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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423화 (421/705)

제419화

무사고 학생들의 체력은 저질에 가까웠다.

“허억… 허억….”

“더는… 못 가….”

“일어나. 여기서 무너지면… 특별 1반을 못 따라가.”

체력이 다한 학생들이 어기적어기적 달리는 이들을 쳐다봤다.

거북이처럼 느리게 움직이는 특별 1반.

그들의 몸을 구속한 철환의 무게는 5톤이었다.

이준이 말한 선착순은 바로 저 철환을 찰 사람의 숫자였다.

모두가 뜨악했다.

내공도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5톤의 무게를 들고 뛰라니.

학생들은 그들을 보며 진저리를 쳤다.

각성자가 초월적인 존재라지만 5톤의 무게를 들고 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대체 어떻게 저런 근력을 가졌을까.

부러우면서도 지고 싶지 않았다.

“괴물들.”

“저렇게 하고 산을 오르는데 분하지도 않아?”

“당연히… 분하지.”

“여기서 낙오되지 말자.”

특별 1반 학생 중에는 D급 출신의 각성자가 세 명이나 있었다.

그들은 일반 각성자의 희망.

자신들도 고등급의 각성자로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끔 해 주는 이들이었다.

“피, 해!”

퍽-

호위 각성자의 주먹이 학생의 등에 꽂혔다.

“죄송합니다. 파천자 님께서 뛰지 않는 분들을 공격하라고 해서….”

그 말을 들은 학생들이 몸을 일으켜 억지로라도 뛰었다.

이게 첫 번째 난관.

조금이라도 늦게 이동하거나 뛰는 걸 멈추면 호위 각성자들이 공격을 가했다.

이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두 번째 난관은 도무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여길 어떻게 내공도 없이 건너라는 말이야!”

산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길에는 독극물이 뿌려져 있었다.

검은 물에서는 기포가 올라왔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광경은 학생들을 식겁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겁 없는 학생들이 먼저 뛰어들었으나.

“우웁!”

“사, 살려 줘….”

“우엑!”

곧바로 독에 중독되고 말았다.

피부가 검게 변하면서 고통에 울부짖었다.

“괜찮으십니까?”

아직 독극물이 뿌려진 길로 들어가지 않은 학생이 인상을 찌푸렸다.

“저게 괜찮게 보여요?”

“저희도 어쩔 수 없습니다. 여기에 독을 풀고 지켜보라고 한 건 파천자 님이십니다.”

“이게 무슨 훈련이야!”

학생들의 불만에도 훈련은 계속되었다.

훈련이 길어질수록 울릉도 하늘에는 비명이 계속 울려 퍼졌다.

귀를 찢을 소리에도 이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학생들을 사지로 몰아붙였다.

벼랑 끝까지 몰리자 학생들의 신체도 점점 적응하는 듯 보였다.

이미 체력의 한계에 부딪혔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봉인된 내공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풀리면서 그들의 내부를 보호했으니까.

이 사실은 오직 이준의 눈에만 보였다.

반면 특별 1반은 이를 뿌득 갈았다.

“젠, 장! 내가 준이를 후욱… 믿는 게 아니었는데….”

박혁진은 연신 이준을 떠올리면서 씹어 댔다.

허수도 이준에게 배신이라도 당한 듯 넋 나간 얼굴을 했다.

“선착순이 철환을 달고 산을 타는 거였다니….”

“…허억 박혁진 넌 선생님과 친구면서… 어떻게 이 사실을 허억… 모를 수가 허억 있어…!”

진경수는 이준을 원망할 수 없어서 대신 화살을 박혁진에게 돌렸다.

“선생님은 호락호락한 분이 아니신 것 같아요.”

홍원찬이 여유롭게 달리면서 말했다.

철환을 찬 사람은 열 명.

특별 1반 학생 중 홍원찬과 류가을만이 철환을 차지 않았다.

“형들 허억… 놀리지 말고 먼저 가라, 원찬아아아….”

“넵! 형님.”

홍원찬이 한 손으로 경례하고 앞으로 뛰었다.

“크윽… 부러운 놈.”

“죽을 것 같아.”

진경수와 박혁진이 볼멘소리를 하자 박정연이 험한 말을 했다.

“좀, 닥쳐!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그 주둥이를 쉼 없이 나불대니까 더 힘들지.”

그녀의 고함에 두 사람은 합죽이가 됐다.

특별 1반의 뒤로 이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빨리 움직여! 밤새울 거야? 이사장님은 학생들보다 체력이 약하면 어쩝니까. 다른 선생님들도 마찬가집니다.”

그의 불호령에 한민성과 선생들은 이것저것 잴 수 없었다.

독물에 들어가라면 들어갔다가 나와야 했고 장애물을 건너라면 그게 절벽이든 상관하지 않고 가야만 했다.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나 뭐라나.

