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대제-37화 (37/225)

37화 10. 얼음 속에 숨겨진 것 (4)

“이 정착지의 개척을 지시한 건 클라우데 2세, 철혈대제 본인이었습니다.”

이른 새벽, 루페르트는 아서 픽튼과 함께 정착지의 외곽으로 향했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처음에 이 섬에 도착할 때만 해도 섬은 초록색의 대지였습니다. 날씨는 충분히 온화해 소와 양을 기를 수 있을 정도였고, 짧지만 간단한 농사 정도는 지을 수 있을 정도였죠. 그리고 바다. 이 빙해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부가 숨겨져 있었죠.”

아서 픽튼은 당시의 풍요로웠던 나날이 눈 앞에 펼쳐지기라도 한 듯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이곳에 와서 부자가 되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술주정뱅이, 다리를 저는 병사, 거리의 악사, 심지어 매춘부까지 모두가 일생에 다시 오지 않을 거금을 손에 쥐었지요. 물론 그 부유함의 가장 큰 조각을 차지한 건 클라우데 2세였습니다.”

“클라우데 2세.”

철혈대제라 불리운 루페르트의 선제.

그가 죽었다는 건 세상이 알고 있지만, 그가 어떤 죽음을 맞이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황제였던 루페르트조차 선제가 어떤 식으로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알지 못한다.

그가 기억하는 건 황궁의 벽에 장식된 선제의 벽에 조각된 선제의 모습뿐.

한 가지 확실한 건, 선제는 위대한 황제였다는 것이다.

‘시간의 회랑에 있는 그 노인은 필경 클라우데 2세일 것이다. 처음 볼 땐 알아보지 못했지만 보면 볼수록 그 사람은 선제의 조각상의 얼굴과 닮아 있었다.’

“그분은 이곳에서 실어 나르는 부로 군대를 유지했고 영지를 경영하며 힘을 키우고 선제후를 견제하고 마침내 모두를 휘어잡고 세상을 호령했지요.”

“이 땅이 선제의 부의 원천이라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아서 픽튼은 거리를 두고 뒤따라오는 베르크 란과 그의 손녀를 조심스럽게 응시했다.

“……저 사람은 왜 저런 운명을 맞이했는지.”

“저분을 아십니까?”

루페르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짧은 시간 함께 군 복무를 한 적이 있지요. 하지만 그가 선제가 가장 신뢰하던 전사라는 건 알고 있지요. 그는 최초의 도펠죌트너 중 하나였고 무수히 많은 전장에서 활약했습니다.”

“…….”

“하지만 그의 얼굴은 과거의 광휘를 잃었군요. 못 알아본 게 무리도 아닙니다. 그 쾌활하고 순수하던 부르봉인이 저렇게 음침하고 살벌한 마치 망령 같은 존재가 될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아서 픽튼의 발걸음이 멈췄다.

둘 앞엔 눈 무더기가 가로막고 있었다.

혹한의 대지에 널려 있는 여느 눈 무더기와 크게 다를 바가 없지만 아서 픽튼은 망설임 없이 부족한 손가락이 달린 큰 손으로 눈을 파헤쳤다.

“이것은?”

루페르트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숨겨진 바닥 문이 있다.

아서 픽튼이 문을 열어젖히자 지하로 통하는 계단이 나왔다.

“어디로 통하는 길입니까?”

선원에게 들었다.

정착지가 고립되고 구원의 희망마저 사라졌을 때 아서 픽튼은 정착민 앞에서 보란 듯이 진귀한 바다의 보물을 바다에 던져 버렸다고.

정착지엔 돈이 되는 게 없다.

선원들이 전투에 참가하기 꺼렸던 주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런데 그 소문은 사실과는 달랐던 모양이다.

“제가 사치품의 일부를 바다에 버린 건 맞습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착민들의 분노를 다스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죠.”

횃불을 든 아서 픽튼이 층계를 내려갔다.

루페르트는 알 수 없는 야릇한 고양감을 느끼며 총독의 뒤를 따랐다.

어둠 속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것들이 보인다.

“하지만 총독으로서 저의 임무는 단 하나.”

아서 픽튼이 돌아섰다.

그의 뒤엔 은빛으로 빛나는 무수히 많은 뿔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빙상의 부를 제국에게 가져다주는 것이지요.”

