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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556화 (556/705)

제539화

쾅-

이준의 파멸겁과 검주의 검이 충돌했다.

주위로 기파가 강하게 흘렀다.

“너 3강에 든 놈 맞아?”

이준의 입매가 비틀어졌다.

3강은 마주와 혈주 그리고 검주를 뜻했다.

구주 중에서도 제일 강한 세 명.

한데 3강이 맞냐고 면전에 대고 말한 것이다.

모욕이었다.

검주의 얼굴이 붉어졌다.

“너 따위가!”

검주의 검이 길어졌다.

뿐인가.

그가 검을 잡은 건 왼손.

오른팔을 옆으로 뻗자 무형검이 생겼다.

“감히 날 능멸한단 말이냐!”

검주는 무형검을 이준의 가슴에 찔러 넣었다.

아니, 찔러 넣으려 했지만.

“너만 무형검을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야.”

이준의 왼손에도 어느새 무형창이 생겨나 있었다.

“믿는 구석이 있었구나!”

검주가 쌍검식을 펼쳤다.

원래는 우수검이었던 그였다.

하지만 파천혈신에게 오른팔이 잘리고 좌수검이 된 검주.

이를 계기로 구천옥에서 쌍검술을 연마했다.

두 손 모두 검술의 극의에 이른 숙련도.

어떤 손도 숙련도가 뒤떨어지지 않았다.

검주의 쌍검이 허공을 수십 번이나 갈랐다.

이준의 파멸겁과 무형창이 이에 맞섰다.

순식간에 백 합이 넘은 충돌.

두 사람의 격돌로 인해 주변이 폭삭 가라앉았다.

“윽!”

“떨어져….”

“기파에 휩쓸리겠어!”

생사경에 달하는 죄인들도 이준과 검주의 충돌은 버티지 못했다.

휩쓸리는 것만 해도 몸이 갈가리 찢기는 기파였다.

한데 죄인들의 눈에 이상한 게 잡혔다.

“으으… 저년은 왜 멀쩡한 거지?”

죄인들이 가리킨 곳에는 벨렌 로레스가 있었다.

그녀 역시 안간힘을 다해 버티고 있는 게 보이긴 했으나.

두 사람의 싸움을 지켜보는 것까지는 가능하지 않았다.

더욱이나 그녀는 이준의 뒤에 있었다.

“설마 아니겠지?”

“가능하겠습니까? 상대는 검주입니다.”

“그래, 어느 누가 검주 님을 상대하면서 동료를 보호한단 말이냐. 불가능하다.”

하지만 딱 하나 가능했다.

저 남자가 검주보다 강할 때.

그렇다면 이해가 되는 장면이었다.

그게 가능할까.

검주의 경지는 자연경 끝자락.

그 위의 경지는 탈신경이었다.

신계 4대 왕의 위치에 있는 자들이나 도달한 길.

인계에서는 끽해 봤자 생사경이 끝이 아닐까.

물론 지금은 그 확고한 생각이 흔들리고 있었다.

검주와 손을 나누고 있는 남자에 의해서.

쿵-

다시 한번 충돌음이 들렸다.

“푸웁.”

“큭.”

“쿨럭쿨럭!”

죄인들이 기파에 휩쓸리며 쓰러졌다.

여기저기서 신음이 들렸다.

무려 생사경의 죄인들이 충격에 의해서만 내상을 입었다.

“죽이겠다는 말치고는 너무 허접하잖아. 이러다 네 부하들 다 죽는다?”

이준의 스킬, 혀 놀림이 나왔다.

상대를 화나게, 아니 빡치게 하는 수법.

평정심을 굉장히 잘 유지하는 고수조차도 당할 정도로 도발 확률이 높았다.

자연경 끝자락에 오른 검주의 평정심은 구도자 격.

웬만한 도발로는 그를 화나게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검주의 상대는 이준.

비틀린 입매는 상대를 깔보는 듯했고.

눈빛은 더 나아가 벌레라도 쳐다보는 듯했다.

그 어떤 누가 자기를 벌레로 보는데 화가 나지 않을까.

검주도 마찬가지였다.

“이익!”

검주의 몸에서 엄청난 마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의 오른손에 들린 무형검이.

하늘에 수놓아졌다.

별처럼 선명했으며 숫자도 많았다.

싸움만 아니었다면 장관.

그 무형의 검들이 이준을 향해 내려앉았다.

“죽어어어!”

검주의 피맺힌 소리에도 이준은 그저 웃고만 있었다.

“이준!”

벨렌 로레스가 이준을 불렀지만 꼼짝하지 않았다.

‘내상을 입었나?’

그녀는 쏟아지는 검의 유성을 보며 이를 꽉 물었다.

이준은 지금까지 자신을 보호하며 싸웠다.

과부하가 걸리는 게 당연했다.

상대는 괴물들.

자신이 맞서 싸울 수준의 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준의 도움으로 적을 직접 벴다.

이 얼마나 값진 경험인가.

자신보다 한없이 강한 적을 베는 건 많은 도움이 된다.

뿐인가.

친구이자 동료인 검은 드래곤, 칼바스.

녀석의 성장세가 무서웠다.

