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했더니 무공 천재-184화 (184/705)

제184화

이준도 박혁진을 보다가 자신에게만 뜬 메시지로 시선을 옮겼다.

[가르친 제자가 SS급 특성을 개화했습니다.]

[보상으로 10,000,000p가 지급됩니다.]

‘사, 사부님! SS급 특성이에요!’

[허, 나도 보고 있는 중이니라.]

‘이래서 그동안 특성을 못 얻은 건가?’

한지유는 기초 체력 훈련만으로도 S급 특성을 개화했다.

박씨 남매에게는 더 좋은 특성을 개화시켜 주고 싶었다.

그래서 레드급 몬스터를 계속 상대하다 보면 뭐라도 개화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여태껏 소식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죽어도 개화하지 않았던 특성이 드디어 개화한 것이다.

[특성 개화는 특성과 연관된 유물을 발견해야만 가능합니다. 그러나 당신에 의해 상대방의 특성이 강제로 개방됐습니다,]

[보상으로 악마 교관의 숨겨진 기능을 개방합니다.]

[강제 특성 개방: 00:00:00(720시간)]

‘이런 게 숨어 있는지는 몰랐네요.’

[큼큼. 이 사부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느니라. 제자가 언제 숨은 기능을 찾을지 지켜보고 있었다.]

무극자 사부의 어색한 음성.

딱 보니 사부도 몰랐나 보다.

꼬투리를 잡고 싶었으나 오늘은 그냥 넘어갔다.

괜히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 사부의 호통에 머리를 부여잡을 수 없었으니까.

이준은 사부의 말을 무시하고 특성 창을 열었다.

[악마 교관]

등급: S

설명: 친구들을 굴리는 재미를 느꼈습니다. 동시에 사부가 왜 자신을 굴렸는지 이해했습니다.

효과: 상대 특성 개화, 수련 경험치 100%(높은 등급일수록 엄청난 효과를 봄.)

*숨겨진 능력

-강제 특성 개방: 00:00:00(720시간)

발동 요건: 특성을 개방할 사람에게 수련 경험치를 몰아줘야 합니다.

강제 특성 개방이라는 숨겨진 기능이 메시지에 뜨자.

특성 창에 나오지 않았던 설명이 이제야 보였다.

이 사실을 진작부터 알았다면 박씨 남매에게 몬스터 경험치를 몰아줬을 것을.

‘이제부터라도 몰아주면 되지.’

남은 사람은 한 명.

다음 차례는 박정연이었다.

이준이 박정연을 보고 있는 사이.

박혁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홀로그램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뇌전검왕(가)]

종류: 특성

등급: SS

설명: 당신은 뇌전검왕과 깊은 연이 있는 사람입니다. 제대로 된 설명을 보고 싶으면 뇌전검왕과 관련된 유물을 찾으십시오.

효과: 뇌속성 공격력 +200%, 내공 +100%, 검술 재능 S급으로 조정.

*메인 퀘스트

-뇌전검왕의 유물을 찾아라.(미수락)

“주, 준아. 나 뺨 좀 때려 줘.”

뻑!

“악! 아파! 왜 때려!”

“때려 달라면서. 해 줘도 지랄이냐.”

“누나 말고. 준이한테 부탁한 거잖아.”

“내가 때리나 준이가 때리나 그게 그거지. 뭘 봤길래 눈이 동그래?”

“아, 안 가르쳐 줄 거야.”

박정연이 눈을 좁히며 박혁진을 노려봤다.

“그래도 말 안 할 거거든.”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좋아. 두고 보자.”

그녀가 박혁진에게서 관심을 끊었다.

“공유해 봐.”

“그, 그래.”

박혁진이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홀로그램의 공유 버튼을 눌렀다.

이준에게도 그가 보고 있는 특성 창이 보였다.

“음.”

“어, 어때? 이거 가짜 아니지?”

“가짜 맞아.”

“뭐!?”

박혁진의 눈동자가 좌우로 거침없이 떨렸다.

어떻게 얻은 SS급인데 가짜라니.

하늘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그런데 전혀 다른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특성 이름 옆에 ‘가’라고 쓰여 있잖아. 이게 본래의 창이 아니란 거지.”

“그러면 이 등급은 맞다는 거지?”

“어. 그건 맞아.”

“X발. 돌았네.”

박혁진은 저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왔다.

SS급 특성이 진짜라니.

꿈인지 생시인지, 아직도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박혁진, 특성 얻었어?”

관심 없는 척 돌아섰던 박정연이 고개를 휙 돌리며 말했다.

