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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405화 (403/705)

제401화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긴장으로 몸이 경직됐다.

혼원신공으로 호흡을 가다듬었으나.

‘상태가 안 나아져.’

똑같았다.

마음에 자리 잡은 절망은 갈수록 커졌다.

차라리 태산같이 커다란 벽을 느끼는 게 나았다.

그랬다면 부수기 위해 애를 썼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무극자 사부를 공격할 의지도 들지 않았다.

‘이길 수 없어….’

사부를 상대할 방법을 찾고자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다양하게 돌려 보았지만 모두 실패였다.

‘무극기를 극성으로 사용한다면….’

그래도 무리였다.

무극기를 극성으로 사용하면 내공이 엄청난 양으로 소모될 터.

몇 번 막히는 순간 자신의 패배였다.

‘저게… 사부님의 진정한 힘인가?’

끝없이 커지는 무극자 사부의 힘에 눈동자가 흔들렸다.

대적 불가의 상대.

아직 제대로 싸워 보지도 않았는데 기세가 꺾였다.

하나 더 충격적인 건 따로 있었다.

“왜 오지 않는 것이냐. 사부의 경지는 고작 생사경밖에 안 되느니라.”

“……!”

이준이 눈을 부릅떴다.

분명 무극자 사부에게서 절망을 보았다.

그런데 고작 생사경이라니.

SSS급 경지를 고작이라 부르는 사람은 사부님밖에 없을 것이다.

‘경지가 높아질수록 한 단계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더니 정말이었어.’

저 말인즉슨.

무극자 사부의 원래 경지는 더 높았다는 뜻 아닌가.

도대체 생전에 어떤 경지에 있으셨길래.

생사경을 고작이라고 부르는 건지.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오지 않으면 사부가 가마.”

감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무극자 사부가 먼저 움직였기 때문.

보법을 펼쳐 접근해 오는 게 아니라, 그저 허공에 손을 내리긋기만 했다.

그러자 소리도 기척도 없는 참격이 날아왔다.

쾅!

“컥!”

이준의 신형이 연이 떨어져 내리듯 뒤로 힘없이 처박혔다.

무형의 강기.

혼원신공과 무극기가 저절로 반응하지 않았더라면 죽었을 것이다.

“일어나거라. 네 힘은 그게 다가 아니질 않느냐.”

“크윽….”

단 한 방에 내상을 입었다.

무음무속.

소리도 없고, 반응도 할 수 없는 속도를 지닌 데다가 강력함까지 가지고 있었다.

“이 사부를 실망시킬 테냐.”

“…….”

이준이 손등으로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았다.

동시에 무극자 사부의 눈을 보았다.

‘왜 그런 눈으로 보세요.’

자신에게 정말로 실망했다는 듯한 눈빛이었다.

제일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큰 법.

여태까지 한 번도 보인 적 없던 눈빛이라 이가 악물렸다.

“…저도 이제 몰라요.”

“오냐. 네가 가진 모든 수단과 방법을 써서 사부를 이겨 보거라. 테크트리 포인트로 능력을 올리든 새로운 무공을 배우든 말이다.”

무극자 사부가 뒷짐을 했다.

준비하는 동안 기다려 주겠다는 행동이었다.

이준은 무극자 사부를 실망시켜 드리지 않기 위해 꺾였던 투지를 불태웠다.

그리곤 허공에 손을 그어 루트 창을 열었다.

-세상에 회의를 느낀 무극의 길 루트(??)

은거자 – 무

무공 – 패천기공(0/999,999,999)[조건: 혼원신공 MAX][불가]

능력치 – 내공+15(200,000,000)

테크트리 포인트 – 900,000,000,000

이준은 닥치는 대로 능력치를 찍었다.

[체력 +15를 획득하였습니다.]

[새로운 항목이 개방됩니다.]

[체력 +15(200,000,000)가 생성되었습니다.]

……

……

……

[민첩 +15를 획득하였습니다.]

[새로운 항목이 개방됩니다.]

[민첩 +15(200,000,000)가 생성되었습니다.]

……

……

다행인 건 필요 테크트리 포인트가 2억에서 멈췄다는 것.

그래서 능력치 항목당 7개씩 찍을 수 있었다.

[능력치의 모든 테크트리 포인트를 찍으셨습니다.]

[보상으로 모든 능력치가 +100 상승합니다.]

몸이 가뿐해졌다.

짓눌렸던 공기가 평소처럼 변했다.

보이는 시야도 달라졌을뿐더러 더 이상 무극자 사부가 절망으로 보이지 않았다.

