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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330화 (328/705)

제326화

“무슨 일이십니까요. 주인님.”

“원래라면 너희들을 나중에 써먹으려고 했는데 더는 미룰 수 없을 것 같다.”

“전쟁입니까요?”

“어. 넌 전에 천외천 놈들 봤지?”

“예. 아주 못돼 처먹은 놈들입니다요.”

“걔들을 상대할 거야. 테구르 네 실력 아주 기대하고 있어.”

“저만 맡겨 주십시오. 마법 공학 대포로 죽사발을 만들어 놓겠습니다요.”

“한 시간 후. 황금이가 천변을 사용하면 전투 개시다.”

“넵!”

“맡겨 주십시오 주군.”

“저희도 준비 다 됐습니다!”

샥쿠와 로티틸도 투지를 불태웠다.

여태껏 테구르 혼자서만 공을 세웠다.

이제 곧 자신들도 나서서 주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단 생각에 각오를 다졌다.

“1시간 후에 보자.”

이준이 게이트에서 나갔다.

그가 나온 곳은 자신의 기숙사였다.

창문으로 뛰어 내려 본관 건물로 향했다.

‘가문연맹이 패닉상태에 빠졌겠는데?’

가문연맹을 이끄는 이들은 오대 가문이라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현재 그 핵심 수뇌부가 자리를 비우게 된 것이다.

‘뉴스부터 볼까?’

이준은 어떤 속보가 나오는지 확인했다.

대전, 광주, 대구, 강릉.

전 지역이 몬스터와 천외천으로 혼란을 겪고 있었다.

각 지역의 각성자가 대항하고 있으나 역부족.

가문연맹의 지원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는 정보였다.

‘난 소중한 이들만 지키면 돼. 그들을 위해 이 정도 희생은 눈감을 수 있어.’

속마음과는 달리, 그의 걸음이 빨라졌다.

오대가문이 사라진 건 이준 때문이었으니까.

학교 본관 앞에 선 그는 건물에서 우르르 나오는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쉘터로 가나?”

이준의 음성은 굉장히 딱딱했다.

아직 천살성을 띠고 있던 그였기에 말투에서 냉기가 흘렀다.

“네, 네!”

“알았다.”

이준은 사색이 된 채 고개를 끄덕이는 여학생에게서 몸을 돌렸다.

여학생은 덜덜 떨며 쉘터로 향했다.

“무덤을 제 발로 찾아오네.”

이준이 정문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규모 병력이 모습을 드러냈다.

선두에는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그 얼굴. 이젠 지겨워 죽겠어.”

그의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경공을 펼치던 당소미가 우뚝 섰다.

그녀를 따르던 이들도 멈췄다.

“이준?!”

“내가 반갑나봐.”

“네가 어떻게? 지금쯤이면 인주 님의 손에 죽었어야 했는데.”

“반대로 네 주인이 죽었어.”

“거짓말! 인주께서 네놈에게 당할 리가 없다!”

“확인해 보든지.”

이준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 미소는 섬뜩하리만치 차가웠다.

“거짓말이면 가만두지 않겠다.”

“내가 이곳에 있는 걸 보면 이미 답은 나왔잖아.”

당소미가 인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계속 걸리는 발신음.

하나 상대방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여러번 시도를 했음에도 똑같았다.

그녀는 신경질적으로 폰을 집어던졌다.

“네가 어떻게 인주를 따돌렸는지 모르겠지만 넌 실수한 거야.”

“내가 봤을 땐 너희가 실수한 것 같은데? 차라리 바다 건너 일본을 먼저 손보지 그랬어. 아, 지주 측 인원이 점령하고 있어서 일본은 넘보지 못했나?”

“그것까지!”

“내가 인주에게 죽을지 알고 이선이 다 말해주더군. 적이지만 아주 멍청해서 다행이었어.”

당소미의 얼굴이 악귀처럼 일그러졌다.

인주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무신이랑 이명으로 불린 인주였으니까.

그저 이준의 도발에 이성을 잃은 것이다.

그때였다.

[작은 주인.]

‘왜.’

[땅에 귀기가 느껴진다.]

‘천외천과 몬스터가 합심해서 쳐들어온 걸 보니, 땅에 이상한 짓을 벌인 것 같아.’

이준은 당소미에게서 다른 쪽으로 시선을 움직였다.

그녀의 수하들이 땅에 무언갈 그리고 있었다.

‘역천진이야. 인주 그 음흉한 놈이 이 땅에 지주를 소환하려 하고 있었어.’

[내가 도와줘? 혼자 몸으로는 저 많은 귀기를 봉인하지 못할 것 같은데.]

‘혼돈이랑 도올은?’

[흥. 당연히 내 먹이가 됐지.]

‘벌써? 싸운 지 얼마 안 되지 않았나?’

[본좌는 흑염마조다. 그 개새끼들이 떼거지로 달려들어 봤자 하룻강아지일 뿐이야.]

