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재회 (3)
노주삼흑 중 하나인 양견회는 역사가 깊지 않다.
사실 양견회뿐만 아니라 웬만한 흑도 방회들은 명문 정파처럼 대를 이어 존속하는 경우가 흔치 않았다.
그전에 경쟁자에게 밟히거나 내부의 배신으로 주인이 바뀌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양견회 역시 그런 부류였다.
원래 양견은 사채를 빌리고 돈 안 갚는 놈들을 잡아다 족치는 칼잡이였지만, 그가 속한 방파가 항쟁에 휘말리면서 몇 번이나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운 좋게도 그에게도 기회가 왔다.
죽어나간 자들과 달리 조직을 굴리는 수완이 있었던 그는 빠르게 방회를 정비했다.
이후 방만했던 사업을 일신하고 사채에만 집중해서 양견회의 역량을 키웠다.
숙정방이나 청우방도 사채를 굴리고 있었지만 양견에 비하지는 못했다. 사채에 한정한 양견의 사업 감각은 굉장히 탁월했으니까.
덕분에 흑도 방회의 수장인데도 양견은 부하들에게 존경받으면서 방회를 경영했다.
가끔 배신하는 놈들이 나오거나 경쟁 방파가 기웃거리긴 해도 지금까진 무탈하게 넘겼다.
그런데....
“미치겠군.”
근자엔 심각한 걱정거리로 골머리를 썩히고 있었다.
“기어이 청우방을 복속했단 말이지?”
뭘 어찌해볼 새도 없이 모든 일이 번갯불에 콩 볶듯이 끝났다.
청우방이 태화문의 고위인사와 사돈을 맺었다는 소문을 듣고 대책을 고심한 게 무색하게도, 불과 보름도 되지 않아 놈들이 박살났다.
숙정방을 배후에서 조종한다는 소문의 낭인에 의해서.
‘심지어 태화문의 고수를 패배시키다니....’
청우방주의 사돈이 혼섬잔도라는 사실을 알았을 땐 기함했지만, 그런 고수가 일개 낭인에게 참패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종잡을 수가 없어졌다.
이어지는 소식도 경악스러웠다.
‘태화문의 이공녀가 방문했고, 극진한 대접을 받고 돌아갔다....’
강엽이나 숙정방을 징치하기는커녕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돌아갔다고 한다.
흑도가에 알음알음 퍼지는 소문으로는 태화문과 숙정방이 손을 잡았고, 노주의 흑도 무림을 일통하는 것을 태화문이 용인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었다.
“설마 태화문씩이나 되는 대방파가 일개 흑도 방파와 손을 잡았으려고. 그건 헛소문일 거다.”
하지만 흑도 무림을 일통하는 것을 용인했다는 말은 허투루 흘려들을 수 없었다. 여차하면 지원을 해줄 수도 있다는 말이 아닌가?
“제기랄, 확 힘으로 밀어버려?”
홧김에 아무 말이나 지껄인 건데 부하들은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방주님, 애들 준비시킵니까?”
“미친놈들아! 그러면 우리가 작살날 것 아니냐? 생각이란 걸 좀 해라, 생각이란 걸!”
양견이 식겁했다. 저 말이 밖으로 나도는 순간 청우방을 궤멸시킨 괴물이 현신할지도 모르는데...!
“후우, 그놈이 우리까지 노리면 답이 없는데.”
영락없이 동네 고양이들이 노는 뒷골목에 산중 대호가 쳐들어온 격이 아닌가.
골머리를 앓으며 눈썹 사이를 짓누를 때였다.
우당탕탕 요란하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간부 한 놈이 허겁지겁 달려왔다.
“회, 회주님! 큰일 났습니다!”
“숙정방이 쳐들어왔나!?”
“...예?”
부하가 눈을 껌뻑거리자 양견은 순간 울컥해서 손에 잡히는 것을 던져버렸다.
“쳐들어온 것도 아닌데 왜 호들갑을 떨고 지랄이야!”
벼루가 머리를 스치면서 벽에 맞자 급보를 전하러 온 간부의 낯짝이 파리하게 질렸다.
다른 간부들도 겁을 먹고 감히 나서지 못하자 양견은 그제서야 한숨을 쉬며 감정을 가라앉혔다.
“...그래, 무슨 일이냐?”
“아, 그게...!”
그리고 이어지는 보고를 들은 양견의 안색은 납덩이처럼 굳어져버렸다.
* * *
조영옥을 비롯한 태화문의 무인들이 돌아간 뒤에도 강엽은 숙정방에서 머물렀다.
중경으로 돌아가봤자 장경은 휴가를 떠나고 없을 테니 일거리를 받을 수도 없었다.
