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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328화 (326/705)

제324화

[다짜고짜 소환하더니, 앞에 개가 두 마리나 있군.]

흑염마조가 하늘에서 날개를 펄럭이며 혼돈과 도올을 쳐다봤다.

그의 눈은 하찮은 것을 본다는 듯한 경멸의 눈빛이 담겨 있었다.

[닭 새끼가!]

[저 씹어먹어도 시원찮은 놈이!]

혼돈과 도올이 이를 아득 갈았다.

사기를 피워 내며 몸을 불렸다.

작았던 혼돈과 도올의 크기가 흑염마조만 해졌다.

[덜떨어진 놈 네 마리가 한꺼번에 덤벼도 못 이길 판국에 너희 둘로 되겠나?]

흑염마조도 불꽃을 피우며 도발했다.

지옥의 화염이 혼돈과 도올의 사기에 부딪혔다.

쿵!

흑염마조의 말대로 혼돈과 도올의 사기가 밀렸다.

[오만한 그 콧대가 어디까지 가나 보자.]

[살려 달라고 애원하지나 말아라.]

혼돈과 도올이 흑염마조를 향해 날카로운 이를 선보이며 날아갔다.

흑염마조도 두 녀석을 향해 쏘아졌다.

쿵!

쿵쿵!

흑염과 사기가 하늘에서 연속으로 충돌했다.

서로 엉킨 신수들.

혼돈과 도올은 각각 날개와 목을 물어뜯었다.

이에 흑염마조도 지지 않았다.

흑염을 태우며 혼돈과 도올의 눈에서 사라졌다.

[이놈, 영체화를 했구나.]

[어디냐! 숨어 있지 말고 나와라!]

애꿎게 흑염만 입에 문 녀석들이 흑염마조를 불러 댔다.

그들의 입에서 흘러나온 흑염이 하늘을 타고 한곳으로 모여들었다.

흑염마조가 머리만 형체화를 했다.

[너희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날 못 이긴다.]

흑염마조의 몸을 이루고 있는 흑염이 일시에 혼돈과 도올을 향해 뿜어졌다.

[윽!]

[흑염지옥이다. 조심해. 으읏!]

흑염으로 인해 그들도 영체화를 했다.

사기에 몸을 숨기며 흑염지옥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멍청한 놈들. 이래서 너희 둘만으로는 내게 안 된다는 것이다.]

흑염이 혼돈과 도올의 사기를 감쌌다.

두 녀석의 몸을 꽁꽁 묶자 그제야 실체화를 한 흑염마조였다.

[꾸에엑!]

[노, 놓아 엑!]

사기가 흑염마조의 품에서 미친 듯 꿈틀거렸다.

그에게서 빠져나오려고 발광하는 사기.

힘이 빠져서인지 아니면 흑염마조의 공격 때문인지.

혼돈과 도올의 영체화가 풀렸다.

두 녀석은 흑염마조의 품에서 고통에 울부짖었다.

[이번 기회에 아예 소멸시켜 주겠다.]

마조가 흑염을 태우며 녀석들을 통구이로 만들어 갔다.

* * *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부터 피 냄새가 진동했다.

“사, 살려 주세요…”

중년 여자가 손을 빌며 한 여자에게 애원했다.

서걱-

“컥!”

하지만 여자는 가차 없이 중년 여자의 목을 단검으로 그었다.

“상황은?”

“이곳은 이미 저희에게 장악됐습니다.”

“지원 요청은 하지 못 하게 했지?”

“예. 아이들이 은밀하게 경비원과 각성자를 제거했습니다.”

보고받은 여자는 당소미.

중국 사천 쪽에서 비행기를 타고 이제 막 한국에 도착했다.

그녀가 어디론가 시선을 던졌다.

“흐음… 아닌 것 같은데.”

그녀의 시선은 입국장 옆 벽 너머를 향해 있었다.

