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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441화 (439/705)

제437화

“프랑스 마법 학회는 정식으로 파천자에게 따질 생각이에요.”

“무력이라도 행사하려고요?”

“그것도 좋은 방법이죠. 저항하지 않으면 좋게 끝날 수 있어요.”

“제일 멍청한 방법인데? 그러다 이휘도 나한테 죽었어. 아직 소식 못 들었나?”

파천자는 이휘의 뒤에 마법 학회가 있다는 걸 모르는지.

아무렇지 않게 이휘의 죽음을 입에 담았다.

“좀 전에 들었어요. 하지만 난 이휘와 달라요.”

“주제를 모르는 건 이휘나 아줌마나 도긴개긴이에요.”

“지금 날 모욕하는 건가요?”

“모욕은 아줌마 수하가 먼저 했고요.”

이준은 한마디도 지지 않았다.

사라진 6개월간 입씨름하는 것만 연습했나.

사람 속 긁는 건 정말 뛰어났다.

“이익!”

“입 아프게 헛수고하지 마시고 죽고 싶지 않으면 신기지가에서 꺼져 주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만.”

이준의 경멸 어린 말투는 강수연의 이성을 잃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정녕 마법 학회와 척을 지겠다는 말이야?”

강수연은 이제 존댓말도 집어 치웠다.

아직도 프랑스 마법 학회가 한국의 위에 있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마법 학회와 척을 지는 게 아니고 당신하고 지는 건데요. 그리고 계속 마법 학회를 꺼내는데 거기랑 척져도 상관없어요. 이참에 해외에 나가 깽판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사부님이 굉장히 좋아하실 것 같구만.”

학회가 뒤에 있다는 말을 꺼내도 이준에게는 전혀 타격이 안 되는지.

되레 폭탄 발언까지 했다.

프랑스 마법 학회는 강수연에게 있어 울타리였다.

자신을 버린 한국에 복수할 기회를 준 은혜로운 곳이었다.

그런 곳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니 강수연의 눈이 돌아갔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

“그걸 꼭 비교해야 아나? 그러니까 아직도 그 정도 실력밖에 안 되지.”

“이게!”

그녀가 마력을 뿜어냈다.

현재 그녀가 파악한 이준은 SS급.

세상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완숙도 아니고, 초입의 기운을 지니고 있었다.

‘마법을 업신여긴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

그녀는 처음부터 베네로딕에게 받은 힘을 꺼냈다.

“흐윽.”

흑마력이 올라오자 흥분이 됐다.

기존의 마력과는 차원이 다른 힘.

심장에서부터 흘러나오는 흑마력은 그녀에게 자신감을 심어 줬다.

그녀가 흑마력을 선보이자 이준이 땅을 박찼다.

‘느려.’

그녀의 눈에 이준의 이동 경로가 선명하게 들어왔다.

이준이 다가오기 전, 텔레포트를 이용해 거리를 벌렸다.

마법을 쓰기 적당한 거리.

그녀의 손에 쌍 인장이 그려졌다.

그와 비슷한 마법진이 허공에도 나타났다.

바로 이준이 달려오는 허공 옆에 말이다.

그 마법진에서는 뾰족한 돌이 불쑥 튀어나왔다.

하나도 아닌 여러 개.

수십 개의 돌이 이준의 몸을 꿰뚫기 위해 소환됐다.

‘별것도 아니잖아?’

이준이 마법진에서 소환된 돌을 피하는 사이.

계속 소환되는 돌에 의해 감싸였다.

그 모습을 본 강수연이 두 개의 마법 인장을 마주 댔다.

쾅!

콰과광!

쌍 인장이 터짐과 동시에 이준을 감싼 돌들도 폭발했다.

폭발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수번의 폭발음이 들리고서야 잠잠해졌다.

사방으로 비산하는 돌의 파편들.

바닥에 떨어진 파편은 가루가 되어 바람에 날렸다.

강수연이 사라진 이준을 찾았다.

감지 마법으로 그의 생사를 확인했다.

‘이준이 약했던 거야 아니면 내가 강해진 거야?’

이준의 기는 그 어디에도 느껴지지 않았다.

혹시 몰라 상위 감지 마법을 사용했다.

허공에 둥근 구체가 만들어졌다.

좌우로 갈라지는 검은 구체.

흑마법사가 사용하는 제3의 눈이 소환됐다.

눈이 주변을 살폈으나 그 어디에도 이준의 기운은 없었다.

“호호호. 베네로딕 님의 힘을 의심한 내가 바보였어.”

그녀는 이준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제3의 눈은 그 어떤 자도 찾을 수 있는 지계의 소환수.

살아 있는 생명이라면 녀석의 눈을 피할 순 없었다.

“파천자께서…!”

“…사라지셨어….”