적을 벤 경험 덕분인가.

머리통만 하던 칼바스가 힘을 쓰지 않아도 3M는 됐다.

엄청난 성장.

몸이 커짐에 따라 칼바스의 마력도 덩달아 상승하니.

웬만한 블랙급 몬스터는 녀석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나라도 도와줘야 해.’

그녀는 칼바스와 마력을 공유했다.

“쿠오오오!”

칼바스가 하늘을 향해 포효하며 이준의 앞을 막으려 했다.

벨렌 로레스도 마찬가지.

하나 그녀는 이준의 목소리에 움직일 수 없었다.

“뒤에 꼼짝 말고 있어.”

긴장된 목소리였다.

이준을 오랫동안 보지 못했지만 과연 그가 긴장할 일이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

어떤 강한 적과 싸워도 해맑은 표정을 유지할 것만 같았다.

그런데 지금은 극도로 긴장한 상태였다.

벨렌 로레스의 생각대로 이준은 긴장과 더불어 신중한 상태였다.

‘믿을 건 혼원반지뿐이야.’

혈주는 강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혈주는 마법 각성자의 몸에 들어가 놓고 그 몸을 십분 활용하지 못했다.

제 무공만 사용한 것.

마법이나 여러 잡기술을 사용했다면 손쉽게 당하지 않았으리라.

반면에 검주는 달랐다.

무공을 사용하면서도 마력을 활용했다.

도발하지 않았더라면 꽤 힘든 상대.

다행히 도발에 걸려들어 검주의 힘을 빼놓을 수 있었다.

물론 그것도 한계에 다다랐다.

처음 혈주를 만났을 때 패천기공을 선보였다면 지금 오히려 당하는 건 이준이었을 터다.

검주의 수하들은 혈주의 수하들보다 강했으니까.

검주와 만나기도 전에 탈진 상태가 되었을 것이다.

또한 패천기공을 사용한 후에는 후유증도 있었다.

혼원신공으로 인해 내공은 빠르게 수습한다 해도 내상이 남는다는 것.

파멸적인 힘을 혈맥이 버티지 못하기 때문이다.

혈주를 상대하고 바로 검주를 상대하니.

몸에 많은 무리가 왔다.

움직이는 것도 용했다.

거기다가 또다시 무형창과 같은 묘리를 사용하자.

몸에 과부하가 걸렸다.

물론 이 모든 건 계산에 있었다.

어차피 무리할 거 최대한 이득을 챙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힘을 다 사용한 지금이 적기이기도 하고.’

자신에게는 힘을 금제한 혼원반지가 있었으니까.

약지에 낀 반지를 뺐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메시지가 올라왔다.

[혼원반지의 착용을 해제했습니다.]

[금제되었던 힘이 눈을 뜹니다.]

[잠들었던 천살성이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모든 능력치의 상한선이 해제되었습니다.]

[모든 무공의 등급이 최고 등급으로 조정되었습니다.]

[모든 특성의 등급이 최고 등급으로 조정되었습니다.]

[마신지체(SSS)의 등급이 조정됩니다.]

[마신지체(SSS) -> 마신지체 (EX)]

……

……

……

이준의 표정이 얼음장같이 차가워졌다.

감정이 없는 얼굴.

그가 검의 유성을 향해 활짝 편 손을 들었다.

그리고 손을 오므린 순간!

쩌정!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검의 유성이 일제히 가루가 되었다.

그 광경에 검주가 경악했다.

“헉!”

검주는 입을 떡 벌릴 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자연경 끝자락의 경지가 담긴 무형검이었다.

그것도 수백 개를 이기어검의 묘리까지 담았다.

그러나 너무 허무하게 무위로 돌아간 공격.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검주가 경악을 하든 말든.

이준은 자신의 상태를 살폈다.

“예전같이 천살성이 이야기를 걸어오지는 않아.”

천살성이 눈을 떴지만 또 다른 자아는 없었다.

그저 천살성이 지닌 지식과 경험이 머리에 가득할 뿐.

변한 건 별로 없었다.

“천살성은 패천기공을 요란하게 사용하지 않는 모양이야.”

이준의 손이 허공을 아무렇게나 휘저었다.

그의 손을 따라 파멸적인 칼날의 기가 바닥과 허공을 파괴하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으아아악!”

동시에 울리는 비명.

비명의 주인공은 검주였다.

그가 검을 놓은 채 오른쪽 어깨를 감쌌다.

자연경 끝자락 경지에 있는 검주가 손짓 한 번에 오른쪽 어깨를 잃어버렸다.

“이렇게도 사용하는 건가.”

쿵-

이준이 진각을 밟았다.

그의 주변이 강하게 울렸다.

진동이 끝나 갈 때까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진동이 끝나자.

퍼석-

적들의 몸이 일제히 터졌다.

검주를 따르던 구천옥 죄인들의 전멸.

그와 함께 검주를 따르던 이들은 하나도 남지 않았다.

경이적인 무력.

주변을 압도하는 무력을 보였다.

뒤에서 가만히 있던 벨렌 로레스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시간이 없어.”

이준의 신형이 사라지더니 검주 앞에 나타났다.