이준은 학생, 선생 가리지 않고 빡세게 굴렸다.

* * *

[가르친 제자가 C급 특성을 개화했습니다.]

[보상으로 300,000p가 지급됩니다.]

[가르친 제자가 B급 특성을 개화했습니다.]

[보상으로 650,000p가 지급됩니다.]

……

……

……

[악마 교관의 숙련도 MAX로 변경됩니다.]

[악마 교관의 숙련도를 더 이상 올릴 수 없습니다.]

학생들이 특성을 개화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열 명으로 시작했지만, 그 수가 전염병처럼 퍼져 나갔다.

그로 인해 악마 교관의 숙련도가 정점에 도달했다.

‘테크트리 포인트는 이제 중요하지 않아.’

이준이 학생들을 가르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가르친 학생으로 인해 체력이 +1 상승했습니다.]

[가르친 학생으로 인해 체력이 +1 상승했습니다.]

학생들의 실력이 올라갈수록 자신의 능력치도 덩달아 상승했다.

체력만이 아니라 기본 능력치와 특별 능력치 모두가 올랐다.

이 모든 게 악마 교관의 효과였다.

‘애들을 굴려서 능력치를 야금야금 모아야 해. 이대로 계속하면 능력치가 풀로 차겠어.’

기본 4대 스탯은 잘 올랐으나 내공은 죽어도 오르지 않았다.

어쩌다 1씩 상승하긴 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기본 4대 스탯을 다 채우면 심법 훈련으로 바꿔야겠다.’

아무래도 이는 학생들의 능력치 상승에 관련이 있는 듯싶었다.

우선은 학생들의 기초 단련이 먼저.

“다 쉬었어?”

이준이 학생들에게 말을 걸었지만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학생들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너무 지쳐서.

말할 힘도 없어서.

대답을 미루고서라도 쉬고 싶어서.

가만히 있었다.

이준의 질문에 대답했던 이들은 특별 1반뿐.

선생들을 포함한 모두가 입을 떼지 못했다.

“대답을 안 하는 거 보면 아직 체력이 남아 있나 보네. 모두 일어…나?”

이준이 말하면서 고개를 돌렸다.

이곳으로 오고 있는 여러 개의 기운이 느껴졌다.

그들이 누군지 단박에 알아챘다.

“저 사람들은 왜 오는 거야?”

바다를 가로지르며 다가 오르는 입곱 개의 기운.

사대 가문의 가주와 마벽의 가주들이었다.

“파천자 님!”

진병철이 이준을 보자 가장 반가워했다.

“파천자를 뵙습니다.”

“오랜만입니다.”

그들이 이준에게 정중히 인사를 했다.

“여긴 왜 오신 거예요?”

“딸 아이가 눈에 밟혀서….”

“용석이가 잘하고 있나 감시를….”

“예나와 예은이가 보고 싶은 바람에….”

가주들이 제각각 변명했지만, 진병철만은 예외였다.

“저는 파천자 님께 훈련받고 싶어서 왔습니다.”

너무도 당당한 말에 가주들의 얼굴이 벙쪘다.

그래도 가문을 대표하는 한 사람.

자식들 또래와 함께 훈련하고 싶다는 걸 어찌 말하나.

체통이 있어서 어물거렸는데 진병철의 당당함에 할 말을 잃은 것이다.

“훈련이요?”

“예. 안 되겠습니까?”

“음….”

이준이 가주들을 훑어봤다.

저들의 등급은 AA급.

S급에 있는 사람도 몇 있었다.

높은 등급을 가르칠수록 자신에게 떨어지는 대가는 컸다.

그러니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어떤 훈련이든 받겠습니다.”

진병철의 눈에 간절함이 보였다.

자신에게 얼마나 훈련을 받고 싶은지 체면도 차리지 않았다.

이에 이준은 흔쾌히 수락했다.

“좋아요. 참여하세요.”

“감사합니다!”

진병철은 자신의 추종자 중 한 명.

더 강해진다면 자신과 사신가에게 이득이었다.

그의 허락이 떨어지니 다른 가주들도 따라 말했다.

“저도 진 가주와 함께하고 싶습니다. 파천자 님.”

“모두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감사합니다.”

“단, 훈련에 대해서 그 어떤 질문도 안 받아요.”

“물론입니다.”

말을 마치자.

“억!”

“내공이.”

“훈련하는 동안은 내공 사용 금지입니다.”

손도 움직이지 않고 내공을 봉인한 이준의 무위에 가주들의 눈이 커졌다.

“가주님들은 학생들과 다르니까 이 철환을 찬 채 산을 타세요.”

이준이 가리킨 곳에는 특별하게 제작된 철환이 가득했다.

“거뜬합니다.”

진병철이 철환을 차려고 들었지만.

“윽!”

그 무게가 만만치 않았다.

각성자로 태어나 항시 내공을 사용했던 가주들.

