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흡혈왕-383화 (383/450)
  • 77화. 대전 (1)

    소림의 일을 해결한 뒤 강엽은 서둘러 떠났다.

    용혼갑을 회수한 뒤 불권이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말해준 것이다.

    -길어야 아흐레 정도일 걸세.

    곧 죽을 날을 받은 사람답지 않게 차분하게 염불을 외운 불권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자신이 입멸하면 광명마교주는 심검을 되찾을 뿐만 아니라 더 강해질 수 있다고 했던가.

    -광명마교주는 그냥 당해주지 않았네. 심검을 통해 노납과 연결되어 있지. 노납의 목숨이 다한다면, 노납의 심상을 통째로 삼킬 게야.

    그러니 그전에 광명마교주를 죽여야 한다.

    교주가 심검을 되찾고, 불권의 심상까지 먹어치운다면 천하의 그 누구도 막지 못할 테니까.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절강밖에 안 남았다는 거군.’

    며칠 전에 전해들은 소식.

    백서희와 완안극을 비롯한 무림맹의 정예가 광명마교의 강서 지단을 밀어버렸다고 했다.

    복건은 일찍이 멸마전에 의해 풍비박산이 났고, 남직례성 또한 맹주가 이끄는 십이전대가 광명마교를 토벌하며 남진하고 있는 상황.

    이젠 절강만 떨어트리면 된다.

    “쉽진 않겠지.”

    함께 입도공월을 통과한 염왕이 말했다.

    “적들도 알 거다. 삼성이 떨어진 지금 절강마저 잃으면 갈 곳이 없다는 걸. 게다가 그 이사도라는 놈이 절강성의 포정사라면서?”

    “예, 최악의 경우엔 관군을 동원할지도 모릅니다.”

    본디 포정사는 성의 시정만 돌볼 뿐 군권을 갖진 못한다. 군권은 대등한 품계인 도지휘사의 권한.

    하지만 광명마교라면 도지휘사쯤 구워삶는 것은 일도 아니리라.

    ‘관이 끼어들면 일이 복잡해져.’

    암만 무림맹이 강해도 관군과 싸울 수는 없다.

    명분과 힘을 떠나서 관군과 정면으로 격돌하는 순간 역도로 몰린다.

    황실과 조정이 묵인하는 지금 괜한 빌미를 줘서 좋을 게 없을 터.

    그러나 강엽이 우려한 대로 곳곳에서 불길한 조짐이 보이고 있었다.

    * * *

    “지금 뭐라 했는가?”

    무림맹주 멸도 팽무강.

    양주까지 진군한 그는 뜻밖의 보고에 분노를 금치 못했다.

    제갈의현이 착잡한 얼굴로 말했다.

    “운하가 봉쇄되었습니다.”

    “....”

    방금까지 열기를 띠었던 회의장의 공기가 차갑게 식었다.

    단숨에 적의 심장부를 칠 건지, 아니면 적의 숫자를 줄이면서 점진적으로 공격할 건지 논했던 상황.

    하지만 가장 빠르게 적의 총단인 항주로 갈 수 있는 운하가 막혔다는 소식에 다들 침묵에 빠졌다.

    오직 맹주와 총군사만이 대화를 이어갈 따름.

    “양주에서 운하를 타면 항주까지 단박에 갈 수 있지요. 하지만 개방이 보낸 정보에 따르면 관군이 검문을 하고 있습니다. 양민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구실로 막는데, 뭐라고 말해도 길을 비켜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른 수로는? 뱃길이 운하만 있는 것도 아니잖나?”

    “마찬가지입니다. 수군이 나섰다고 합니다.”

    “...!”

    수군이 나섰다는 건 군부의 중심인 오군도독부가 광명마교를 비호한다는 의미.

    자리에 있는 산동악가의 가주와 하북팽가의 가주가 당황해서 외쳤다.

    “그럴 리가! 군부가 움직였다면 사전에 우리가 소식을 들었을 것이오!”

    “그렇습니다. 아무리 은밀하게 움직였다고 해도 전조도 없이....”

    악가주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팽가주가 돌연 말끝을 흐렸다.

    아비인 맹주가 손을 들어 제지했던 것.

    “그만. 총군사의 말을 더 들어봅시다.”

    “...본맹의 세작들과 하오문 역시 같은 소식을 보냈습니다. 절강으로 진입하는 모든 길이 막혔습니다.”

    제갈의현의 말에 회의장 여기저기서 탄식이 쏟아졌고, 악가주와 팽가주의 안색은 흙빛으로 변했다.