흑염마조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그럴 만한 게 사흉수 중 두 마리였다.

사신수와 대등하다고 알려진 흉괴.

그런 놈들을 가뿐히 해치웠으니 콧대가 높을 만했다.

‘내 종복다워.’

[종복? 빌어먹을 작은 주인을 잡아먹어 버릴까 보다.]

‘농담이야. 네가 도와줘야겠어. 손이 부족해.’

[내 게이트로 인간을 소환했기 때문이겠지.]

‘맞아.’

[좋다. 내가 남쪽을 맡아 주지.]

그걸로 흑염마조의 대화가 끝났다.

“너희를 빨리 없애고 돌아다녀야 하니까 바로 시작하자.”

쾅-

이준이 발을 올려 진각을 뿌렸다.

* * *

쾅!

천지가 진동했다.

이준의 진각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저 진각의 파동이 전해진 것만으로도 천외천과 몬스터의 몸이 터져 나갔다.

그 수만 300마리가량 됐다.

다행히도 천외천은 100명 내외로 죽었다.

“쯧. 요상한 진이 귀찮게 해.”

저들이 적게 죽은 이유는 땅에 역천진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었다.

“진을 결속시켜놨나?”

“이미 늦었다! 전 인원은 폭멸공을 펼쳐 공격해!”

폭멸공은 자폭 무공이기 이전에 기를 폭주시키는 무공이기도 했다.

특히 파천멸기를 가진 이들에게는 효과가 극대화됐다.

“크크.”

“캬악!”

“키끽!”

괴상한 소리를 내면서 내공을 폭발시키는 천외천.

당소미도 똑같았다.

나찰답게 음험하고 음산한 기운을 뿜어 댔다.

광기 어린 눈빛을 번들거리면서 달려들었다.

“죽을지 뻔히 알면서 날아오는 불나방들 같으니라고.”

이준은 인주를 이긴 각성자였다.

이들이 일선도 아니고, 한참이나 떨어지는 무인들인데 이준의 상대가 될 리 없었다.

“진환.”

그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물 흐르듯 앞으로 미끄러져 가는 신형.

당소미의 독수를 흘려 내며 적진 한복판에 떨어졌다.

그때까지 파멸겁은 수시로 번쩍이고 있었다.

적진 한복판에서 창을 바닥에 꽂아 넣고는 양손에 내기를 가득 모았다.

후웅-

폭풍 같은 기류가 그의 손에서 소용돌이쳤다.

소용돌이에 휩쓸린 이들은 몸이 갈기갈기 찢겨 나갔다.

기를 모으는 과정에서 생긴 결과물이었다.

손에 모인 내기가 터져 나간 순간!

서걱-

육체가 날카로운 것에 베이는 소리가 났다.

원래라면 거대한 폭음부터 들렸어야 정상.

계속 들려오는 건 몸이 썰리는 소리였다.

서걱서걱-

그때마다 짐승 소리를 내며 공격해 오던 천외천이 우후죽순 쓰러졌다.

몸이 반쪽으로 잘리고 팔, 다리가 잘려 나갔다.

머리를 잃은 것도 모르는지 몸을 몇 발자국 움직이다가 바닥에 쓰러지는 게 한두 명이 아니었다.

그들이 있는 공간에 피가 난무하기 시작하자.

무극장법의 폭발이 뒤늦게 일어났다.

“잘 가라.”

콰아아아앙!

하얀 섬광이 천외천을 덮쳤다.

파육음과 함께 들려오는 신음들.

이준은 개의치 않고 무극기로 몸을 감쌌다.

무극창법의 마지막 초식 진환의 정수.

이준의 경로를 따라 몇 초 뒤에 움직이면서 똑같은 행동을 했다.

그렇다고 파괴력이 급감하나?

아니다.

오히려 더 강력했다.

콰아아아앙!

전과 똑같은 폭음이 들리고서야 천외천의 신음이 멎었다.

하얀 섬광이 잠잠해졌다.

주위를 뒤덮었던 빛이 사라지고 드러난 광경.

그야말로 한편의 지옥도가 펼쳐졌다.

수 백구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후우우.”

이준이 호흡을 가다듬었다.

적이라곤 하나 살인을 하니 살의가 충만한 상태.

진득한 피 냄새가 충동적인 감정을 자극했다.

감정을 최대한 억누르고 주변을 둘러봤다.

팔이나 발, 분해된 몸통하며 정상적인 시체는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참혹 그 자체였다.

그러던 그때.

털썩.

무사고의 학생이 건물 본관에서 뒤늦게 나왔는지 이준을 보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남학생은 귀신이라도 본 건지.

“으어어어.”

두려움에 말을 잃었다.

뒤로 기어가며 이 현장을 빠져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저 눈빛 자주 보네.”

자신을 보며 공포에 잠긴 눈이었다.

뭔가 씁쓸함이 느껴졌다.