“설마… 죽은 거야?”

“그럴 리가 없잖아! 파천자님이 죽었을 리가….”

신기지가의 각성자들도 고개를 돌려 이준을 찾았다.

몇 분이 지나도 이준이 나오지 않자 망연자실했다.

강수연의 승리.

그녀는 이 기세를 바탕으로 신기지가까지 찍어 누를 생각이었다.

“호호호. 이제 너희들 차레…”

그녀가 마력을 피운 채 한지유와 신기지가 각성자를 향해 걸어가려는 그때였다.

털썩.

그녀의 앞에 한 인물이 쓰러졌다.

“마법사 집단이면서 너무 음흉한 거 아니야? 이휘 옆에도 감시자가 붙어 있더니 아줌마 옆에도 감시자가 있네.”

폭발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진 줄 알았던 이준이 나타났다.

“너, 넌 분명 죽었을 텐데….”

“멀쩡히 살아 있는 사람을 왜 죽여 이 아줌마야.”

“네가 어떻게!?”

“그냥 피했는데?”

“분명 네 기척은 사라졌었어! 제3의 눈으로 확인했다고!”

“그건 아줌마가 약해서 내 기를 읽지 못한 거겠죠. 약한 자기를 탓해야지. 왜 죄 없는 날 죽여.”

이준은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감시자를 발로 툭툭 건드렸다.

“으으으….”

감시자가 신음했다.

“너도 루실이란 놈과 비슷한 계열이구나? 암살자면서 마법을 쓰는 그런 종류 말이야.”

“…단장의 이름을 네가….”

“숨어 있다가 나한테 걸렸거든. 살려 주긴 했는데 조만간 죽을 거야.”

루실의 몸에 숨겨 둔 기뢰.

시간이 지나면 몸이 터지게 설계해 두었다.

“아쉽게도 넌 살려 줄 수 없겠다.”

이준이 감시자에게로 향했다.

그가 다가오자 강수연은 텔레포트를 써서 뒤로 빠졌다.

감시자도 도망치려고 했으나 다리가 으스러진 상태.

엉금엉금 기어서는 이준을 피할 수 없었다.

“아줌마 너무 하잖아. 동료를 너무 쉽게 버리는 거 아니에요?”

콰득!

이준은 발로 감시자의 목을 분질러 버렸다.

목이 꺾여 죽은 감시자.

섬뜩하리만치 주저없는 행동이었다.

사람의 목숨을 취하는 게 한, 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었다.

“이제 제대로 상대해 주죠.”

이준이 입꼬리를 말아 올리곤 땅을 박찼다.

쾅!

* * *

하늘과 땅에서 수없는 마법이 쏟아졌다.

강수연이 이준을 향해 무자비한 폭격을 날려서 일어난 현상이었다.

하나 마법을 사용하는 그녀의 표정은 다급했다.

“이럴 리 없어!”

그녀는 공격이 아니라 발악을 하고 있었다.

흑마력으로 공격하는 마법인데 이준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마법이 찢긴다고 표현해야 할까.

아무튼 그녀가 사용하는 마법이 모두 허공에서 증발했다.

마법은 속성을 바탕으로 펼친다.

눈에 보이지 않은 자연을 실체화한 것.

그런데 어떻게 사람의 손에 찢길 수가 있을까.

그녀도 처음 보는 광경에 당황했다.

이준이 손바닥을 활짝 편 채 허공을 긋자.

회색 발톱이 그녀가 만든 마법진을 할퀴고 지나갔다.

마력이 뿜어져 나와야 할 마법진이 찢겼다.

술식이 망가지니 그 안에서 나와야할 마력이 산화했다.

“이휘의 마법도 상대해 봤는데 이런 걸로 무공을 상대하려고 했던 거야? 프랑스 마법 학회가 보기보다 멍청한가 봐? 아니면 베네로딕이 등신인 건가.”

이준이 베네로딕을 폄하하자 강수연이 악에 받쳐 소리를 질렀다.

“네깟 놈이 감히 베네로딕 님을 욕한단 말이냐!”

“감히?”

그녀의 외침에 이준의 미소가 짙어졌다.

순간적으로 주변에 살기가 휘몰아쳤다.

이준이 유독 반응하는 단어.

‘감히’란 단어를 쓸 수 있는 사람은 단 두 명.

자신과 무극자 사부뿐이라 생각했다.

“감히는 말이죠. 당신이 입에 담을 수 없는 단어예요.”

여태까지 SS급 기운만 사용하던 이준이 일부분이지만 힘을 드러냈다.

드드드드.

땅이 진동했다.

그 어떤 가문보다 단단하게 설계된 신기지가의 건물이 모래처럼 흩날렸다.

“허업!”

“이, 이게….”

땅이 갈라지는 건 기본.

