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혈룡 (9)
진법 안의 풍경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진법을 만든 당사자는 연결된 심령을 통해서 안쪽 상황을 내다볼 수 있었다.
사실 동정귀옹을 밀어붙일 때까지만 해도 이대로 강엽을 가둘까 고민했다.
만에 하나 전강이라는 거한이 단혼마백과 동귀어진하면 백서희는 혼자 남게 되니까.
그녀를 제압하는 것도 만만찮긴 해도 어떻게든 될 거라 여겼다.
한데 이어지는 광경 앞에선 머리가 텅 비었다.
‘이런 미친. 피를 빨다니!’
눈도 감지 못한 시체에 달라붙어 피를 빨아먹는 강엽의 모습.
한참 동안 목울대를 꿀렁거린 강엽이 얼굴을 들자 핏빛의 안광이 비추었다.
진법 안쪽에선 바깥쪽이 보이지 않기에 강엽의 입장에선 상관추영을 볼 수 없다.
하나 상관추영은 강엽이 자신을 똑바로 보고 있는 듯한 기분에 아찔해졌다.
입에 묻은 피를 닦은 강엽이 무어라 달싹인다.
‘열...어?’
아니, 안 돼.
저건 인간이 아니다.
사마외도조차 초월한 무언가... 그래, 악(惡)이다.
존재 자체로 인간의 천적.
흑룡교도인 그조차 두려움에 사로잡혀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이었다.
-저주받은 혈족....
한동안 끊겼던 목소리가 들렸다.
‘교주님?’
상관추영이 불렀지만 흑룡교주의 목소리는 망연히 중얼거렸다.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린다.
-혈마... 불사의 포식자.... 한낱 전설인 줄로만 알았는데....
상관추영은 망연자실했다.
‘말도 안 돼. 교주님이....’
전지전능하게 여겨졌던 흑룡교주의 목소리에 숨길 수 없는 긴장감이 배어 나왔다.
설마 신인이라 불렸던 흑룡교주가 두려워하는 건가?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럴 리가 없다.
흑룡교가 멸문하고 오랜 세월이 지났기 때문에 신심이 다소 약해졌지만, 흑룡교주가 누군가를 두려워하는 모습은 상상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흑룡교주가 내뱉은 말은 귀에 콕콕 박혔다.
‘혈마라고 하셨지. 놈이 혈교와 관련이 있나?’
혈교를 세웠다고 알려진 시조.
역대 흑룡교주들처럼 혈교에선 신으로 추앙받는 존재였다.
혈마와 관련된 놈이 어째서 혈교를 적대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놈이 흡혈하는 광경을 본 자신을 살려둘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콰드득!
“헛!”
상관추영의 낯빛이 창백해졌다.
몸을 일으킨 놈이 진법의 벽을 잡아뜯고 있었던 것이다.
“바보같은! 그게 가능할 리가...!”
문제는 놈이 진법의 벽을 양옆으로 잡아당기자 정말 찢어질 것처럼 흔들린다는 것이다.
‘안 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진법을 견고히 하기 위해 수인을 맺었을 때.
푸욱!
칼날이 복부를 뚫고 나왔다.
“컥! 이게 뭔...?”
“강엽이 말하더라.”
“아, 아가씨?”
“네가 개수작부리면 죽이라고.”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꽂힌다.
그제서야 강엽이 그를 버릴 패로 생각했음을 깨달았다.
“아가씨, 저, 저는...!”
“아, 근데 생각해보니 넌 날 이용하려고 했잖아. 안 그래? 날 강제로 흑룡교주로 만들어서 비고를 털어먹으려고 했으니까.”
상큼하게 웃은 백서희가 상관추영의 목을 잡고 칼날을 옆으로 뉘였다.
“꺽! 끄윽!”
장기가 가닥가닥 끊어지는 격통.
배를 쑤신 칼날이 옆으로 기울어지자 상관추영은 억눌린 신음을 뱉는 것 외에 아무것도 못했다.
“그런 놈을 내가 왜 살려줘야 해?”
“오, 오해입... 끄윽.”
“오해는 무슨.”
상관추영은 반항할 수 없었다. 칼날이 단전을 들쑤셨기에 어마어마한 고통에 이성이 마비되었다.
하다못해 강엽의 진실을 밝혀야 하는데.
그러나 백서희는 그가 변명할 틈도 주지 않고 목을 쳐버렸다.
“쳇, 단번에 없어지진 않나?”
상관추영이 죽었음에도 그가 만든 진법은 살아남아 강엽을 구속하고 있었다.
