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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176화 (176/705)

제176화

“도, 도왕이 미쳤다!”

“도, 도망쳐!”

도왕 최강규가 신력권가의 영역에 들고부터 무차별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

그를 따르는 도룡 최태민과 적사자단.

그들 또한 만만치 않게 피를 흩뿌려댔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도왕의 움직임을 읽은 가문들이 일반인들을 지키기 위해 여러 각성자들을 파견했지만 도왕의 움직임이 예상보다 훨씬 더 빨랐다.

일반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진들은 완성되기도 전에 흐트러졌고, 미처 대피하지 못한 일반인들은 결국 피를 보고 말았다.

그들이 지나간 길은 그야말로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최태민은 강해진 자신에게 심취해 있었다.

몬스터가 아닌, 사람들을 향한 살육.

피 내음이 강해질수록.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수록.

최태민은 더욱 강해져만 갔다.

푸확-!

“컥!”

도망치는 일반인의 등을 벤 최태민이 음습하게 웃었다.

“크크크. 이 맛이야.”

그가 혀로 피가 묻은 도를 핥았다.

동시의 그의 혈안이 번쩍였다.

음침한 살기에 도망치던 사람들의 몸이 잔뜩 굳었다.

“으으.”

떨어지지 않는 발.

그를 보며 공포에 떨고 있는 사이.

도가 허공을 갈랐다.

서걱-

벌벌 떨고 있던 사람의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머리를 잃은 몸통에서 피 분수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꺄아아아!”

무차별적인 공격에 주변은 아수라장이 된 지 오래였다.

숨어 있던 한 남자가 용기를 내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시, 신력권가죠? 가, 강남 한복판에서 패, 패왕도가가 사, 사람들을 죽이고, 히이익!”

전화를 하던 남자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여보세요? 말씀하십시오 지금 각성자들을 보낸 상태니 일단 대피….]

뿌직!

남자의 앞에 나타난 인물이 그의 핸드폰을 발로 밟아 부숴 버렸다.

“이러면 재미없지.”

씨익 웃고 있는 최태민.

“사, 살려 주…”

그의 도가 남자의 심장을 찔렀다.

푹-

“…억!”

사람을 죽였음에도 죄책감은커녕 그는 재밌다는 듯 웃고 있었다.

이 우월감.

자기를 보며 살려달라고 하는 게 짜릿했다.

누군가의 위에 군림한다는 건 끊지 못할 마약과도 같았다.

“더, 더! 나를 향해 울부짖어라.”

그가 시선을 돌렸다.

그의 눈에 잡힌 사람들.

두려움에 오줌까지 지린 듯, 구린내가 진동했다.

최태민은 저들을 살려 둘 생각은 추호도 없는지.

그의 도에 검은 아지랑이가 핌과 동시에 반월 모양의 도기가 사람들을 향해 폭사했다.

콰앙!

“거, 건물이 무너진다!”

“피, 피해!”

“악!”

건물이 붕괴하면서 그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죽어라 도망쳤으나.

무너진 건물의 잔해가 바닥으로 떨어진 게 더 빨랐다.

“크크크. 크하하하.”

최태민이 광소를 터트렸다.

적사자단의 단주이자 최태민의 삼촌인 최기범의 눈이 왕방울만 해졌다.

각성자란 먹이를 먹고 강해진 건 안다.

형님인 도왕이 이세계에서 온 자들.

그러니까 천외천에게서 특별한 힘을 부여받았을 때 심상치 않은 무공이란 걸 느꼈다.

덕분에 형님은 검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도 있었다.

물론 이건 형님이 특별한 힘을 익힌 지 꽤 긴 시간이 지나기도 해서 가능한 이야기였다.

하나 조카는 달랐다.

‘태민이가 흡성마공을 배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저리 능숙하게 사용하다니. 대단해.’

흡성마공은 자신도 익혔다.

몬스터의 마기를 빨아들이는 것도 가능했지만 인간의 선천지기와 내공을 갈취하는 게 더욱 효과가 좋은 무공이었다.

빠르게 강해질 수 있는 무공인 대신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했다.

무차별적으로 내공을 착취했다간 단전이 포화상태가 된다.

또한 서로 다른 기운으로 인해 뇌에 마기가 침범한다는 것.

이 두 가지 말고는 괜찮았지만 단점이 너무 큰 게 사실이다.

조카는 지금 여러 각성자들의 내공을 마구잡이로 흡수하면서 무시무시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었다. 저 정도라면 필시 뇌에 마기가 침범한 상태일 터.

아니나 다를까.

최태민의 눈이 광기로 가득 찼다.

