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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376화 (374/705)

제372화

일본의 SOS 요청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특히 바로 옆 나라인 한국에는 창제의 도움을 노골적으로 원했다.

과연 한국은 어떤 판단을 내릴지 모두가 주목할 때쯤 기사가 나왔다.

[일본에 대한 지원 불가! 오대 가문에서 SOS 요청을 거절하다.]

[대한민국 최고 각성자 검제와 괴개도 요지부동.]

[원인은 한국과 일본의 관계 때문?]

이로 인해 SNS, 커뮤니티, 매스컴은 떠들썩했다.

가주들의 회의 때처럼 의견이 갈렸다.

[지금 일본 지옥으로 변했다는데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님?]

[친구가 여행 가 있는데 하루에 수천 명씩 죽어 나가고 있다 함.]

[어쩌냐. 그래도 이웃 나라인데 너무 매정한 거 아닌가?]

[소문에는 창제가 일본에 대한 지원을 거부했다는데 사실임?]

[가문 연맹회에 일하는 사촌이 말해 줬는데 창제가 제일 먼저 반대했데.]

[의아하네. 창제가 그런 캐릭터였냐?]

[지금껏 봐 온 창제라면 일본을 도와줬을 텐데.]

[막 나가긴 하지만 선은 안 넘었음.]

[ㅇㅈ. 천외천한테만 가차 없지 사람 목숨을 지키는 것에는 발 벗고 나선 게 창제야.]

이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좋았다.

천외천에게서 한국을 지킨 영웅.

몬스터에게서 사람들을 구원한 각성자였다.

그런데 일본을 지원하는 건 반대를 했다고 하니 의아한 것이다.

[권력에 취했나 보지.]

[나이도 어리고, 무공도 강하겠다 변할 만함.]

정신을 못 차리고 악플을 다는 이들이 나타났다.

개 버릇 못 버리고 다시 활동하는 거다.

[삐용삐용. 사이버 수사대입니다. ip추적 되었습니다. 현관문 벨이 울리면 문을 열어 주세요. 개새꺄.]

[저놈들 그냥 감빵에 처넣으면 안 됨?

[병이다 병. 손가락 안 자르면 늙을 때까지 평생 저럴 듯.]

[일상생활은 가능하냐.]

이준에 대한 공격적인 댓글이 올라오자 악플러에 대한 집중 포격이 이루어졌다.

일당백을 하던 악플러도 똘똘 뭉친 네티즌에게는 상대가 안 됐다.

어느새 댓글을 삭제하고 버로우를 타버렸다.

[어디서 준느님을 건드려.]

[성역이라는 게 있다. 얼굴 들고 살려면 인터넷 꺼 놔라.]

[창제님이 또 은퇴한다는 발언하게 만들면 한국에서 살 생각하지마.]

한국을 아시아 최강의 국가로 만든 게 이준이었다.

천외천의 인주를 무찌르고, 사흉수를 없앤 영웅.

그렇기에 이준에 대한 의문은 가질 수 있으나 불신은 하면 안 됐다.

[난 창제님도 이해 감. 1년 전, 한국의 입지를 생각해 보셈. 일본이랑 중국이 틈만 나면 우리나라를 속국으로 삼으려 했음. 그런데 지들이 위험에 처했다고 이제야 도와달래. 너희들이면 네 알겠습니다 하고 도와줌?]

[그것도 그러네.]

[ㅆㅇㅈ. 내가 창제라면 코웃음 치고 망하는 걸 지켜보겠다.]

[그리고 오대 가문의 각성자들은 대한민국 전력의 8할이라 생각하면 답은 나오지?]

[거절하는 게 우리로선 최선이겠다.]

[일본에 갔다가 죽기라도 하면 우리만 손해긴 해.]

일본을 도와주자는 이들도 있었지만, 모두가 이준의 판단을 지지하는 걸로 돌아섰다.

그러던 그때였다.

[야야. 가문 연맹회 입장문 떴다. 지림. X발.]

[뭔데 그럼?]

[그냥 링크 ㄱㄱ.]

사람들은 커뮤니티 채팅방에 올라온 링크를 눌렀다.

[저희 대한민국은 오직 창제만 일본으로 출격할 겁니다…]

[ㄷㄷㄷㄷ.]

[존나 멋있다.]

[고등학생의 패기….]

[평생 까방권 획득이다.]

[어떻게 혼자 갈 생각을 하냐. 일인 군단이라지만 내공에도 한계는 있잖아?]

[ㄴㄴ. 준느님은 내공 무한임.]

[준멘.]

마지막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은 이준을 찬양했다.

고등학생의 패기가, 가진 힘이 부럽다면서 그의 용기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 *

그 무렵.

오사카역은 강도 높은 지진이 일어날 때보다 더한 지옥을 겪고 있었다.

“사, 살려 주세요!”

“아악!”

블랙 오크란 별명을 가진 카오스 몬스터 데란이 인간을 찢어 죽이고 있었다.

[한 놈도 남기지 마라!]

블랙 오크들의 살육은 더욱 무자비해졌다.