고개를 갸웃한 백서희가 볼을 긁적이는데, 머리 위에서 쩌렁쩌렁한 굉음이 메아리쳤다.
쩌어어어엉-!
“아씨, 깜짝이야!”
몸을 날려 휘몰아친 경파를 피한 백서희가 고개를 들어올렸다.
평생 한 번도 보지 못한 초고수들의 싸움이 펼쳐지고 있었다.
‘도저히 못 쫓아가겠네....’
절정고수인 그녀의 눈에도 흐릿한 잔상밖에 보이지 않았다.
찬란한 금광과 음울한 혈광이 사방팔방에서 부딪치는데, 파공성이 두 사람의 속도를 못 따라가서 뒤늦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터터터터터텅-!
무지막지한 경파가 부딪칠 때마다 공간이 너울진다.
심지어 두 사람이 직접 부딪치지 않는 권역에서도 격한 충돌이 일어나고 있었다.
공기가 겹치듯 터져나간다.
‘격공 공방...!’
터엉!
상관추영의 시체가 휘말려 상반신이 터져나갔다.
‘휘말리면 뼈도 못 추리겠네.’
강호 무림에선 삼화취정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마(魔)의 벽이라고 일컫는다.
중단전을 개방한 절정고수들도 평생 마의 벽을 넘지 못해서 좌절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구파나 팔가 같은 대방파에서도 찾기 힘들다는 불세출의 초고수들.
그중 두 명이 흑룡교의 유산을 가운데에 두고 죽을힘을 다해 부딪치는 것이다.
‘옥좌를 부순다면 유리할 텐데.’
시도를 안 해본 것은 아니다.
일전에 홀로 들어와서 옥좌를 발견했을 때 부수려고 시도해본 적은 있었으니까. 다만 옥좌가 모종의 힘에 보호받는 탓에 불가능했다.
지금도 두 초고수의 싸움에 휘말렸는데 상처 하나 없이 멀쩡했다.
‘부술 수 없다면....’
당장 강엽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 판국이었다.
흑룡교주의 안배에 휘둘리는 것은 싫지만, 전강이 패한다면 꼼짝없이 황천행이었다.
만약 술법진을 이쪽으로 가져올 수만 있다면....
“어?”
백서희의 눈이 크게 뜨였다.
전강이 추락하고 있었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몰골로.
* * *
“쿨럭!”
전강이 마른 기침을 뱉었다.
입가를 훔치자 손등에 선혈이 묻어났다.
단혼마백이 혈인이 된 전강의 꼴락서니를 비웃었다.
“입장이 바뀌었구나.”
체격만 보면 상대가 안 되는 두 사람이었지만, 단혼마백은 단신에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존재감으로 전강을 오시했다.
사아아아아......!
머리 위로 치솟은 핏빛 마기가 용의 수염처럼 돌돌 말린 채 불꽃을 일으킨다.
마치 일곱 마리의 이무기가 혓바닥을 날름거리는 듯했다.
“발악하지 마라. 백날 싸워봤자 노부를 이길 수 없다는 건 네가 더 잘 알지 않느냐?”
전강은 대답하지 않았다.
지고한 경지에 오른 두 초고수의 우열을 가른 것은 공력이었다.
온갖 절기를 쏟아냈는데도 단혼마백의 단전은 화수분처럼 끊임없이 공력을 토해냈다.
아니, 싸우면 싸울수록 강해지고 있었다.
“후우....”
길게 호흡을 뱉으며 일어난다.
내상을 입었음에도 투지로 가득한 얼굴.
“호오, 계속 싸울 셈이더냐?”
“하루 종일 싸울 수도 있소.”
“용기와 무모함은 한 끗 차이지.”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이오.”
“불문가지(不問可知)라고 했다. 끝난 싸움을 붙잡고 늘어봤자 추해질 뿐이니라.”
굳이 말을 섞을 필요를 못 느낀 전강은 어깨를 넓게 펴고 기수식을 취했다.
“좋아. 원한다면 끝까지 가주마!”
그의 머리 위에 환영처럼 머리를 세운 이무기들이 용틀임을 하면서 검으로 빨려들어갔다.
불꽃처럼 넘실거리는 검강을 세운 단혼마백이 입매를 비틀었다.
“이번에 확실하게 끝내주....”
쩌저적-!
귓가를 어지럽히는 소리.
말끝을 흐린 단혼마백이 고개를 돌리자 강엽을 가둔 진법이 좌우로 찢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콰득! 쿠구구구...구웅!