‘이성을 붙잡고 있으니 된 거다. 신력권가와 이준을 없애고 뇌에 침범한 마기를 다스리면 돼. 형님도 해냈으니 태민이 또한 가능할 것이다.’

최기범은 그렇게 믿었다.

그러나 그가 간과한 게 하나 있었다.

천외천이 준 무공은 흡성마공이 아니었다.

바로 흡성마공의 성질을 가진 파천멸기의 작은 파편!

최태민 같은 종자가 파천멸기의 파편을 제어할 순 없었다.

그의 아버지인 도왕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파천멸기의 파편을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두 사람.

천외천의 천주와 그의 사부뿐이었다.

* * *

사형준은 가문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너무 길게만 느껴졌다.

도왕이 나타난 것도 나타난 건데.

동굴에 있던 마기의 흔적들이 그를 다급하게 만들었다.

‘분명 가주님과 비슷한 기운이었어.’

청안은 경고를 보냈다.

아주 위험하다고.

도왕이 동굴을 나서서 인천에 모습을 보였다는 건, 자신의 가문이 망했다는 걸 봤다는 이야기.

그의 행동을 예상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었다.

신력권가를 향해 적의를 드러내는 것!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빨리 가문으로 귀환해야 했다.

누구라도 그의 행동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이미 그의 행동을 예상한 가문들이 뭔가 조치를 취하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이 일의 위험도를 정확하게 파악한 사람은 직접 현장을 마주한 자신밖에 없을 것이었다.

평범한 일개 각성자가 어중간하게 끼어들었다간 더 피해가 커질지도 몰랐다.

철원의 야산에서 경공을 써서 달려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지역에 도착했다.

빌딩 전광판에는 도왕과 관련된 속보로 가득했다.

[현재 도왕은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습니다. 15가문 연맹에서 각성자들이 파견 나갔지만 그들 또한 막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 합니다…]

“진짜 미친 거 아니야?”

“저러면 사마련과 다를 게 뭐야.”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안 막고 뭐 해!?”

빌딩 전광판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속 터져라 말했다.

그들의 얼굴이 조마조마했다.

저기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라고 생각하자 두려웠다.

15가문 연맹에 속한 가주가 사마련의 폭도처럼 행동하니.

꼭 남 일만은 아니었다.

다른 가문들도 언제 도왕처럼 태도를 바꿔 행동할지 몰랐으니까.

제발 누가 나서서 막아 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처음 도왕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별거 아니라 생각한 각성자들은 그냥 순수하게 감탄만 했었다.

“와, 무력 허덜덜하다.”

“그러게 말이야. 패왕도가의 전체 전력도 아니고 적사자단만 동행했는데 15가문 연맹회에서 쪽도 못 쓰고 있어.”

“이러다 신력권가까지 밀리는 거 아닌지 몰라.”

“아직 모르지. 신력은 온전한 전력에다가 권왕과 이준도 있잖아.”

“그런가. 왕급의 각성자가 두 명이나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나?”

“당연하지.”

그런데 실시간으로 비춰진 화면을 보자 점점 생각이 달라졌다.

도왕의 무력이… 생각보다 훨씬 강했다.

그의 도를 일 합도 받아 내지 못한 각성자들.

저 중에는 꽤 유명한 각성자도 많았다.

도가 번쩍일 때마다 각성자들이 죽어나갔다.

도왕은 조금이라도 힘들 법하지만 전혀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야, 도왕 점점 강해지는 것 같아 보이지 않냐?”

“너도 그렇게 느꼈어?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네.”

“아무리 A급이랑 AA급 각성자가 차이 난다지만 압도적이다.”

“와, 화면으로 봐도 소름 끼친다.”

일반인과 각성자들이 점점 더 죽어 나가기 시작하자.

“아니, 잠깐… 장난이 아닌 거 같은데?”

“진짜 도왕 맞아? 눈빛이 완전 딴사람인데?”

“지원 나가야 하는 거 아니야.”

“난 죽기 싫어…!”

화면으로만 지켜보던 각성자들 또한 공포에 질려 갔다.

실시간 영상이 보이던 화면이 끊겼다.

누군가의 공격에 당해서 카메라가 박살이 난 모양.

때마침 새로운 속보가 뜨며 화면이 전환됐다.

[도왕의 목적지는 신력권가로 파악됐습니다. 도왕의 목표는 패왕도가를 몰락에 이르게 한 창귀 이준으로…]

아나운서가 말을 하다가 한쪽 손으로 인 이어를 매만졌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조금 전에 들어온 속보입니다. 도왕이 이끄는 부대와 신력권가가 드디어 싸움을 시작했다 합니다.]