“맞서 싸, 컥!”

일본의 각성자가 대항했지만 소용없었다.

블랙 오크의 도끼에 두개골이 쪼개졌다.

그뿐인가.

푸확!

블랙 오크의 두 손에 잡힌 한 각성자는 팔과 몸이 한꺼번에 분리되기까지 했다.

잔인하기 그지없는 행동.

카오스 몬스터답게 살육을 즐겼다.

동료의 죽음에 다른 각성자들이 뒤로 주춤거렸다.

“우, 우리의 사, 상대가 아니야.”

“도망쳐… 야 해.”

“빠, 빨리 지원 요청 억!”

“하, 하치무라!”

“으으… 으아악!”

블랙 오크의 잔인함에 A급 각성자들이 뒤도 안 보고 도망쳤다.

“우릴 놓고 도망치지 마!”

“도, 도와달란 말이야!”

사람들의 목소리에도 자기들만 살자고 도망치는 각성자들이었다.

사람들은 절망에 빠졌다.

각성자라면 자신들을 구해 줄 거라 믿었지만 틀린 생각이었다.

오히려 자기들만 살자고 자신들을 몬스터의 먹이로 주고 도망쳤다.

“으… 으으….”

한 남자가 엉금엉금 기어가는데 블랙 오크가 앞에 떡 하니 있었다.

흉측한 이빨과 점성이 강해 보이는 침을 보인 채 히죽 웃는 게 아닌가.

“사, 살고 싶어…!”

남자가 뒤로 엉덩방아를 찧으며 물러났다.

블랙 오크가 손을 뻗어 남자의 머리를 쥐려는 찰나!

40대로 보이는 여자가 나타나서 네 개의 단검을 던졌다.

퍽퍽퍽퍽!

네 개의 단검이 블랙 오크의 주변 바닥에 박혔다.

[하찮은 인간 따위가 아직도 반항한단 말이냐!]

별 볼 일 없는 공격에 화가 난 녀석이 앞으로 몸을 기울이는데.

[으응!?]

단검에 연결된 투명한 실로 인해 몸이 묶여 버렸다.

[이런 장난감으론 날 어쩌지 못한다!]

블랙 오크가 억지로 몸을 움직이자 실이 팽팽해졌다.

끊길 듯 말 듯 아슬아슬해 보이는 실.

여자의 지척에 다다른 블랙 오크가 주먹을 휘둘렀다.

[죽어라, 인간!]

“주령! 큭!”

주먹이 여자의 가슴을 강타했다.

곧이어 여자의 입에서 주문이 터져 나왔다.

그와 함께 실이 빛을 뿜어내면서 블랙 오크를 집어삼켰다.

[뭐, 뭐냐!?]

당황한 블랙 오크가 발광했지만, 빛을 뿜는 실이 녀석의 몸을 뚫고 들어갔다.

“됐…어….”

여자는 블랙 오크의 주먹에 맞아 벽에 박혔다.

공격을 맞아 가면서도 주문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녀.

시민 한 명은 살렸지만 그 때문에 목숨이 위험했다.

그럼에도 그녀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

“쿨럭쿨럭!”

그녀가 피를 한 움큼 뱉어냈다.

고작 주먹을 한 번 허용했는데, 가슴뼈가 아스러진 느낌이었다.

“후욱… 령의 주인이 명한다. 눈을 떠 후욱… 라.”

그녀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그러자 블랙 오크가 웅크리고 있던 몸을 일으켜 그녀의 앞에 섰다.

이지를 제압당한 것처럼 눈동자에 초점이 없었다.

“주변에 있는 적을 다 죽여.”

그녀의 명에 블랙 오크가 도끼를 들고 동족을 공격했다.

퍽!

인간을 공격하고 있던 블랙 오크의 몸에 도끼를 박아 넣었다.

블랙 오크가 쓰러지자 도끼를 빼서 다음 목표를 찾았다.

이곳에 있는 블랙 오크 중 강한 녀석이라 그런가.

녀석의 도끼에 다른 블랙 오크들이 우후죽순 쓰러졌다.

“…력!”

여자의 서포터도 한몫했다.

그녀의 주문에 이지를 제압당한 블랙 오크의 힘이 평소보다 강해졌다.

녀석의 도끼를 몬스터가 무기로 막았으나.

퍼석-

오히려 들고 있던 도끼가 깨지고 말았다.

도끼를 부수고 살을 갈라 버리는 녀석의 무기였다.

블랙 오크끼리 싸우자 사람들은 이 틈을 타고 도망쳤다.

사람들에게 시간을 벌어 준 그녀 또한 뒤로 빠지려고 했다.

[감히 내 앞에서 술법을 부려 놓고 도망치려는 것이냐.]

그녀의 퇴로를 차단하고 서 있는 한 블랙 오크.

놈은 이곳의 우두머리였다.

“쳇!”

펑-

그녀가 연막탄을 바닥에 던졌다.

시야를 가리는 하얀 연기.

뒤로 몸을 빼려는데 우악스러운 손이 불쑥 나타났다.