그녀가 그곳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벽 너머에 숨어 있던 남자는 거친 호흡을 간신히 참고 있는 중이었다.

옆구리에 난 큰 자상 탓이었다.

“흐윽… 왜 통신이 안 되는 거야! 제발 연결돼라, 가문연맹에 빨리 알려야 해.”

남자는 연신 통화를 걸었다.

그러나 전파가 차단됐는지 발신이 되지 않았다.

“제, 제바아알!”

그때였다.

“쥐새끼가 여기에 숨어 있었네.”

당소미가 남자의 머리 위에서 나타났다.

“으아아악!”

남자는 그녀를 보자 경기를 일으켰다.

그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일하는 보안 각성자.

그녀가 나타난 뒤 이곳에 있는 사람이 어떻게 죽는지 전부 지켜보았다.

B급인 보안 각성자로는 턱도 없는 강함을 지닌 여자.

동료가 전부 한 줌 혈수가 되어 죽었다.

뿐인가.

여행객들과 공항 직원도 남김없이 모두 죽였다.

남자 혼자 살아남은 상태.

그마저도 이젠 죽게 생겼다.

당소미는 남자에게서 스마트폰을 뺏었다.

그리고는 손으로 스마트폰을 망가트렸다.

“여기서 이러면 안 되지. 우리 계획이 틀어지잖아.”

“으어어어.”

남자는 당소미를 보자 실성했다.

공포에 질린 채 옹알이하는 남자.

시끄러운지 인상을 찌푸리던 그녀의 손이 움직였다.

푸확-

남자의 머리가 아래로 떨어졌다.

마지막 남은 생존자까지 죽음으로써 전원 사망했다.

“이딴 쓰레기도 못 찾았으면서 다 죽였어?”

“죄, 죄송합니다.”

“다신 이런 실수를 하지 마.”

“네!”

“역천진의 설치는?”

그녀가 다른 부하에게 고개를 돌렸다.

“거의 완료되었습니다.”

“빨리 실행해.”

“예!”

그녀의 수하가 돌아다니면서 역천진의 설치를 재촉했다.

30분이 흘렀을까.

“역천진을 실행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당소미가 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진이 완성됐어. 그쪽도 준비해.”

-존명.

전화를 끊은 그녀가 몸을 돌렸다.

그녀가 간 곳은 피로 그려진 거대한 진 앞.

공항 내부에 하나의 진을 필두로 작은 진이 여러 개 그려져 있었다.

그곳에서 불길한 붉은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살육제 의식을 거행하라.”

당소미의 외침에 복면을 쓴 이들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천기를 거슬러 자연의 조화를 무너트리는…”

“천기를 거슬러 자연의 조화를 무너트리는…”

그들의 주문이 이어지자 공항에 죽어 있는 사람들에게서 혈액이 빠져나왔다.

혈액이 빠져나간 시체는 미라가 되었다.

공기를 타고 역천진 쪽으로 모여든 피가 한데 뭉쳤다.

뭉친 피가 진이 그려진 땅으로 스며들었다.

지잉-

진이 붉게 빛났다.

하얗던 선이 붉은색으로 물들며 새로운 역천진을 만들어 갔다.

선이 완전히 붉은색을 띠는 순간 진에서 붉은 기운이 치솟았다.

“첫 번째 진은 연결되었다. 다음 진을 개방하러 출발한다.”

당소미가 경공을 펼쳐 인천국제공항에서 벗어났다.

그녀를 따라나선 인원들.

“각자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도록.”

“존명!”

경공을 펼쳐 나가던 그들이 여러 갈래로 흩어졌다.

당소미와 그녀를 따라 나선 인원만 무려 천명 이상.

그녀는 그들을 향해 명을 내렸다.

“우리의 목표는 쉘터다. 숨어 있는 이들을 전부 살육제의 제물로 바친다.”

* * *

쾅-

콰광쾅쾅-

인주의 창이 파멸겁을 연신 후려쳤다.