능력치를 끝까지 찍은 덕분.

고요한 눈으로 상태창을 바라보았다.

[기본 정보]

칭호: 은거자의 막내 제자, 파천자 (외 3)

이름: 이준

나이:19

잠재력: 등급 외(현재:SSS 초입)

고유 스킬: 혼원신공(SSS), 무극기(SSS) 무극군림보(SS), 무극창법(SS), 무극장법(SS+), +진천무(SSS)

일반 스킬: 흡성공(S), 천왕보(B), 수미천왕신공(S), 벽력신장(S), 패권(A) 십보신권(C), 비룡신법(C), 만독수(C), 칠절참흔(C), 연환창법(C), 백호연격진(B), 전륜마멸진(S)

특성: +세상에 회의를 느낀 무극의 길 루트(??), 4대 성지 금역의 주인(SS), 흑염의 거처(SSS), 녹수림(SSS), 마신지체(SSS), 천살성(기본), 악마 교관(S)[외 10]

테크트리 포인트 600,000,000

[능력치]

체력: 911(+150)/1000

신체: 912(+150)/1000

힘: 905(+150)/1000

민첩: 910(+150)/1000

-특수항목-

내공: 1118(+150)/2000

정신력: 905(+150)/1000

명성: MAX(파천자)

우호도: 사대성지(친밀), 스케먼(복종), 페어리(복종), 샤크로아(복종), 웨어파드(복종) 등등.

-상태-

전투력 +720%, 모든 속성 친화력 +70%, 마기 저항력 +435%, 모든 속성 저항력 +100%, 내공 회복력 +265%, 무공이해도 +100%

*사대 기보 세트(4/4)

[주(朱) 각성 전]

흑염(S) 사용 가능

[현(玄) 각성]

모든 속성 저항력 +500%

[청(靑) 각성 전]

흑뢰(S)

모든 속성 저항력 +500%

[백(白) 각성 전]

혼력 상승

모든 속성 숙련도 MAX

그 많던 테크트리 포인트를 거의 소진하다시피 했지만 결과에 만족했다.

‘능력치가 200이나 상승했는데도 혼원신공은 10성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

사실 백호의 퀘스트를 깨고 혼원신공이 11성에 도달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하나 11성의 혼원신공을 운용하기 위해선 마지막 관문을 깨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그 때문인지 내공 능력치가 혼원신공의 운용 조건을 충족시켰으나.

10성의 혼원신공밖에 끌어 올릴 수 없었다.

“이제 준비가 된 듯싶구나.”

“사부님.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말하거라.”

“생전에 이보다 더 강하셨어요?”

“지금은 그때의 절반가량의 힘밖에 내지 못하겠구나.”

“정말 괴물이시네요.”

SSS급 초입.

절반가량이라고 했지만 생사경이라는 경지에 도달한 상태였다.

그 어떤 각성자도 달성하지 못했던 미지의 경지.

그럼에도 무극자 사부는 진저리치게 강해 보였다.

사부가 말한 게 빈말이 아닌 듯.

선계에서 사부가 두려워 우화등선하지 못하게끔 막았다는 사실이 피부로 와닿았다.

살아생전의 경지를 직접 본다면 입을 다물지 못했으리라.

“그래서 이 사부가 두려우냐?”

“아니요. 좋은데요? 고금제일인이 뒷배경인데 무서울 게 뭐가 있겠어요.”

경지가 올라서 그런지, 무극자에 대한 이준의 절망은 사라진 상태였다.

그 대신 호승심이 생겼다.

과연 지금의 사부에게 자신의 무공이 얼마나 통하는지 알고 싶었다.

“하하하하!”

이준의 말에 무극자가 기분이 좋은 듯 화통하게 웃었다.

그러다 웃음을 뚝 그치더니 패기를 줄기차게 뿜어냈다.

“이 사부를 즐겁게 해 주거라 제자야.”

“각오하시는 게 좋으실 거예요.”

“오냐. 어디 제자의 실력을 보자꾸나.”

쾅-

쾅-

두 사제 지간이 서로를 향해 땅을 박찼다.

* * *

한편.

청룡의 심처에서는 박혁진과 박정연이 운공을 취하고 있었다.

[드디어 시작되는 건가]

청룡은 멀리서 거대한 기운이 충돌하는 것을 느꼈다.

오직 사신수만이 느낄 수 있는 기운.

마신지체와 천살성을 지닌 각성자가 시험에 통과할지 기대가 됐다.

[나도 마무리를 지어야겠군.]