검주의 눈은 커질 대로 커진 상태.

이준은 그런 검주의 얼굴을 붙잡고 그대로 바닥에 내리꽂았다.

쾅-

검주가 부딪힌 바닥이 거미줄처럼 그어졌다.

이준이 서서히 허리를 폈다.

눈을 내리깔면서 검주를 보는 이준.

그리곤 다리를 들어 올렸다.

“…안…돼…!”

무게를 실은 다리가 검주의 얼굴에 떨어졌다.

퍽-

검주의 전신에 있는 모공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끄으으.”

검주의 신음에 흥미를 잃었는지.

“재미없다. 죽어.”

퍼석-

이번엔 검주의 머리통을 단박에 부숴 버렸다.

단전과 심장을 꿰뚫어 버리기 전.

흡자결을 운용했다.

검주의 내공과 마력, 지옥의 기가 이준의 몸에 빨려 들어왔다.

검주는 혈주와 마찬가지로 급격하게 늙어 갔다.

“우려한 대로 마주가 마계 왕 후보에 올랐어.”

검주를 잡자 엄청난 정보를 얻게 됐다.

마계 왕 후보로 확정된 마주.

거의 확실시 됐다.

그리고 곳곳으로 퍼져 있는 죄인들.

구주뿐만이 아니라 죄인들이 전 세계로 숨어들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귀찮…게 됐어….”

이준의 입가에서 선혈이 흘렀다.

아직까지도 몸이 천살성의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주머니에 넣어 놓은 혼원반지를 꺼냈다.

반지를 약지에 끼우려는데 멈칫했다.

“중독되겠어.”

말 그대로 강한 힘에 중독되었다.

압도적인 무력에 매료되니.

이 힘을 유지하고 싶었다.

이거야말로 신을 죽일 수 있는 힘.

신살자가 아닌가.

이준이 계속 망설이고 있자.

[제자는 맞고 싶지 않으면 빨리 반지를 끼거라.]

무극자 사부의 목소리가 들렸다.

깡패 같은 음성.

위엄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목소리임에도 거부할 수 없는 힘이 담겨 있었다.

이준은 자신도 모르게 혼원반지를 약지에 다시 끼웠다.

* * *

[혼원반지를 착용했습니다.]

[현무의 힘이 당신을 수호합니다.]

[개방된 힘이 다시 눈을 감았습니다.]

[눈을 뜬 천살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모든 능력치에 상한선이 적용되었습니다.]

[모든 무공 등급이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모든 특성의 등급이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

……

……

[경이로운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테크트리 포인트 50,000,000p를 지급합니다.]

[아무도 못 한 일을 해냈습니다.]

[테크트리 포인트 50,000,000p를 지급합니다.]

천살성이 눈을 감자 몸이 축 늘어졌다.

털썩.

이준은 다리가 풀렸는지 땅에 주저앉고 말았다.

“이준!”

“괜찮…아.”

“네 기운이 너무 불안정해. 안 되겠어. 내 엘릭서라도 먹어. 도움이 될 거야.”

벨렌 로레스는 자신의 영약을 아무렇지 않게 주려고 했다.

“…그런 문제가 아니야.”

그런데 이준이 거절했다.

영약으로 회복될 거였으면 4대 성지의 금역에 있는 계승의 꽃을 한 움큼 꺾어다가 먹었을 터다.

“힘들어서 그런 거니 호법 좀 서 줘.”

“별일 아니라 다행이다…. 걱정 마. 내가 옆에서 지켜 줄게.”

벨렌 로레스가 칼바스와 이준의 주변을 지켰다.

이준은 혼원신공으로 텅 빈 단전을 채워 갔다.

무한에 가까운 그의 내공.

하지만 패천기공을 쓸 때면 그 무한하던 내공이 유한해졌다.

그만큼 내공의 소모가 높은 패천기공이었다.

‘혈도와 혈맥이 엉망이야.’

한동안 요양이 필요한 내상이었다.

그래도 검주와 혈주를 잡은 것에 비하면 싸게 먹힌 것이다.

이준이 운공에 들어간 사이.

일 사자가 나타났다.

“검주까지 잡다니 저 아이는 대체….”

일 사자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혈주를 죽인 지 얼마나 됐다고 검주까지 죽인단 말인가.

하루 사이에 구주 3강 중 두 명을 잡았다.

엄청난 업적이었다.

신계가 나선다고 해서 이리 해결될 문제가 아닌 일을 이준이 해냈다.

“이, 일 사자.”

“검주까지 죽인 걸 보면… 신선제의 애제자가 맞나 봅니다.”

이 사자와 삼 사자가 침을 꼴깍 삼키며 이준을 바라보았다.

“정신들… 차리고 일이나 하자.”

일 사자는 간신히 마음을 진정시키고 검주의 영혼을 봉인해 갔다.

그러면서도 일 사자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신선제와 거의 흡사한 재능을 가진 아이가 신계로 올라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하면서도 두려웠다.

이준은 제2의 파천혈신이라 불릴 만큼 성격이 통통 튀었으니까.

아니, 어쩌면 제 사부보다 더 문제아적인 성향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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