“이건.”

틀림없다.

아서 픽튼의 뒤에 쌓인 저 뿔들은 빙해의 가장 진귀한 보물, 일각수의 뿔이다.

남쪽 미지의 땅에서 수입되는 상아와 맞먹을 정도로 진귀한 재보.

한 배에 다 실을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보물들이 루페르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서 픽튼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남작님이 황위 계승권자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의도적으로 무시를 했지요. 그러나.”

아서 픽튼이 고개를 숙였다.

“이 부를 남작님에게 온전히 바치겠습니다.”

“……그, 그래도 되겠습니까?”

“남작님은 우리들의 은인. 그리고 버림받은 우리를 돌아봐 준 유일한 제국인입니다. 선제 클라우데 2세에게 그랬던 것처럼 우리 리히트 보덴은 루페르트 가우저 님, 당신에게 우리의 모든 부를 바칠 것입니다.”

순간 루페르트의 손안에 카드 한 장이 나타났다.

‘이, 이것은?’

틀림없다.

카드의 군단.

[ 아서 픽튼 ]

새로운 영혼 동맹이 루페르트의 군단에 합류한 것이다.

고개를 숙인 총독을 내려다보며 루페르트는 통찰의 만화경을 사용했다.

[ ‘세상의 끝의 외로운 개척자’ 아서 픽튼 ]

- 등급

A- 특징

강철의 정신 B+

노련한 섬나라의 전사 A+

빙해의 총독 A

- 영혼 동맹 효과

북부의 힘 A

눈동자에 일렁거리는 부정한 빛이 사라지는 순간과 맞물려 새로운 영혼 동맹이 고개를 들었다.

“일어서시지요.”

루페르트는 몸소 총독을 일으켰다.

“우리는 비밀을 공유한 사이입니다. 같은 배를 탄 것이지요.”

루페르트가 손을 내밀었다.

총독은 그 손을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복잡한 얼굴로 응시하다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손을 마주 잡았다.

다시 한번 합쳐서 열 개가 되지 않는 손들이 굳게 맞잡았다.

“부탁하겠습니다. 총독.”

“저야말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폐하.”

“…….”

아마 처음일 것이다.

타인에게 어떤 사심도 없이 황제로 인정받은 건.

아직 그는 황위에 오르지도 않았고, 제관을 쓰지도 않았다.

하지만 처음으로 인정받은 이 기분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아, 그리고 이건 제가 들어도 신빙성이 없는 이야기입니다만 그래도 남작님에겐 알려 드려야 할 거 같아서 결례를 무릅쓰고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아서 픽튼이 주위를 살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비밀을 공유했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분위기가 심상찮다.

루페르트는 자세를 낮추며 아서 픽튼의 입을 주시했다.

“지금은 죽은 목동의 증언입니다.”

거대한 화산 폭발이 정착지를 덮치고 제국과의 연결이 끊어졌을 때만 해도 아직 리히트 보덴은 건재했다.

쌓은 식량과 자재는 충분하고 인명 피해도 거의 없었으니.

그때 외곽에서 양을 치던 목동이 한 사람을 만났다.

점점 겨울이 다가오고 대지 전체가 얼어붙어 가는 혹한임에도 얇은 수도승의 로브 하나만을 걸쳤고 맨발로 진눈깨비 쌓인 대지를 걷고 있었다 한다.

더욱 기이한 건 명백한 외부인임에도 불구하고 타고 온 배의 흔적이나 동료는 눈 씻고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사내가 한 잔 물을 청해 마시고는 목동에게 부드럽게 말했다.

“즉시 이 섬을 떠나시오. 욕심을 버리고 남은 자재를 활용하면 조촐한 배나마 만들 수 있겠지. 하지만 서두르시오. 곧 버림받은 자식들이 이 땅을 덮칠 터이니.”

자기도 알 수 없는 경외감과 신비감에 압도당한 목동이 결례를 무릅쓰고 그 신비인의 이름을 물었다.

이에 신비인이 미소를 머금으며 답했다.

“발렌티아누스. 세간에선 통풍의 발렌티아누스라고들 하더군.”

루페르트의 얼굴에 숨길 수 없는 경악이 떠올랐다.