그럴 바엔 숙정방에 머물면서 그동안 얻은 것을 정리하며 수련을 하는 게 나을 터.
“흐음.”
소나무 그늘로 몸을 피신한 강엽은 오른손을 높게 치켜들었다.
그러자 팔에 걸린 검은색 팔찌에서 칠흑처럼 검은 안개가 흘러나와 일정 영역을 가두었다.
그 안에 들어오고 나서야 불쾌한 고통이 가시는 것을 느낀 강엽은 짤막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흑룡비환(黑龍臂環)을 얻어서 망정이지. 덕분에 언제 어디서든 즉시 흑무암쇄진을 쓸 수 있으니까.’
원래는 수인을 맺고 진언을 외워야 한다. 숙달이 되면 그 과정이 짧아지겠지만 완전히 생략하고 술법진을 불러낼 순 없다.
흑룡교의 사료에서 구천호법들이 언제 어디서든 흑무암쇄진을 썼다는 기록을 보면 그들 역시 흑룡비환과 비슷한 법구의 힘을 빌렸을 공산이 컸다.
‘딱히 흑무암쇄진만 담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흑룡비환에 담을 수 있는 술법은 총 세 개.
흑무암쇄진을 빼고 남은 두 개 중 하나는 혈독으로 채웠다. 혈독 역시 강자와 싸울 때 알뜰하게 써먹은 만큼 흑룡비환에 담을 가치가 있었다.
그리고 남은 하나는....
“사역술(使役術).”
모산혈조의 비급으로 배운 술법.
혈독처럼 싸움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면으론 상당히 유용했다.
손가락을 들자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나며 조그마한 박쥐 한 마리가 그 위에 착지한다.
그러자 흑룡비환에서 일순 흘러나온 붉은 기운이 박쥐에게 흘러들어갔다.
“어디 얼마나 효과가 좋은지 볼까?”
팔을 휘젓자 안구가 피를 머금은 것처럼 시뻘게진 박쥐가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오호라....”
시선은 앞에 두었으나 보는 것은 사뭇 다르다.
사역술은 짐승과 의식을 동조해서 시야를 공유하는 술법.
강엽은 초음으로 불러낸 박쥐를 사역술로 부리고 있는 것이다.
‘너무 높이 날고 있다. 좀 더 아래로.’
속으로 명령했을 뿐인데 박쥐는 실제로 아래로 내려가며 저잣거리를 한눈에 굽어봤다.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을 샅샅이 지켜보며 더 멀리 날아갔다.
박쥐와 의식을 동조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혈공진기도 많이 소모됐지만 아직은 버틸 만했다. 큼지막한 욕조에서 한 줌 퍼올린 것밖에 안 되는 수준이었으니까.
한동안 노주의 저잣거리를 날아다닌 박쥐가 장강의 물줄기를 따라 위로 올라갔다.
술법이 미치는 범위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함.
‘삼십 리까지는 어떻게든 되는 것 같은데....’
혈공진기가 남아있는 한 계속 쓸 순 있지만 그와 별개로 한계 거리는 존재했던 것이다.
그렇게 대강 마무리하고 박쥐를 불렀는데 별안간 익숙한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하후진?”
* * *
등에 기둥짝만한 대도를 멘 사자머리 청년은 숙정방의 현판을 읽어보고는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여기가... 숙정방이 맞나?”
끝에 있는 방(幇) 자는 하도 많이 봐서 익숙한데 숙정은 어떻게 읽는지 모르겠다.
“이보쇼, 여기가 숙정방 맞수?”
“...맞소만.”
대문을 지키는 문지기들은 촌놈처럼 기웃거리는 하후진을 보고 떫은 표정을 지었다.
다른 놈이 이러고 있으면 썩 꺼지라고 할 텐데 하후진의 등에 걸린 대도가 걸렸던 것이다.
“그럼 여기 강엽이라는 놈도 살고 있수? 나 그 녀석 친구인데 만나러 왔수다.”
“미리 약속을 잡고 오셨소?”
“엥? 아니, 그런 건 아닌데....”
“그럼 들어갈 수 없소.”
사전에 약속을 잡았다면 그들에게도 지침이 내려왔을 것이다. 하후진은 갑자기 찾아온 만큼 단호하게 막아설 수밖에 없었다.
하후진이 뒤통수를 긁적거리면서 끙 앓았다.
“그럼 말이라도 전해주쇼. 내가 왔는데 설마 문전에서 내쫓진 않겠지.”
“어허! 아무나 만날 수....”
그때 젊은 시비가 대문으로 와서 문지기들한테 무언가 속삭이자 그들의 표정이 일변했다.
