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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645화 (645/705)

외전 제3부 39화

“선조때부터 내려온 엘프의 보물이랍니다.”

사티아의 손짓에 나무의 돌이 허공에 둥실 떠서 날아왔다.

“그 힘으로 지혜의 숲을 살릴 생각은 안 하셨어요?”

이준의 물음에 사티아가 쓰게 웃었다.

“저라고 왜 생각을 안 해봤겠어요. 시도도 해봤지만 소용없었어요. 지혜의 숲은 오로지 달빛 샘물에 의해 유지되는 거였답니다.”

호수 중앙에 솟아오른 나무에 의해 줄어들었던 샘물이 다시 차오르기 시작했다.

가득 찬 달빛 샘물.

넘쳐흐를 정도의 양으로 돌아온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약속대로 은인께 이 크리스탈을 드릴게요.”

사티아의 손에서 떠난 나무의 돌이 이준에게 날아갔다.

“약속을 지켜줘서 감사합니다.”

나무의 돌을 잡은 이준이 힘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사신기가 흡성공을 사용했습니다.]

[나무의 돌을 흡수합니다.]

돌에서 초록색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거대할 정도로 강력한 힘.

이준의 몸을 잡아먹을 듯 덮쳤다.

하나 그의 몸엔 사신기가 존재했다.

어떠한 파멸적인 힘도 사신기 앞에선 고개를 숙여야 했다.

심지어.

철컥!

사신기가 파멸겁을 자극했는지.

파멸겁이 이준의 허리춤에서 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그 힘은!?”

사티아의 눈이 커졌다.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 파멸겁에서 나무의 힘과 비슷한 힘을 뿜어내고 있었다.

[사신기가 파멸겁(제2형태)를 소환했습니다.]

[파멸겁(제2형태)이 흑염을 뿜어냅니다.]

사신기와 파멸겁.

두 힘이 합쳐지니.

파괴적이던 나무의 힘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거칠게 저항하던 기운은 사라지고.

물의 돌을 흡수했던 때처럼 얌전히 이준의 몸으로 흡수됐다.

[사신기가 나무의 돌을 전부 흡수했습니다.]

[사신기에 나무 속성(인계)이 추가되었습니다.]

[원신의 힘: 불의 돌, 물의 돌, 나무의 돌(NEW)]

파멸겁은 제 할 일을 마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준의 허리춤으로 돌아갔다.

나무의 돌을 흡수한 이준이 더욱 강해지자.

박혁진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저러니 괴물이 됐지.”

이준이 괴물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세상에 좋은 것들은 죄다 이준이 먹어 치우고 있었다.

“대장로님도 너 때문에 충격을 받으셨잖아.”

박혁진의 말에 이준이 사티아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당혹스러워하는 얼굴.

왜 이렇게 동요하는 걸까.

이준은 그녀에게 이유를 물었다.

“왜 그렇게 놀라세요?

“물의 힘도 부족해서 불의 힘까지 가지고 계시다니… 역시!”

그의 물음에는 대답해주지 않고 또 전과 같은 눈빛을 보냈다.

그를 아이덴 루블리스라고 확신하는 눈동자였다.

“아이덴 님!”

“대장로님이 아는 그 아이덴 아닙니다.”

“그래서 확인해볼까 해요.”

“맞다. 달빛 샘물에 가면 네가 아이덴인지 알 수 있다고 하셨잖아.”

“혁진이, 네가 나보다 더 신난 것 같다?”

“친구 전생을 볼 수 있다는데 당연하지.”

박정연과 한지유 또한 기대하는 눈치였다.

아니,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이준의 전생을 궁금해했다.

“좋아요. 달빛 샘물에 얼굴을 비춰볼게요.”

이준이 달빛 샘물 앞에 섰다.

그의 얼굴에 물에 비추었다.

대장로 사티아가 샘물에 손을 담그고 여러 번 휘젓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준의 본래 얼굴이 샘물에 비춰진 것이다.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닌, 이방인이셨군요.”

그의 본모습을 봤음에도 오히려 사티아는 놀라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이준을 아이덴의 환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이제 다시 집중하세요.”

사티아가 달빛 샘물에 마력을 집어넣었다.

마력이 샘물을 가득 채우는 순간.

샘물에 비친 이준의 얼굴이 다시 바뀌었다.

아니, 현재의 그 모습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이덴 루블리스!”

지켜보고 있던 그리에스가 비명을 질렀다.

사티아가 재차 샘물에 마력을 집어넣었으나.

이준의 모습은 바뀌지 않았다.

달빛 샘물에는 현재 이준의 얼굴이 보였다.

“환생하셔도 저희 엘프를 잊지 않고 지켜주셨군요.”

사티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나 이준은 그녀의 음성이 들리지 않았다.

그도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내가 아이덴 루블리스. 암흑대공이었다고?’

무극자 사부는 이 사실을 알고 파르가의 고서를 자신에게 준 걸까.

