흡을 달랬다.

마를로네가 시커먼 걸레를 내밀었다.

루페르트가 뭐냐고 눈으로 묻자 그녀가 퉁명스레 대답했다.

“헝겊이요. 입과 그 주변이라도 닦으셔야죠.”

“……마음만 받겠다.”

루페르트는 품속에서 새틴으로 만든 손수건을 꺼내 스스로 입 주변을 닦았다.

“…….”

마를로네는 못마땅한 눈으로 자신의 걸레 같은 헝겊과 루페르트의 손수건을 비교했다.

입 주변과 옷가지를 닦은 후 루페르트는 자리에 앉은 채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루페르트는 고개를 숙인 채 입을 열었다.

“갑자기 내가 왜 이러는 거지?”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을 받으셨기 때문입니다.”

지겔슈타트가 답했다.

“전설에나 등장하는 괴물의 습격을 정면으로 받으셨습니다. 평범한 자라면 미쳐 버리고도 남을 정도의 공포를 느끼셨겠지요. 허나 전하께서는 이겨 내셨습니다.”

충격은 서서히 온몸으로 전이됐다.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고 오한이 돋았으며 등이 흥건할 정도의 식은땀을 쏟았다.

뜨거운 잔을 손에 간신히 쥔 채 루페르트는 덜덜 떨며 생각했다.

‘이 정도란 말인가. 그 괴물이 내게 심어 준 공포가?’

“전하.”

지겔슈타트가 다가왔다.

“여기에 접근하는 자가 있습니다.”

이미 마를로네는 검집에 손을 댄 채 날카로운 눈으로 어둠 너머의 희끄무레한 능선을 경계하고 있었다.

“추격자인가요? 아니면 우군인가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경계는 해야겠지요.”

“그래요?”

문득 루페르트는 강한 피로감과 귀찮음을 느꼈다.

몸 상태도 몸 상태이거니와 끝도 없이 지속되는 위기에 나른한 권태감을 느낀 것이다.

어쩌면 설인이 심어다 준 공포가 루페르트를 그토록 대담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전하?!”

지겔슈타트가 화들짝 놀라며 오두막 바깥으로 나가는 루페르트를 바라보았다.

그가 제지하려 하자, 루페르트가 손을 들어 올렸다.

“기다려 보시오. 대학의 마법사.”

루페르트가 손길을 뿌리쳤다.

“내가 볼 때 저쪽은 우리 편처럼 보이니.”

아무 근거 없이 한 말은 아니다.

루페르트는 위기 감지 능력을 발동한 채 미지의 인물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적이라면 권능이 알아서 알려 줄 것이다.

적이라는 걸 안 이상 양옆의 사람들이 어떻게든 해 줄 것이다.

‘지긋지긋하다. 이제는.’

설인이 망가뜨린 건 어쩌면 마음의 형태가 아니라 인내심과 신중함일지도 모른다.

루페르트는 자기도 놀랄 정도의 대담함으로 미지의 인물에게 곧장 다가갔다.

“누군가? 그쪽은? 이름을 대라!”

건너편의 다가오는 인영이 머뭇거렸다.

그토록 사이가 나쁜 지겔슈타트와 마를로네가 루페르트의 양옆을 호위하듯 지키고 섰다.

곧 건너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하?”

루페르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건너편의 목소리는 다름 아닌 그에게 위기 감지 능력을 준 사람이었다.

“몸엔 생채기 하나 나지 않았습니다. 제 자랑인 수염이 살짝 헝클어진 걸 제외하면 말이죠. 허나 총기를 든 가방을 분실했지요. 현재 가진 건 겨우 피스톨 다섯 정입니다.”

평범한 자에게 피스톨 다섯 정은 어지간한 중무장이겠지만 한스 징펠만에겐 비무장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빈약한 무장이다.

설인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건 인간이 사냥할 수 없는 짐승입니다.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사냥감이지요.”

한스 징펠만이 합류했다.