거기에 더해 검붉은 아지랑이가 이준의 몸으로 파고 들어가려 했다.

파멸겁과 백룡창의 격돌.

회색 아지랑이와 검붉은 아지랑이의 힘겨루기.

방패와 창의 싸움이었다.

“큭!”

검붉은 가시가 이준의 팔을 꿰뚫었다.

이준은 파멸겁을 휘둘러 가시를 잘라 냈다.

하지만 그럴수록 검붉은 가시의 숫자가 늘어났다.

“파천멸기의 사용법은 무슨! 그냥 폭주한 거잖아.”

이준은 파멸겁을 미친 듯이 휘둘렀다.

무극창법 1초식인 환영살은 물론 무극군림보에 무극장법까지.

쉴 틈 없이 무공을 사용했다.

“크크. 키아악!”

음산한 웃음을 흘린 인주가 재차 달려들었다.

캉!

그그그극-

백룡창으로 공격하지 않고 조법을 사용했다.

길어진 손톱으로 빠르게 할퀴자 두 사람의 눈앞에 스파크가 튀었다.

백룡창보다 위력적인 공격.

파천멸기가 인주의 조법을 도왔다.

이준은 맞받아치는 걸 자제하고 호신강기를 일으켰지만 인주의 조법에 찢기고 말았다.

“공격력이 무지막지하네.”

몸에 난 상처가 전보다 훨씬 많아졌지만 이준의 표정은 평온했다.

인주가 강해져 당황할 법도 하나 아무렇지도 않았다.

숨겨진 힘이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천지인 중 인의 주인이다.

자신에게 일방적으로 당할 정도면 저들이 악마라 불렸을까.

그랬다면 과거에 서양의 기사나 마법사에게 제압당했을 것이다.

“키야아악!”

인주가 괴성을 질렀다.

눈은 흰자로 가득한 상태.

이미 파천멸기에 정신이 지배된 것 같았다.

기가 점점 강대해지는 걸 보니 계속 폭주 중이었다.

“…네놈이…날…이길 수 있을까…”

괴성을 지르던 인주가 이준을 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팟-

그리고 인주의 신형이 사라졌다.

공간을 접어 나타난 곳은 이준의 앞.

인주의 주먹이 움직이자 파천멸기의 기운이 뾰족한 가시의 형태로 이준을 꿰뚫어 갔다.

퍼벅퍽퍽-

가시가 이준의 무극기에 부딪혔다.

아주 살짝 뚫린 무극기.

인주의 주먹은 이준의 손에 잡혀 있었다.

“다 했어요?”

“……!”

“큰일 난 것처럼 말하더니 별거 없네요.”

콰득-

이준이 인주의 주먹을 뭉개버렸다.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크으으….”

“당신의 파천멸기와 제 무극기는 말이죠. 격이 달라요. 지배가 아니라 순응입니다.”

화아악-

이준의 몸에서 회색 아지랑이가 일시에 뿜어졌다.

[마신지체가 무극기에 반응합니다.]

[마기 공격력과 저항력이 각각 500% 상승했습니다.]

[천살성이 마신지체에 순응합니다.]

이준의 눈이 번쩍인 순간!

인주의 신형이 달려들었던 속도보다 빠르게 나가떨어졌다.

얼마나 강한 힘에 의해 밀려났는지, 폐허가 된 건물을 수십 개 무너트리고서야 멈춰 섰다.

하나 끝이 아니었다.

인주가 고개를 들었을 때 앞에 서 있는 이준.

그의 주먹이 인주의 머리에 박혔다.

쾅!

“컥!”

충격파로 인해 주변의 땅이 움푹 파였다.

인주의 몸이 물고기처럼 아래에서 위로 튀어 올랐다.

입에선 피가 한 움큼 쏟아졌다.

쿵.

이준이 진각을 펼쳤다.

인주의 몸이 뒤집히며 땅에서 올라온 여러 갈래의 기운에 사로잡혔다.