박혁진과 박정연에게도 보였던 눈빛이었다.

“두 사람도 잘 옮겨졌겠지?”

이준은 땅을 박차고 몬스터의 기척이 느껴지는 곳으로 이동했다.

* * *

콰릉!

동쪽의 지배자가 있는 게이트에선 청룡이 분노하고 있었다.

[여기가 어디라고 내 영역을 침범하려는 것인지!]

하늘에서 천둥 번개가 쳤다.

파직-

쾅!

뇌전이 줄기차게 내려와 땅을 아작 내는 상황.

청룡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지, 진정하세요.”

“대박. 화내는 것도 존나 멋있어.”

“넌 이 상황에 감탄할 때냐?”

“내가 저분을 펫으로 데리고 다니면 어떨까? 지리겠지? 준이가 배아파 하겠지?”

“제발 꿈 좀 깨라.”

박정연은 동생인 박혁진을 진심으로 걱정했다.

박혁진은 사신수인 청룡에 푹 빠져 있었다.

예전부터 이준의 몬스터를 보고 부러워하던 동생.

청룡을 보자 그 꿈을 실현하고 싶어 했다.

하나 어떤 누가 사신수를 키울 수 있겠는가.

절대 불가능했다.

박혁진은 이루지 못할 꿈을 꾸고 있었다.

[내가 진정하게 생겼느냐! 내 영역에 불이라니. 그것도 불길한 지옥의 불이 타올랐단 말이다.]

“저희 몸에 붙은 불꽃이 지옥의 불꽃이란 말이에요?”

[그래. 남쪽의 성화가 쓰는 불꽃이다.]

“남쪽의 성화요?”

[나와 같은 사신수의 위치에 있는 놈. 주작을 말한다.]

“헉!”

“처, 청룡에 이어 주작까지 있어!”

“주작이 왜 저희를요? 잘못한 게 없는데.”

박정연이 청룡에게 물었다.

그들은 몇 달 동안 청룡이 있는 게이트에 머물고 있었다.

주작의 털도 보지 못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너희를 소환하려 했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 천상을 지배하는 내가 있는데 감히 불새 따위가 어딜.]

“왜지?”

“악! 주작을 볼 기회를 놓친 거야? 안 돼애애!”

“좀 닥쳐. 정신 사납잖아.”

박정연이 박혁진의 뒤통수를 세게 후려갈겼다.

박혁진은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아픔을 해소시켰다.

[바깥 상황이 말이 아니다. 이 땅에 귀기가 자리 잡고 있어.]

“혹시 몬스터들인가요?”

[그것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존재하면 안 될 자들의 기운이 느껴진달까.]

박정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청룡의 말은 그녀가 이해하기에 조금 어려웠다.

[너는 신경 쓸 필요 없다. 혼원의 전인이 알아서 잘 해결하고 있으니.]

“준이 말이죠?”

박정연은 혼원의 전인이 누구인지 알았다.

청룡이 항상 입에 달고 사는 게 바로 저 혼원의 전인이라는 말이었다.

청룡이 이준과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지만, 호의를 가진 게 분명했다.

[그래. 녀석의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는군. 기를 느낄 때마다 엄청나. 이번에는 내 신기까지 얻어 더욱 강해졌다. 사신기를 전부 모아서 혼원의 진정한 힘을 깨달으면 어떻게 될지 기대가 돼.]

청룡이 이준을 극찬했다.

그가 유일하게 칭찬하는 게 이준이었다.

박정연과 박혁진도 여태껏 수련하면서 청룡에게는 칭찬을 듣지 못했다.

사신수 중 하나라 그런지 기준치가 매우 높았다.

“역시 준이야!”

박정연은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이준이란 이름이 그리도 좋은지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청룡은 그녀를 유심히 봤다.

[흐음….]

“왜, 왜요?”

청룡의 시선에 뭔가 찔리는지 박정연이 당황해했다.

[너희도 혼원의 전인에게 질 수 없지 않느냐. 너희가 약하면 내가 도움을 준 뇌전검문의 아해가 지옥에서 통곡할 것이다. 혼원의 전인을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수련하거라.]

“최선을 다할 테니까 염려하지 마세요.”

[넌 걱정하지 않는다. 저 녀석이 문제지. 어디 나사가 하나 빠진 것 같은 놈이야.]

청룡은 머리를 붙잡고 있는 박혁진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

눈물을 쏙 뺀 박혁진이 고개를 들어 청룡을 올려다봤다.

“왜 그러세요. 무섭게.”

[뇌신공만 안 익혔다면 그냥 빼고 가르칠 것을. 쯧.]

청룡이 혀를 찼다.

박혁진은 죽상을 한 채 최대한 불쌍한 척을 했다.

* * *

그 무렵.

일본의 최고 권력을 가진 암사회에선 수뇌부들이 화상회의를 하고 있었다.

일본 랭킹 1위인 월령검 마츠모토 아카기가 화면의 누군가에게 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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