많은 의문이 들었다.

* * *

로에니아 제국의 최남단.

말파르 광산에선 테구르가 이끄는 스케먼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었다.

“주인님이 오시기 전까지 빨리 끝내야 한다.”

“예. 찍!”

스케먼들이 우렁차게 대답했다.

블랙급 몬스터가 되고 나서 말을 하게 된 스케먼 종족.

여전히 말을 못 하는 스케먼도 있으나.

대부분 소통이 가능했다.

테구르의 진두지휘 아래에 균열을 정리해가던 중.

그의 수하가 황급히 달려왔다.

“보스! 말파르 광산 안에 생명체가 있는댑쇼? 찍.”

“주인님의 땅을 어떤 놈이 먼저 차지한 거냐!”

테구르의 눈이 부릅떠졌다.

그는 이미 말파르 광산을 이준의 것이라 생각했다.

“당장 앞장서라. 내가 놈들의 대갈통을 깨부수고 말겠어.”

테구르가 씩씩대며 걸음을 옮겼다.

수하의 안내로 말파르 광산 초입으로 왔다.

“충성!”

스케먼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일제히 테구르에게 경례를 했다.

군기가 확 잡혀 있는 모습.

위계질서가 굉장히 철저했다.

테구르가 경계를 하기 전까지 스케먼들은 손을 내리지 않았다.

“그래. 어떤 놈들이냐.”

테구르가 짧게 경계를 하자.

그제서야 스케먼들이 손을 내렸다.

“광산 꼭대기를 보십쇼. 찍.”

테구르가 눈을 크게 뜨며 시야를 확장 시켰다.

그래도 명색에 블랙급 보스 몬스터.

멀리 있는 사물을 보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드워프?”

광산 꼭대기에 모습을 보이는 종족은 바로 드워프였다.

철을 다루는 것에 환장한 미치광이들.

키는 작으나 엄청난 괴력을 지닌 대장장이 종족이었다.

심지어 싸움도 잘했다.

자기들의 장기인 철을 이용해서 무기와 방어구를 만들어 착용하니.

미친 전투력을 뿜어냈다.

드워프가 착용한 장비는 하나, 하나가 보물급에 해당했으니까.

또한 하찮은 스케먼 종족에 비해 드워프는 신비 종족.

잘못 건드렸다가는 골로 갔다.

“후퇴할깝쇼? 찍.”

“그럴까?”

테구르가 슬그머니 몸을 돌리려는 그때.

“그런데 주인님께는 어떻게 말합니까, 찍.”

수하의 말이 귀를 때렸다.

테구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드워프를 보자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다.

드워프는 상대가 먼저 공격을 안 하면 가만히 있는다.

하나!

공격을 받는 즉시 불구대천의 원수가 되는 것.

상대가 전부 사라질 때까지 원수란 단어는 사라지지 않았다.

“주인님을… 실망 시켜 드릴 순 없지.”

테구르가 다시 몸을 돌렸다.

그리고 아공간 주머니에서 마력총을 꺼냈다.

“전원 전투 준비!”

테구르에게 이준은 신.

하찮은 자신을 오른팔로 임명할 정도로 신임을 해주는 주인이었다.

로티틸이나, 샥쿠에게 맡기지 않은 중요한 임무를 자신에게 부탁했다.

그 정도로 강한 믿음을 지닌 주인.

그런 사람을 실망시킬 수 없었다.

스케먼 전원이 무장했다.

“나, 나도 불의 신봉자라 이 말씀이야.”

테구르가 말하면서도 침을 꼴깍 삼켰다.

음성이 살짝 떨렸다.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상대는 신비 종족 드워프.

대장장이이면서도 전투에 뛰어난 종족이도 했다.

“보스. 지금 손이 떨리고 있는댑쇼. 조준 잘하실 수 있습니까, 찍?”

“그, 그럼. 날 뭘로 보고.”

테구르가 잔뜩 긴장을 한 채 앞으로 나갔다.

그리고 드워프를 향해 소리쳤다.

“여긴 우리가 점령했다. 당장 나와서 무릎을 꿇어라. 항복하면 불의 신봉자인 내가 자비를 베풀어 주마.”

테구르는 자신이 말하고도 감탄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다니! 주인님 옆에서 배운 보람이 있어.’

이 또한 이준에게 감사했다.

사소한 것도 모두 이준 덕분이라 여기고 있었다.

‘흐흐. 애들도 날 멋있다고 생각하겠지?’

아니나 다를까.

스케먼들은 테구르를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 * *

“저 시부랄 놈이 뭐라고 지껄이는 거지?”

“내가 가서 망치로 몸을 터트려 주겠어.”

“아서라. 한주먹거리도 안되는 녀석들을 상대해서 뭐 해.”

“스케먼 놈들이 쥐약이라도 쳐먹었나. 여기가 어디라고 발을 들이미는 거야?”

드워프들은 스케먼을 보더니 코웃음을 쳤다.