    군부에 혈족들을 출사시키며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그들이 소식을 듣지 못했다는 게 무슨 의미겠나.

    자리에 있던 누군가가 비아냥거렸다.

    “팔가의 이름에 제대로 먹칠을 하시는구려.”

    “뭐요?”

    악가주의 눈매가 역팔자로 휘었다.

    팽가주 역시 아비의 눈치를 보느라 대꾸하진 않았지만 불쾌한 낯빛을 숨기지 않았다.

    중간에 배석한 초로인이 입꼬리를 올렸다.

    “본인이 틀린 말을 했소이까?”

    “구양 가주....”

    호광에 있는 구양세가. 팔가와 비교하면 세는 작으나 누구도 그를 무시하지 못했다.

    양 마교의 발호로 구파일방과 팔가로 대변되던 백도 무림의 절서가 흔들리는 시대.

    기회를 엿보던 자들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놓치지 않았고, 저들끼리 힘을 합쳐 세력을 이루었다.

    “군부에 얼마나 많은 악가와 팽가의 혈족들이 있소이까? 그들 전부 까막눈이 된 것도 아닐진대 군부의 동향을 파악하지 못한 건 그냥 넘길 일이 아니외다.”

    “우리 역시 책임을 통감하고 있소. 하지만 오군도독부의 위에서 움직였다면....”

    “그걸 변명이라고 하는 겝니까? 이래놓고 맹주님을 보필하겠다는 말씀이 나오시오?”

    “이보시오, 구양 가주!”

    “조용!”

    탁자를 쾅 치면서 터뜨린 맹주의 사자후에 모두가 본능적으로 숨죽였다.

    맹주가 좌중을 둘러보았다.

    “악가주와 팽가주를 비호하진 않겠소. 본 맹주 또한 이 일을 유감스럽게 여기니까. 하지만 지금은 전시고, 우리끼리 다투어선 안 될 것이오.”

    “다투자는 게 아닙니다. 그저....”

    “맹주의 직권으로 팽가주의 보직을 해임하겠소. 악가주께서도 따로 임무를 하달받기 전까지는 근신하시오.”

    먼저 징계를 내리는 맹주의 모습.

    구양 가주는 마뜩찮은 듯 입매를 씰룩거렸고, 악가주와 팽가주는 침중한 얼굴로 눈만 감았다.

    “군부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두 분의 소관인 만큼 본래라면 악가주 또한 해임해야 마땅하나, 악가주께서 맡으신 일이 중한 만큼 당분간은 유예하겠소.”

    “맹주님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또한 수로가 막혔다고 길이 전부 막힌 건 아니니, 여기 계신 동도들께서도 너무 동요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소. 저들이 온갖 협잡질을 해도 우린 방법을 찾아낼 것이오. 언제나 그랬듯이 말이오.”

    차후 휴식을 선언하니 회의장에 있던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장내를 빠져나갔다. 맹주의 곁엔 총군사를 비롯한 일부만 남아 있었다.

    “송구합니다, 아버지.”

    “정말 아무 말도 듣지 못했더냐?”

    “...일전에 병부상서를 만나려고 했으나 실패했습니다.”

    “맹주님, 현재 두 가문의 혈족들은 한직에 배치되거나 변방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그나마 오군도독부에 있는 혈족들도 윗선에 휘둘리기만 할 뿐입니다.”

    “일부러 두 가문을 배제한다는 말씀이군요.”

    제갈의현의 말에 악가주가 침울하게 끄덕였다.

    “그렇소. 조정에 광명마교의 위세가 날로 강해지고 있소이다. 세력을 잃고 있는 것과는 딴판이지.”

    “그렇다면 정보가 사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보라면...?”

    “설마 그 소문을 말씀하시는 거요? 광명마교에 귀의하면 영생불사한다는 소문 말이오.”

    황궁 내부에 은밀히 돌고 있는 소문.

    두 가주가 놀란 빛으로 물어보자 제갈의현이 씁쓸한 얼굴로 대답했다.

    “허황된 소문이지만, 몇몇 고관대작들은 그 소문을 진지하게 믿고 있는 모양입니다. 하오문이 전한 소식에 따르면 그들 중 일부는 광명마교주를 만나서 그가 말하는 낙원에 갔다고 하더군요.”

    “낙원이라....”

    “정황을 보건대 광명마교주가 주장하는 몽상정토가 아닐까 싶습니다. 몽상정토에서 영생을 살 수 있다고 유혹하고, 실제로 공능을 보여줬다면....”