동생이 특성을 얻었단다.

녀석의 반응을 보면 굉장히 좋은 등급을 얻은 것 같았다.

“어. 좋은 걸로.”

박혁진 대신 이준이 대신 대답했다.

“어쩐지 나한테 숨기더니 치사한 자식.”

그래 봤자 S급이라고 생각한 박정연이었다.

아마 박혁진이 SS급 특성을 얻었다는 걸 꿈에도 모를 거다.

* * *

무사고 이준네 특별반이 있는 교실.

넓은 교실에 홀로 앉아 있는 학생이 있었다.

철룡 진경수.

특별반 학생 중 유일하게 게이트 공략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현재 땅을 치고 후회하는 중이었다.

“레드존 게이트의 중간 보스가 저렇게 쉬울 리 없잖아…”

진경수가 머리를 쥐어뜯었다.

특별반 교실에서도 설치된 TV.

화면에는 붉은 산맥 게이트 내부가 보였다.

자신과 같은 특별반 학생이 거기에 있었다.

그들은 레드급 몬스터를 쓰러트린 것도 모자라 중간 보스 몬스터까지 처리했다.

누가 단 열 명이서 레드존급 게이트를 휩쓸고 다닐지 예상이나 했겠나.

이준이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랬다면 이미 검제나 오왕이 게이트를 전부 클리어하고도 남았을 거다.

“사실은 붉은 산맥 게이트가 레드존에서도 가장 쉬운 곳이 아닐까? 측정 오류 게이트라던지.”

측정 오류 게이트는 각 가문에서 게이트의 난이도를 실수해서 잘못 기재한 걸 말한다.

오대 가문이라도 하는 실수.

붉은 산맥이 측정 오류 게이트라고 믿고 싶은 진경수였다.

“그래! 측정 오류가 안 났으면 중간 보스가 저리 허무하게 죽을 리 없지.”

진경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악! 젠장! 눈 딱 감고 따라갈걸.”

그가 책상을 뒤엎고 악을 질렀다.

특별반 아이들을 보라.

레드존 게이트에서 얼마나 여유가 넘치는 모습인지.

붉은 산맥을 클리어하고 나오면 분명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다.

이른바 금의환향.

저곳에 자신이 끼어 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자신은 수련에 참가하지 않았으니까.

이것만이라면 다행.

“이러다 내가 제일 뒤처지는 거 아니야?”

1학년은 그렇다 치자.

암화 정예은과 패력진권 이민욱을 이겨 섬전도란 별명이 붙은 허수는 뛰어났으니까.

그런데 2학년이 문제였다.

박은비, 서혜지, 남선호.

특별반에서 이 세 명이 가장 약했다.

실력은 잘 쳐줘 봤자 C급 절정 끝자락에서 B급 초입.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교실에서 지켜본 결과.

“저 성장력이 말이 되냐고! 잠재력이 S급이라도 되는 거야 뭐야….”

무서울 정도로 성장을 하고 있었다.

밤의 나락을 제일 효과적으로 상대한 이들도 박은비네 조였으니까.

진경수의 눈에도 박은비네 조의 활약이 확연히 보였다.

TV를 보고 있자니 불안감이 들었다.

어쩌면…

특별반 아이들이 붉은 산맥에서 나올 때는 자신이 제일 약해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불안감과 조바심이 난 이유였다.

“이게 다 아버지 때문이야.”

자기가 선택해 놓고 이젠 하다 하다 못해 부모 탓을 했다.

“난 망했어….”

화를 내다가 절망에 빠졌다가 질투를 했다가 시무룩해졌다가.

화면을 보고 있자니 감정 변화가 급격해지는 진경수였다.

* * *

진경수가 땅을 치고 후회하는 사이.

이준과 특별반 학생들은 마지막 보스 몬스터를 향해 길을 걸었다.

박혁진은 두근두근 떨리는 얼굴로 특성에 있는 퀘스트를 받았다.

[메인 퀘스트1 - 뇌전검왕의 유물을 찾아라.]

난이도: S

설명: 뇌전검왕의 유물이 이세계 어딘가에서 떠돌고 있습니다. 뇌전검왕은 후세에 자신의 심득이 전해지지 않는 걸 원치 않습니다. 뇌전검왕의 물건을 획득해 그의 진전을 이으십시오.

완료 조건: 뇌전검왕의 유물 천월 획득.

보상: 천월(병), 전뢰검법, 뇌운보, 특성 뇌전검왕(진) 획득.

‘난이도 S급!? 이걸 혼자 어떻게 깨?’