“발렌티아누스……?!”

제국의 여덟 성인 중 하나와 이름이 일치한다.

동명이인이 아니다.

스스로 자신을 통풍의 발렌티아누스라고 했다.

제국의 수호성인은 제국에 유행하는 주된 질병의 수호성인이기도 하니까.

즉, 그는 자신이 제국 성인이라고 말했다.

“그 사람이 진짜 제국 성인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흔적도 사라졌고 그의 말대로 스크라엘링이 공격을 시작했지요.”

그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알 길이 없다.

아서 픽튼 조차 반신반의하는 동화 속 이야기다.

하지만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루페르트는 한 사내를 떠올렸다.

제국을 거의 끝장낼 뻔한 미치광이 예언자를.

‘얀란트의 크로지우스. 그가 말했다. 여덟이 오리라고. 여덟 제국 성인이 그들이 만든 제국을 부수러 올 것이라고…….’

루페르트는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빙상을 희미한 빛이 서린 눈동자로 가만히 응시했다.

멀찌감치 서 있는 두 도펠죌트너가 나란히 이쪽을 향해 몸을 돌린다.

먼바다에서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잔잔하게 시간을 채워 나갔다.

* * *

귀환.

그야말로 화려한 귀환이다.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나아가 정기 항로까지 마련했다.

돌아오는 길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가장 기세가 드높은 건 역시 만슈타인과 그에게 협조한 용기 있는 친구들이었다.

반면 페르난도를 위시한 반전파들은 침울함 속에서 시기 어린 눈으로 동료들의 기회를 부러워했다.

페르난도를 회의장에 부른 건 제국으로 항해를 시작한 지 3일째의 오후였다.

회의실에 들어오는 그의 얼굴은 마치 초상을 치르는 사람처럼 어두워 있었다.

마치 그의 운명을 안다는 것처럼.

아마도 해고당할 것이다.

이번을 끝으로 더 이상 리히트 보덴 항로에 접근하지 못할 것이다.

루페르트의 은전 덕분에 기회를 잡았지만,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걸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것이다.

“선장.”

루페르트가 미소를 띤 얼굴로 페르난도를 바라보았다.

페르난도는 고개를 숙인 채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각오한 바입니다. 제가 상황을 잘못 판단했습니다. 남작님께서 절 해고하셔도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해고라니요?”

루페르트가 활짝 웃으며 되물었다.

놀란 시선이 루페르트의 얼굴에 꽂혔다.

모두가 페르난도의 해고를 예상하고 있었다.

리히트 보덴에서 그가 보인 모습은 총만 안 들었다 뿐이지 사실상 항명이며 반역 직전까지 갔으니까.

“당신처럼 검증된 뱃사람을 또 어디서 찾겠습니까?”

루페르트는 그러나 그런 페르난도를 포용하려 했다.

“앞으로 이 배의 운항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 남작님……!”

“하지만 다음번엔 조금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줬으면 하는군요. 저 아서 픽튼 총독도 외국인이지만 여느 제국인보다 더 치열하지 않았습니까?”

“…….”

페르난도는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숙였다.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이 수치심은 외국인이라는 믿을 수 없는 타이틀을 가진 선장에게 흉터이자 훈장이 될 것이다.

그가 좀 더 믿을 수 있는 뱃사람이 되기 위한.

‘위험한 항해다. 괜히 어설픈 뱃사람에게 항해를 맡기느니 차라리 이 사람에게 빚을 줘서 부리는 게 나을 것이다.’

군터 야스펠에게 들었다.

페르난도의 처는 제국인이며 그의 자식 또한 뒤셀하펜에 있다고.

거대한 사역을 맡기는 것도 아니니 이 정도면 충분한 인선이라 생각했다.

루페르트가 진정으로 예의주시하는 건 다른 사람이다.

바로 만슈타인이다.

어두운 방에 불러낸 뒤 루페르트는 여신의 권능을 사용했다.

<‘신학 대학생’ 알브레히트 폰 만슈타인에 관한 보고 >

1. 개요

종족: 인간 - 동부 고지 제국인

분류: 범인(아마도)

성별: 남성

연령: 25세

명성: 알려지지 않음

신체상의 특징: 미약한 통풍

2. 운명의 실타래

하찮은 용병대장: C+

동네 신부: C-

고치 속에 있는 자: 측량 불가

3. 특기사항

- 특별히 없음

4. 등급

알 수 없음

‘이건?’