대기가 비명을 지르다가 더는 못 참겠는지 균열을 일으켰다.

신기지가의 허공에 수많은 게이트가 생겼다.

이준이 기운을 드러낸 것만으로도 차원이 비틀린 것이다.

“너, 넌!?”

“나 이외에는 그 누구도 ‘감히’라는 단어를 쓰지 못합니다. 아시겠어요?”

심지어 게이트 안에 있던 몬스터가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녀석들은 이준을 두려워했다.

몬스터의 본성은 살육.

두려운 존재로 인해 그 본성까지 억제하고 있었다.

되레 자기들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몸을 최대한 숙였다.

이준에게서 흘러나온 회색의 마기가 게이트를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히에엑!”

“주,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살려… 주십시오!”

블랙급의 몬스터가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이준의 마기는 인간, 몬스터 가릴 것 없이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지유의 이모라고 말하니 마나만 거둬들이죠.”

이준이 강수연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녀의 몸이 허공에 붕 떴다.

마나로 저항했으나 소용없었다.

“흐윽!”

이준의 앞 허공.

그녀의 몸이 둥실 뜬 채 마나가 이준의 손끝으로 흘러 들어갔다.

“…안… 돼…!”

강수연의 절규에도 이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마나와 흑마력을 전부 거두고서야 흡공을 멈췄다.

“…지금…까지 날 가…지고 논 것이…냐….”

“그걸 이제 알았나? 눈치가 없는 아줌마네.”

이준은 여태까지 무공을 쓰는 각성자만 상대했다.

마법을 사용한 각성자는 이휘와 성마회의 마법사들뿐이었다.

그들은 홧김에 다 죽여 버려서 마법이란 걸 제대로 느껴 보지 못했으니.

“아줌마를 보니까 마법은 딱히 신경 쓸 필요 없겠어.”

강수연을 상대로는 마법을 분석한 것이다.

형편없는 마법에 실망도 했으나.

이론으로 알고 있던 걸 확인 했으니 수확이 아예 없던 건 아니었다.

“베네로딕이 내 기뢰를 풀면 다르게 생각해 봐야겠지만, 지금의 내 결론은 마법보다 무공이 더 강하다는 거지.”

이준이 빙긋 웃고는 몰을 돌렸다.

“나머지는 신기가주께 맡길게요.”

“…고생… 하셨습니다.”

한지웅과 신기지가의 각성자들은 모두 경직되어 있었다.

몸에 털이란 털은 죄다 바짝 선 상태.

예전의 이준은 날카롭게 벼려진 명검 같다면 지금은 살기가 짙은 마검 같았다.

그것도 사람을 수십만 명이나 잡아먹은 마검 말이다.

신기지가 각성자들의 눈에 깃든 공포를 본 이준이 쓰게 웃었다.

‘혼원신공의 마기에 노출됐으니 저러는 거겠지.’

혼원신공의 내기는 불기, 정시, 마기를 모두 포함했다.

이준이 주로 사용하는 내기는 마기.

이 마기는 사람의 심령을 흔들어 놓았다.

공포를 각인시키는 효과가 매우 뛰어난 마기.

그 때문에 혼돈의 마기를 한 번 겪은 사람은 배의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남들 앞에서는 지금보다 더 기운을 줄여야겠다.’

이래서 무극자 사부가 고독함을 느꼈나 싶었다.

이준이 쓰게 웃고 있는 사이 사형준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

“주군. 괴개 어르신이 연락해 왔습니다.”

이준은 이미 사형준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거기도 성마회 때문이겠지?”

“그렇습니다.”

“오늘 하루 엄청 바쁘네. 몸이 하나라서 힘들어.”

“저희가 움직여도 됩니다.”

“보이는 숫자가 다가 아니야. 은근히 숨어 있는 마법사가 많거든. 그래서 뭐라고 연락 왔는데?”

“만독암가 출신의 성마회 인물이 저희 가문의 게이트를 허락도 없이 무단으로 진입했답니다. 괴개께서 그들을 말리러 갔다는 연락입니다.”

“거기가 어딘데?”

“와룡산 게이트입니다.”

“구로구에 있는?”

“예.”

“이 미친 새끼들이 감히 내 아티팩트를 노려?”

구로구는 원래 검산 그룹의 영역.

이곳에는 이준이 회수하지 않은 엄청난 아티팩트가 숨어 있었다.

천외천의 천주조차 노렸던 보물.

드래곤의 심장이 잠들어 있었다.

고이 간직해 온 아티팩트를 다른 놈이 허락도 없이 가져가려 하자 눈이 돌아간 것이다.

“당장 찢어발겨 주겠어.”

이준은 한지유에게 간다는 말도 없이 사라졌다.

그 대신 사형준이 인사를 했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사형준도 이준의 뒤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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