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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422화 (420/705)

제418화

방어진인 현무진을 빠르게 설치한 한지유가 이지안을 불렀다.

“지안이도 합류해.”

“네.”

한지유와 홍원찬의 수비진만으로는 스케먼의 마력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지안도 합세해서 빙결진을 설치하자.

[빙결진의 설치를 완료했습니다.]

[현무진이 이미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구유진이 이미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홍원찬의 특성 ‘전술의 달인’이 발동합니다.]

[결계의 효과가 두 배로 상승했습니다.]

[속성 능력치 버프가 적용되었습니다.]

[빙결진 – 빙, 현무진 – 수, 구유진 – 암]

레드존 게이트인 생명의 샘에서 고스트웍의 칭공을 막았을 때처럼 홍원찬의 특성이 발휘됐다.

“휴우우. 살았다.”

“세 개의 진법이라면 스케먼의 공격은 충분히 막을 수 있지.”

“아직이야.”

박정연이 크루즈에서 마력탄을 쏴대는 테구르를 보며 중얼거렸다.

“고스트웍도 막은 진법인데?”

정예나의 말에 박정연이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아는 스케먼이 아닌 것 같아. 최소 등급은… 레드급, 보스로 보인 몬스터는 블랙급이야.”

정확한 안목이었다.

“저런 몬스터가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 거야!”

진경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이곳에 있는 학생 중 테구르의 정체를 아는 건 허수뿐이었다.

쾅!

“읏.”

“위력이 장난 아니에요.”

마력탄들이 투명한 장막을 강타했다.

장막은 견고한 듯 보였으나 상대는 테구르와 스케먼들이다.

일반 스케먼도 아니고 이준의 수하들이었다.

마법공학총을 든 테구르와 스케먼은 고스트웍보다 강했다.

제일 먼저 생성됐던 구유진의 장막이 깨졌다.

“수비진을 다시 준비해볼게요.”

홍원찬의 손이 바삐 움직였다.

한지유가 펼친 현무진이 깨지기 전에 구유진을 완성해야 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현무진도 깨졌어.”

“쳇, 공격도 못 하니까 답답해 죽겠다.”

정예나가 혀를 찼다.

진경수도 똑같은 심정이었다.

그가 몸을 돌려 멍하니 있는 학생들에게 버럭 소리쳤다.

“뭐해? 보고만 있을 거냐? 와서 기막이라도 쳐.”

“예? 예!”

학생들이 달려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내공을 끌어 올렸다.

투명한 기막이 겹겹이 쌓아졌다.

쿵!

유성우처럼 내리던 마력탄이 드디어 끝이 났다.

하늘을 수놓았던 스케먼의 공격을 전부 버텨냈다.

“후우우.”

“우리가 해낸 거야?”

“그런 것 같은데.”

학생들은 한숨을 쉬며 안도했다.

하지만 그들은 스케먼이 발사한 두 종류의 탄을 막았을 뿐이었다.

“아니야, 다시 와!”

박혁진의 외침에 모두의 시선이 크루즈에 꽂혔다.

그곳에서는 테구르가 더 큰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애들아. 주인님께 우리의 힘을 보여 주자.”

“찍찍!”

테구르의 어깨에 거대한 포가 걸쳐져 있었다.

포의 방아쇠를 당긴 순간!

포 앞 허공에 거대한 붉은색의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테구르를 비롯한 스케먼의 마력이 포의 엔진인 투명 구슬을 가득 채우자.

붉은 마법진에서 마력이 쏟아져 나왔다.

노란 불꽃이 광선이 학생들을 향해 날아갔다.

“누나, 이거 위험한데.”

“제대로 막지 못하면 피해가 클 거야.”

박혁진과 박정연이 땅을 박차며 노란 불꽃을 향해 뛰어들었다.

두 사람의 검에서 순식간에 뿜어지는 뇌기.

