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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180화 (180/705)

제180화

“네놈도 마공을 익혔구나!”

“마공? 하, 사부가 들으면….”

[제자야. 뭐 하고 있느냐! 어여 저 육시랄 놈을 털어 버리지 않고!]

아니나 다를까.

혼원신공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진 사부.

도왕의 말에 곧바로 호통이 들려왔다.

“이미 사부가 들어 버렸군. 쯧쯧.”

이준은 파멸겁을 들고 있지 않은 반대편 손에 혼원신공을 모았다.

웅웅.

순식간에 거대한 기가 소용돌이치면서 모이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은 기운에 도왕이 패왕도를 회수하고 뒤로 몸을 빼려 했지만.

이준의 몸에서 나온 회색 아지랑이들이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게 붙잡았다.

“크윽!”

도왕은 발버둥 친 끝에야 드디어 회색 아지랑이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나 그건 도왕의 착각.

사실은 공격 준비가 끝난 이준이 그를 풀어 준 것이기 때문이다.

이준은 무극장법을 도왕의 복부에 꽂아 넣었다.

퍼엉!

소리는 요란하지 않았다.

그저 풍선 터지는 소리만 들렸을 뿐이다.

무극장법에 정통으로 맞은 도왕의 몸이 회전하며 건물을 여러 개 부수고서야 바닥에 처박혔다.

“위력 한번 살벌하네.”

이준이 홀로 중얼거렸다.

그는 이미 도왕이 굴러떨어진 곳으로 와 있었다.

“푸웁!”

도왕은 몸을 일으키려다가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

단 한 번의 공격.

무극장법에 정통으로 맞은 도왕의 몸이 갈기갈기 찢겨져 있는 게 아닌가.

파괴적인 공격력이었다.

극성으로 펼쳤다면 뼛조각도 남기지 않았으리라.

“일어나. 이러려고 신력에 쳐들어온 게 아니잖아.”

퍽.

도왕이 패왕도를 땅에 박았다.

두 다리를 부들거리며 간신히 일어섰다.

그리고 불신 가득한 눈으로 이준을 쳐다보았다.

“어, 어떻게 내가… S급인 내가 너 따위한테 진단 말이냐.”

도왕은 믿기지 않았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가문을 멸문시킨 놈 앞에서 제 집안이 몰락하는 꼴을 보여 주려 했다.

그런데 이게 뭔가.

도리어 자신이 한 방에 나가떨어졌다.

서로 합을 나누며 팽팽하게 싸우는 것도 아니라.

일방적으로 얻어터졌다.

상식선에선 도저히 납득이 안 갔다.

그런 그를 보며 이준이 씩 웃었다.

“내가 당신한테 재밌는 사실을 알려 줄까?”

이준의 악취미가 나왔다.

상대가 절망에 빠졌을 때 아예 심연 밑바닥으로 밀어 넣는 악취미가.

이준이 웃으면서 전신에 있는 혼원신공을 개방했다.

혈불과 싸울 때 이후로 전 내공을 사용한 적 없었는데, 오늘 두 번째로 내공을 마음껏 풀었다.

화아아악!

이준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주위의 공기가 요동쳤다.

대기가 비명을 치며 살려 달라고 애원을 했다.

이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운을 마음껏 발산했다.

그는 도왕을 포함한 이곳을 보고 있는 모두를 향해 경고를 날렸다.

당신들이 누구를 건드린 건지.

똑똑히 보여 줬다.

[홀홀. 제자야, 조금 하는구나. 하지만 고금제일인인 사부를 넘으려면 한참이나 더 정진해야 발끝이라도 따라올 수 있느니라.]

말과는 달리 이준을 대견하게 생각한 무극자.

그의 어떤 제자도 이준의 나이대에선 이 정도의 성취를 이루지 못했다.

하늘이 내린, 악마의 재능을 가졌다는 첫째도 말이다.

그가 본 사람 중 최고의 무공 천재는 이준이었다.

사부의 말을 듣기라도 했는지.

이준의 입매가 더욱 올라갔다.

그리고 무극장법을 사용했던 손을 옆으로 들어 올렸다.

“어? 어어어어!? 큽!”

허공섭물에 의해 적사자단 한 명이 이준의 손아귀에 목울대가 잡혔다.

이준은 적사자단원을 보지 않았다.

오직 도왕만을 보고 있었다.

“당신만 사람들의 정혈과 내기를 빨아 먹을 수 있는 게 아니거든.”

“으으으. 으어어억!”

푸스스-

이준의 손으로 적사자단원의 내기가 빨려 들어갔다.

그럴 때마다 적사자단원은 서서히 말라 비틀어졌다.

[파천멸기의 파편을 흡수했습니다.]

[보상으로 파천멸기 테크트리 획득 에 필요한 포인트가 250,000p 감소되었습니다.]

풀썩.

이준이 뼈만 앙상하게 남은 적사자단을 아무렇지 않게 내팽개쳤다.

“역시 파천멸기였어.”

적사자단이 소문과는 달리 강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패왕도가의 최강의 무력 부대는 패왕대였다.