청력이 좋은 하후진은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엿들을 수 있었다.
‘내가 온 걸 알고 있었다고? 어떻게?’
기별도 없이 쳐들어왔는데 말이 되나?
“낭인전의 사자염도 하후진 무사님 맞습니까?”
“어, 어... 그, 그렇수다.”
“그분을 뵈러 오신 것인지요? 그게 아니면 다른 용무가 있어 오신 것입니까?”
“그분이 강엽을 말하는 거라면 그놈 보러 온 건 맞수. 그런데 내가 올 건 어떻게...?”
“예?”
“아, 아니우. 갑시다.”
시비를 따라서 대문을 넘자 탁 트인 장원의 경내가 눈에 들어온다.
하후진은 곳곳을 지키는 숙정방도들이 삼엄한 시선을 보내는 것을 감지했다.
‘무공은 별로인데 군기는 바짝 들었구만.’
은천패의 낭인으로서 여러 문파들을 봤던 하후진에게 있어 숙정방의 수준은 대단치 않았다. 자세와 호흡만 보고도 그들이 하수라는 것을 꿰뚫어볼 정도.
하지만 흑도답지 않게 기강이 잡혀 있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깊었다.
그렇게 여기저기를 둘러보는데 문득 담벼락 너머에서 기합성이 쏟아졌다.
하후진의 걸음이 멈추자 시비는 그가 엉뚱한 곳으로 갈세라 잽싸게 입을 열었다.
“방의 무사님들이 수련받고 계십니다. 외인은 함부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뭐, 그야 그렇겠지. 기세가 꽤나 날카로운 게 다들 필사적으로 수련하는 것 같구만.”
안쪽에선 홍예칠위 중 자권이 권각술을 가르치고 있었다. 강시라서 말은 하지 못했지만 단상에서 시범을 보였기에 따라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가끔 시간이 날 땐 강엽이 나와서 홍예칠위가 미처 말로 설명하지 못한 것을 구술할 때가 있는데, 오늘은 하후진으로 인해 그러지 못했다.
월동문을 지나서 후원으로 들어간 하후진은 전각 안쪽에 있는 강엽을 발견하고 이죽거렸다.
“어이구야, 팔자 피셨네. 방주님이 되셨잖아?”
“방주는 따로 있다. 난 가끔 머물면서 도와줄 뿐이야.”
“킁, 비선실세라는 거구만. 근데 내가 왔다는 건 어떻게 안 거냐?”
“술법으로.”
“그놈의 술법 참 만능이구만....”
고개를 휘휘 내저은 하후진은 강엽의 앞에 앉고는 뺨을 긁적거렸다.
“뭐, 나야 뭐 네가 여기 있다는 말 듣고 혹시나 싶어 찾아온 건데. 혹시 말코는 못 봤냐?”
“둘이 같이 간 거 아니었나?”
“아니. 난 량산(凉山)으로 갔고, 말코는 성도로 갔어. 정확히는 청성산으로 갔지.”
“청성파가 목적지였나 본데.”
“구파끼리는 통하는 게 있나 보더라. 청성은 같은 도사들이니까 좀 더 편하지 않겠어?”
청수가 표주 중이라고 하나 다른 구파를 찾지 못하는 건 아니니 청성파와 교류하려는 것이리라.
‘그렇게 오래 지나지도 않았는데 많이 변했군.’
초음으로 살펴본 하후진의 단전은 강엽도 놀랄 만큼 급격하게 성장한 상태였다.
단순히 축기량이 많아진 게 아니다.
‘중단전을 개방할 줄이야.’
아직 뚜렷한 형상을 갖추진 못했지만 하후진은 중단전을 열고 정과 기가 통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게다가 중단전에서 무언가 의념이 느껴지는 게 일찌감치 심상을 정하고 자신만의 길을 나아가는 듯싶었다.
만약 용환을 깨우치지 않았다면 무공만 놓고 봤을 때 더 낫다고 하긴 힘들었겠지.
하후진이 사납게 웃으며 호승심을 내비쳤다.
“지금이라면 맥없이 당하진 않을걸. 완전히 달라진 나를 보여줄 수 있어.”
“이젠 불조절 할 수 있나?”
“원한다면 얼마든 보여주지.”
“좋아. 하지만 그전에....”
지금은 해가 중천에 걸린 대낮이었다. 흑무암쇄진이 있으니 싸우는 건 문제 없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위급할 때를 대비한 비상용.
하후진이라도 함부로 보여줄 순 없었다.
“간만에 만났는데 술부터 마시자고.”
강엽이 시비를 불러 술상을 내올 것을 지시했다.
