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했더니 무공 천재-352화 (350/705)

제348화

[대한민국의 암흑기.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창제를 목 놓아 부르다.]

[창제를 찾는 국민. 창제는 그들의 부름에 응답할 것인가.]

신력권가로 몰려드는 인파.

개미 떼라고 표현될 정도로 많은 숫자였다.

신력권가의 대문 앞은 사람으로 가득했다.

“대주. 이들을 어찌합니까?”

“주군의 의중대로 흘러가고 있으니 그냥 둬.”

“협박해서 잠잠해지나 했더니 원.”

“그만큼 가주님의 위상이 높다는 게 아니겠어요?”

“흐흐. 그렇지.”

“이제 가주님을 뒤에서 욕하는 놈들은 다 없어질 겁니다.”

“아주 매장당하겠지.”

김봉팔은 무극대 막내들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수많은 인파를 보며 어깨가 한껏 올라간 그였다.

자신이 모시는 주군의 위상.

저들이 모두 주군인 이준이 밖으로 나왔으면 하는 이들이었다.

“커뮤니티는 어떠냐 현아.”

“아주 깨끗해요. 모두 가주님을 찾고 있습니다.”

“세호는?”

“제가 가입한 카페도 클린해요. 가주님을 욕하면 모두가 달려들려고 하네요.”

“흐흐. 좋다.”

김봉팔은 아주 만족해했다.

앞으로 인파가 얼마나 더 몰려들지 모르지만, 저들로 인해 신력의 봉문이 깨질 것이다.

3개월의 짧은 시간.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이루어질 거라고 이준이 말했다.

정말 그의 뜻대로 되는 상황.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

“응?”

김봉팔이 흐뭇해하고 있을 때 사형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무극대원이 그에게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대주.”

“이 근처에서 균열을 느끼지 못했나?”

“균열 말입니까?”

무극대원이 기감을 펼쳐 보았지만, 사람들의 기뿐이었다.

“잘못 느끼신 게 아닙니까.”

“분명 균열이었다.”

“어디 쪽에서 느끼신 겁니까?”

“이 근처. 정확한 곳은 나도 모른다.”

사형준의 말에 무극대가 흩어졌다.

정예화된 움직임.

눈빛만으로 대주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아는 무극대원들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김봉팔은 원스피릿에게 향했다.

원스피릿이 있는 곳은 신력의 안.

이준의 거처인 낙성각이었다.

“애들아. 다 구경했니?”

“네!”

“완전 좋아요!”

“성지 순례 쩔어! 바로 sns각!”

원스피릿 회원에게 오늘은 계탄 날이었다.

이준의 거처인 낙성각을 구경한 건 물론 신력의 안까지 둘러보게 된 것.

그건 오로지 밖의 인파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이준이 좋다고 몰려온 인원을 매몰차게 보낼 수도 없는 노릇.

김봉팔은 이참에 팬 관리를 하자며 원스피릿을 가문 안으로 들게 했다.

이준의 팬이니 사형준도 딱히 제재하지는 않았다.

“창제 님이 안 계시지만 이게 어디야.”

“여기가 창제 님이 수련하시는 곳이라는 거죠?”

“그렇지. 여긴 슬픔이 많이 깃든 곳이기도 해.”

“어떤 사연이 있는데요?”

“말하자면 긴데.”

“제발 말해 주세요!”

“잘생긴 오빠 부탁이에요.”

“자, 잘생긴 오빠!?”

“무극대는 잘생긴 오빠 언니들만 뽑는 것 같아요.”

“기준이 얼굴이에요?”

원스피릿의 칭찬에 김봉팔이 해까닥 정신을 놓았다.

한 번도 얼굴에 대한 칭찬을 들어 보지 못했던 그.

소녀 팬들의 아부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하, 하하. 우리 무극대가 한 인물 하지.”

“그럼 낙성각에 얽힌 사연을 들려주실 거죠?”

“당연하지! 내가 알고 있는 걸 전부 말해 줄게.”

“오빠 최고예요!”

“흐, 흐흐.”

김봉팔은 낙성각에 얽힌 사연을 원스피릿에게 풀었다.

가문 내공을 계승 받지 못한 적장자.

낳아 준 어머니의 죽음.

그리고 계모의 괴롭힘까지.

몽땅 말해 주었다.

기가 막힌 사연을 들은 원스피릿의 눈에는 닭똥 같은 눈물이 흘렀다.

“흑흑. 우리 오빠가….”

“너무 불쌍해.”

“으아아앙!”

졸지에 눈물바다가 되었다.

김봉팔도 말하면서 감정이 북받쳤는지 원스피릿과 함께 대성통곡 했다.

“아이고 주구우우운!”

그러던 그때였다.