한데 지금은 그들보다 적사자단이 훨씬 강했다.

파천멸기를 익힌 덕에 패왕도가보다 강한 적사자단이 된 것.

그동안 숨기고 있었던 무력이 신력을 공격하면서 공개된 거다.

“흐, 흡성마공!?”

도왕의 눈이 앞으로 튀어나올 듯 커졌다.

이준도 자신과 같이 상대의 기운을 빨아들이는 게 아닌가.

흡성마공이 아니고서야 상대를 먹어 치울 순 없었다.

그 사실에 도왕이 버럭 소리쳤다.

“같은 편이면서 우리 패왕도가를 왜 공격한 것이냐?”

“같은 편?”

“천외천이 준 게 아니더냐?”

“뭔 개….”

이준은 말을 하다 말았다.

도왕은 흡혈마공을 천외천이 준 흡성마공이라 착각하고 있는 거다.

흡혈마공과 흡성마공의 차이.

겉보기에는 똑같았다.

같은 무공이라 해도 믿을 정도.

하나 다른 게 있다면 흡혈마공은 상대의 기운과 피를 나눠서 먹을 수 있다는 것.

이준은 여태껏 상대의 내공만 빼앗았다.

흡혈을 할 때 상대의 피부가 메말라 간 건 피와 수분을 의도적으로 빼버렸다. 이번에 상대가 메말라 간 이유는 피와 체내의 수분도 의도적으로 빼 버린 탓이었다.

내 가문을 건들면 너도 이 꼴이 날 거라고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흡성마공은 이와 달랐다.

상대의 모든 걸 앗아 가는 무공.

대신 시전자의 무력을 흡혈마공보다 훨씬 더 강하게 해 줬다.

어떻게 보면 상위호환이 흡성마공이라고 볼 수 있는 거다.

물론 저들이 익힌 건 흡성마공이 아니지만.

굳이 정정해 줄 필욘 없었다.

“…맞아. 천외천한테 받았어.”

“같은 편인 줄 알면서 날 공격했단 말이냐?”

“서로 다른 사람을 모시면서 같은 편은.”

“넌 인주를 모신 게 아니냐?”

전생에 창을 썼던 악마의 이름이 나왔다.

전선이 달라 그의 무공은 보지 못했으나 귀가 따갑게 들었다.

창이 번쩍이고 장법을 펼칠 때마다 수백 명의 사람이 죽어 나갔다고 했다.

“난 지주를 모신다.”

“헉! 지, 지주!?”

도왕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지주는 인주보다 더 위에 있는 사람이었다.

알려진 게 없는 인물이라 일부러 지주의 이름을 대었다.

“인주와 같이 넘어오신 거냐?”

“인주가 넘어 왔… 아차!”

이준이 인상을 찌푸렸다.

인주가 넘어왔다는 말에 실수를 해 버린 거다.

“네놈…! 어디가 진짜고 어디가 가짜냐.”

도왕은 뒤늦게야 자신의 실수를 알고 입을 싹 닫았다.

“아쉽다. 더 낚을 수 있었는데.”

“너 따위가… 날 능멸해?”

도왕이 모멸감에 치를 떨었다.

애송이한테 홀딱 넘어가 기밀을 말해 버렸다.

절대 말하면 안 됐을 내용.

이로써 자신의 운명이 정해졌다.

도왕이 어금니를 꽉 깨물었을 때 이준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 그래도 싹 다 죽이려 했는데. 죽여야 하는 이유가 더 생겼네.”

* * *

털썩.

털썩.

이준이 개입하자 적사자단의 숫자는 점점 줄어만 갔다.

그들은 이준의 손아귀에 잡히면 어김없이 뼈만 남기고 죽었다.

그 섬뜩한 공포에 시간이 지날수록 두려움만 커졌다.

“시, 싫어…!”

“제, 제발 사, 살려 주세요. 다신 신력을… 크읍!”

적사자단은 몸을 뒤로 빼고 싶었지만 무언의 기운에 의해 도망칠 수 없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하나뿐.

오직 애원뿐이었다.

“집에 처자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 한 번만 살려 주시면 어어억!”

하나 소용없었다.

이준에게 적사자단은 처단해야 할 적이었다.

그들의 처자식은 중요하지 않았다.

저들에게도 처자식이 있듯.

이곳에 쓰러진 신력권가 사람들과 지원 나온 각성자들에게도 처자식은 있었다.

그들을 죽여 놓고 자기 살자고 이제야 애원하는 꼴이라니.

그 모습이 더 역겨웠다.

“…그만! 그만두지 못하겠느냐!”

도왕의 눈이 발갛게 물들었다.

그는 좀 전의 공격으로 아직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이준이 자신의 수족을 죽이는 걸 눈을 부릅뜨고 지켜만 봐야 했다.

“약자는 명령할 권리가 없는 걸 모르나?”

“커헉!”

그렇게 중얼거리며 한 명의 적사자단을 저승으로 보내 버렸다.

그 많던 적사자단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단주인 최기범과 양팔이 잘린 최태민.