“당신의 기운은 가짜에 불과합니다.”

평소 장난스러운 이준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차갑고 감정이 메마른 음성.

천살성과 동화된, 저 구석에 박혀 있던 이준의 어두운 모습이었다.

그가 인주의 가슴을 발로 밟아 눌렀다.

“크으으윽….”

괴로운 듯 몸부림치는 인주를 향해 허리를 굽혔다.

인주와 눈을 마주친 채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이제 곧 고통이 사라질 겁니다.”

그 눈빛은 무저갱 속에서 몸을 숨기고 있는 괴물을 연상케 했다.

“흡자결.”

“으으… 으아아악!”

이준의 중얼거림에 인주가 비명을 질렀다.

인주의 몸을 타고 검붉은 기운이 이준의 손으로 빨려 들어왔다.

[흡성공(S) 중 흡자결을 사용했습니다.]

[대량의 마기를 흡수합니다.]

[질이 다른 파천멸기의 파편을 흡수했습니다.]

[보상으로 테크트리 포인트 50,000,000p를 획득하였습니다.]

[혼원신공(SSS)이 익숙한 기운을 받아들였습니다.]

[파천멸기의 파편을 무극기로 전환합니다.]

……

……

[파천멸기의 파편을 무극기로 전환합니다.]

인주의 동공이 제 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우와아아악!”

하얗다가 검었다가를 반복한 끝에 원래의 눈동자로 돌아왔다.

[질이 다른 파천멸기의 파편을 전부 흡수했습니다.]

“끄으으….”

젊었던 인주의 모습이 사라졌다.

탱탱했던 피부에는 주름이 가득했다.

신음을 흘리던 인주가 거친 숨을 토해내며 입을 열었다.

“허억… 그 무공이 허억… 무극기 인 건…가…?”

“보시다시피.”

“내기를… 완전히 조종하는 것 허억… 같던데…”

“당신과는 다르지.”

“큭큭… 과연 푸웁! 쿨럭쿨럭.”

인주가 웃다가 피를 게워냈다.

검은 피가 한 움큼 나왔다.

그 속에는 부스러진 내장 찌꺼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쿨럭쿨럭… 대단 허억… 하십니다. 사부.”

“그분이 대단하다는 걸 이제야 아셨습니까? 차라리 배신을 안 하셨으면 더 좋았지 않습니까.”

“…배신? 큭큭. 너는 모를… 것이다. 이 모든 게 허억… 그 미친 늙은이의 안… 허억… 배라는 것을….”

“무슨 말입니까?”

“큭큭. 계속 궁금해… 하거라.”

인주의 말에 이준이 인상을 구겼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쿨럭쿨럭! 대신… 하나 알려 주지….”

인주의 얼굴에 회광반조의 현상이 떠올랐다.

“그 노괴를… 조심하는 게 좋을 게야….”

인주는 마치 자신과 사부가 같이 있다는 걸 아는 듯이 말을 했다.

무극자 사부는 귀신.

자신 말고는 아무도 볼 수 없었다.

사부 말로는 사령술사도 알아내지 못한다고 했다.

사부의 영혼은 오로지 혼원신공이란 무공서에 잠들어 있었으니까.

현재 자신과 같이 있다곤 하나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영혼이었다.

“사부는 좋은 분이십니다.”

“큭큭… 웃기구나. 마지막으로 날 웃게 해 준 보상으로 하나 더 가르쳐 주마. 지금쯤이면 한국이… 쑥대밭으로 변했을 것이… 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인주의 숨이 끊어졌다.

“…!?”

이준은 눈이 커진 채 고개를 뒤로 돌렸다.

마침 그의 눈에 하늘로 솟은 기둥이 눈에 들어왔다.

쾅-

그는 곧장 서울을 향해 경공을 펼쳤다.

그리고 흑염마조에게 심어로 말했다.

“저번에 말했던 대상을 옮겨줘.”

[그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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