허공에서 손이 불쑥 튀어나와 원스피릿 중 한 명의 목을 움켜잡으려 했다.

“부대주! 몬스터다!”

내공이 담긴 사형준의 목소리가 김봉팔의 귀에 박혔다.

그의 목소리를 들었을까.

아니면 못 들었을까.

김봉팔은 어깨를 들썩이고만 있었다.

“칫!”

이에 사형준이 땅을 박차며 균열이 일어난 낙성각 연무장을 향해 쇄도했다.

* * *

하지만 사형준이 막상 낙성각에 도착했을 땐 이미 상황은 종료된 뒤였다.

균열에서 나온 팔을 김봉팔이 먼저 움직여 뽑아 버렸기 때문이었다.

“흐어어엉. X발 놈이 분위기 잡치고 지랄이야.”

김봉팔은 눈물과 콧물을 훌쩍이면서 팔의 사체를 균열 안으로 던져 버렸다.

“무극대는 일반인을 보호하라.”

사형준의 명령에 무극대가 원스피릿을 한 명씩 데리고 뒤로 물러났다.

무극대 막내인 현이와 세호는 그녀들을 안심시켰다.

“낙성각에 균열이 생겼어요. 조금만 피해 있어요. 저희가 보호해 줄 테니 안심하시고요.”

김봉팔과는 달리, 진짜로 잘생긴 현이와 세호의 말에 원스피릿이 고개를 끄덕였다.

“부대주, 균열이다. 뒤로 물러나.”

“흐엉. 개새끼 다 죽었어.”

낙성각 연무장에 열린 게이트는 무려 레드급.

가문 내에 게이트가 열린 건 몇십 년 만에 처음이었다.

“대주! 신력의 정문에도 균열이 열린 듯합니다!”

“동의각에서도 균열이 열리고 있다는 보고입니다.”

“등급은?”

“모두… 레드존입니다.”

레드존이 동시에 가문 내에 열린다는 건 멸문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곳은 신력권가.

창제의 가문이라 유독 침착한 것뿐이다.

“주군께 연락 드려라.”

“예!”

“가문에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균열을 닫는다.”

“진입입니까?”

“밖에서 막는다.”

“명을 받듭니다.”

신력의 전 각성자가 하던 일을 중단했다.

그리고 가문 내에 열린 게이트에 모여들었다.

더블 게이트에 레드존.

한 가문을 멸망시키려고 작정한 몬스터의 침략이었다.

사형준은 가문의 정문으로 움직였다.

그곳에 사람이 제일 많았으니.

몬스터가 나오지 못하게끔 무조건 막아야 했다.

“규, 균열!?”

“으악! 게이트가 열렸다!”

“모두 도망쳐!”

이미 패닉 상태에 빠진 사람들.

게이트에서 떨어지기 위해 앞의 사람을 밀치고 등을 밟기도 했다.

그런 이들을 향해 사형준이 내공을 담은 목소리로 외쳤다.

“그마안!”

그의 음성은 거역할 수 없는 힘이 담겨 있었다.

패닉에 빠진 사람들이 일제히 멈췄다.

그들은 고개를 돌려 사형준을 쳐다보았다.

“게이트에서 나온 몬스터는 내가 처리할 테니 모두 질서를 지키면서 움직이시오.”

두려움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말을 따라야만 했다.

넘어진 사람들이 일어나고 천천히 게이트에서 멀어지는 사람들.

사형준은 게이트 앞에 홀로 서 있었다.

[대주! 카오스 종입니다!]

“…….”

몬스터는 수백 종이나 되었다.

대표적인 몬스터가 오크, 언데드, 엘프, 드워프, 페어리일 뿐.

하나 이 몬스터는 그래도 자기 종족들끼리 부딪히는 것은 꺼려 했다.

그러나 카오스 종은 달랐다.

생김새하며 태어난 환경하며,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며.

모두 달랐다.

몬스터나 인간 할 것 없이 학살하는 존재.

몬스터조차 카오스 종은 기피 대상이었다.

“응전하지 말고 기다려라. 카오스가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 대기해.”

무엇보다 카오스 종이 무서운 점은 기존 상식의 등급 체계를 무너트린다는 점이다.

레드존 게이트가 열렸지만 그 안에 블랙급 몬스터가 나오는 일도 종종 있었다.

‘넌 어떤 종류인가.’

사형준은 게이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 사이에서 몬스터의 형체가 보였다.

몸까지 다 보이자.

“게라간….”

사형준이 인상을 찌푸렸다.

카오스 종 중 하나인 게라간.

인간 형태의 악마로 가고일과 비슷한 모습을 가진 몬스터였다.

그는 낙성각에 있는 무극대에게 전음을 날렸다.