산산조각 박살나버린 진법 안쪽.
나직한 발걸음이 저벅저벅 울렸다.
“...강 무사?”
전강의 눈이 흔들렸다.
“....”
백서희는 숫제 입을 다물었다.
완전히 붕괴된 진법에서 나오는 강엽은 그녀가 이제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모습이었다.
두 눈동자가 시뻘겋게 변했을 뿐만 아니라 일신의 기운을 전혀 갈무리하지 못했다.
“...백서희.”
“야, 너...!”
“걱정 마라. 아직 먹히진 않았어.”
“뭐라고?”
강엽은 대답할 생각이 없는지 단혼마백을 향해 걸어갈 따름이었다.
억지로 진법을 부수고 나오느라 무리한 결과 이제껏 먹어치운 고수들의 피가 폭주했다.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기운을 주체하지 못하는 강엽의 모습에 단혼마백이 헛웃음을 흘렸다.
“가관이구나. 주화입마에 빠진 게냐?”
강엽은 그를 무시하고 전강을 돌아보았다.
굶주림과 흉성으로 번들거리는 눈빛이었지만 전강은 걱정스럽게 볼 뿐이었다.
“몸은 괜찮습니까?”
“난 괜찮소. 하지만 강 무사는....”
“저도 버틸 만합니다.”
무어라 말을 이어가려던 전강은 불현듯 강엽의 뒤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보다 더 거대한 무언가가 강엽의 뒤에서 두 사람을 굽어보며 웃고 있었다.
어찌 보면 사람의 그림자 같기도 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 같기도 했다.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섬뜩한 감각이다.
단혼마백도 똑같이 느꼈는지 눈썹을 씰룩거렸다.
“이번엔 같이 싸우는 게 좋겠군요.”
“강 무사, 호의는 고맙지만....”
강엽이 강해도 삼화취정의 초고수들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전 죽지 않을 겁니다.”
“자신감이 과하구나, 애송이!”
결국 참지 못한 단혼마백이 노호성과 함께 수중의 검강을 내리쳤다.
절정고수의 감각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검격.
“피하...!”
전강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엽이 움직였다.
콰아아아아아아!
시뻘겋게 타오르는 검강이 공간을 비스듬히 가로지른다.
강엽은 완전히 피하지 못했다. 기민하게 반응했음에도 검강이 요혈을 가르고 장기까지 침투했다.
“강엽! 안 돼!”
백서희가 부르짖고, 전강 역시 표정을 굳히며 튀어나갈 준비를 했다.
단혼마백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그것 봐라. 그러게 왜 나서가지고....”
그러나 그의 미소는 곧 일그러짐으로 변했다.
강엽의 상처가 시간을 되돌리듯 치유되었던 것이다.
“재생의 공능이라고?”
비슷한 효능을 지닌 마공들이 있지만 그 어떤 마공도 이토록 빠른 회복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니, 그렇다고 해도 잔여 기운이 남았을 텐데?”
고수의 일격은 한번 상처를 내는 걸로 끝나지 않는다.
의념이 담긴 공력이 잔여물처럼 남아서 경맥과 근육을 파괴한다.
강엽이 실소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이토록 빨리 회복하지 못했겠지.’
하지만 그동안 먹어치운 고수들의 피가 폭주하면서 재생력 또한 강해졌다.
상리를 초월하는 재생력에 단혼마백도 깜짝 놀랐지만, 언제까지나 놀라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투아아앙!
태세를 정비한 전강이 일격을 날린 것이다.
백보 밖에서 적을 때려맞힌다는 백보신권이 호신강기를 두들기자 그가 이를 으득 갈았다.
“진정 해보자는 것이냐!”
온몸에서 꿈틀거린 거력이 일대를 휩쓸어버린다. 전신 경파를 뿜으면서 일갈했다.
“죽지 않는다면 봐줄 필요도 없으렷다!”
직후 격공이 두 사람을 쫓아갔다.
강엽은 최대한 많은 암신의 허상을 뿌리면서 단혼마백의 집중력을 분산시켰다.
모두 피하지는 못해서 사지가 부러지거나 내장이 진탕되는 충격을 입기도 했지만, 재생력으로 어떻게든 버티면서 저항했다.
-휘이이익!
끼아아아아!
망혼소가 고막을 파고들자 단혼마백의 눈썹이 구겨졌다.
“같잖은 사술 따위로...!”
훨씬 강해진 망혼소의 위력으로도 별다른 충격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심기만 거슬렸다.
‘상관없어.’
전강에게 틈을 만들어주기만 하면 되니까.