두 개의 검이 동시에 노란 불꽃을 베었다.

“얕아.”

“나도.”

“젠장.”

박혁진이 몸을 돌렸다.

그의 신형이 번개같이 움직이면서 학생들이 있는 곳에 나타났다.

박정연도 마찬가지.

엄청난 속도로 움직였음에도 늦었다.

이미 노란 불꽃은 진법을 강타하고 있었으니까.

콰아아앙!

“억.”

“크헉!”

내공이 약한 학생들은 버티지 못하고 뒤로 날아가 처박혔다.

충격을 버티는 학생들도 있었으나 오래 가지 못했다.

피를 토하고 쓰러지는 학생들이 속출.

“빙결진도 부서져요. 모두 뒤로 물러나세요.”

설상가상으로 빙결진 마저 무너지려고 한다.

뒤로 빠지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박혁진과 박정연이 자리를 사수하면서 검막을 펼쳤다.

“이딴 공격이 어딨어?”

박혁진은 노란 불꽃을 막으면서 투덜거렸다.

상상을 초월하는 위력.

자신들이 없었다면 울릉도는 한편의 지옥도가 펼쳐졌을지도 모른다.

한편.

“켈켈켈. 주인님의 왼팔인 나 테구르의 강함을 느꼈느냐. 하등한 인간들아.”

온 힘을 다한 공격이었다.

포를 놔두고 바닥에 주저앉은 테구르와 스케먼들.

족히 천 마리가 넘는 스케먼의 마력을 합한 공격이었다.

뿐인가.

조금 전 쏘아 보냈던 건 성화.

불의 신봉자들만 사용할 수 있는 마력이었다.

어지간한 방어막은 찢어버리는 위력을 가졌으나 리스크도 컸다.

기술을 사용 후, 그로기 상태에 빠진다.

적에게 대항하지 못할 정도로 탈진이 와서 최후의 일격으로만 사용하는 기술이었다.

테구르와 스케먼이 바닥에 널브러진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찍.”

“찍찍!”

그런데 그들에게 큰일이 닥쳐왔다.

스케먼의 소리에 테구르가 힘겹게 일어나서 앞을 보는데.

쩌저적-

바다를 얼리며 전진해오는 얼음 가시가 눈에 들어왔다.

빙결진이 깨지면서 발동한 효과였다.

현무 계열의 진이었기에 보통의 반탄냉기가 아니었다.

“히에엑!”

“찌직!”

테구르는 도망치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으니까.

완전히 무방비 상태.

얼음의 가시는 크루즈를 박살 낼 기세로 전진해왔다.

테구르의 위기였다.

절체절명의 순간.

하나의 창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와 크루즈 앞에 멈춰 섰다.

화르륵-

창에는 검은 불꽃이 뿜어졌다.

기세 좋게 전진해오던 얼음 가시는 흑염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구르야. 내가 살려줬다?]

“주인님!”

테구르는 감격에 빠졌다.

자신을 끔찍이 아끼는 이준에게 감읍한 것.

테구르의 충성심은 이미 한계치에 도달했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신뢰가 계속 쌓여만 갔다.

[이제 그만 돌아가서 쉬어.]

“또 뵙겠습니다요.”

이준이 귀환을 명령하니 테구르와 스케먼이 빛에 싸여 감쪽같이 사라졌다.

* * *

“저게 말로만 듣던 이 선생님의 아티팩트야?”

“이름이….”

“파멸겁이라던데 실물은 처음 봐.”

특별 1반 학생들은 이준의 무기를 많이 봤다.

그러나 이준과 자주 마주치지 못한 일반 학생들은 파멸겁을 TV로만 봤지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개쩐다.”

“등급이 어떻게 될까?”

“소문으로는 S급이 넘는다고 하더라고.”

“그러면 SS급?”

“헉! SS급이면 세계 최초 등급 아닌가?”

AA급 아티팩트는 사신가로 인해 꽤 많이 보급된 상황이었다.