“커헉!”

[조잡한 장난감으로 날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냐.]

블랙 오크의 눈이 번들거렸다.

“으윽…!”

여자가 블랙 오크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오려고 애를 썼으나 무리였다.

각성자의 악력도 강했지만, 몬스터의 악력은 그 이상이었다.

심지어 카오스 몬스터인 데란은 어떻겠는가.

그 악력에 목이 부러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칸나….’

여기서 죽을 거라는 걸 직감한 여자가 자신의 하나뿐인 딸을 떠올렸다.

* * *

바다를 건너 일본 오사카로 넘어온 이준은 폐허가 된 거리를 걷고 있었다.

이미 몬스터가 휩쓸고 갔는지 무너진 건물 잔해와 시체로 가득했다.

“막상 이렇게 되니 마음이 안 좋네.”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혈향이 진하게 느껴졌다.

시체 섞은 내도 진동했다.

“남아 있는 사람이라도 구해 보자.”

이준이 땅을 박차고 움직였다.

사람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을 향해 경공을 펼쳤다.

“응?”

저 멀리서 느껴지는 혼돈의 기운.

도로 표지판을 보니, 오카사 역 방향이었다.

“설마 데란이야?”

데란은 오사카 게이트 연쇄 폭발을 일으킨 몬스터였다.

화산 활동이 자주 일어나는 불의 고리처럼.

게이트도 서로 엮어서 한꺼번에 폭발시켰다.

이후 오사카는 균열의 땅으로 뒤덮였다.

부산과는 다르게 암흑의 땅으로 변한 것.

카오스 몬스터가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제일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천외천이 이 세계로 넘어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것이 문제였다.

오사카 폭발로 천주의 측근들이 넘어오게 되면서부터 세계는 희망을 잃었다.

“확인해 봐야겠어.”

이준은 카오스 몬스터가 느껴지는 곳으로 달려갔다.

오사카 역과 점점 가까워지면서 확신이 들었다.

“데란이 맞네.”

이 정도의 강렬한 기운은 가고일 형 몬스터인 게라간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데란이면 모를까.

이준이 오사카역에 도착했는데 혼돈의 기 말고도 다른 기운이 미약하게 느껴졌다.

“요령의 기.”

이준의 눈에는 블랙 오크의 손아귀에 잡힌 40대 여자가 들어왔다.

“요령요화는 나보다 네 살 많았는데.”

저 여자는 어머니뻘이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이 블랙 오크의 손이 움직였다.

절체절명의 위기.

그녀가 요령요화인지는 모르겠지만 목숨을 살리고 봐야 했다.

이준이 손을 앞으로 뻗었다.

블랙 오크를 향해 활짝 핀 손을 안쪽으로 오므리자.

우드득-

우득!

여자의 목을 움켜쥐고 있던 블랙 오크에게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끄악!”

손을 완전히 안쪽으로 오므리니.

펑 소리와 함께 블랙 오크가 한 줌 혈수로 변했다.

데란은 카오스 등급으로 레드급.

일반 몬스터로는 블랙급 몬스터였다.

그런 몬스터를 손짓 한 번에 처치해 버린 것이다.

우두머리가 죽자 나머지 몬스터가 이준을 경계했다.

등급이 높은 몬스터일수록 지능도 높았으니.

이준이 보통 인간이 아니라는 걸 눈치챈 것이다.

“괜찮으세요?”

“허억… 허억….”

여자가 목을 움켜잡고 숨을 몰아쉬었다.

딱 봐도 안색이 안 좋아 보였다.

이준은 아공간 주머니에서 포션을 꺼내 건넸다.

“뱀파이어 로드의 피로 만든 약이에요. 응급 처치라도 하세요.”

“고맙 허억… 습니다….”

그녀는 사양하지 않고 이준이 내민 포션을 마셨다.

격하게 쉬던 숨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웃끼리 돕는 거죠.”

“일본인은 아닌 것 같은데.”

“한국 사람이에요.”

“아, 드디어 한국에서 지원군을 보냈군요.”

“지원군을 보냈다기에는 민망하네요. 저 혼자 왔거든요.”

“호, 혼자 말이에요?”

“네. 조촐하죠?”

이준이 해맑게 웃었다.

그의 미소에 여자의 표정이 굳었다.

“실망하셨나봐요.”

“아, 아닙니다. 실례했군요. 전 미야와키 요코입니다.”

“혹시, 미야와키 칸나랑은 관계가 어떻게 되세요?”

미야와키 칸나는 요령요화의 이름이었다.

같은 성을 가졌고, 요령요화의 기운을 지닌 사람.

얼굴 또한 비슷했다.

“제 딸을 아시나요?”

“역시! 칸나의 어머니가 맞네요.”

일본에 오자마자 원하는 사람을 찾았다.

그것도 전생에는 죽었던 그녀의 엄마를.

‘내가 엄마의 목숨도 구해 줬으니, 칸나를 쉽게 구슬릴 수 있겠어.’

첫 단추부터 잘 끼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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