지금까지 본 인물들과 다르다.

모든 운명의 지도가 그려졌던 다른 이와 달리 이 사내는 모호한 점이 너무나 많다.

[ 루페르트 가우저. ]

여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네, 리프니에 님.”

[ 사람을 부리는 당신의 배짱과 기술, 잘 보았어요. 당신에 대한 평가를 상향할 필요가 있겠네요. ]

“감사합니다. 여신님.”

[ 지금 보는 사람의 평가가 특이하죠? ]

“네, 그렇습니다.”

[ 그는 지금 변화의 도상에 있어요. 가장 높은 운명의 파도를 타는 자만이 이러한 과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자리 잡을 수 있죠. ]

“……변화.”

[ 그의 운명은 아마도 그 소용돌이가 그친 후에 비로소 윤곽을 드러낼 거 같네요. ]

“저 사람과는 연을 만들어 둬야 할 것 같군요.”

[ 그게 반드시 현명한 선택은 아니에요. 운명의 소용돌이의 끝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균형의 여신인 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니까요. 저 만슈타인이라는 자의 운명이 당신이 가장 신뢰하는 검이 될지, 아니면 당신의 목을 찌르는 창이 될지, 그건 오직 시간의 흐름만이 답을 내려 주겠지요. ]

“그 말, 명심하겠습니다.”

[ 하지만, 지금은 적절한 포상을 내려 주는 게 좋을 거 같네요. ]

“동감입니다.”

루페르트는 어둠 저 너머에 홀로 앉아 있는 사내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자신감이라는 광휘에 가득 찬 그 얼굴은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이 무엇을 그리는지 아직 루페르트는 알지 못한다.

* * *

“쿨럭! 쿨럭!”

황제의 반려였던, 한때 여신처럼 아름답다는 칭송을 받던 여인의 얼굴엔 짙은 죽음의 그늘이 드리워졌다.

기침을 할 때마다 검붉은 피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흘러나왔다.

“대황후님.”

오랜 세월을 함께 한 시녀지만 지금은 그녀조차 당황할 정도로 대황후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의사가 달려오고, 약을 먹이고, 시종들이 몇 번이고 분주하게 오가며 수발을 든 결과 간신히 대황후의 병세는 가라앉았다.

죽은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얼굴로 대황후는 창밖을 응시했다.

“그래. 그 녀석에게 소식은 왔느냐?”

시녀가 입가에 흐르는 미세한 핏물을 조심스럽게 닦아 냈다.

“도펠죌트너들이 도착했습니다.”

시녀가 정중하게 답했다.

“그래? 결과는?”

시녀의 입가에 은은한 미소가 떠올랐다.

“대성공이라고 합니다. 시장을 흔들 정도의 상품이 배에 실려 있다고 합니다. 테타우에서 각 상회의 수뇌부가 뒤셀하펜으로 출장을 갈 정도로 말입니다.”

“그래?”

안젤리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창밖을 바라봤다.

흐드러진 장미 담장 너머로 높고 푸른 하늘이 보인다.

가을을 지나 겨울이 오고 있다.

호흡을 멈추고 소리를 들었다.

멀리 움직이는 수레바퀴의 소리, 두런거림, 높은 하늘을 나는 맹금류의 길게 이어지는 울음.

마지막에 귀에 걸린 건 규칙적인 태엽 시계의 소리였다.

무한의 째깍거림 속에서 대황후는 한 사내를 생각했다.

어떠한 징후도 없이 갑자기 그녀의 운명에 끼어들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던 끝까지 신비롭고 경이로웠던 남자.

“……폐하.”

죽어 가는 여인이 두 눈을 감았다.

“아무래도 당신의 여신이 드디어 후계자를 내려보낸 것 같군요.”

안젤리나가 다시 눈을 떴다.

잠시 고통과 운명에 지쳤던 두 눈은 다시금 맹렬한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쉽게 모든 걸 맡기진 않겠습니다.”

얼음에 숨겨져 있던 건 보물만이 아니었다.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운명의 실타래 또한 세상에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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