새로운 내용이 속속 들려오고 있었다.

예상대로였다.

도왕의 목표는 이준과 신력권가에게 복수를 하는 것이다.

“전속력으로 간다.”

그가 무극대를 향해 외쳤다.

팟팟!

그들이 땅을 밟으며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질주했다.

서울 외곽에서 신력의 영역에 도착한 건 얼마 걸리지 않았다.

몬스터가 나타난 것처럼 주변 건물이 무너져 내려 있었다.

“막아!”

“크윽…!”

“우리만으로는 안 되겠어! 가문에 더 지원을 요청해!”

신력권가의 각성자들이 각자의 무공을 펼치며 도왕과 적사자단에게 저항했다.

신력도 오대 가문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곳.

최강의 무력 부대인 권신단이 사라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허무하게 밀릴 그들이 아니었다.

은퇴했다가 복귀한 투신단주 류천환 또한 전장에 참여한 상황이다.

그의 이명은 투견.

아주 거친 싸움을 좋아하는 각성자였다.

“드루와, 드루오라니깐?”

말은 들어오라고 하지만 정작 류천환이 먼저 상대를 공격했다.

“천환이! 한 명만 잡아다가 쥐잡듯 패지 말게나. 자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아!”

류천환이 적사자단 한 명을 상대로 묵사발을 내놓자, 그걸 본 동의각주가 그를 말렸다.

“알겠습니다. 선배님. 한 열 대만 더 패 주고 가겠습니다.”

류천환의 주먹이 적사자단의 머리를 뭉개려는 순간!

서늘할 정도로 예리한 도기가 그의 목을 노려왔다.

“늦었!”

그가 반응을 할 때는 이미 도기가 눈앞 근처까지 날아온 상태였다.

쾅!

폭음이 났다.

류천환이 양팔을 교차하며 얼굴을 막고 있었다.

그의 앞에 나타난 사람.

“늦었습니다. 선배님.”

무극대의 대주 사형준이었다.

청안을 사용해 류천환의 위험을 감지한 그가 벽력신장을 날려 도기를 막아낸 것이었다.

* * *

최강규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이곳까지 오면서 그의 공격을 막은 각성자는 한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신력의 영역에 들고나서 처음으로 막혔다.

자존심이 팍 상한 그가 이번엔 더 강한 도기를 날리려는 찰나.

“아버지. 제가 신권을 상대하면 안되겠습니까?”

“할 수 있느냐?”

그의 물음에 최태민이 씨익 웃었다.

“제가 이길 것 같습니다.”

“얕볼 놈이 아니다.”

“제힘이 어디까지인지 알아보고 싶습니다.”

최강규는 아들을 유심히 보았다.

동굴에서 흡성마공을 사용할 때보다 배는 강해진 듯했다.

천외천이 흡성마공을 줬을 때 한 말이 떠올랐다.

[흡성마공은 피를 머금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무공이요. 단, 뇌에 마기가 침범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피로 광기가 희석되는 게 보인다면 마인지체를 타고났다고 보면 되오. 마인지체를 지닌 사람은 흡성마공의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 없소이다.]

딱 최태민을 보고 한 말 같았다.

철원 동굴에서 나올 때, 최태민의 눈엔 광기가 일렁였다.

인천에 도착했을 때까지만도 그랬다.

한데 지금은 어떤가.

눈동자의 광기가 언뜻 보이는 게 다일 뿐.

오히려 흡성마공을 익히기 전의 눈동자로 돌아온 상태였다.

마기 또한 안정적.

끓어오르는 분노와 살의로 일렁이는 자신의 마기와는 달리.

아들인 최태민의 마기는 아주 고요했다.

‘태민이가 마인지체를 타고난 건가?’

마인지체가 맞다면 자신보다 더욱 높은 경지에 도달할 확률이 높았다.

철원에서 나올 때 최태민의 경지는 A급 완숙.

몇 시간이 지났다고 벌써 A급 절정 끝자락에 올라섰다.

남들이 알았다면 경악할만한 성장이었다.

‘신권을 죽이면 벽을 넘을 수도 있겠어.’

그렇게만 된다면 몰락한 가문을 재건하는 건 아주 쉬웠다.

AA급 각성자가 대거 죽었다지만 자신은 S급.

아들은 19살에 AA급에 올라섰다.

일반인과 각성자를 죽인 건 다 무마될 수 있었다.

이 시대는 오직 실력주의로 대변되었으니까.

“좋다. 허락하마.”

“감사합니다!”

“단, 꼭 신권을 죽여라.”

“어려운 일이 아니군요.”

최태민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러면서 사라졌던 광기가 다시 번들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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