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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331화 (329/705)

제327화

“지금 한국에 역천진이 펼쳐졌다는 말씀입니까?”

-그렇다. 인주가 한국을 제물로 삼으려는 모양이야.

“드디어 그분을 뵐 수 있는 겁니까?”

마츠모토 아카기의 목소리가 한껏 흥분으로 가득 찼다.

암사회의 수장은 마츠모토 아카기였다.

하지만 이건 겉모습이고 진짜 수장은 따로 있었다.

그 수장이 모시는 이가 이 세계에 강림한다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감격스러운 일.

지주의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분명 엄청난 사람이지 않을까.

-그분을 뵙지 않았는데도 그리 감격스러워하다니 자랑스러워.

“당연합니다. 제게 이 같은 힘을 주고 제 가족에게 생명을 넣어 주실 분 아닙니까.”

-그렇지. 지금은 온전한 감정을 지니지 않지만, 그분께서 오신다면 월령검 네 가족은 온전한 모습으로 이전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아아.”

마츠모토 아카기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일본인들이 모르는 그의 가정사.

그의 아내와 딸은 몬스터 웨이브로 인해 이미 50년 전에 죽었다.

하지만 그의 앞에 화면에서 말하고 있는 남자가 나타났다.

남자의 이름은 여휘.

사령존자란 이명을 가진 이였다.

그가 마츠모토 아카기에게 아내와 딸을 살려 주겠다고 했다.

아내와 딸을 무척이나 사랑한 마츠모토 아카기는 악마와 손을 잡았다.

가족을 살릴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것도 바치겠노라고.

사령존자 여휘는 마츠모토 아카기에게 영혼을 원했고 그까짓 것 기꺼이 넘겨주었다.

거래 성립.

사령존자는 정말로 마츠모토 아카기의 아내와 딸을 살려 주었다.

심지어 각성자도 아닌 두 사람에게 강한 힘까지 쥐여 줬다.

가족이 되살아나자 마츠모토 아카기는 매우 기뻐했으나,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아내와 딸 모두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바쁜 날, 집을 비웠을 때 알아챘다.

살아는 있지만 산 게 아니라는 것을.

이렇게 산 세월이 50년.

그분이 온다면 이제는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자아를 가지고 혼자 알아서 행동할 거라 믿었다.

“충성을 다 하겠습니다.”

-오랜 시간을 기다리느라 고생했다. 안 그렇소, 형님.

사령존자가 고개를 돌리자 화면 중앙에 앉아 있던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나긴 시간이었다. 아카기. 네가 얼마나 우리 천외천을 위해 열심히 했는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느니라. 지주께서 강림하면 그 즉시 네 가족부터 살릴 수 있게 말씀을 올리겠다.

“가, 감사합니다. 회주!

마츠모토 아카기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바닥에 박았다.

도게자의 모습이었다.

사과할 때도 취하는 행동이지만 존귀한 대상에게 하는 일본 최고의 예법이기도 했다.

-우리도 지주를 맞이하러 가야겠구나.

-중국으로 갑니까?

-오사카로 가면 될 것이다. 게이트로 연결을 시켜 놨다고 하더구나.

화면에 보이는 이들이 하나둘씩 일어나서 사라졌다.

그들이 다 사라지고 나서야 마츠모토 아카기는 고개를 들었다.

아니, 딱 한 명.

사령존자가 카메라에 얼굴을 바짝 대고 있었다.

“하실 말씀이라도…?”

-한국을 잘 주시해. 인주 측 놈들은 일을 너무 못 해서 믿음이 안 가거든.

“한국의 검제에게 연락을 취해 보겠습니다.”

-나도 이만 가 봐야겠다. 고생해.

“예. 사령존자시어.”

마츠모토 아카기가 여휘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사령존자까지 사라지자 화상회의가 종료됐다.

“후우.”

마츠모토 아카기가 숨을 크게 내쉬었다.

“정말 괴물들이야.”

자신은 감히 옆에 나란히 서지도 못하는 존재들.

그들을 대할 때면 숨이 막혀 왔다.

침을 함부로 삼키기도 힘들었다.

“이제 다 왔다…. 아내와 딸만 정상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내 목숨은 언제든 내놓을 수 있어.”

그가 의자에 몸을 맡긴 채 눈을 감았다.

* * *

[만년금구인 황금이가 ‘천변’을 사용했습니다.]

[구름 낀 날씨가 비 오는 날씨로 변합니다.]

[온도가 낮아, 비가 눈으로 바뀌었습니다.]

황금이가 날씨를 바꿔 놨다.

서울에 안개를 내린 날보다 더욱 시야가 흐릿해졌다.

폭설 수준이었다.

“수고했어.”