    “병부상서의 나이가 올해 일흔여덟이오. 천수가 얼마 안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그럼 병부상서쯤 되는 자가 죽는 게 무서워서 광명마교에 붙었다는 말입니까? 그게 뭔....”

    “진시황도 죽는 게 두려워서 불로초를 찾았네. 심계가 노련한 조정의 괴물이라고 다르겠는가?”

    모두가 한마디씩 보탤 때 모용세가의 태상가주 비연검군은 다른 주제로 입을 열었다.

    “조정과 군부의 동향도 문제지만, 무림맹 안에 새로운 파벌이 생겼다는 것이 정말 큰 문제요.”

    “으음....”

    “맹주님의 앞에서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송구하나, 저들은 전쟁 후를 바라보는 것 같구려.”

    “논공행상을 생각하고 있겠지요. 대전이 끝나고 자신들의 발언권을 확보하기 위해 말입니다.”

    “그보다 더한 것일 수도 있소.”

    비연검군이 수염을 쓸며 좌중을 둘러보았다.

    “저들은 맹주를 바꾸기를 원하는 것 같소.”

    “...!”

    “맹주직은 종신이 아니지. 대전이 끝나면 맹주님의 임기도 끝나오. 그러니 그런 마음을 품었다고 나무랄 수는 없소. 진짜 문제는 저들이 전쟁에 소극적이라는 거요. 회의장에서 큰 소리를 내는 것과 달리.”

    “세력을 보존하기 위함이겠군요.”

    “맹주님, 방법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뭇 중진들의 시선이 맹주에게 모이는 순간.

    제갈의현과 시선을 나눈 맹주가 말했다.

    “저들이 맹의 권력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주겠소. 대신 그만큼 전공을 쌓아야겠지.”

    몇몇 이들이 묘한 기색을 띠었지만 맹주는 아랑곳 않고 말을 이었다.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소. 여러분께서도 저들과 경쟁하기보다는 이기는 것만을 생각해주시오.”

    * * *

    회의가 끝난 뒤 맹주는 한숨을 쉬었다.

    “망할, 이 짓도 못 해먹겠군. 이놈이나 저놈이나 자리 자리만 지키는 데 혈안이 됐으니 원....”

    곳곳에서 승전보가 날아오면서 전황이 유리해지자 전쟁 이후를 생각하는 자들이 늘고 있었다.

    난세를 틈타 비상하는 신세력은 말할 것도 없고, 구파와 팔가도 기득권을 빼앗길까 염려하는 판국.

    그러나 광명마교와의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그게 무슨 의미란 말인가?

    그때 제갈의현이 굳은 얼굴로 다가왔다.

    “귀영이 소식을 보냈습니다.”

    “그 친구가? 그러고 보니 소림에 갔다고 했었지. 벌써 일이 끝났나 보군.”

    “소림 방장께서 곧 입멸하신다고 합니다.”

    “...!”

    “길어야 아흐레가 남았다더군요. 소식을 전한 뒤에 이틀이 지났으니, 지금쯤이면....”

    “이레도 안 남았군.”

    “이젠 여유가 없습니다. 광명마교주가 심검을 되찾기 전에 저들의 총단을 쳐야 합니다.”

    고작 한 명에 의해 전황이 급변하는 것이 우습지만, 그 한 명이 천하제일인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그 친구는 어떻게 움직인다고 하던가?”

    “현재 염왕과 동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항주의 총단을 바로 공격할 작정이니 시일을 넘기기 전에 무조건 항주로 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방법은?”

    “소수정예로 가야겠지요.”

    “결국 땅따먹기가 의미가 없어졌군.”

    “하오문의 도움을 받는다면 이쪽의 고수들을 항주에 침투시킬 수 있을 겁니다.”

    “그게 적들이 원한 것일 수도 있네.”

    “맞을 겁니다. 애초에 삼성을 공략할 때 저들은 그렇게까지 격렬하게 저항하지 않았지요.”

    결전의 의지를 보이기는커녕 불리하다고 판단하면 지체없이 절강성으로 후퇴했다.

    “단순히 시간 끌기가 아니라 이쪽의 조바심을 이용해서 함정에 끌어들이려는 수작이라면....”

    “알면서도 들어갈 수밖에 없군.”

    이대로 시간을 끌어 불권이 타계하고 광명마교주가 심검을 되찾는다면 지난날 무림맹에서 일어난 참극이 다시 한번 재현될 터.

    물론 이쪽에도 심상지경의 고수들이 있는 만큼 마냥 밀리진 않겠지만....