그는 루돌프와 베르크 란과 더불어 이 산맥에서 위치를 파악하고 길을 안내할 수 있는 귀중한 한 사람이다.

지도는 잃어버렸지만, 그는 특유의 날카로운 기억에 의지해 먼지 쌓인 판자를 칠판 삼아 빠르게 주변 지형을 그려 냈다.

“하루 정도 거리에 제국령이 있습니다.”

“에반하우젠?”

“그렇습니다. 에반하우젠 백작령이지요. 거기까지 도착하면 안전할 겁니다. 허나 그전에 추격자들의 추격을 뿌리쳐야겠지요.”

그때 바깥에 있던 마를로네가 다소 무례하게 오두막 안으로 황급히 들어왔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하자 그녀가 동그랗게 뜬, 살짝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한 명 더 오고 있어요.”

“그래?”

지겔슈타트와 한스 징펠만의 시선이 바깥에 향했다.

지겔슈타트가 의아해하며 일어서려 하자 마를로네가 제지했다.

“거기 계세요.”

“뭐?”

“제가 아는 사람 같으니까요.”

잠시 후 모두가 그 사람의 정체를 알게 됐다.

미명이 서리는 하늘, 음산하게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산맥 아래 펼쳐진 구릉 위를 한 사내가 느릿한 걸음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베르크 란이 돌아왔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그러나 무서우리만치 경직되어 있었다.

돌아온 그가 루페르트를 노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

“맡아서는 안 될 의뢰였어.”

최소한의 경의도 보이지 않은 채 그는 돌아섰다.

“우리는 모두 여기서 죽게 되겠지.”

베르크 란이 아무렇게나 주저앉았다.

그 모습을 본 루페르트는 속으로 생각했다.

설인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은 건 자기 하나만은 아니라는걸.

* * *

돌아온 베르크 란은 불길한 기운을 사방에 흩뿌렸다.

“적은 사방에 있어! 설인은 가까운 데 있고! 끝났어. 이건, 살아나갈 수가 없어!”

한스 징펠만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지겔슈타트가 경고의 시선을 보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지겔슈타트가 한마디를 했다.

“예의를 지켜라. 도펠죌트너.”

베르크 란은 코웃음을 치며 옆으로 돌아누웠다.

허리춤에 맨 검이 질질 끌리다 위로 튕겨 올라갈 듯이 솟구쳤지만, 그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적이 우리보다 뛰어나. 우리보다 숫자도 많고 지리에도 능숙해. 게다가 우리 강한 사수가 있고 우리보다 강한 마법사가 있지.”

들으라는 듯이 불평을 쏟아 낸다.

지겔슈타트가 불쑥 말했다.

“우리보다 뛰어난 검사도 있는 거 같은데.”

베르크 란이 눈알을 희번덕거리며 검을 손으로 잡았다.

“할아버지!”

마를로네가 다급히 그를 제지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피를 보았을 것이다.

루페르트는 신비로운 눈빛을 번들거리며 지팡이를 든 지겔슈타트 쪽을 달래야 했다.

“법사님. 이쯤 합시다.”

“하오나 전하. 저자의 무례는 대학의 마법사로서는 참기 어렵군요.”

베르크 란이 반쯤 누운 채 비릿한 냉소를 머금었다.

“뭐? 또 도펠죌트너가 열등하다고 운운하고 싶은 건가? 해 봐.”

베르크 란이 몸을 일으켜 양반다리로 고쳐 앉으며 형형한 살기를 드러냈다.

“다시는 주문을 못 외우게 혓바닥을 도려내 줄 테니.”

“이 천한 것이!”

루페르트가 지겔슈타트를 맡고 마를로네가 베르크 란을 맡았다.

“할아버지! 적당히 해요! 대체 왜 그래?!”

마를로네가 다시 한번 큰 힘이 되어 주었다.

사내아이로 오인할 정도로 작달막한 체구의 그녀가 마치 개미가 짐을 옮기는 것처럼 거구의 조부를 안간힘을 쓰며 오두막 바깥으로 끌고 갔다.