은밀히 전음을 보냈다.
[어떤 부위든 좋으니 상처만 내십시오.]
급소가 아니어도 혈독만 쓸 수 있다면 단혼마백의 전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었다.
전강의 신형이 아홉으로 나뉘었다.
“연대구품(蓮臺九品)...!”
부처가 앉은 연화대를 본따 창안되었다는 경신법.
아홉 명의 전강이 단혼마백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기수식을 취한다. 단혼마백을 가운데에 두고 아홉 가지의 무공 초식이 교차했다.
그러자 일곱 마리의 혈사가 단혼마백을 돌돌 말며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했다.
‘저게 호신강기였군!’
강엽은 위에서 떨어졌다.
검격이 혈사의 몸통을 내치자 뱀머리가 쉭쉭거리며 발악했다.
터엉!
강렬한 충격을 받은 강엽이 피를 뿌리며 나가떨어졌다.
단혼마백이 격공으로 후려친 것.
두개골에 충격이 전달되면서 잠시 정신을 잃었지만, 땅에 닿자마자 다시 벌떡 일어났다.
“야, 강엽! 괜찮아!?”
“백서희?”
“너 방금 전에 턱뼈 날아갔어!”
“지금은 괜찮아.”
“와, 진짜....”
백서희는 질린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죽지 않는다고 해도 그렇지, 고통마저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닐 텐데 이렇게 태연자약하다니?
“하, 그래. 괜찮다니 할 말은 없는데... 정말 이길 자신은 있어?”
“모르겠는데.”
“...엥?”
“그래도 방법은 있어.”
“어떻게? 저 작자는 지치지도 않던데.”
“잘 해봐야지.”
“뭐? 야!”
황당해하는 백서희를 뒤로하고 다시 단혼마백을 향해 달려들어 검을 휘둘렀다.
혈공진기를 듬뿍 담아 시뻘게진 자성검이 단혼마백을 감싼 혈사의 머리를 베어낸다.
전강의 공세를 우선 막아내는 데 집중한 단혼마백은 강엽의 접근을 알면서도 막지 못했다.
사실 강엽의 실력 따위로 호신강기에 피해를 줄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기에 당혹스러웠다.
“이놈이!?”
“이래봬도 내공은 꽤 많은 편이라서.”
짜증을 낸 단혼마백이 격공권으로 강엽을 후려쳤다.
척추가 으스러지면서 검을 놓쳤음에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우뚝 일어나서 손톱을 휘둘렀다.
손톱이 깨지고 손가락이 부러져도 끈질기게 공격해서 기어이 몸통을 찢는 데 성공했다.
“적당히 해라, 미친 자식!”
“아는 놈의 표현을 빌려서 답해주마.”
강엽이 히죽 웃었다.
“좆이나 까라.”
“...!”
단혼마백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
틈틈이 전강을 견제하면서도 베고, 꿰뚫고, 박살냈음에도 강엽은 포기할 줄 몰랐다.
그건 전강에게는 기회였다. 일순간 약해진 호신강기 틈새로 손가락을 겨누었다.
단혼마백이 재빨리 머리를 틀었지만 어깻죽지가 꿰뚫리면서 피가 쏟아졌다.
그리고 막 세 번째 혈사의 머리를 뜯어낸 강엽이 손에 피를 받아서 멀리 떨어졌다.
수인을 맺고 진언을 중얼거리자 단혼마백은 위기감을 느끼고 악귀처럼 얼굴을 일그러뜨렸으나, 전강이 절초를 날리는 바람에 강엽을 방해하지 못했다.
소림칠십이종절예 중 하나인 대력금강장(大力金剛掌)이 안면을 노리고 짓쳐든 것이다.
샤아아아악!
장력에 격타당한 뱀머리가 터져나간다.
그 사이 강엽이 술법을 완성했다.
“교활한 놈이!”
단혼마백의 안색이 변했다. 혈독의 기운을 감지하고 떨쳐버리려고 했지만....
투앙! 콰앙!
시기적절하게 백보신권이 작렬한다.
“크읍!”
그가 당황한 틈을 타서 혈독이 구멍이 뚫린 어깻죽지를 새카맣게 물들였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고 하지 않았소?”
“잘난 척하지 마라!”
하나하나는 별것도 아닌 것들이!
격노에 호응해서 핏빛 마기가 들불처럼 일어나서 전강을 후려쳤다.
한 박자 빠르게 피한 전강이 강엽의 옆에 착지했다.
“성공한 것이오?”
“예. 놈은 이제 어깨를 못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