그렇게 몇 잔씩 주거니받거니 할 때쯤 두 여인이 등장했다.
“손님이 왔다길래 누군가 했더니만.”
“엉?”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하후진은 백서희를 보고 얼이 빠졌다.
“뭐, 뭐야? 저 여자가 왜 여기서 나와?”
“있으면 안 돼? 말하는 게 좀 띠껍다?”
콧방귀를 뀐 백서희가 강엽의 옆에 당연하다는 듯이 앉자 하후진이 게슴츠레 눈을 떴다.
“혹시 둘이 사귀냐?”
“푸훗!”
강엽이 부지불식간에 뱉은 술이 하후진을 덮쳤다.
난데없이 술을 뒤집어쓸 뻔한 하후진이 기겁하면서 고개를 트는데 단목정도 깜짝 놀랐다.
“두, 두 분 사귀셨습니까?”
“아니, 그런 거 아니야!”
백서희가 손사래를 쳤다.
단목정의 신분을 고려해서 처음엔 존대를 했지만 며칠간 꽤 친해지기도 했고, 나이도 두 살이 더 많았기에 사석에서는 편하게 말을 놓기로 한 것이다.
홍시처럼 붉어진 백서희가 방방 삿대질을 하면서 화를 냈다.
“야, 네가 이상한 말 하니까 단목 동생이 오해하잖아! 이 곱창난 분위기 어쩔 거야!?”
“아니, 아니면 아닌 거지 뭘 그렇게 격렬하게 부정하냐...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하후진이 억울한 얼굴로 하소연을 늘어놓자 강엽이 크흠 기침을 뱉으면서 중재했다.
“둘 다 실없는 얘기는 그만해라. 백서희 말대로 우린 그런 사이가 아니야.”
“그, 그래. 아니라니까. 응.”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어색한 기류에 하후진은 왠지 속이 느글거리는 거북함을 느꼈지만, 백서희가 가자미눈으로 쏘아봤기에 움츠린 채 술만 들이켰다.
“크흠, 아무튼 이따 비무 말인데....”
하지만 하후진이 말을 끝내기 전에 또 다른 사람이 왔다. 급하게 달려온 고섭풍이 포권을 쥐었다.
“주군, 방주님, 손님 오신 중에 송구하나 보고드릴 일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고섭풍은 하후진을 힐끔 돌아보았다. 그의 앞에서 밝혀도 될지 저어됐던 것이다.
강엽이 고개를 끄덕이자 조심스레 서찰을 꺼냈다.
“낭인전 노주 분타주가 보냈습니다.”
서찰을 받은 단목정이 다시 강엽에게 전달했다.
봉투를 뜯고 안에 적힌 내용을 찬찬히 훑어본 강엽이 재밌다는 듯이 설핏 웃자 다들 궁금해했다.
백서희가 물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
“시간 내줄 수 있냐고 하는군. 의뢰 들어온 게 있는데 나를 지목했다는 거야.”
이번엔 하후진이 물었다.
“의뢰인이 누구냐?”
“양견.”
그 말에 단목정과 고섭풍이 움찔했다.
강엽이 말을 보탰다.
“노주에서 가장 큰 흑도 방회 중 하나의 주인이다. 규모만 보면 숙정방과 맞먹어.”
“갈 거냐?”
“글쎄.”
강엽이 턱을 긁적이자 단목정이 의견을 냈다.
“함정일지도 모릅니다.”
하후진이 고개를 저었다.
“그렇진 않을걸. 그 양견이란 작자가 어떤 인간인지 모르겠지만... 제정신 박혔다면 낭인전을 이용할 리가 없어. 낭인전을 적으로 돌리는 짓인데.”
해코지를 하겠답시고 거짓 의뢰를 한 게 밝혀지면 양견회는 주춧돌 하나 못 남기고 궤멸할 터.
방의 앞날을 담보로 잡지 않는 한 그런 짓을 할 리가 만무했다.
“내 생각도 하후진과 같다. 어떤 의뢰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함정은 아니겠지.”
사실 의뢰를 받을 필요는 없었다. 흑룡교의 비밀 분타에서 피는 넘치도록 마셨던 것이다.
그래도....
“궁금한걸. 얼마나 큰 곤경에 처했길래 나한테 의뢰를 하겠다는 건지.”
양견의 입장에서 강엽에게 의뢰를 하는 건 빚을 지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데도 낭인전에 지명의뢰를 넣었다는 건 그만큼 급하다는 의미이리라.
“고 당주, 답신을 줄 테니 노주 분타에 전해라.”
만나는 건 상관없지만 일시와 장소는 그가 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