    “총군사, 몽상정토의 힘까지 손에 넣은 광명마교주가 얼마나 강해질 것 같은가?”

    “감히 예측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제갈의현의 낯빛이 납처럼 굳어졌다.

    “몽상정토에 들어간 혼백들, 그리고 석탑이 들어선 용맥의 힘을 끌어오겠지요. 구주천하의 자연지기를 손에 넣은 절대강자가 탄생할 겁니다.”

    “우리측 고수들을 부르게.”

    맹주가 호목을 빛내며 말했다.

    “지금부터 가루라 사냥을 시작하겠네.”

    * * *

    “감각은 괜찮더냐? 삼화취정을 이룬 게 얼마 전이니 진기를 조절하는 게 쉽진 않을 텐데.”

    “예, 이상 없습니다.”

    짙푸른 도복을 나부끼는 도사들.

    한 손에 쥔 송문고검엔 피 한 방울 묻지 않았으나, 주변엔 피비린내가 풍긴다.

    그러나 죽은 이는 한 명도 없었다.

    “크으... 무당...!”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부러진 병장기를 지팡이 삼아 몸을 지탱한 텁석부리 장한.

    내가중수의 장법에 당한 충격으로 피를 게워낸 그가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흘리며 중얼거렸다.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우리가 끝이 아니니까....”

    목숨을 살려준 데 대한 최소한의 보답일까.

    그 말을 끝으로 정신을 잃고 고꾸라진 장한을 허공섭물로 옮긴 신임 장문인이 씁쓸하게 웃었다.

    “알고 있소. 우리가 항주로 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산을 넘어야 하는지....”

    남직례를 통해 남진하는 무림맹 본대와 달리 그들은 강서를 통해 절강에 진입했다.

    운 좋게 절강성의 관군에 몸을 담은 속가제자의 도움을 받아 샛길로 들어갔지만, 그조차 쉽지는 않았다.

    스승을 보필한 청수가 입맛을 쩝 다셨다.

    “장강수로맹은 그렇다 치고, 녹림과 악룡맹까지 광명마교를 돕기 위해 모였군요.”

    각각 산과 강, 바다에서 활개치던 도적들이 힘을 합치는 것은 이전엔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하오문의 정보에 따르면 팔성자라는 자들이 음지에서 세 방파를 굴복시켰다고 하던가.

    “저쪽도 대충 끝난 모양이구나.”

    강서를 통해 들어온 구파는 무당만이 아니다.

    현운 도장과 청수가 멀리 시선을 옮긴 곳.

    코를 간질이는 매화향을 비롯해서 도가의 선기(仙氣)을 머금은 공력 파동이 온 사방을 메우고 있었다.

    “화산, 종남, 공동.”

    대륙 서쪽에 기반을 둔 구파들.

    흔히 ‘섬서삼도(陝西三道)’라 불리는 섬서의 구파들이 무당과 함께 절강의 강역을 넘어섰다.

    그렇게 앞을 막은 적들을 모두 쳐부순 끝에 도달한 그들은 어느 커다란 호수에 다다랐다.

    안개 사이로 언뜻 보이는 열 척의 비조선.

    청수는 갑판 위에서 술나발을 불고 있는 사자머리 청년을 발견하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입니다, 하후 도우.”

    “이제 왔냐.”

    입가에 묻은 술을 닦은 하후진이 히죽 웃었다.

    “보아하니 차기 무당제일검에 걸맞은 성취를 이룬 모양이군. 이거 몸이 근질거리는데?”

    “하하, 봐주시죠. 싸운 지 얼마 안 됐습니다.”

    “실은 나도 그래.”

    안개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잘 살펴보면 곳곳에 시커먼 자국과 격전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현운 도장과 뒤이어 도착한 옥청선자가 각 선박의 돛에 걸린 글자를 보고 눈을 빛냈다.

    -당문, 아미, 청성, 점창.

    사천과 운남을 대표하는 대방파들의 이름.

    그리고.

    -태화문.

    새카만 궁장을 흩날리는 절세가인.

    등 뒤에 커다란 태도를 짊어진 조영옥이 자리에 모인 고수들을 향해 선언했다.

    “지금부터 우린 전당강(錢塘江)을 거슬러 올라 항주로 갑니다.”

    “언제 출발하는가?”

    공동 장문인 광악 진인의 질문에 조영옥은 저편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저들까지 오면요.”

    청죽색의 무복을 입은 척마대의 무인들.

    선두에 있는 하얀 장삼의 여인과 앳된 소년의 모습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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