스케먼은 잡종 몬스터.

싸우지도 못하는 쓰레기 몬스터에 불과했다.

한주먹거리.

광산 꼭대기에 있는 이들만으로도 스케먼을 처치하기에는 충분했다.

“근데 말론은 뭐 하고 있어?”

“적이 왔는데 코빼기도 안 보이네.”

“철이나 만지고 있겠지.”

“우리보고 처리하라는 말이군.”

“이반.”

“응?”

“어디서 익숙한 소리 못 들었어?”

“무슨 소리?”

“불의 신봉자?”

“맞아! 말론이 말했던 기억이 있어.”

“그랬던가.”

“아, 머리 아파 생각 그만할래.”

드워프의 최대 단점 중 하나.

생각을 오래 하지 않는다.

힘은 강하지만 머리를 굴리는 건 잼병.

지금처럼 생각하는 걸 별로 안 좋아했다.

“우선 저 아래 놈들부터 치우자.”

“찬성.”

“난 반대. 아직 우릴 먼저 공격을 안 했잖아.”

“그런가?”

“계속 도발하는데?”

“우리가 먼저 공격하는 건 안 돼.”

“흠.”

“그럼 장비만 착용하고 있을까?”

“그건 좋은 생각이야.”

드워프들이 장비를 착용했다.

안 그래도 작은 키.

방어구를 입으니 키가 더욱 작아보였다.

“어?”

“왜?”

“공격한다.”

“스케먼이 공격해봤자지.”

“마력탄을 쏘는데?”

“설마.”

“진짜야. 저길 봐.”

장비를 착용한 드워프들이 고개를 돌린 순간!

“이제 말하면 어 우왁!”

“억.”

쾅-

마력탄이 떨어졌다.

말파르 광산이 엄청난 충격에 흔들렸다.

철광석으로 이루어진 산.

그것도 일반 철광석과는 다른 강도를 가진.

마나가 깃든 산이었는데 마력탄에 의해 한쪽이 무너져 내렸다.

마력탄을 쏜 테구르가 호탕하게 웃었다.

“캬캬캬. 봤느냐. 내가 바로 불의 신봉자인 스케먼의 보스 테구르다!”

스케먼들이 박수를 쳤다.

테구르의 외침에 응답한 것.

곧이어 그의 명령이 떨어졌다.

“전원 공격하라! 너희들의 뒤엔 내가 있다!”

스케먼들이 마력총을 쏴 댔다.

지상으로 떨어지는 유성.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이 정도면 아예 매장됐겠지?”

안에서 튀어나오는 드워프가 없자.

자신감이 생긴 테구르였다.

그는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보스, 찍.”

“왜.”

“주인께서 말파르 광산을 점령하라는 건 여기가 쓸모 있어서가 아닐까요? 찍.”

아뿔싸.

테구르의 표정이 핼쑥해졌다.

“그걸 이제야 말하면 어떡해! 고, 공격 중지!”

그가 다급히 공격 명령을 거둬들였다.

하나 이미 쏜 마력탄은 여전히 하늘로 날아가고 있었다.

“빌어먹을.”

테구르가 안절부절못했다.

‘설마 광산이 이대로 무너진 건 아니겠지?’

제발 아니길 빌었다.

마지막 마력탄까지 떨어지고.

그는 먼지가 가라앉길 기다렸다.

광산의 일부가 떨어진 게 보였다.

“망했다!”

테구르가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망연자실한 표정을 하고 있는데 먼지를 뚫고 하나의 그림자가 뛰쳐나왔다.

그 그림자는 곧장 테구르를 향했다.

“히에엑!”

테구르가 놀라 몸을 빼려 했지만.

그림자의 발이 더 빨랐다.

거대한 도끼가 바람을 가르더니.

테구르의 턱 끝에 멈춰 섰다.

“네가 내 영역을 공격했냐.”

드워프였다.

그것도 머리에 왕관을 쓴 드워프.

뒤이어 다른 드워프도 모습을 드러냈다.

“하마터면 죽을 뻔했잖아.”

“마력탄이 왜 이렇게 강한 거지?”

“개량한 건가? 궁금해 미치겠어.”

“개량을 넘은 것 같은데. 마력탄으로 말파르 광산을 부술 수 없어.”

“잡아다가 물어보자.”

“좋은 생각이야.”

광산에 있던 모든 드워프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수는 얼마 되지 않았다.

많아봤자 300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케먼보다 강한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드워프들이 걸치고 있는 장비만 해도 수억만 금은 넘으니까 말이다.

드워프의 왕.

말론 툰두가 불타는 눈으로 말했다.

“그런데 넌 불의 신봉자와 어떤 사이이지?”

“부, 불의 신봉자요?”

“그래.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명성이 생겨난 놈이다. 네 몸에 불의 신봉자와 같은 마력이 있는 것 같은데.”

테구르는 동그랗게 변한 눈으로 입을 열었다.”

“제, 제가 불의 신봉자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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