그러다 문득 누군가에게로 시선이 옮겨졌다.

넓은 등판을 가진 친구.

이준이 보였다.

‘흐흐. 잘난 친구 둬서 뭐 하나. 이럴 때 써먹어야지.’

박혁진의 시선을 받은 이준.

그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눈치챈 이준이 말했다.

“퀘스트 봤어?”

“물론.”

“어디로 가야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는데?”

“아직 안 눌러 봤는데 도와줄 거지?”

“그래서 물어보는 거 아니야.”

“너뿐이다. 친구야.”

박혁진이 이준에게 달라붙으려 하자.

“확! 내 근처에 오면 퀘스트고 뭐고 없다.”

이준의 으름장에 박혁진이 우뚝 멈췄다.

이럴 때는 참 말 잘 듣는 박혁진이었다.

“어디 보자, 위치가 어딨을…까?”

그가 퀘스트의 위치를 봤는지 인상을 찌푸렸다.

“어딘데 그래?”

“…여기.”

“응? 여기라고?”

“어… 위치가 여기로 되어 있어. 그것도 점점 가까워져.”

이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였다.

잠자코 있던 무극자 사부가 아는 척을 했다.

[홀홀. 뇌전검왕의 천월이 여기로 흘러 들어왔나 보구나.]

‘뭔가 알고 계세요?’

[알다마다. 뇌전검왕 그 아해는 내 첫째 제자와 죽마고우였느니라.]

‘이런 우연도 있네요.’

무극자 사부가 알 정도면 틀림없이 대단한 인물일 터.

무엇보다 첫째 제자의 죽마고우.

사람들은 끼리끼리 논다고 하지 않던가.

무극자 사부는 첫째 제자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꺼려 했으나, 항상 비교할 땐 그를 말했다.

자기가 본 사람 중에 무공에 대한 재능이 가장 뛰어나다고.

칭찬을 잘 안 하는 사부가 인정한 사람이다.

그 첫째 제자와 죽마고우라면 뇌전검왕도 굉장한 사람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네가 이곳에서 얻을 검문의 시조기도 하느니라.]

‘예?’

[뭘 그리 놀라느냐.]

‘뇌전검왕이 검문의 시조라니깐, 당연히 놀라죠.’

[내가 말 안 했던가? 검문이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초창기에는 뇌전검문이란 이름으로 많이 불렸었느니라.]

그래서 퀘스트의 위치가 보스 몬스터가 있는 곳으로 나타났던가.

귀찮게 시간을 낼 필요도 없었다.

붉은 산맥만 깨면 뇌전검문의 무공도 얻고 박혁진의 퀘스트도 깰 수 있었으니까.

‘이곳을 빨리 클리어해야 할 이유가 늘었군요.’

이준이 의욕을 불태웠다.

그러는 그에게서 시선을 돌린 무극자가 박혁진을 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천월이라… 우연이라고 해야 하나. 우연치곤 너무 많이 닮았구나.]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 무극자.

이준은 사부의 말을 듣지 못한 채, 목적지를 향해 나아갔다.

* * *

한편.

다크 엘프의 본진.

가장 붉은 산의 꼭대기.

위압감 넘치게 온통 검은색으로 칠해진 성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이곳은 붉은 산맥의 보스.

발라스가 있는 성전이었다.

“발라스 님! 급한 보고입니다.”

다크 엘프 여전사가 대전 안으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기에 내 휴식을 방해하느냐.”

대전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남자가 검을 만지작거리며 아래를 내려다봤다.

“어둠의 제단이…”

“어둠의 제단이 왜?”

“인간들에 의해 무너져 내렸습니다.”

검을 만지작거리던 남자의 행동이 멈추었다.

“그동안 너희들은 뭘 했나?”

“그게…”

“변명은 필요 없다.”

“사, 살려! 아악!”

콰직!

발라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검을 휘둘렀다.

검은 뇌전이 뿜어지면서 다크 엘프 여전사를 소멸시켰다.

“하찮은 인간들 따위에게 이 보물을 넘길 순 없지.”

발라스가 가지고 있는 검을 탐욕스럽게 보았다.

이 세계의 물건이 아니었다.

자신의 세계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형상.

생김새가 기존에 보던 것과는 다르지만, 상관치 않았다.

이 검의 힘이 너무나도 뛰어나기에 누구한테도 넘겨주기 싫었다.

“이 힘만 있으면 바깥세상까지 나갈 수 있으리라.”

그 말을 하곤 대전 바깥으로 나간 발라스였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