그가 나가자 지겔슈타트가 한마디 했다.

“그래도 손녀는 알아보는 모양이군.”

한스 징펠만이 굳은 얼굴로 다가왔다.

바깥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엔 어쩔 수 없다는 살기가 오롯이 담겨 있었다.

경우에 따라 베르크 란을 죽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강력한 우군인 그가 미쳐 버리기라도 하면 가장 위험한 적으로 돌변할 테니.

“저 도펠죌트너. 이능을 다루는 힘은 제가 지금까지 본 어떤 도펠죌트너보다 강력하나, 마음의 성채는 이 오두막보다 못할 정도로 초라한 모양입니다.”

지겔슈타트는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그는 설인을 보고 반쯤 미쳐 버린 거 같군요.”

지겔슈타트의 눈동자가 루페르트를 향했다.

“거기에 비하면 전하는 정말로 강인한 마음의 소유자이십니다. 설인에게 직접 공격을 받으셨는데도 그 정도 경련만으로 그치셨으니까요.”

그제야 루페르트는 지겔슈타트의 오른손이 덜덜 떨리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 또한 설인을 보고 마음이 뒤틀린 것이다.

그만이 아니다.

한스 징펠만 또한 평소답지 않게 불안하고 초조한 기색으로 눈동자를 쉴 새 없이 사방으로 굴리고 있었다.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존재란, 단지 모습을 드러내는 것처럼 인간의 마음에 쉬이 지워지지 않을 그늘을 드리웠다.

삐이이이이--

날카로운 소리가 멀지 않은 곳에서 울려 퍼졌다.

호각 소리다.

“하하하하하!!!”

베르크 란의 웃음소리가 섬뜩하게 울려 퍼졌다.

뒤이어 마를로네의 애타는 외침이 뒤를 따랐다.

“할아버지!”

느닷없는 호각 소리가 좋은 징조가 아니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었다.

불편한 침묵 속에서 한스 징펠만이 고개를 끄덕이고 입을 열었다.

“저 특징적인 호각 소리는 카제인호프 수렵 길드의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사람인가요?”

“산맥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냥꾼 집단이죠. 화약에 능한 우리 불과 철의 형제단과 달리 과거의 석궁과 투창을 사용하는 노련한 사냥꾼이라고 들었습니다. 우리처럼 크고 강한 것보다는 조심스럽고 경계심 강한 짐승을 잡는 데 특화된 사람들이지요.”

한스 징펠만이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끔 인간도 사냥감에 올린다고 들었습니다만, 불운하게도 그게 사실이었던 모양입니다.”

눈 덮인 침엽수림 아래 하얀 눈표범의 가죽을 뒤집어쓴 한 무리의 사냥꾼들이 나타났다.

그들이 주시하는 곳은 반쯤 무너진 목동의 오두막.

사냥꾼 하나가 석궁을 들어 오두막 밖을 서성거리는 베르크 란을 겨냥했다.

뒤편에서 한 사내가 유령처럼 나타났다.

자색의 로브를 걸치고 두건을 쓴 차림.

두건 안에 희미하게 보이는 건 은은하게 광채를 발하는 은 가면이었다.

그 은 가면이 손을 들어 사냥꾼을 제지했다.

“굳이 손을 댈 필요는 없다. 어차피 그들은 독 안에 든 쥐. 손대지 않아도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소모될 것이니. 섣부른 싸움은 설인의 주의만을 불러오겠지.”

은 가면의 말에 사냥꾼은 즉시 석궁을 거두고 다른 동료들과 함께 간격을 둔 채 오두막 쪽을 감시했다.

죽음과 같은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은 가면은 눈구멍 사이로 드러난 퀭한 눈동자로 무너진 오두막 중심을 가만히 응시했다.

“만족의 황제여.”

은 가면 안에서 낮고 음산한 웃음소리가 희미하게 울려 퍼졌다.

“여기 진정한 황제가 왔노라.”

그의 손가락엔 불경하기 짝이 없는 해골 반지가 끼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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