웅크리고 있던 청룡이 몸을 일으켰다.

그의 눈이 푸른 뇌전으로 반짝이자.

박혁진과 박정연의 주위에 강렬한 뇌기가 모여들었다.

두 사람이 호흡할 때마다 그 뇌기가 몸으로 사라졌다.

“쓰으읍!”

“후우우.”

그럴수록 두 사람의 힘은 커져만 갔다.

흡수할 수 있는 뇌기를 전부 채우자 눈을 떴다.

“후욱….”

“어떻게 된 거지? 전보다 뇌신공의 호흡이 더욱 깊어졌어.”

“누나도 그래? 나도 엄청 잘 되던데, 폭주 상태로 운공을 했는데도 제어가 돼.”

두 사람이 의문을 가졌다.

뇌신공은 파괴적인 무공.

내기의 운용을 빠르게 할수록 점점 더 강해지지만 그에 따른 출혈도 상당했다.

몸이 받는 데미지가 상당했던 터.

내공을 극성으로 펼치면 며칠 앓아누워야 했다.

뇌신공의 뇌기가 기혈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으니까.

그런데 무슨 일인지.

이상하게도 분명 내공이 폭주 상태로 갔지만 아무 이상도 없었다.

기혈이 정상일뿐더러 몸에 있는 노폐물마저 싹 빠져나간 느낌.

환골탈태를 한 것처럼 몸의 상태가 최고였다.

[내 뇌령을 잘 받아들인 것 같군.]

“뇌령이요?”

“뇌령이면 청룡 님의 힘 아닌가요?”

박혁진과 박정연이 묻자 청룡이 대답했다.

[너희에게 주는 선물이다.]

“어쩐지 이상하다 했어.”

“수련이 끝난 건가요?”

[뇌신공이 10성에 도달했으니. 내가 할 일은 다 했다. 12성 대성을 하는 건 너희의 노력에 따라 달렸지만, 난 너희가 대성하리라고 본다.]

“청룡 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어요.”

박혁진과 박정연은 청룡이 내준 숙제를 한 덕분에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다.

이준의 밑에서 수련을 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강해졌다.

현재의 경지는 SS급 초입.

처음 청룡을 만났을 때보다 몇 단계 오른 상태였다.

사신수인 청룡이니까 가능한 이야기.

이준이라도 몇 달 만에 S급에서 SS급으로 만드는 건 어려웠다.

괜히 사방신이라 불리는 게 아니었다.

[뇌신공을 12성 대성할 때를 대비해 미리 안배해 둔 것도 있으니. 꼭 그 경지에 도달하길 바라마.]

“무슨 안배요?”

딱-

“악! 왜 때려!”

박혁진의 물음에 박정연이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그걸 가르쳐 주시겠냐. 생각 좀 하고 물어봐라.”

“아니, 혹시 모르잖아.”

[그리고 너희에게 부탁할 것이 있다.]

“중간에 저희에게 말씀했던 거죠?”

눈치 빠른 박정연이 대답하자 청룡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너희가 해야 할 일은 천살성의 폭주를 막는 것이다.]

“천살성을 알아볼 방법이 있을까요?”

[때가 되면 천살성이 세상을 피로 물들일 것이다. 그때 너희가 나서면 된다. 그 전에 꼭 뇌신공을 대성해야 한다.]

“명심할게요.”

박정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반대로 박혁진은 이해가 되지 않는지 청룡에게 더 물어보려 했으나.

“읍읍!”

박정연의 손에 입이 막히고 말았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그녀가 청룡에게 고개를 숙였다.

[나 또한 재밌었다. 나가 보거라.]

청룡의 말이 끝나자 두 사람 앞에 게이트가 열렸다.

박정연이 먼저 게이트를 나갔다.

하지만 박혁진은 할 말이 남았는지 우물쭈물했다.

[미련이 남은 것 같은데.]

“저…. 제 펫, 아니 저랑 같이 다니실 생각 없으세요?”

박혁진이 눈을 반짝였다.

파랑이와 흑염마조를 데리고 다니는 이준이 부러웠다.

그를 이기려면 청룡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박혁진은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불가하다.]

“게이트에만 있으시면 답답할 악!”

“결례를 범해서 죄송해요. 얘가 멍청해서 그럼 이만.”

“자, 잠깐만! 아직 할 이야기가 남았어!”

“닥치고 그냥 나와.”

박정연의 손에 귀를 잡힌 박혁진이 애절한 눈으로 청룡을 보았으나.

청룡은 다시 몸을 웅크리고는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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