그리고 열댓 명.

이들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털썩!

적사자단이 모두 죽고, 남은 사람은 오직 세 명뿐이었다.

“이제 너희 차례야.”

“으어어어….”

최태민은 이준이 한 걸음 다가오자 바지에 오줌을 지렸다.

공포에 말을 잃었는지.

뭐라고 하는지 모를 말만 지껄였다.

그때였다.

내공을 간신히 회복한 도왕이 이준의 등 뒤에 나타나 패왕도를 휘둘렀다.

부웅!

육중한 공기의 소리가 나며 패왕도가 이준을 강타했다.

퍽!

잘리는 소리가 아닌 둔탁한 소리가 나며 이준이 튕겨져 나갔다.

처음으로 공격을 성공한 도왕.

그러나 그의 얼굴은 좋지 못했다.

내공은 회복했으나 억지로 끌어 올린 내기로 인해 내부가 엉망이 됐다.

좋지 못한 상황.

어차피 운명은 정해졌다.

“기범아. 한국을 떠나 중국 청도로 가라. 그곳에서 당소미란 여자를 찾아.”

“같이 가십시오.”

“모두 같이 죽을 셈이냐. 어서 떠나라.”

“형님….”

도왕은 이곳에 남는 걸 선택했다.

동생과 아들을 살리려면 여기서 죽는 것밖에 답이 없었다.

“어서!”

“크윽… 죄송합니다.”

“으어어어.”

최기범이 최태민을 어깨에 들쳐 메고 경공을 펼쳤다.

그와 동시에 도왕도 땅을 박차 쓰러진 이준에게 쇄도했다.

도왕이 먼지구름에 뛰어들려는 순간!

쌔애액!

먼저 먼지구름을 뚫고 날아오는 물건이 있었다.

이준의 손에 들려 있던 파멸겁.

붉은 창이 도왕의 옆을 스쳐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안… 돼!”

도왕이 황급히 경공을 멈춰 세웠다.

하나 파멸겁의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공기를 찢어발기며 앞으로 날아갔다.

“기범아! 피해라!”

도왕이 목이 찢어져라 최기범을 불렀다.

뒤에서 느껴지는 살기에 최기범이 고개를 돌리는데.

푸욱!

파멸겁이 그의 몸을 관통했다.

“컥!”

“기범아!”

최기범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떨구었다.

즉사.

심장이 꿰뚫려서 눈도 감지 못하고 죽어 버렸다.

저벅저벅.

먼지구름 사이로 유독 큰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도왕이 울부짖었다.

“이준! 이주우우우운!”

그의 눈엔 피눈물이 흘렀다.

혈육이 눈앞에서 죽었다.

아들은 목숨만 살아 있지 죽은 것과 다름없었다.

소중한 걸 모두 잃은 도왕.

패왕도로 도강을 펼쳐 이준을 공격했다.

이준도 멈추지 않았다.

도왕의 공격을 옆으로 흘려 버렸다.

그리고는 무극군림보를 펼쳐 순식간에 최태민에게 접근한 것.

이준이 쓰러져 있는 최태민의 목을 지그시 밟았다.

도왕이 몸을 돌려 이준을 바라본 순간!

우드득.

최태민의 숨통을 끊어 버렸다.

“안 돼애애애!”

“어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 고통스럽지 않아?”

“죽여 버리겠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도 네놈을 갈기갈기 찢어 죽여 버리고 말겠다.”

“당신에게 죽었을 사람들이 그랬을 거야. 힘이 없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겠지. 할 수 있는 거라곤 애원뿐이었을 텐데 당신은 그들을 살려 줬어?”

“닥쳐랏!”

쾅!

아들과 동생의 죽음에 이성을 잃은 도왕이 이준에게 달려들었다.

“나도 당신처럼 똑같이 했을 뿐이야. 당신처럼 나도 내 사람이 소중하거든.”

이준이 최기범의 심장에 박혀 있는 파멸겁을 뽑았다.

“진흑룡벽.”

그가 나직이 중얼거리자.

머릿속에 떠오른 무극창법.

전3식인 흑룡벽과 후2식 중 최후초식인 환영이 어우러졌다.

파멸겁이 땅에 박히고 흑룡의 형상이 나타났다.

흑룡의 아가리가 도왕을 향해 활짝 벌려졌다.

그 안으로 빨려 가는 도왕.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패왕도로 흑룡을 잘라 갔다.

흑룡이 도왕을 집어삼키자.

콰직!

파육음 소리가 들렸다.

도왕이 있던 자리에는 흥건한 피만 있을 뿐.

그 어떤 흔적도 남지 않았다.

오왕의 1인이었던

도왕의 허무한 죽음이었다.

이준이 창의 형태인 파멸겁을 원래대로 돌려 허리춤에 꽂았다.

“뭐 하고 있어. 주변 정리하지 않고.”

이준의 말에도 신력권가의 인원은 멍해 있을 뿐이었다.

상대는 도왕.

그런 자를 이준은 압도적.

아니지.

압도적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가지고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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