아시아에서 밝혀진 아티팩트 등급으로는 S급이 최고 수준.

SS급 아티팩트라면 가치로 환산할 수 없었다.

우스갯소리로 SS급 아티팩트가 나타나면 나라도 살 수 있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그만큼 높은 등급의 아티팩트는 가치가 어마어마했다.

“지린다.”

“한 번만 만져보면 소원이 없겠다.”

“킹정.”

학생들은 허공에 떠서 존재감을 발산하는 파멸겁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처음 보는 SS급 아티팩트.

하지만 학생들은 알까.

파멸겁이 SSS급 아티팩트라는 걸.

이 사실이 알려지면 기절할지 모른다.

SSS급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등급이었으니까.

파멸겁이 제 일을 다 했는지.

흑염을 감추고 이준에게로 날아왔다.

그의 손에 잡히자 봉인된 모습인 단봉으로 돌아갔다.

옆구리에 파멸겁을 꽂아 넣은 이준이 몸을 돌렸다.

“식전 운동 끝. 밥 먹고 아홉 시까지 이곳으로 집합해.”

학생들이 웅성거렸다.

“오전 훈련이 아니었어?”

“이게 무슨 식전 운동이야.”

“개빡세다.”

“여태까지 특별 1반은 어떤 훈련을 받은 걸까?”

학생들의 중얼거림에 이준이 입을 열었다.

“늦어질수록 너희만 손해야. 난 낙오자를 끌고 갈 생각 없어. 훈련에 따라올 수 있는 학생만 챙길 거니까 알아서 해.”

학생들이 눈을 크게 떴다.

“그 말은 즉, 이 선생님께서 직접 훈련을 시켜준다는 말이야?”

“대박!”

“빨리 준비해야겠다.”

모두가 분주해졌다.

일반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조차도 서로 눈치를 보다가 움직였다.

이준에게 훈련받을 기회.

선생들도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었다.

“저도 먼저 준비하러 가겠습니다.”

“서 선생도? 그렇담 나도 준비해야겠군.”

“민 선생님은 이미 움직인 것 같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행동이 빨라졌다.

심지어 한민성도 은근슬쩍 움직이는 게 아닌가.

“이 사장님 어디 가십니까?”

“남 비서는 훈련에 참가 안 해?”

“이사장님께서는 참가하실 생각이십니까?”

“크흠. 배움에 있어서 나이와 체면은 중요하지 않아.”

“이사장님께서 훈련에 참가하시는데 비서인 제가 빠질 순 없습니다.”

“그러면 밥부터 빨리 먹자고.”

한민성과 남지우도 훈련에 참가할 의사를 밝혔다.

어느새 밥을 먹고 모인 인원들.

학생들이 이준의 앞에 일렬로 섰다.

제일 먼저 온 이들은 특별 1반이었다.

그들은 이준이 식전 운동이라고 했을 때부터 밥을 준비했다.

이준의 밑에서 있던 시간만 족히 1년하고 반 개월.

그들의 눈치는 그 어떤 반보다 빨랐다.

“늦었으면 빡세게 굴리려고 했는데 아쉽네.”

이준이 한지유를 보면서 말했다.

새벽에 했던 약속.

이번 수학여행이 끝나기 전까지 꼭 지킬 생각이었다.

그의 말에 한지유가 작은 미소를 지었다.

새벽의 일이 걸렸던 모양이다.

‘조금… 귀여워.’

한지유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전교생이 다 모였다.

이준이 학생들을 향해 향후 일정을 설명했다.

“앞으로 너희들이 할 건 기초 훈련이다. 이 훈련을 완료하면 바로 최종 레이드를 실시할 테니 각오 단단히 하도록.”

한민성은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준이 항상 강조하는 건 기초 체력 훈련.

차후에 맡을 아카데미 수업에서도 기초 훈련을 담당한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이곳에서 할 훈련도 기초를 닦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딱 맞았다.