[공자님 저도 나갈까요?]

“됐어. 게이트에서 아이들이나 봐.”

이준은 황금이를 게이트로 들여보내고 문을 닫았다.

“몬스터의 기운이 느껴지지?”

“형편없는 놈들입니다.”

샥쿠가 투기를 피우면서 대답했다.

“한 놈도 남김없이 해치워 버려.”

“맡겨 주십시오.”

“지역 이동은 스케먼이 도맡아 해.”

“찍찍!”

스케먼이 이준을 향해 경례했다.

“이동.”

이준의 명령에 4대 성지의 금역 몬스터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최정예화된 몬스터 군단.

저들의 무기도 최소 AA급이었다.

불의 신봉자인 테구르가 제련한 덕분.

전 몬스터가 녀석이 만든 무기와 갑옷을 입었다.

같은 등급의 몬스터라면 그냥 찜쪄먹고도 남을 무력.

체계적인 지휘.

명석한 두뇌.

뭐하나 빠진 게 없는 몬스터 군단이었다.

몬스터들이 각자 맡은 영역으로 흩어졌다.

이준도 서울에 남은 몬스터를 처리하기 위해 움직였다.

지잉-

대전에 하나의 게이트가 열렸다.

그곳에서 중무장한 스케먼 무리가 쏟아져 나왔다.

제일 마지막으로 나온 테구르가 어깨에 총을 멘 채 한껏 폼을 잡았다.

“애들아.”

“찍찍!”

“찍찍!”

“우리 스케먼이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주인님께 각인시켜 드리자.”

“찌이익!”

“아군으로 보이는 인간만 빼고 다 녹여 버려!”

“찍찍!”

테구르와 스케먼이 빠른 속도로 달렸다.

그들의 앞에 나타난 본 트롤과 스켈레톤.

스케먼 종족은 언데드 종을 향해 마법 공학 총을 쐈다.

거의 머신건 수준.

초록색 콩알 탄이 언데드 종을 향해 우수수 쏟아졌다.

대구는 페어리 종족이 맡았다.

로티틸을 필두로 페어리들이 몬스터를 향해 쇄도했다.

페어리 종족은 근접 몬스터.

그들 모두가 창을 들고 있었다.

퍽벅퍽퍽!

마치 기마군단을 연상케 하는 움직임.

창으로 적을 찌른 후 날아서 원위치로 돌아갔다.

그러면 다음 대기열에 있던 페어리가 창을 세운 채 돌진했다.

페어리는 공격력 자체도 막강했지만 그보다 더 사기에 가까운 건 바로 치유 스킬이었다.

웅웅-

다친 페어리가 있다면 치료부대가 나서서 상처를 낫게 했다.

언데드가 좀비에 가까운 생명력을 자랑한다고 하나 페어리의 전술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언데드 종이 좀비가 아니라 페어리가 좀비였다.

목숨이 두 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대구에 나타난 몬스터들은 페어리에 의해 무참히 살해됐다.

대전과 대구보다 더한 화력전을 펼치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강릉에 나타난 샤크로아들.

녀석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적을 죽였다.

샤크로아들에겐 물이 곧 땅이요. 추위가 햇빛이었다.

눈발이 거센 바람에 휘날리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도리어 샥쿠와 샤크로아의 마력만 더 높여 주는 꼴이었다.

위력적인 냉기의 마력으로 세상을 모두 꽁꽁 얼어붙게 한 샥쿠.

눈발이 칼날이 되어 적을 쓸어갔다.

시야를 가리는 눈발은 몬스터에게 죽음의 비와 같았다.

푹푹푹-

얼음이 된 눈이 살점을 파고들었다.

하나가 파고들면 그 위로 또 하나의 날카로운 얼음이 박혔다.

“주인님의 칭찬은 우리 샤크로아의 것이다!”

“샥!”

강원도 강릉에 펼쳐진 얼음 지옥.

극한의 냉기로 인하여 일반 몬스터는 그 자리에서 동사했다.

천외천의 인원도 마찬가지였다.

정예 인원은 모두 당소미를 따라갔다.

외진 이곳까지 온 인원들은 그들보다 경지가 떨어지는 이들뿐.

블랙급 몬스터가 된 샤크로아의 냉기 마력에는 그들도 일반 몬스터와 다르지 않았다.

발이 꽁꽁 얼어붙은 상태에서 죽음의 비를 그대로 맞아야 했다.

“악!”

“컥!”

즉사.

테구르와 로티틸도 대단했지만 역시 전투 민족인 샤크로아에게는 한 수 뒤처졌다.

* * *

툭-

이준의 손에 잡힌 몬스터가 무너져 내렸다.

조용해진 일대.