제대로 된 체력 단련을 한 건 어렸을 때 이후 처음일 것이다.

“진 가주 장난치지 마시오.”

“정말로 무겁습니다. 읏!”

덩치가 큰 진 가주가 버거워 하자 다른 가주들이 철환을 집어 들었다.

“무, 무슨 무게가!”

“이걸 차고 산을 타야 한다는 겁니까.”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왜 이렇게들 엄살이세요. 빨리 철환을 착용하시고 출발하세요.”

가주들이 낑낑거리며 철환을 찼다.

그래도 명색이 한 가문을 이끄는 자들.

그들은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철환을 몸에 걸치고 뛰었다.

처음에는 몰랐다.

이준에게 배운 학생들의 실력이 왜 일취월장하는지를.

가주들은 숨이 넘어가는 훈련을 받고서야 뼈저리게 느꼈다.

그에게 받는 훈련은 염라대왕을 잠깐 만나고 오는 것이라는 걸.

* * *

성인봉까지의 달리기는 넷째 날까지 이어졌다.

학생들의 한계는 이미 둘째 날에 바닥났다.

그럼에도 훈련을 받는 게 가능했던 이유는 그들의 손에 들린 쓰디쓴 약 때문이었다.

“이게 내 생명을 당겨쓰게 하는 것 같단 말이야.”

“그래도 이 약이 없었다면 이미 쓰러졌을 듯.”

“그건 그래.”

학생들이 활력탕을 쭉 들이켰다.

사신가의 신의, 이의태가 만든 약인지도 모르고 마시는 학생들이었다.

하나 가주들은 달랐다.

“이게 말로만 듣던 활력탕이라니.”

“혈마께서는 처음 먹어 보시오?”

“이 약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아. 자네는 많이 먹어 봤나 봐?”

혈마는 이곳에 있는 모두에게 반말했다.

그는 검제와 같은 서열에 있었다.

다른 가주들도 그 사실을 알기에 그의 말투 가지고 딴지를 걸지 않았다.

“아버님이 신의 어르신과 호형호제하시는 사이 아니오. 그분을 꼬드겨서 거래를 터 놨소.”

“큼. 우리 만독암가도 마찬가지요.”

철혈검가와 만독암가는 이미 활력탕이 보급된 상태였다.

이 약이 얼마나 좋은지 직접 체험해 본 검왕과 철왕은 활력탕을 보는 즉시 원샷을 때렸다.

“그래서 철혈과 만독의 전력이 강해졌군.”

“혈마, 우리 마벽도 활력탕을 사들여야 하지 않겠소?”

“난 신의와 안 친한데. 그리고 너, 신의와 트러블 있지 않아?”

“옛날이야기요.”

“하, 살마 때문에 거래는 텄구만.”

“혈마가 거래를 못 터서 괜히 내 핑계를 대는 게 아니오?”

정곡을 찔린 혈마였다.

이준과는 거래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었다.

딸인 류가을이 금강권문의 무공을 얻기 전까지는 책잡힐 일이 없어야 했다.

그 때문에 거래를 하자는 것도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너 때문에 파천자께 말을 꺼내지도 못하는 거라니까.”

“아닌 것 같은데.”

혈마와 살마가 입씨름하고 있을 때 이준이 끼어들었다.

“무슨 말을 하고 있었어요?”

“활력탕의 효능에 대해서 토론하고 있었습니다.”

조금 전까지 살마와 티격태격하던 혈마가 점잖게 말했다.

“솜씨 기가 막히죠?”

“사람들에게서 괜히 신의라 불리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거 알아요? 지금 마신 거 구버전이에요.”

“예?”

“그건 버전 1이고 이번에 새롭게 만든 버전 2가 있다는 말이죠.”

모두의 눈이 커졌다.

방금 전 마신 활력탕의 효능도 엄청났다.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먹으면 힘이 절로 솟아났는데 이보다 더 좋은 효과를 내는 탕이 있다고?

믿기지 않았다.

“버전2의 효능은 어떻게 됩니까?”

혈마의 질문이었다.

다른 가주들도 그게 제일 궁금한 듯 이준의 입만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이준이 씩 웃으면서 자신 있게 말했다.

“체력 증진은 기본이고 훈련 효과가 극대화가 됩니다. 거기다가 피로 회복과 상처 재생도 되고요.”

“헉!”

“아주 기똥찬 약이 아닙니까.”

“약이라니요! 그 무슨 섭섭한 말씀을 하십니까. 영약이라 불려야 마땅합니다.”

가주들의 눈이 반짝였다.

어떻게든 활력탕의 버전 2를 거래해, 한번 먹어 보고 싶은 표정이었다.

그들의 마음을 아는지 이준이 아공간 주머니에서 투명한 병을 꺼냈다.

“이게 활력탕 버전2인데 드셔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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