“알겠습니다!”

학생들은 그 어떤 질문도 하지 않았다.

기초 단련을 해도 파천자라면 특별한 훈련법이 있지 않을까.

잔뜩 기대했다.

특별 1반의 실력이 일취월장한 것도 이준의 특별 훈련법 때문이라 여겼다.

“그럼 모두 저 산꼭대기를 찍고 온다. 내공은 제한하고 오직 육체의 힘만으로 다녀와.”

이준이 가리킨 곳은 울릉도에서 제일 높은 성인봉이었다.

“선착순 열 명. 시작.”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특별 1반 이 앞으로 튀어 나갔다.

내공을 사용한 듯한 움직임이었지만 그 누구도 내공을 끌어올리지 않았다.

왜냐면 이준이 말을 끝내자마자 전교생의 내공을 제한했기 때문.

이준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별 1반이 먼저 스타트를 끊자 눈치 빠른 특별 3반이 뒤를 따랐다.

이에 전교생이 성인봉을 향해 달려 나갔다.

* * *

그 시각.

오대 가문과 마벽은 정기 모임을 가지고 있었다.

“후루룩. 커피는 역시 곧 죽어도 아아요.”

“무슨 소리. 아바라가 더 맛있소이다.”

“혈마께서는 초딩 입맛인 것 같습니다.”

가주들은 백화점 내 별다방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아아든, 아바라든 뭐가 중요하오. 오랜만에 업무를 내려놓고 카페에 온 게 중요하지 않소.”

“철왕의 말에 동의하오.”

“동감입니다.”

살마와 뇌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정기 모임만은 그 어떤 업무도 내려놓고 일상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업무를 내려놓으니 한결 여유로워진 가주들.

업무에서 해방되자 십 년은 젊어진 느낌이었다.

“아버지께서 제게 가주직을 넘긴 이유를 알 것 같소.”

“너도냐. 나도 빨리 데릴사위를 들여서 넘기고 싶다.”

철왕의 말에 검왕이 넌지시 물었다.

“첫째와 둘째 사위 중 누구를 만독암가의 가주로 밀 건데?”

“딸들이 사위를 데려와 봐야 알지.”

“하긴, 만나다가 헤어질 수도 있으니.”

“예은이가 허수랑 헤어지길 바라는 것 같다?”

“그렇게 봤다면 제대로 맞췄다.”

“남 잘되는 꼴은 못 보는 놈.”

“너는 나보다 잘 안 되기만을 항상 바라고 있다.”

“아참. 네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설사약을 타 놨다는 걸 깜빡했지 뭐냐.”

“뭐!? 이 빌어먹을 독쟁이가!”

검왕과 철왕이 티격태격했다.

둘은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사이.

악담을 퍼부어도 악의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들이 싸우건 말건.

진병철은 딴 곳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진 가주, 혼자 무슨 생각을 그리하십니까.”

신기가주 한지웅의 물음에 진병철이 대답했다.

“경수의 말로는 말이 수학여행이지 전지훈련을 가는 것 같다는데… 저도 학부형으로 따라갔으면 어땠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될까요?”

한지웅의 농담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진병철이었다.

그의 반짝이는 눈에 살마도 덩달아 진지해졌다.

“진심이면 나도 진 가주의 뜻에 동참하겠소.”

살마가 나서자 다른 가주들도 잡담을 멈추고 합류했다.

“학부형으로서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소.”

“덤벙거리는 예나를 감시하러 가봐야겠소.”

“난 혁진이가….”

“우리 지유는 잘하는 아이지만, 아버지가 같이 훈련한다면 더 열심히 할 동기 부여가 될 듯싶습니다.”

“다들 마음이 같으니 당장 울릉도로 가십시다.”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호위 각성자를 데리고 이동하는 가주들.

그들의 목적지는 무사고 학생들이 있는 울릉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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