피의 길을 연상케 할 정도로 시체가 가득했다.

특히 공기 중에 떠도는 혈향.

고약할 만큼 악취가 났다.

“결국 역천진은 못 막는 건가?”

피는 계속해서 역천진으로 모여들었다.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사부님. 이 역천진 막을 방법 없어요?”

[이미 늦었다. 진에 피와 내기가 많이 몰려든 상태다.]

“한국에 지주가 나타나는 건 막아야 합니다. 이러면 아이들이 성장할 시간이 없어져요.”

[그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 같구나. 이곳에 소환되는 거라면 진을 어떻게든 지키려 했겠지. 하지만 그 어디에도 둘째의 수하들은 보이지 않아.]

“그럼 소환진은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에 있다는 말씀입니까?”

[그렇지.]

“둘 중 한 곳이라면 일본이겠군요. 인주의 거점이 중국이라면 지주의 거점은 일본이었으니까.”

지주가 한국에 나타나는 불상사는 없는 것 같았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래도 역천진은 지워 놓거라.]

“알겠습니다.”

이준은 진을 망가트려 놓았다.

아예 부수거나 내공으로 소멸시켰다.

그럼에도 피는 역천진이 그려졌던 곳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그는 다른 쪽으로 이동했다.

“많이도 그려 놨네.”

귀기가 강하게 느껴지는 지역을 돌아다니며 같은 짓을 반복했다.

쾅!

시멘트를 부수는 것도 일.

차라리 몬스터나 천외천과 싸우는 일이 더 고되지 않았다.

하루가 지나고 4대 성지의 금역 소속 몬스터들이 연락을 취해 왔다.

[주인님. 대전에 있는 몬스터는 다 처리했습니다요.]

[저도요!]

[임무 완수했습니다.]

게이트 주인의 특권.

멀리 있어도 몬스터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전부 다 해치운 거야?’

[도망친 놈들을 쫓고 있지만 다 끝났다고 볼 수 있습죠.]

[저흰 깔끔히 처리했어요.]

[마찬가지입니다. 한 놈도 살려 두지 않았습니다.]

‘잘했어. 그러면 거리 바닥에 이상한 문양이 있을 거야. 그거 싹 다 지워. 귀찮으면 바닥을 부숴도 좋지만 마력으로 지워야 깔끔히 없어질 거야.’

[옛썰!]

[맡겨 주세요!]

[그 문양도 지웠습니다. 주인님.]

샥쿠는 알아서 역천진을 없앤 모양이다.

[주인님의 다음 명령을 미리 아시고 행하시다니. 역시 샥쿠 님이세요.]

로티틸이 샥쿠를 치켜세웠다.

샥쿠는 당연하다는 듯 로티틸을 위로했다.

[주인님을 생각하면서 움직인다면 너 또한 나처럼 될 것이다.]

[본받을게요! 전 그럼 주인님 명령을 수행하러 가 보겠습니다.]

로티틸이 대화에서 사라졌다.

‘샥쿠는 귀환해.’

[알겠습니다. 스케먼을 통해 이동하면서 귀기가 느껴지면 똑같이 처리하겠습니다.]

허수 동생들을 보살필 때는 막무가내로 나가더니.

일 처리가 아주 기똥찼다.

몬스터지만 지능도 인간보다 높은 녀석.

수하로 두길 정말 잘한 것 같았다.

이준이 샥쿠를 칭찬하자 테구르가 웅얼웅얼거렸다.

[주인님의 명령에만 움직이는 게 맞지 않나 생각을 해서 전 알면서도 안 했습니다요.]

그 말을 들은 이준이 피식 웃었다.

‘알았으니까 일 마치고 연락해. 설마 로티틸보다 늦는 건 아니겠지? 명색에 일꾼 종족이?’

[물론입습죠. 한나절 만에 처리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요.]

테구르도 대화에서 나갔다.

참 쓸모 있는 녀석이다.

충성심도 높아 배신할 걱정이 없었다.

머리만 좋으면 괜찮을 텐데 그게 아쉬웠다.

이준이 고개를 저으면서 흑염마조에게 말을 걸었다.

‘다 끝났어?’

[작은 주인은 본좌를 뭐로 보는 거지? 이미 끝났다.]

‘왜 연락 안 했어?’

[지금처럼 작은 주인이 먼저 연락할 테니까.]

‘아, 그러셨어요.’

[그런데 무슨 일이냐.]

‘네 거처로 갈 문 좀 열어 줘. 이제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야지.’

[알겠다.]

잠시 후.

이준의 앞에 하얀색 게이트가 열렸다.

제25 지옥 지대인 흑염의 거처로 들어가는 문이었다.

이준이 게이트로 들어가자 허공에 뜬 문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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