[몬스터의 종은?]

[게라간입니다.]

[동의각 쪽도 게라간입니다.]

[다 똑같은 것 같군.]

[슬슬 공격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게라간은 위험 종에 해당되지는 않았다.

신력이 홀로 감당할 수 있는 몬스터.

그렇다 해도 이곳에 있는 전부를 감싸며 싸울 수 없는 노릇이었다.

게라간이 하늘로 나는 날엔 아수라장이 될 테니까.

[응전한다.]

[예!]

사형준의 두 주먹에 붉은 기운이 맺혔다.

주작의 기운이 담긴 무공을 펼쳤다.

사형준의 주먹이 움직였다.

권경이 게라간을 강타했다.

쾅!

엄청난 충격음이 울렸다.

게라간의 얼굴에는 불이 일어났다.

“끼아아아악!”

괴성이 사람들의 귀를 괴롭혔다.

“큭!”

“아악!”

게라간의 비명에는 마력이 담긴 듯했다.

마력으로 화염을 끄려 했지만 안 돼서 그런지.

게이트 안으로 몸을 숨겼다.

사형준의 주먹이 다시 한번 움직였다.

쿵!

화염의 주먹이 게이트를 후려쳤다.

그 충격에 게이트가 흔들렸다.

쿵!

사형준의 주먹이 강한 힘을 머금고 앞으로 뻗어졌다.

게이트를 통째로 무너트릴 심산.

아무나 흉내 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자칫하면 게이트 안에 있는 몬스터가 쏟아질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대부분의 각성자들은 게이트 공략을 선택한다.

사형준이 하는 행동이 쉬운 일이었다면 누가 어렵게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서 몬스터를 해치우겠는가.

이는 위험 요소를 전부 제거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저저!”

“미친 짓 아니야?”

“저러다 안에 있는 몬스터가 죄다 튀어나오면 어쩌려고!”

“여기서 도, 도망을….”

하지만 사람들이 우려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쩌엉!

사형준이 압도적인 힘으로 게이트를 통째로 무너트렸으니까.

균열이 부서지면서 안에 있던 게라간은 싸그리 길을 잃었을 것이다.

이제 신력의 정문 앞에 열린 통로로는 앞으로 나오지 못할 거다.

“어이가 없네. 내 집에 감히 균열을 일으켜? 그것도 카오스 따위가?”

언제 왔는지 이준이 분노를 드러내고 있었다.

“주군을 뵙습니다.”

“이제 하나 부순 거야?”

“예. 제 실력이 부족해서 죄송합니다.”

방금 전에 시작했다.

게이트 하나를 통째로 날린 것만도 잘한 일.

그럼에도 사형준은 이준에게 사과를 해야 했다.

그의 무공은 이준이 전수해준 무공.

여타 각성자와 똑같을 순 없었다.

이준이 자부심을 드러낼 만큼 사형준이 익힌 무공은 대단한 무예였다.

“게라간이 내 영역에 침범한 것도 엿 같은데 정문에 뭔 놈의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

이준이 인상을 찌푸리자 살기가 진동했다.

일반인들이 견뎌 낼 수 있는 기운이 아니었다.

사형준조차 숨이 턱 막힐 정도.

이준은 이미 각성자의 기준을 벗어난 존재였다.

“한꺼번에 무너트려 주지. 내 영역을 노린 대가는 단단히 치러야 하니까.”

이준의 몸에서 회색 기운이 피어올랐다.

“흡!”

사형준이 헛바람을 일으켰다.

무지막지한 힘.

내공이 많은 사람일수록.

경지가 높은 사람일수록.

이준은 두려운 존재였다.

“다 뒤져.”

극성으로 펼쳐진 무극기가 주변으로 퍼졌다.

콰광쾅쾅!

무려 다섯 개의 게이트가 연달아 터졌다.

“으엇!”

“수, 숙여!”

“폭발에 휩쓸려버릴 거야!”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땅에 바짝 엎드렸다.

지진이 난 듯 흔들리는 땅.

공기가 무언가의 힘에 의해 터져 나갔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굉음에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그러던 순간 삽시간에 조용해진 주변.

지진도, 폭음도, 경기도 모두 가라앉았다.

침묵 속에 사람들이 하나, 둘씩 일어났다.

게이트가 사라진 걸 본 사람들은 모두 입을 떡 하니 벌렸다.

“세, 세상에!”

“마, 말로만 듣던 창제의 무력….”

“인간이… 아니야.”

“레드존 게이트를 단숨에 무너트려 버렸어!”

“고작 기세로 말이야!”

“와아아아아!”

곧이어 들려오는 환호 소리.

전율스러운 창제의 신위는 대한민국 최고 각성자의 위엄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